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명 영하의 날씨인데도 설을 지나고 나니 어디선가 훈훈한 봄바람이 실려 오는것
같기도 하다. 아니 실려 오기를 간절히 고대하는 마음탓인지도 모르겠지만..
중국에서 설을 춘절이라고 하는 의미를 알것도 같다.
차례도 지냈고 아이들도 돌아갔고 설 이틑날인 어제는 할 일이 없었다.
텔레비젼에만 눈박고 있는것도 싫증이 나서 무작정 집을 나섰다. 어디에 봄이
오는 곳이 없을까 하고….
백운호수나 한바퀴 돌고 오자고 카메라만 호주머니에 넣고 집을 나섰다.
지나가는 길 가 학교 마당에 목련이 곧 필것 처럼 멍울을 맺고 있는것이 보인다.
아무리 추워도 계절의 추이는 봄을 향해 가고 있음을 보여준다.
그러나 학교운동장은 이렇게 눈 밭이다.
나무 위에도 잔설이 남아 있고….. 그래도 소나무의 푸른빛이 더 푸르러진것 같다.
계원학교 안에 있는 저 기와집, 저 집은 무슨 용도로 쓰이는 집일까?
이곳을 지나칠때 마다 늘 궁금하고 그리고 하룻밤쯤 묵었으면 싶다.
대문 틈새로 몰래 들여다 본 기와집 처마에 고드름이 주렁 주렁 달렸네 ~~
나뭇가지에 까치가 앉아 있고 하늘에는 비행기가 날아가고….삐죽 내민 새 움도 보이고…
터널을 지나자 백운호수로 가는 길이 이렇게 차도만 빼고는 눈과 얼음으로
되어 있다.
조심조심 걷는다.
발 뒤꿈치를 먼저 대고 그리고 천천히 앞을 댄다.
이렇게 걸으면 여간해서는 미끄러지지 않으니까..
뒷골마을이란 예쁜 우리말 이름을 가진 동네 이정표도 지나고..
한시간만에 도착한 백운호수는 얼음밭이다.
많이 얼지는 않았나 보다.
얼음을 지치거나 낚시를 하는 사람이 안 보이는걸 보면.
저 얼음밑으로 흐르는 물소리가 들리는듯 하다.
멀리로 백운산이 보인다.
산 한번 쳐다보고 호수의 얼음 한번 쳐다보고 건너마을도 한번 쳐다보고
하면서 나는 호숫가 바윗돌 위에 앉는다.
얼어버린 호수의 보트들은 외로워만 보인다.
호수를 지나 학의천으로 들어서는 길목에 보이는 프랭카드.
설날임을 느끼게 해주는 프랭카드를 보면서 내가 고향을 찾은것 같은 기분이다.
학의천에도 눈이… 그러나 사이 사이로 물이 흐른다.
햇살이 좋아서인지 천변에는 운동 나온 사람들이 많다.
이제 눈도 그만 왔으면 좋겠다.
이번 겨울만큼 눈이 지겨워진 해도 없으리라.
우리집 베란다에는 어느새 군자란이 얼굴을 내밀었다. 올해는 관찰일지를
한번 만들어 볼까?
호수를 돌고 학의천을 걸어서 집으로 오니 딱 2시간 30분이 걸렸다.
등에 땀이 촉촉히 젖는다.
머리가 맑고 상쾌해진다. 그리고 설 준비에 힘들었던 몸도 확 풀리는것 같다.
이제 조금만 더 지나면 오늘 걸어 본 이 길에도 봄이 오는 소리가
더 크게 들리겠지… 봄이 어서 왔으면 좋겠다.
노당큰형부
2010년 2월 15일 at 11:46 오후
데 선배님과 노당의 바램대로 봄이
곧 올것 같습니다.
지긋지긋했던 겨울 눈,
어서 녹고 그속에 감추었던 새움을
봄을 기다리는 모든 이들에게 보여 주거라..
꾹~~
진수
2010년 2월 15일 at 11:47 오후
너무 많은 운동량 아닙니껴?
추워도 느낌은 따뜻합니다.
봄이 가차이 온 것이 맞습니다요.
해 연
2010년 2월 15일 at 11:58 오후
부지런하십니다.
아들네 이사하는 집에 가노라니 이정표에 백운호수가 있더군요.
저도 걸어볼 기회가 생길것 같아요.^^
데레사님. 화이팅!!!
silkroad
2010년 2월 16일 at 1:12 오전
봄처녀 제 오시네~~~
색똥저고리 입으셧네~~~
엉~이~
누부야 아이가~ㅋㅋ
내가 봄마중 갈라카고 인는데~
내 보다 더 빠른기라~ㅋㅋㅋ
데레사
2010년 2월 16일 at 1:30 오전
노당님.
이번 겨울은 너무 지긋지긋해서 달려나가서 봄을 맞고
싶은 마음입니다.
그러나 아직은 저만치 오고 있는것 같은 봄이에요.
