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사람들의 가슴속에 살아 숨쉬고 있는 최명희, 1947년 전주에서 태어나
전북대학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하고 소설 혼불 로 제11회 단재상을 수상하였고
전북대 명예문학박사 학위를 받았던 최명희, 만 17년간 오로지 혼불 하나에
투혼하였던 최명희, 내가 좋아하는 작가 최명희를 전주 한옥마을에서 그의
기념관을 방문하는것으로 생전의 모습을 회상 해 본다.
그다지 쾌청한 날씨는 아니었다.
거기다가 대숲에서는 제법 바람 소리까지 일었다.
하기야 대숲에서 바람소리가 일고 있는 것이 굳이 날씨 때문이랄 수는 없었다.
청명하고 볕발이 고른 날에도 대숲에서는 늘 그렇게 소소한 바람이 술렁이었다.
그것은 사르락 사르락 댓잎을 갈며 들릴 듯 말 듯 사운거리다가도 솨아 한쪽으로
몰리면서 물 소리를 내기도 하고, 잔잔해졌는가 하면 푸른 잎의 날을 세워
우우우 누구를 부르는것 같기도 하였다.
소설 혼불 은 이렇게 대숲을 묘사하는것으로 부터 시작한다. 이 찬란하도록 아름다운
소설은 이렇게 섬세한 문장과 고운 우리말로쓰여져 읽는 사람으로 하여금
애절함과 그리움을 느끼게 한다.
전주를 오면서, 최명희 문학관이 이 한옥마을 한복판에 있을줄은 생각도 못했다.
한옥마을의 골목을 들어서자 마자 최명희 길 을 만나고 그 길에서 최명희
문학관을 만났으니 흥분할 수 밖에…..
고즈넉하고 조용한 한옥마을의 골목길들이다.한옥마을에 들려서 어디를 어떻게
구경하겠다고 계획을 세우고 온게 아니기 때문에 그냥 발길 닿는대로 돌아다니고
있다.
오전 11시와 오후2시, 4시에 경기전 하마비 앞에서 1시간 가량의 한옥마을 투어가
시작되며 무료로 문화해설까지 다 해준다는데 우리는 그냥 우산을 쓰고 제멋대로
돌아 다닌다.
"글도 알고 말도 아는 내나라인데 그냥 다녀보자" 고 하면서.
비는 줄기차게 내리고 있다. 비에 젖은 기와지붕, 그리고 바닥이 아름다운
골목길이 더욱 정겨워 진다. 무엇보다 우산을 쓰는게 좀 귀찮긴 해도
덥지 않아서 좋다.
이곳은 한옥마을에서는 중심이 되는 거리다. 옆으로 인공으로 도랑을 만들어서
물이 흘러가게 하고 있다.
드디어 만난 최명희문학관, 그런데 이곳은 뒷문이다.
우리는 뒷문으로 들어갔다.
최명희의 여러 모습이 우리를 반기는듯….. 이미 돌아가신지 여러해 되었지만
그는 이렇게 전주인의 가슴속에, 아니 우리 모두의 마음속에 살아 있다.
여기가 앞 문이다.
작가 최명희는 글도 잘 썼지만 글씨도 참 예쁘게 쓰신것 같다.
생전에 사용했던 도구들이다. 저 만년필로 주옥같은 글을 쓰셨을테지….
최명희 문학관 안에서 바깥을 내다 본 풍경이다. 비록 넓다고 할수는 없는 곳이지만
기와가 올려진 토담이 운치있어 좋다.
최명희길의 풍경들이다.
최명희는 1947년 10 월 10일에 이곳 전주에서 태어나서 1998 년 12 월 11일에
세상을 떴다. 50년 정도의 짧은 삶을 살고 간게 너무나 아쉬운 분이다.
