이곳 평촌으로 이사온 후 15 년을 그냥 살았다. 그저 한번씩 전구나 갈아 끼웠을뿐
수리라고는 해보질 않아서 집이 낡을대로 낡았다.
새로 이사 온 집에서 반상회를 하고 돌아오는 날은 현관문을 여는 순간 도로 나가버리고
싶은 마음이 들 정도로 우리집은 세월의 먼지가 묻어버렸다.
살면서 집수리를 한다는게 돈문제도 그렇지만 보통 번거로운게 아니라서 이핑계 저핑계로
미루기만 하다가 이제는 더이상 버틸 재간이 없을 정도로 험해져서 드디어 인테리어
가게에 고치기로 계약을 해버렸다.
고치기로 작정하고 나니 문제는 버려야할것이 또 너무 많다. 사람만 빼고 다 버려도 아까울게
하나도 없는 살림살이.
위선 책부터 정리하기로 했다.
책장에 먼지를 뒤집어 쓴채로 꽃혀 있는 옛날 책들을 정리하다가 발견한 보물같은 책
박경리 작 표류도. 책이 저렇게 낡도록 아마 100 번도 더 읽었으리라.
내 젊은 마음을 들뜨게 했던 표류도, 내가 처음으로 대한 박경리선생님의 소설 표류도
이것은 절대로 버릴수 없다.
단기 4292 년 (1959년) 에 출판된 책이라 세로쓰기다. 세월따라 지금은 사라져 버린
단어도 많이 등장하는 표류도…. 식모,레지, 사라다빵, 모닝커피, 전차, 나사점, 시발택시
스텐드 빠……..
표류도는 마돈나라는 다방을 경영하는 강현희가 주인공으로 결혼을 약속하고 돈이
없어서 위선 살림부터 함께 시작했던 애인이 6,25 전란으로 죽자 미혼모가 된채
살아가는 이야기다.
딸아이와 어머니, 그리고 이복 남동생을 부양해야 하는 짐을 지고 다방을 경영하면서
그녀는 이상현이란 유부남 저널리스트와 사랑에 빠진다.
다방의 단골손님인 최강사라는 사람이 외국인과 함께 와서 영어로 "저여자는 내것인데
조건에 따라 너한테 양보할수 있어. 여자를 갖는데는 낭비가 심해 골치야" 하는 소리를
듣다가 격분해서 청동화병을 던진게 정통으로 최강사에게 맞아서 사람을 죽인죄로
형무소에 갇히게 된다. 대학을 나온 강현희가 그들이 하는 영어를 알아들은게 죄랄까….
애인인 이상현과 죽은 애인의 친구인 김사장의 도움으로 형을 받고 살다가 가석방으로 풀려
나서 애인과는 결별하고 독신인 김사장의 청혼을 받아 들이는것으로 소설은 끝난다.
" 우리는 떠내려 가는 섬입니다. 같이 곁에서 떠내려 가는 섬"
다시 하루만에 이 책을 다 읽었다. 얼핏 통속적인 그저 그런 주변이야기라고 생각해 버릴수도
있지만 젊은날 내영혼을 들뜨게 했던 책, 그후로 나는 박경리 선생님의 책이 출판될때
마다 빠짐없이 사서 읽고 또 읽었다.
그리고 또 먼지를 털어내고 건져 낸 책 이상 전집이다.
이 책도 버릴수는 없다.
난해했던 오감도(烏瞰圖)
13인의 아해가 도로로 질주하오
(길은 막다른 골목이 적당하오)
제1의 아해가 무섭다고 그러오
제2의 아해가 무섭다고 그러오
제3의 아해가 무섭다고그러오
~~ 중략 ~
제13인의 아해도 무섭다고 그러오
13인의 아해는 무서운 아해와 무서워하는 아해 그렇게 뿐이 모였소
(다른 사정은 없는것이 차라리 나았소)
~~ 이하 생략 ~~
책장들이 텅텅 빌 정도로 많은 책들을 버린다.
옛날에 승진시험 공부하던 책이며 법률서적들, 그리고 신문사에서 준 년감같은걸
무에 그리 소중하다고 보관해 왔는지 며칠동안 팔이 아프도록 버리고 또 버렸다.
남겨둘 책들은 겉모양이 위선 깨끗하고 그리 오래되지 않은 책들과 세월이 흘러도
내용의 변화가 없는 그런 책들이다.