데레사
2010년 2월 16일 at 1:31 오전
진수님.
그냥 평지 걷는거야 뭐 그정도는 별것 아니에요.
그냥 쉬다가 걷다가 하니까요.
봄이 얼른 왔으면 좋겠어요.
데레사
2010년 2월 16일 at 1:31 오전
해연님.
아드님이 판교나 청계쪽으로 이사 하는 겁니까?
가까히 오시면 한번 뵈었으면 싶어요.
고맙습니다.
데레사
2010년 2월 16일 at 1:32 오전
실키님.
내가 먼저 봄마중 가서 샘나나 봐. ~~
부산의 봄소식도 전해줘요.
화창
2010년 2월 16일 at 1:39 오전
저어기….저어기 쯤에서 봄처녀가 오는 소리가 들려요!
구산(久山)
2010년 2월 16일 at 1:43 오전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요!
아직도 한겨울 같지만 그래도 봄은 오고 있답니다.
오늘 아침도 꽤 춥군요!
봄을 기다리는 마음이 저와 같군요
감사드리며 추천올립니다. 건강하십시요!
데레사
2010년 2월 16일 at 1:44 오전
화창님.
봄처녀가 비단신 신고 꽃다발 가슴에 안고 올 날만 손꼽아
기다립니다. ㅎㅎ
데레사
2010년 2월 16일 at 1:45 오전
구산님.
추워도 봄이 오는 소리는 들리는것 같습니다.
햇살이 많이 따사로워 졌지요?
초록정원
2010년 2월 16일 at 2:32 오전
호수는 아직 얼어있지만
부지런하신 분이라 마음으로 먼저 봄을 느끼고 맞으셨네요,
기쁜 일이 많으신 봄이시길요..
가보의집
2010년 2월 16일 at 2:43 오전
어제 공주에 오랫만에 햇빛이
마치 봄인듯하데요
우리방은 겨울도 없이 늘 봄처럼 따스하지만요..
한쪽은 눈이 있어 겨울 같고 한쪽은 나무에 봄을 알리는
양지쪽에 목련 봉우리
곧 이러다 꽃이 필거예요
왕비마마
2010년 2월 16일 at 3:47 오전
혹시 어제 나가셨나요?
약간 포근한 날씨라 저도 시민의 숲엘 갔다 왔었거든요.
오랜만에 바람 쐬러 나갔더니 운동 나오신 분들이 참 많더라구요.
저는 어슬렁거림서 우리 쮸니 운동시키느라…ㅎㅎ
늘 건강하신 걸 보니 좋습니다~
데레사
2010년 2월 16일 at 4:15 오전
초정님.
호수는 아직 얼어 있어도 바람은 상쾌하게 느껴지는 날이었어요.
고마워요.
데레사
2010년 2월 16일 at 4:16 오전
가보님.
어제는 봄 같았어요.
오늘은 아직 밖엘 안 나갔어요. 올림픽 보느라고요.
이제 금메달도 땄으니 나가볼까 합니다.
데레사
2010년 2월 16일 at 4:16 오전
왕비마마님.
어제 나갔답니다.
양지 시민의 숲에도 운동하는 사람들이 많았을거에요.
오늘은 내내 올림픽경기 보다가 이제사 나가 볼려고 합니다.
와암(臥岩)
2010년 2월 16일 at 7:36 오전
혈기 왕성!!!!!!!!!!
축하 축하 축하 …… 드리옵니다. ^^*
명절 쇠기,
참 나이들수록 더욱 더 힘에 부치는군요.
오늘 새벽 큰딸 가족 상경하곤,
오후 2시까지 청소했지 뭡니까? ^^*
곤죽이 되었는데,
‘데레사’님께선 그렇게 느긋하게 ‘봄맞이 나들이’를 하셨다니요.
추천 올립니다.
해맑음이
2010년 2월 16일 at 8:08 오전
그래요. 데레사님…
봄이 어여어여 왔음 좋겠어요*^^*
백운호수의 얼음 밑에도,
삐죽 고개내민 목련에도,
학교에도 아이들의 재잘거림이
멀지 않았네요.
봄은……
생각만해도 따사롭습니다.*^^*
데레사
2010년 2월 16일 at 9:25 오전
와암님.
그대신 일을 이제는 대충 합니다. 몸 생각해 가면서 대충만
하는거지요.
고맙습니다.
데레사
2010년 2월 16일 at 9:25 오전
해맑음이님.
정말 봄이 어서 왔으면 합니다.
올 겨울은 너무 추워서…..
풀잎피리
2010년 2월 16일 at 10:01 오전
멋진 봄마중입니다.
