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래도 제일 허물없이 지낼수 있는 친구는 초등학교 시절의 친구들인것 같다.
거의 평생을 같이 살아오면서 온갖 삶의 모습을 서로 보아왔고서로의 부모님과 형제들을
알고 있으며 사소한 버릇까지도 다 기억 해 낼수 있는 그런 사이의 친구는 역시 초등학교
친구들밖에는 없을것 같다.
한 반에서 앞뒤로 앉았던 정식이와 성자는 지금 부부다.
300 명이 넘는 동창중 이들만이 유일하게 부부가 되었다. 친구의 남편이기 이전에
어릴적 동무여서 우리는 지금도 그냥 이름을 부른다. 그래도 아무렇지도 않다.
나이 든 부부가 서로의 이름을 부르면서 같이 손잡고 동창회에 참석하는걸 보면
아주 좋아 보인다.
요즘은 세월에 로켓을 달아 놓은것 같다. 하루 하루가 정말 화살같이 빨리도
지나간다.
금년도 벌써 일곱달이 지나 가 버리고, 고장도 안나는 세월이 밉다.
아침에 산책하러 아파트 단지를 돌아보면 온갖 꽃들이 많이 피어있다.
백합도 피어있고 봉숭아도 피어있고 나리꽃도 피어있고……
어릴적 고향집 꽃밭에는 백일홍이랑 채송화가 많았었다. 나보다 일곱살 위인
언니는 친구네 집에서 꽃씨를 받아 오기도 하고 묘종을 얻어 오기도 해서
우리 장독대 옆 작은 꽃밭에다 많은 꽃을 피게 했었다.
그 언니도 이제는 여기저기 아프다고 전화만 하면 하소연을 한다.
손톱에 봉숭아물을 들이던 짓도 이제는 하지 않는다. 울 엄마는 봉숭아 물을
열손가락에 다 들이면 저승길이 밝아진다고 연세가 드셔도 늘 곱게 들이곤
하셨는데 나는 몇년전 부터 봉숭아꽃 보기를 돌같이 한다.
우리 동네에서도 조금 높은곳에 올라 가면 관악산이 보인다. 몇년전 까지만 해도
연주암을 거쳐서 연주대까지 오르곤 했었는데 이제는 관악산처럼 바위길이 많은
산은 가질 않는다. 무릎이 수상하기 때문이다.
서울시청앞 분수다. 며칠전 이 곳을 지나치면서 본 아이들의 물장난 하는
모습이 너무 부러워서 나도 어디든 물놀이를 한번은 다녀와야 겠다고 생각했다.
덥다고 집에만 있을려니 정말 갑갑하다.
그래서 초등학교 동창 넷이서 오는 금요일에 떠나자고 약속을 했다.
계획은 전주에 가서 한옥촌에서 하룻밤 묵고 올라오면서 당진의 왜목마을이나
장고항쯤에서 바닷물에 발이나 담궈보자고.
밥은 절대로 해먹지 말고 그냥 아무거나 사먹어 버리고 말자고 서로 약속을 했다.
집에서 매일 하는 밥도 지겨운데 나가서 까지 돈 아낀다고 밥해 먹지 말고
그냥 눈에 띄는 대로 사먹자고, 아무 준비도 하지말고 돈만 호주머니에 넣고 가자고
의견들을 모았다.
나는 우리 아파트에 피어 있는 꽃들도 이름 모르는게 너무 많다.
다른면에서는 아는것도 많은 편인데 꽃이름에 대해서는 너무 모르기도 하고 또
외워지지도 않는다. 친절하게도 이웃님들이 이름을 알려오는데 그때가 지나면
또 잊어 버린다.
그래도 어릴적 우리집 꽃밭에서 봤던 백일홍, 채송화, 분꽃, 해바라기, 맨드라미….
이런 이름들은 절대로 안 잊어 먹는다. ㅋㅋ
이건 정말 처음보는 꽃이다. 아파트의 높은층 까지 올라 간 큰 나무에
꽃방망이 같은 꽃을 매달고 있는 이 꽃만은 이름을 알고 싶다. 아마 이건 알고나면
안 잊어먹을것 같기도 하고…
7월이 간다고, 8월이 온다고 해서달라질것은 없지만 떠나가는 세월은
마냥 아쉽다.