이렇게 세월에 절어버린 책들, 이중에는 아이들이 공부하던 책이며 내가 공부하던
책, 그리고 잡지들도 있고, 옛날에 받은 연하장과 크리스마스 카드며 승진하거나
자리옮겨 다닐때 받았던 축전까지….. 다 버렸다.
집 수리는 20일이나 걸린다고 한다.
9월이 되면 짐들을 이삿짐센터에 보관시키고 나는 딸네집이나 언니네 집으로 유랑을
할거다.
옛날의 나같았으면 어림도 없었을 일을 지금의 나는 저지르고 있다.
아무리 더러워졌기로서니 책을 어떻게 버려? 옛날의 나는 이렇게 말했을텐데
지금의 나는 그래 버리자, 버리고 가벼워지자 하면서 콧노래까지 흥얼거린다.
참나무.
2009년 8월 27일 at 5:58 오후
저도 거의 다 정리하고 실용서적만 꽂혀있답니다
예전에 남편의 분서갱유 때문에 한 달 말 안하던 시절도 있었지만
지금은 전설이 되어버렸네요..^^
박완서샘 따님도( 갑자기 이름이 안생각나네요 )
버리고 나면 그렇게 가벼워질 수 없다고 첫 수필집 읽은 기억이 나에요
리나아
2009년 8월 27일 at 6:29 오후
호원숙…
.
미뉴엣♡。
2009년 8월 27일 at 7:54 오후
도서관에
기증하는
방법이 좋을듯..*
흙둔지
2009년 8월 27일 at 8:36 오후
참 잘 하셨습니다.
오랜된 책은 냄새도 보통이 아니거든요.
하긴 뭐 그런 냄새 좋아하시는 분들도 계시지만요…
차라리 이사를 고려해 보시지 그러셨어요?
이사를 해야 오래된 세간살이가 처분이 되더라구요.
노당큰형부
2009년 8월 27일 at 9:35 오후
한번씩 집안 대청소를 하던 옛생각이 납니다
그러나 요즘의 새로 지은 집들은 몇년쯤 세월이 흘러도
대청소라는 말이 생각이 안나지요
주거환경이 많이 좋아서 그렇겠지만…
선배님 마음처럼 버릴것 버리며 또 미련이 남아 못 버리는 것들이
항상 있었습니다
100번쯤 읽으셨다는 "표류도" ^^
ㅎㅎㅎ 진품명품에 출품 할만 하지요
잊지말고 몸도 추스리며 공사 하시기 바랍니다^^*
不如歸
2009년 8월 27일 at 9:56 오후
데레사님의 년륜을 짐작 합니다.
표류도는 저도 오래전에 읽은 기억이 납니다.
40년도 더 된듯 싶군요.
책 정리 하실 때는 많은 생각을 하셔야 할겁니다.
버리고 나면 꼭 한 두권 쯤은 생각이 나거든요.
데레사
2009년 8월 27일 at 10:44 오후
참나무님.
세월이 생각도 바꿔버리네요.
이제는 별 아까운게 없네요. 정말 아주 단순심플하게 살려고
합니다.
데레사
2009년 8월 27일 at 10:45 오후
리나아님.
고마워요.
데레사
2009년 8월 27일 at 10:45 오후
미뉴엣님.
도서관에서도 이런책들은 받지도 않아요. 책도 어느정도 깨끗해야지요.
물론 동화책 몇 박스는 동회로 보냈습니다.
고마워요.
데레사
2009년 8월 27일 at 10:46 오후
희망님.
고맙습니다. 고생은 되겠지만 한달간 죽었다 하고 생각하면 일이
다 잘될것 같습니다.
고맙습니다.
데레사
2009년 8월 27일 at 10:47 오후
흙둔지님.
이사도 많이 생각해봤는데 그렇게 되면 집 평수만 줄고 별 소득이
없을것 같애서 그냥 새로 고쳐서 죽을때 까지 여기서 살기로
작정했습니다.
계약과 업자선정도 다 끝났어요.
고맙습니다.
데레사
2009년 8월 27일 at 10:49 오후
노당님.
지금 컨디션이 좋을때라 공사 들어갑니다. 벌써 몇년전 부터 별렀는데
그때 마다 공교롭게 몸이 아프거나 일이 생겨서 못했거든요.