영하의 날시에도 봄은 오고 있군요.
jhkim
2010년 2월 16일 at 10:52 오전
그래요
봄이 오는소리가 들리는듯 하는군요
데레사선생님 봄마중 다녀오셨군요
부지런도 하셔라
저도 고향을찿아서 봄마중다니러 가렵니다
오래 걸으실때는 방한복 단단히 챙기셔야 합니다
30 년이 훨씬넘게 친부모님이상으로 모셔오신 유명하신 어른이 계신답니다
아침7시 저녁 10시에 꼭 문안인사전화로 드리는데 아버님 오늘 영하 10도랍니다
밖에 나가실때 옺 단단히 입으세요
이렇게말씀드리면 너나 단단히입어 나는 잘챙겨 너는성질이 급해서
하시며 60넘은 제걱정을하신답니다
넉두리 죄송합니다
풀잎사랑
2010년 2월 16일 at 10:55 오전
목련이 망울을 맺었어도 아직은 아니죠잉~ㅎ
정말 부지런하십니다요.
저는 맨날 운동을 하야지, 해야지 함서도 춥다고 아직 밖을 못나갑니다.
오늘도 이태원까지 걸어갔다왔는데..
추워서 올때는 버스를 타부럿다는…
언제난 건강하십시요~~~!!!!!
데레사
2010년 2월 16일 at 1:23 오후
풀잎피리님.
영하의 날씨속에서도 봄은 오고 있다는게 신기하지요.
데레사
2010년 2월 16일 at 1:24 오후
jhkim 님.
저는 많이 걸을때는 옷을 엷게 입는 편이에요.
많이 입으면 땀이 흘러서 오래 걷기가 더 힘들거든요.
ㅎㅎ
어른은 항상 자기보다 나이 적은 사람을 걱정하는게 습관인가
봅니다.
데레사
2010년 2월 16일 at 1:25 오후
풀사님.
어제도 오늘도 무척 걸었어요.
내일부터는 운동하는곳이 정상으로 돌아가니까 또 열심히
뛰고 뒹굴고 해야지요.
버스를 타도 되도록이면 한정거장이나 두정거장전에 내려서
걸어봐요.
김현수
2010년 2월 16일 at 1:48 오후
두시간 넘게 걸어서 봄 마중 하시느라고 고생 하셨습니다.
눈이 쌓여 있고 얼음이 얼었어도 찾아 오는 봄은
막을 수가 없지요.
더구나 마중하신다고 애쓰셨는데 올봄은 좀 더 빨리 올것 같네요.
시원 김옥남
2010년 2월 16일 at 2:03 오후
존경스런 데레사님.
봄마중을 다녀 오신 기록 잘 읽었습니다.
나태하지 않고 성실하신 모습이 귀감이 되십니다.
데레사
2010년 2월 16일 at 3:43 오후
김현수님.
이번 겨울은 참 지겨워요.
그래서 어디 봄소식이 없나하고 찾아 다녀본거랍니다. ㅎㅎ
데레사
2010년 2월 16일 at 3:43 오후
시원님.
부지런해 보이지만 사실은 돌아다닌것만 부지런 하답니다.
스티브
2010년 2월 18일 at 11:12 오후
눈에 아주 잘 익은 풍경들….
흡사, 데레사님과 함께 걷는 기분이네요. ㅎㅎ
좋은날
2010년 2월 19일 at 2:21 오전
저희 집 베란다에도 군자란이 꽃대궁을 밀어
올렸습니다.
겨울 엄동에 두어번 꽃대궁이 올라오다가
추위에 시들듯 주저앉기만 하더니만
이젠 따순 기운이 역력한지 꽃을 피워올릴듯 합니다.
군자란을 보면 군자같습니다.
저도 군자 언저리쯤 서성거려야 할텐데
워낙에 불출이다보니 그도저도 희망사항일 뿐입니다. ㅎ
열심히 운동을 하시는 모습이
글과 사진과 어우러져 참 보기가 좋습니다.
강건하시옵기를…
– 좋은날 배상 –
데레사
2010년 2월 19일 at 3:18 오전
스티브님도
이곳을 잘 아시는군요.
같이 걸었으면 진짜 좋았을텐데 아쉬워요.
데레사
2010년 2월 19일 at 3:19 오전
좋은날님.
이제는 꽃대가 많이 올라왔어요. 영하의 날씨지만 낮에는 햇볕이
따사로우니까 봄이 옴을 아나 봐요.
저는 올해는 5일 간격으로 사진을 찍어 봅니다.
관찰일지 비슷한걸 만들어 볼려고요. ㅎㅎ
샘물
2010년 2월 19일 at 11:11 오전
무작정 집을 나서는 데레사님,
늘 바라보시며 하룻밤을 묵어가고 싶어하시는 기와집 대문 틈으로 들여다 보시는
데레사님을 바라보며 저도 소리내어 웃고 말았습니다.
일부러 다니는 산책, 저도 전염이 되고 싶은데 안 되네요.
동생이 제게 산책로라는 블러그를 물려주었음에도…
데레사
2010년 2월 19일 at 7:33 오후
미국에서는 대낮에도 혼자 다니기가 좀 무섭던데요.
저는 그래서 호젓한 곳은 미국에서는 못 다니겠더라구요.
우리나라야 그점에서는 안심이니깐 마음대로 다니는거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