1980년 쓰러지는 빛 으로 중앙일보 신춘문예에 당선되어 등단하였으며
1997년 제 16회 세종문화상과 1998년 호암예술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작품으로는 단편소설몌별 만종 정옥이 주소 등이 있다.
최명희의 소설을 대하면 어느 벌족한 가문의 종가댁 잔치마당에 들어선것 같은
설레는 기대감과 아련한 흥분을 느끼게 된다. 나는 곧 거기서 울을 넘는 음식냄새와
시끌벌적한 사람소리, 이어 뜨락을 매운 질펀한 흥취와 안방 여인네들의 정겨운
어우러짐, 그리고 사랑채 어른들의 경세담들을 모두 한마당에서 만난다 로
소설가 이청준 은 그를 평했다.
작가 최명희, 그는 갔지만 그의혼불은 우리들 가슴속에서 살아 숨쉬고 있다.
가보의집
2010년 8월 10일 at 7:54 오후
데레사님
한옥마을이 전주에도 있네요
거기다 그 유명인도 그곳 출신으로 있었고요
최명희 문학가를 알고 있는 이름 뿐이었지요
다 잊었던 이름을 알게 하였네요
상세하게 다시 마치 데레사님 그 혼을 음조려주는 듯합니다…
감사합니다
데레사
2010년 8월 10일 at 7:58 오후
가보님.
일찍 일어나셨군요.
고맙습니다.
jh kim
2010년 8월 10일 at 8:47 오후
한국이 낳은 너무도 훌륭한 문인
너무도 젊은나이에 가신분
참으로 아깝고 소중한분
한국이낳은 노벨문학상 후보인데
잘보고 많이 배우고갑니다
이분 최명히 씨의 이모님께서 CBS 방송국에
33년간근무하시다 작년에 퇴직한 허 모 여자 본부장님 인데요
이분이 전주 본부장도 역임하셨거든요
화창
2010년 8월 10일 at 8:58 오후
한옥마을이 여기 저기 많이 생겼으면 좋겠어요!
최명희작가는 첨 들어봤어요! 내가 무식한거 맞지요? ㅎㅎ
일찍 일어나셨습니다~~~
흙둔지
2010년 8월 10일 at 9:11 오후
요즈음 작가들중에 직접 펜으로 글 쓰는 작가가 몇이나 될런지요…
제가 알기로는 김훈씨가 유일하다고 알고 있는데…
나이가 있으니 박완서씨도 직접 쓰시겠지요?
예전에 유홍준인가 하는 작자는
자신은 늘 글을 직접 펜으로 쓴다고 했지만
나중에 알려진건 학생들을 시켜 컴으로 글을 썼다지요…
왕비마마
2010년 8월 10일 at 10:08 오후
저는 남원 사매면 노봉마을에 있는 최명희님의 혼불 문학관이줄 알았습니다.
몇년전에 전 10권을 이웃이신 00님의 권유로..
실은 그녀에게 빌려서 봤지요.
책이란 게 참 묘한거라, 아직도 못 돌려주고 우리집에서 잠자고 있구요.ㅋㅋ
너무 일찍 돌아가셔서 제 맘속에 안타까움만 가득하게 하신 분.
해맑음이
2010년 8월 10일 at 10:16 오후
비 오는 한옥마을이 고즈넉해 보여요.
최명희 작가는 처음 들어보네요. 저두….
작가로서는 한창 나이신데,
너무 짧은 삶을 사셨네요.
글 잘 쓰시는 분들은 生이 너무 짧으셔서 안타까워요.
장영희 교수님도 그렇고….
전주 구석구석 볼 곳이 너무 많은 것 같아요.
몰랐던 곳… 알면서도 못 본 곳…..
전주 ~~~ 다시 가보고 싶은 곳이예요. 꼭~~~~
노당큰형부
2010년 8월 10일 at 10:23 오후
한옥 마을의
기와 지붕들이 너무 아름 답습니다.