맡겨놓고 해외여행이나 좀 다녀올려고 했드니 신종풀루 때문에 겁나서
그냥 국내나 돌아다닐려구요.
고맙습니다.
데레사
2009년 8월 27일 at 10:50 오후
불여귀님.
이 책이 출판된지도 50년이 되었습니다. 반세기가 지났으니 이미 고전이
되어 버렸지요.
읽어 보셨군요.
단소리
2009년 8월 27일 at 11:57 오후
버림으로써 얻는다!!
데레사님은 이미 깨달음을 얻으신 겁니다.^^
죽을 때 가져가는 것 아무 것도 없지요.
모두 버릴 겁니다.
미련을 두지 않아야 할 것입니다.
없으면 허전하시다고요?
성당에 나가신다면서요.
아마도 하나님께서 거기에 계시겠지요. —-
오늘도 건강하시고, 행복하시고, 열심하시고….
데레사
2009년 8월 28일 at 12:20 오전
단소리님.
고마워요.
그냥 모든걸 정리하는 마음으로라도 다 버릴려고 합니다.
구산(久山)
2009년 8월 28일 at 12:22 오전
책을 정리하면서 어쩔수 없이 버리시는 심정을 이해합니다.
다른 물건과 달라 책속에는 ‘삶’이 들어있어 그런가 봅니다.
당분간 좀 복잡하시겠지요?
감사합니다.건강하세요!
비비아나
2009년 8월 28일 at 12:27 오전
힘든일 혼자 하셨네요.
책을 움직이는게 가장 힘이드는 일인데요.
그것 보다도 책을 버려야 하는게 더 맘이 아프셨겠죠.
버려도 , 버려도 버릴것은 왜 그리도 많이 쌓이는지…..
데레사
2009년 8월 28일 at 12:27 오전
구산님.
고맙습니다. 그 복잡함이 싫어 미루고 있던 일을 이제사
큰 맘 먹고 시작합니다.
광혀니꺼
2009년 8월 28일 at 12:36 오전
아!
힘든 결정을 하셨네요.
같이 했던 것들에 대한
연민과 삶의 자국들.
정리가 어렵지요.
특히 책들은…
데레사
2009년 8월 28일 at 12:40 오전
비비아나님.
정말 버려도 버려도 한 열흘간 계속 버려도 온통 버릴것 뿐이네요.
홀가분해 지기도 쉽지는 않아요. 참내….
데레사
2009년 8월 28일 at 12:41 오전
짱구엄마.
옷은 버려도 감정이 아무렇지도 않은데 책은 정말 정이 든게 많아서….
승진시험 공부하던 책들도 남에게는 아무 소용도 없는 책들인데
저 책속에 내눈물과 내노력과 내꿈이 있었던걸 생각하니 버리기가
쉽지 않아서…..
이경남
2009년 8월 28일 at 12:58 오전
책도 그렇고 물건은 장만할 때 보다 정리할 때가
어러울 때가 있지요. 쓰지 않으나 애착도 있고…
이정생
2009년 8월 28일 at 1:43 오전
책 욕심이 많은 저로서는 책을 버리신다는 그 말씀에 그저 가슴 한 켠이 아련해집니다.
흐흐흑…^^
하지만 역시 살아가면서 버려야 할 때를 잘 아는 것도 삶의 지혜라는 것을 또 배우면서
저도 필요없는 것에 대한 애착을 끊어야겠다고 결심하고 갑니다. 그러니 감사하는 마음
이 더욱 깊어지네요.^^*
Hansa
2009년 8월 28일 at 1:44 오전
책을 정리할 때면 마음이 착잡하지요..
데레사님의 애틋한 마음이 전해집니다. 하하
오, 책을 많이 좋아하시는군요.
silkroad
2009년 8월 28일 at 2:24 오전
책을 버리기가 제일 힘이 들지예~
지도 언제 다시 볼찌 모를 책들을 버리삐야데는데~
단기 4292년~ 1959년~
까마득한 세월을 거슬러 봄니더~
고때 내가 도대체 몇살이고~
핵교에는 드러가기전이고~
ㅋㅋ천방지축 까불고 댕길때구낭~~~
moon뭉치
2009년 8월 28일 at 3:49 오전
오랜된 책들을 정리한다는게 얼마나 고민이 많은지..