며칠이라도 세월이 고장이 난다면 우리는 과연 어떤 표정들을 할까?
쓸데없는 생각을 해보면서 히죽 웃어본다.
오늘도 해가 뜨면 불볕더위가 계속 되겠지……
가보의집
2010년 7월 31일 at 8:49 오후
데레사님
내 방은 볼것 없어서
처음부터 님 방문은 먼저 방문하였담니다
하였드니 일등하였네요 인기 좋은방에서 ㅎㅎㅎㅎㅎ
데레사님처럼 저도 곷 이름아는것 백일홍등 봉숭아 채송화 랍니다.
어릴적에 아는것
그당시에는 그런곷 뿐이라서 아는데
그많고 많은꽃 알려 주어도 그때 뿐 다 잊어버려요
8월의 첫날 좋은 게획속에 행복 하세요…
okdol
2010년 7월 31일 at 9:12 오후
나리꽃이 참 아름답습니다.
즐거운 여행되시길….
아~ 교주님 도착하기 전에 제가 먼저 쿡~~해야겠군요. ㅎㅎ
쿡~~
不如歸
2010년 7월 31일 at 9:47 오후
사진속의 흰 꽃은
아마도 흰 배롱나무(흔히 백일홍으로 부르죠)가
아닌가 합니다.
나무 몸통을 보면 아마 희끗희끗 얼룩이 저있을겁니다.
어린나무는 잘 나타나지 않지만요.
건강하십시요.
ariel
2010년 7월 31일 at 11:28 오후
데레사님.. 맞아요.. 7월이 가고 8월이 와도
그렇게 달라질 것 없네요.. 가는 것은 아쉽기만 하고..
그래도 우리 좋은 8월 기대해보자구요..
즐거운 여행 되세요~!! 사진 많이 찍어오셔서
저도 사진 여행하고…^^
moon뭉치
2010년 7월 31일 at 11:33 오후
8월의 시작이며 주일 아침이네요.
폭염이 작렬하는 더위에…
스트레스 쌓이고 힘들어도
인내로 극복 하시고
환한 미소로
상쾌한 주말이 되시길요.
흙둔지
2010년 8월 1일 at 12:10 오전
세월이 너무 늦게간다고 푸념하는 사람들도 있는데
세월이 고장(?)도 안나고 잘간다고 푸념을 하시다니요…
행복하신 푸념 맞지요?ㅋㅋㅋ
사진에 보이는 흰꽃은
나무백일홍이라고도 일컫는 배롱나무 꽃입니다.
대부분 빨깐꽃이지만 가끔 흰꽃도 있답니다.
나무줄기가 맨질거리는게 특징이기도 하구요…
지나가시는 길에 나무 줄기를 간지럽혀 보셔요~
아마 간지럼을 탈지도 모릅니다요~ ㅋ~
데레사
2010년 8월 1일 at 12:17 오전
가보님.
저도 기억력이 참 좋다고 했는데 이제는 뭘 외울수가
없어요.
같은 분 만나서 반가워요. ㅋㅋ
데레사
2010년 8월 1일 at 12:18 오전
옥돌님.
우리 아파트 마당의 꽃이에요.
이제 슬슬 준비해야 겠지요. 금요일에 떠날려면요.
데레사
2010년 8월 1일 at 12:18 오전
불여귀님.
배로나무는 저도 잘 아는데 이건 꽃이 좀 특이해서요.
다시 가서 찬찬히 봐야겠어요.
그앞에 빨간 배롱나무가 있거든요.
데레사
2010년 8월 1일 at 12:19 오전
아리엘님.
그날이 그날이긴 하지만 우리는 또 새날을 기다리곤 하지요.
좋은 날이 바래 봐야지요. 8월에는 좋은 일 있을거라는 기대를
가지고요.
데레사
2010년 8월 1일 at 12:20 오전
뭉치님.
고맙습니다.
스트레스 같은건 확 날려 버리겠습니다.
데레사
2010년 8월 1일 at 12:20 오전
흙둔지님.
이따 저녁때 다시 가 볼랍니다.
배롱나무 같지는 않던데….
암튼 가서 간지럼 한번 태워 봐야지요.
허필경느티나무
2010년 8월 1일 at 3:52 오전
데레사님,
세월이라는 놈이 가는 길은 예전에 도끼 들고 지켜도 못 막았고,
지금은 총 들고 쏜다 해도 마구 지나갈 것입니다.