저도 잘 버리질 못해요..
초등학교도 보던 위인집.추리소설도 그대로 간작하고 있어요,아직도.
언제가 정리할때가 오겠지만,,누렇게 색바랜 책이 좋더라구요..전..
데레사
2009년 8월 28일 at 4:20 오전
이경남님.
말이 그렇지 버린다는게 정말 쉽지가 않아요.
그래도 이때쯤 다 버려야 겠지요?
데레사
2009년 8월 28일 at 4:21 오전
이정생님.
버리고 갈것이 많아서 홀가분하다고 하시던 박경리선생님 말씀이
생각납니다.
아까워도 이번에는 모든걸 과감하게 정리하기로 했습니다.
데레사
2009년 8월 28일 at 4:21 오전
한사님.
고맙고 반갑습니다.
데레사
2009년 8월 28일 at 4:21 오전
실키동상.
그때 태어나기는 했구나.
저때가 고등학교를 졸업하던 해야. ㅎㅎㅎ
데레사
2009년 8월 28일 at 4:22 오전
뭉치님.
저도 여지껒 갖고 있었던 책들이 정말 오래된것들이거든요.
그러나 버리기로 했습니다.
寒菊忍
2009년 8월 28일 at 9:13 오전
책을 버린다는 것이 마음의 짐을 버리는 것도 되고
때로는 아까운 보물을 버리는 것도 되고
저도 이곳에 오면서 한국에 남겨놓은 책 말고
이곳으로 200여권을 가지고 왔는데…
참으로 책을 끌고 다닌다는 것이
이렇게 힘든 일인 줄은 몰랐습니다.
그런데 책을 볼 시간이 통 없으니… 원, 참…
풀잎사랑
2009년 8월 28일 at 10:08 오전
표류기가 제 나이 다섯살때 나온 책이네요?
으미~
책이 인쟈는 찢어져불게 생겼습니닷.ㅎㅎㅎ~
저는 우짜까요…?
정리도 잘 안되고..
책을 버리지도 못하고, 근다고 다시 들다보지도 않음서
울 보쓰는 제가 없는 날만 골라서 슬쩍 버리기도 하는데…
우짜다 찾으면서 없앤걸 알믄 승질만 겁나게 나더라구요.
울 동네 개발 된다니 그때까징 참아요?ㅎㅎㅎㅎㅎㅎ
데레사
2009년 8월 28일 at 10:25 오전
한국인님.
이사할때 사실 제일 골치거리가 책이잖아요?
보물처럼 끌어안고 있던 책들 그냥 버리기로 했습니다.
남는 책만으로도 작은 도서관 하나는 채릴수 있으니까요. ㅎㅎ
데레사
2009년 8월 28일 at 10:26 오전
풀사님.
표류도 저책 이미 옛날부터 옆은 다 테잎으로 부쳐논거야. 사진이라
그렇지 실제로 보면 완전 흥부네 자식옷 같애. ㅎㅎㅎ
그래도 저건 보물처럼 아낄려고 안 버린거야.
개발되는 동네는 참는수밖에….
가보의집
2009년 8월 28일 at 10:46 오전
귀한 서적 간직 하는것 모두 부자형입니다.
아무나 수집 합니까요.
골동품으로 따져도 깨 나갈듯하여서
추천 두번 하고 싶어도 안되고요…
데레사
2009년 8월 28일 at 10:48 오전
가보님.
고맙습니다. 추천 한번만 하셔도 감사한 일인데요.
ㅎㅎㅎ
무무
2009년 8월 28일 at 11:33 오전
버리면 아깝고,
그냥 두면 짜증나고…ㅎㅎ
운정
2009년 8월 28일 at 12:01 오후
그래도 내 짐의 무게를 줄이는건 찬성 합니다.
이젠 서서히 버리는 습관도 필요한 때,,,맞죠.
잘 하셨어요,,,집 수리.
깨끛한 집에서 지내시면 마음도 즐겁잖아요…
다슬이
2009년 8월 28일 at 12:26 오후
외국 가면서 쌓아둔 책들이 돌아와 보니
무식한 여자들 틈에서 다 사라지고 없더라구요…
지금도 그거 생각하면 이가 갈립니다 ㅠㅠ
버리지 마시고 중고상에라도 주시면 긴히 쓸 사람들이 있을테지요.
좋은 책 있으면 저라도…..ㅎㅎㅎ
이상 전집 버리실 생각 있으시면 제가 언제라도 달려가겠습니다 ^^
데레사
2009년 8월 28일 at 12:42 오후
무무님.
정말 그래요. 버리자니 아깝고 그냥 두자니 짜증나고…..
맞는 말입니다.
데레사
2009년 8월 28일 at 12:43 오후
운정님.
집 수리 결정하고 나니 마음도 몸도 바빠지네요. 9일날 짐들어 냅니다.
그리고 10 일부터 공사 들어가면 10월 초에나 입주가 된답니다.
떠돌아 다녀야지요. ㅎㅎ
데레사
2009년 8월 28일 at 12:44 오후
다슬이님.
이번에 버린 책들은 주로 제가 공부하던 법률책들입니다. 이제는 개정이
되어서 정말 참고도 안되는 책들이지요. 그리고 쓸데없는 사람들의 자서전,
잡지, 통계연감 뭐 이런것들이에요.
이상전집, 저걸 사느라 엄마한테 돈 타내느라 애먹었던 책입니다.
jhkim
2009년 8월 28일 at 5:48 오후
책을 어떻게 버려
옛날 같으면 감히 어림없을 일을
일상의표현이 어찌그리도 가슴에 와 닿는지요/
저도 3 주전에 서재의 책들중 큰 여행가방에 2가방을
경북상주에 고향집 서재로 옮겨놓았답니다
1년에 한번 먼지 터는정도인 책들 일부인데 어찌나 서운했던지….
보관하시고 소중하게간직하시고
저걸사느라 돈타내느라 엄마한테 애먹었던책들……
꼭제이야기 같에서요…
건강하시구요
항상 웃음이 함께하세요
헵시바
2009년 8월 28일 at 6:11 오후
떠돌다가 안성에 들르세요^*^
9월1일부터 5일동안만 교육받으러 제주도에 갑니다.
그리고는 집에 있지요.
옛날 책들 표지를 보니 그냥 그리움에 빠져들게 되네요.
청계천으로 헌책 사러다닐 때~~
가을이 분명합니다.
전세원
2009년 8월 28일 at 10:39 오후
버려도 버려도 버려야 하는것들 ㅡ 어쩌나요 몇차를 실어보내고도 또 구석구석 내 짐이 많으니 ㅡ이젠정리를 해야 하는데 더 정리하고 떠나야하는데 아까워요
차ㅡ 있으시니 우리집에 미리내집에계셔요 누추하지만 ㅡ
연락 주세요
데레사
2009년 8월 28일 at 11:00 오후
jhkim 님
상주가 고향이시군요.
옛날에는 책 사면서 다 그랬지요. 돈이 아쉬워서 쩔쩔매던 생각에
책들을 못 버리고….
그래도 이제는 정리해야 될것 같아서 다 정리했답니다.
데레사
2009년 8월 28일 at 11:00 오후
헵시바님.
고맙습니다.
어느날 하루 훌쩍 다니러 갈께요.
데레사
2009년 8월 28일 at 11:01 오후
로사님.
고마워요.
딸이 평촌에 있으니까 위선 딸네로 거처를 옮깁니다. 아들은 오피스텔
하나 얻어서 회사옆으로 보내고요.
미리내는 구경삼아 한번 가보고 싶어요.
밤과꿈
2009년 8월 28일 at 11:03 오후
책도 역시 오래되면 읽는 이 없는 천애고아가 되지요~
나이 들어갈수록 주면 살림을 되도록이면 줄여가며 살라는데
남들은 아깝다고 하지만 제 생각에는 잘 하신 겁니다~
데레사님의 추억이 고스란히 박혀있는 편린들이지만
과감하게 손을 대고나면 훨씬 시원하고 개운함도
함께 맛보실 거예요^^
1년간 한 번도 입지 않은 옷도 과감하게 버리는 게
정신 건강에도 좋을 거라고 저 반갑군은 힘써 부르짖습니다!
짝짝짝!!!
데레사
2009년 8월 28일 at 11:18 오후
밤과꿈님.
옷은 지난 봄에 아름다운 가게로 다 보냈습니다. 그곳에 봉사자가
아는 사람이 있어서 차 갖고 오라고 해서 보냈고
이제 오늘, 내일 또 한번 훑어서 이번에는 부녀회 바자회에 보낼려고요.