아니 핵폭탄을 터뜨려도 소용없겠죠. 건강한 여름 나시기 빕니다.
최용복
2010년 8월 1일 at 7:52 오전
초등학교 친구들 만나기가 쉽지 않은데, 가까운곳에 계시는것 같습니다.
과천쪽에서 찍으신 관악산의 모습인가요? 정겹습니다.
꽃사진들 아름답습니다. 이름을 모르셔도 무난하죠~~
데레사
2010년 8월 1일 at 8:39 오전
허필경님.
고맙습니다. 여름 잘 나시기 바랍니다.
데레사
2010년 8월 1일 at 8:40 오전
최용복님.
과천을 지나가다 버스속에서 찍은겁니다.
친구들, 가까이 삽니다. 경주 시골사람들이 서울로 와서
출세한 거지요. ㅎㅎ
해 연
2010년 8월 1일 at 1:32 오후
국민학교 친구들과 만났을때가 제일 할 말이 많아요.
실타래 풀리듯 끝도 없이…ㅎ
배가 아프게 웃을일도 많구요.
어렸을적 친구들과의 여행 즐거우시길 바람니다.
풀잎사랑
2010년 8월 1일 at 1:46 오후
꽃동네에서 사시네요~~~ㅎ
하루종일 뭐가 바빠쓴지 인쟈 집에 들어왔어요.
하얀 목백일홍은 그래도 색이 귀한 것입니다.
주로 분홍,보라색이 많지요.
하얀꽃은 가까이에서 보면 참 순수해보여서 좋던데…
여행가실때 옆구리에 낑겨서 같이 가면 인될까요???ㅋㅋㅋㅋㅋㅋㅋ
영국고모
2010년 8월 1일 at 5:51 오후
제 어머니 베스트 프랜드는 같은 집에서 며칠 차이로 태어났다니
무슨 동창이라 해야 하나요?
지금도 함께 텃 밭 농장에서 농사 지으시고 황토 찜찔방 만들어 놓고
같이 찜질 하시고 같이 절에도 가시고 여행도 가시고,,,
한국 나갈 때 마다 두 분에게 똑 같은 립스틱을 선물 한답니다.
여자끼리 놀지 말고 멋진 할아버지 좀 만나시라고..ㅎ
데레사님께도 다음에 립스틱 선물을.. ^^*
왕비마마
2010년 8월 1일 at 10:38 오후
더위야 물럿거라~~ 합니다.후후~!
아침에 내리는 비에 더위가 좀 누그러진것 같네요.
오늘은 어디로 행차를 하시온지…
팩터10
2010년 8월 1일 at 10:57 오후
혹시, 아파트 조경수로 많이 식재하는,
<꼬리 진달래 : 겨우사리참꽃나무)> 가 아닐까요?
아니면 꼬리~의 개량종??
(애매하면 개량종, 아니면 변이종으로 둘러대는,,ㅋㅋ)
아지아
2010년 8월 2일 at 1:58 오전
그래도 다음의 7월은 돌아 옵니다
간다는 말 보다 온다는 말이 더 정겹든데…
삼계탕 다 식는다고 불러샀습니다
다 몬적고 감니다
데레사
2010년 8월 2일 at 2:11 오전
해연님.
저도 그래요. 하는일도 없는데 늘 바쁩니다.
백수가 과로사 한다는말 맞나 봅니다.
데레사
2010년 8월 2일 at 2:12 오전
풀사님.
나도 하루종일 돌아 다니니까 남보고 할말은 없거든요.
오늘도 새벽에 나갔다가 지금 들어왔거든요. ㅎㅎ
데레사
2010년 8월 2일 at 2:13 오전
영국고모님.
립스택 사다주신다고요? 아이고 좋아라.~~
목 길게 빼고 기다릴랍니다.
여자끼리 노는게 훨씬 더 편하답니다.
데레사
2010년 8월 2일 at 2:13 오전
왕비마마님.
오늘은 어리연 보러갔다 지금 들어왔어요.
새벽에 비맞고 나갔었지요. 안산 고잔 호수공원으로요.
데레사
2010년 8월 2일 at 2:14 오전
팩터10님.
글쎄 말입니다.
저도 잘 몰라서 이웃들에게 물어 볼려고요.