고맙습니다.
맑은눈(知姸)
2009년 8월 28일 at 11:59 오후
데레사님~
정말 큰 결정을 하셨군요.
먼저 그 결정에 갈채를 보내드립니다.
왜냐하면 집에 들어설때 마다 스트레스 받으셨던것 싸악 날리시고 앞으로 10여년은 충분히 산뜻하게 지내실 수 있을테니까…
공사하는 동안 자유롭게 지내실 수 있다 생각하면 그 것도 또다른 즐거움이겠어요
날도 선서하게 좋을 때라
그리고 인테리어공사 모두 끝난다음 공해물질 없어지게하는 <베이킹> 꼭 하세요.
-문을 꼭 닫고 보일러를 세게 틀었다가 환기를 시키는 것-
혹시
첫사랑의 편지, 사진 그런것 숨겨두었던것 나오지 않았어요? ㅎㅎㅎ
데레사
2009년 8월 29일 at 12:02 오전
맑은눈님.
시키는대로 할께요.
아, 염려하는 그런것도 물론 많이 나왔어요. 일부는 버리고 일부는
남겨두고…. 그런데 문제는 일기장들인데, 그건 아직 결정 못했거든요. ㅎㅎ
방글방글
2009년 8월 29일 at 12:31 오전
아~
헌 책방을 일부러 뒤지러 다니는 헌 책 수집가도
많으신데 그 아까운 책 들을 버리셨다니
정말 대단한 결심을 하셨습니다~
저도 다른건 한 번씩 안 쓰이는 물건 정리하면서도
책만큼은 아이들거나 제거나 도통 버리질 못하며 지냅니다.
이제는 평화둥이꺼정 꼭 읽고 싶은 책은 늘상 보이는곳에
소장해 놓아야하는 책 버릇이 같아서 더 못 버리고요~
집수리 이뿌게 하시어
참한 며느님 보시고 알콩달콩 재미나게
사시길 아자! 아자! 빌어 드릴게요 ^*^ ^*^
해 연
2009년 8월 29일 at 2:12 오전
저도 그런책 있어요.
한문 섞어서 세로쓰기
‘한국여류수필전집’
최초란 수식어가 붙은 여류들은 다 있어요.ㅎ
노천명 라혜석 천경자 김일엽 김말봉…….등등
2권인데 권당 900원
갱지 인데다 오래되서 제본도 너덜 너덜 해요.
공사기간 동안
‘방황’ 이 부러워요. ㅎㅎㅎ
수홍
2009년 8월 29일 at 6:03 오전
책 박물관 하셔도 되실 듯…
우산(又山)
2009년 8월 29일 at 6:29 오전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책을 버리는 게 참 힘들죠.
책을 끼고 희망을 꿈구는 것이 얼마나 좋은 아시죠?
그래도 이사를 한다던가, 집수리를 할 때는 애물단지(?)
그러나 그 책으로 위안 받고 나를 발견한 것은
죽을 때 까지 잊지 못할 사건이지요.
집수리 마치고 새로운 꿈을 꾸시기를…..
추억
2009년 8월 29일 at 8:33 오전
제가 고교시절 박경리의 김약국의 딸들이란 소설을 아주 재미있게 읽은 기억이 납니다, 그 책은 영화로도 나온 것으로 기억합니다만 박경리 선생은 참으로 생명력이 있는 작가죠.,,,토지는 말할 것도 없고,,
데레사
2009년 8월 29일 at 10:42 오전
방글이님.
집수리하면 놀러한번 와요. ~~
데레사
2009년 8월 29일 at 10:43 오전
해연님.
저 책들이 지금은 읽을려고 하니 종이가 바삭바삭 거리더라구요.
아마 수명이 다 되었나 봐요.
그래도 저런 책들은 좀 건져 두었답니다.
데레사
2009년 8월 29일 at 10:43 오전
수홍님.
무슨 박물관씩이나요? ㅎㅎㅎ
데레사
2009년 8월 29일 at 10:44 오전
우산님.
고맙습니다. 지금 깨끗이 수리해놓고 즐겁게 살겠습니다.
데레사
2009년 8월 29일 at 10:44 오전
추억님.
표류도는 김약국의 딸 훨씬 이전의 책이에요. 아마 첫 소설이 아닌가
싶거든요.
박경리 선생님 정말 좋아합니다.
풀잎피리
2009년 8월 29일 at 2:17 오후
버려야 가벼워지죠,
그러나 버리지 못하는 집착입니다.
저도 이사를 가지 않으니 버리지 못합니다.
별로 보지않으면서도 ㅠㅠㅠ
계륵이란 말을 생각합니다.
색연필
2009년 8월 29일 at 2:56 오후
데세사님~!!!!!!!!!!!!
완전 멋져버려여~
홧팅~!!!!!!!!!!!!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책속의 얘기들을 깊이 가지고 가시는 감성…
멋집니다~^^
화창
2009년 8월 29일 at 3:39 오후
저도 예전에 집 리모델링하느라 20일간이나 목동 동서네 집에서 지낸적이 있었지요!
가급적 친환경으로 유해물질이 덜나오는 것으로 고치세요!
샘물
2009년 8월 29일 at 7:29 오후
정말 놀랬습니다.
어떻게 같은 책을 100번을 읽으세요? 더구나 소설을.
저는 7번 읽은 것을 자랑?했더니만… 토마스.머튼의 명상의 씨.
저도 표류도를 읽어야겠습니다.
어려서는 박경리 책을 닥치는대로 읽었는데
미국에 온 뒤로는 한 권도 그분의 책을 읽지 않은 것 같네요.
내리신 용단이 대단한 것 같습니다.
저도 방학하고 학교에 책을 싣고 갔다가 아주 마음에 드는 예쁜
수레마저 깜빡 버리고 왔는데 여름학교가 끝나고 나서야
남편이 챙겨서 겨우 알았습니다. 개학하면 다시 또 책을 싣고 가서 보겠습니다.
데레사
2009년 8월 29일 at 8:30 오후
풀잎피리님.
정말 큰 맘먹고 버렸어요. 약간 눈물도 찔끔거리면서요.
ㅎㅎ
데레사
2009년 8월 29일 at 8:31 오후
색연필님.
책 버린다는게 정말 쉽지 않았어요.
그래도 용단을 내렸습니다. 도서관에서도 안받을 그런 책들만
버렸어요. 일부는 동사무소로 보내기도 하고요.
고마워요.
데레사
2009년 8월 29일 at 8:31 오후
화창님.
고맙습니다.
친환경 제품으로 할려니 좀 더 비싸네요.
데레사
2009년 8월 29일 at 8:33 오후
샘물님.
표류도가 제 손에 온 스무살부터 1년에도 몇번씩 읽었으니까 거의 내용을
달달달 외우다시피 해요. 작품성으로 봐서 토지나 김약국의 딸들을 더 높이
평가할런지는 몰라도 저는 박경리선생님의 이 책을 더 좋아하거든요.
ㅎㅎㅎ
수레까지 두고 오셨다구요?
사슴
2009년 8월 29일 at 8:51 오후
연애편지나 일기장들에서
한꼭지씩 여기 올려주심 안돼요?
오래된 책갈피에 끼여있던 마른꽃같은 얘기
그리고 나서 버리세여~~^^
데레사
2009년 8월 29일 at 9:03 오후
사슴님.
그렇게 할까요? 편지들은, 아주 좋은 편지들은 안 버렸거든요.
ㅎㅎㅎ
김현수
2009년 8월 30일 at 12:57 오전
아, 아까운 책들을 많이 버리 셨군요.
다른건 버려도 책은 안 버리시는게 좋은데요.
그 시절 기록물로서 가치가 있으니까요.
저는 남이 버린책도 주워 오는 편입니다.ㅎㅎ,
제가 고향집에서 초등학교 교과서까지 보관해 두었다가
군복무를 마치고 돌아오니 집수리 하면서 그 책들을 모두
버려서 부모님께 무지하게 대든 적이 있을 정도로
책들은 버리지 않고 쌓아 두는 편이지요.
집수리 하시고 나서 혹시 집들이 하실려면 공고(?)
하시지요.ㅎㅎ,
맑은눈(知姸)
2009년 8월 30일 at 6:07 오전
일기장은 절대 절대 버리지 마세요~~~
전 마구 버렸더니… 옛적에 쓴 일기장도 메모장도 거의 없어서 …
정말 집들이 하실려면 인테리어공사보다도 더 머리 아프시겠어요.