데레사
2010년 8월 2일 at 2:15 오전
아지아님.
삼계탕, 숟가락 하나 들고 낄랍니다.
나눠 주실꺼죠?
샘물
2010년 8월 2일 at 5:37 오전
젊은 부부도 아닌 분들이 아직도 서로의 이름으로 부른다는 것은 일찌기 보지 못하였기에 상상이 안 됩니다.
미국에서는 동창을 만나기 전에는 불리워지지 않던 제 이름을 한국 가서 친척들을 만나서 들으면 사랑의 샘이 솟아오르는 듯 싶답니다.
요새는 미국에서 찾은 대학 동창들과 수다 떠는 재미로 시간가는 줄 모릅니다.
초등학교 동창은 한 명도 만나지 않고 있습니다.
젊어서는 만나 본 이가 있지만…
초등학교 동창 이야기가 더 듣고 싶었는데… 좀 아쉽네요.
봉쥬르
2010년 8월 2일 at 5:50 오전
고장도 안나는 세월…
변하지 않는건 세월인가 봅니다.
맞습니다..초등학교 친구들은 니흉 내흉 볼거없이 다 아는지라 제일 만만합니다
피서가셔서 편안하게 즐기시고 오세요
꽃이 너무너무 아름답습니다
서울에도 저렇게 이쁜 꽃들이!!
데레사
2010년 8월 2일 at 6:09 오전
샘물님.
그 친구는 부부끼리도 이름부르지만 우리도 친구 신랑의 이름을
부릅니다. 어릴적 같이 자랐고 또 한반이었으니까 그게 쉽게 바뀌질
않네요. 그냥 평생 그렇게 지냅니다.
대학동창 보다는 초등학교 동창이 훨씬 재미 있거든요.
데레사
2010년 8월 2일 at 6:09 오전
봉쥬르님.
꽃이 이쁘지요?
모두 우리동네 아파트에 피어 있는 꽃이랍니다.
고마워요.
좋은날
2010년 8월 2일 at 7:30 오전
어제는 광진구에 아차산을 올랐습니다.
언제 찾아도 참 편안한 산입니다.
정상까지 올라 싸간 점심을 먹고
내려오니 실버악단의 공연이 울려퍼졌습니다.
모두가 옛노래 일색이었지만
참 푸근했던 산행의 끝마무리를
기분 좋게 하고 내려왔습니다.
오랜만에 안부인사 내려놓고 갑니다.
이 여름 강건하게 지나가시길요.
왕소금
2010년 8월 2일 at 1:05 오후
올려주신 꽃들을 보니 갑자기 가을느낌이 살짝 스쳐가는 기분이 들었네요.
세월이 흘러도 데레사님은 언제나 그렇게 건강하시고 행복한 시간 보내시길 바라겠습니다^^
데레사
2010년 8월 2일 at 5:54 오후
좋은날님.
더운데 아차산을 오르셨군요. 저도 이따금씩 가는 산입니다.
요즘은 가는곳 마다 공연도 많고, 참 좋지요?
데레사
2010년 8월 2일 at 5:55 오후
왕소금님.
고맙습니다.
이웃님들의 염려덕으로 잘 지내고 있습니다.
샘물
2010년 8월 3일 at 8:04 오전
데레사님,
초등학교는 제가 옮겨가서인지 몰라도 한 명도 이어지지 않고 있구요.
우리 대학은 기숙사 생활을 한데다 졸업할 때 100명도 안 되는 숫자여서 실은 참 가깝지요.
고등학교는 또 한 학년 한 반인데 3년을 한 반에서 같이 한 까닭에 1번부터 42번까지 지금도 순서대로 이름을 외울 정도이구요. 게 중에는 벌써 유명을 달리한 친구도 있지만요.
데레사
2010년 8월 4일 at 6:10 오전
샘물님.
저는 초등학교 동창들과 제일 많이 만납니다. 경주에서 졸업했는데도
서울에 많이 살아요.
그래서 주로 그 친구들과 잘 어울립니다.
금자
2010년 8월 7일 at 3:38 오후
그렇습니다. 초등학교 동창이 제일 정이 깊지요.
저는 꽃이름도 모르면서 꽃을 올리고 있답니다.
어찌나 건망증이 심한지….
늘 건강하시고 행복하십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