조블의 왕언니집이라고 모두들 들이닥칠테니…
부피큰 휴지는 사양하셔야지 아님 큰일 날지도 몰라요~
브라이언
2009년 8월 30일 at 6:22 오전
잘 버리셨습니다.
영혼으로 간직하고 계신 모습 아름답습니다.
제가 사는 곳은 홍콩과 인접한 곳인데
무척 습한 날씨 때문에 낡은 종이류에
책벌레 같은 것들이 너무 많이 생기더라구요.
종이가 싫어요. ㅎ ㅎ
데레사
2009년 8월 30일 at 7:23 오전
김현수님.
나도 그랬거든요.
그런데 나이가 드니까 생각도 바뀌네요. 필요없는 책들이란
법률책 같은것, 그건 개정되어 버리면 별 쓸모가 없거든요. 주로
그런 책들이고요.
집들이 공고 할테니 살림살이 하나 사갖고 오세요. ~~
데레사
2009년 8월 30일 at 7:24 오전
맑은눈님.
현금으로 받을래요. *^^*
사실 일기장이 제일 골치 아파요. 결국은 버리고 가야할텐데
아직은 그냥 두었어요. 수십권인데 말입니다.
데레사
2009년 8월 30일 at 7:25 오전
브라이언님.
책에도 벌레가 생기더라구요. 우리나라에서도.
저도 이번에 좀쓸은 책들은 다 버립니다.
버려도 버려도 태산이네요.
카스톱
2009년 8월 30일 at 11:16 오전
버릴 것, 남겨 둘 것에 대한 기준이 저는 아직 모호해
껴안고 있는 것들이 많은 편입니다.
가끔은 몸집을, 일상을 가볍게 하고 싶을 때가 많습니다^^
데레사
2009년 8월 30일 at 12:11 오후
카스톱님.
정말 그 기준이란게 어려워요. 그래서 껴안고 살아왔드니 이제는
정리를 안하고는 안될 상태에 이르른 거지요.
고맙습니다.
Elliot
2009년 8월 30일 at 10:34 오후
이상전집은 탐나네요 ^^
식모, 레지, 사라다빵, 모닝커피, 전차, 나사점, 시발택시, 스텐드 빠……..
모두 다 낯익은 단어들이네요. ㅠ.ㅠ
데레사
2009년 8월 30일 at 11:41 오후
그럼 울 얼렷님도 나만큼 늙었나?
다 흘러간 시절의 단어들인데 낯익다고 하니 반가워요.
김재관
2009년 9월 2일 at 7:42 오전
오래된 책들을 보며 데레사님의 책사랑을 생각했습니다
빛 바랜 추억 같은 책들을 아직도 아끼고 계시다니요……
글씨도 옛체이고 가격표도 그럴테고….제 나이만큼 오래된 책을 소장하고 계시군요
자녀들에게 몇 권씩 나눠주시지요.
대단하셔요^^
데레사
2009년 9월 2일 at 5:29 오후
김재관님.
아이들은 싫다고 해요. 위선 깨끗하지 않다고요.
그래서 그냥 제가 끌어안고 살려고 합니다.
한경희
2009년 10월 8일 at 10:33 오전
선배님
자식같은 책들을 버리시면서
마음이 짠했겠습니다.
저도 지금 책이며 옛날 물건이며 잔뜩 끌어안고
있는데 언젠가는 그것들과 이별할 것을 생각하면
놓을때 놓을 줄 아는 그런것도 인생공부의
한부분일 것이란 생각이 듭니다.
박광신
2009년 11월 9일 at 10:54 오후
더 많이 버리셔야~
아깝다고 안버리니까 다시볼새도 없는데
책이 서재에 수북히…
제애기는 이사한번 할때 정리가 어느정도 되는데도
그렇게 잡동사니를 다 가지고 있었나 ?
제가 저를 의아해 할때도 있어요
저도 오늘 저녁에 안보는 잡지,책,편람,
여행지도책,기술서적들을 버리기로 작정합니다 ~
감사합니다~
데레사님 !
건필 하셔요~
샬롬 !
깨달음(인회)
2012년 8월 24일 at 1:01 오전
공감,동감입니다.
저도 책을 끌고 이사다니는데…버린다고 버려도 못버리는것 있어요.
부럽습니다. 그리고 대단하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