쿡~~~
물처럼
2010년 8월 11일 at 2:20 오전
호남사투리를 그처럼
아름답게 구사했던 최작가..
호남분들의 예술가에 대한
배려는 정말 남다른 거 같아요.
찢어진 워커
2010년 8월 11일 at 3:27 오전
최명희 이여기는 언젠가 Tv에서 본 적이 있었는데…..
암으로 돌아가셨다고…
책과는 담을 쌓아서 …
그나저나 전라도 당겨오셨으면 맛있는 전라도 음식 사진 올려주셔야죠 !!!!!!!
데레사님 ^&^
최용복
2010년 8월 11일 at 4:07 오전
아직 문학 기행은 해본적이 없는데, 덕분에 배웁니다.
깔끔한 한옥마을의 모습들 인상적입니다.
정말 글씨도 예쁘게 썼네요~~
데레사
2010년 8월 11일 at 6:29 오전
jh kim 님.
그러셨군요. 최명희 작가의 이모님을 아시나 봅니다.
젊은 나이에 돌아가신게 너무나 안타까운 분이에요.
데레사
2010년 8월 11일 at 6:31 오전
화창님.
전주의 한옥마을은 만들은 마을이 아니고 옛부터 살아오던
마을이에요. 지금도 살고 있고.
소설을 좋아하지 않으면 작가를 모르는수도 있지 뭐 무식까지
들먹입니까? ㅎㅎ
데레사
2010년 8월 11일 at 6:32 오전
흙둔지님.
김 훈은 컴을 모른다고 하는 말도 있던데요. 그래서 펜으로 쓴다는
얘기 말에요.
유홍준, 그는 정말 웃기는 사람이네요.
데레사
2010년 8월 11일 at 6:33 오전
왕비마마님.
우리들 학창시절엔 책을 빌려주는 사람도 바보, 빌려서 돌려주는
사람도 바보라는 말이 있었지요. ㅎㅎ
혼불을 읽으셨군요.
데레사
2010년 8월 11일 at 6:33 오전
해맑음이님.
책을 많이 읽으시던데 최명희 작가를 모르시는군요.
그의 장편, 혼불은 정말 아름다운 책인데….
데레사
2010년 8월 11일 at 6:34 오전
노당님.
네, 기와지붕이 주는 아름다움에 한껒 빠졌다 왔습니다.
데레사
2010년 8월 11일 at 6:34 오전
물초롬님.
정말 그래요. 이곳분들의 예술가에 대한 배려, 사랑, 정말
배울만 해요.
데레사
2010년 8월 11일 at 6:35 오전
워커님.
맛있는것 기대하지 마세요. 전주비빔밥 외 특별한건 안 먹었어요.
ㅎㅎ
데레사
2010년 8월 11일 at 6:36 오전
최용복님.
작가가 글씨도 참 예쁘게 썼던것 같아요.
요즘처럼 활자화된 세상에서 펜으로 쓴 글씨를 본다는게 참 어려운
일이지요.
리나아
2010년 8월 11일 at 12:09 오후
사진으로봐서는 2,30대 때인지 많이 젊어보이는군요…살아있다면 60대 일텐데요
좀더 문인활동을 할수만 있었다면 대단한 작품들이 더 나왔을텐데…
참 아쉽기만하네요
그리고 한옥은 아름다움이 날로갈수록 더 느껴지고요
구산(久山)
2010년 8월 11일 at 12:59 오후
전주를 여러번 갔었지만 최명희 문학관에는 한번도 가보지 못했습니다.
다음에 갈 기회가 있으면 찾아보겠습니다.
그분의 짧은 문학인생을 알것만 같은 문학관과 길을 걸어보고 싶군요!
감사합니다. 편한밤 되세요!
풀잎사랑
2010년 8월 11일 at 1:16 오후
애쓰고 그 무거운 10권의 책을 사다놨는데 누가 빌려가서 아직도 안 주네요.ㅎ
남원에만 있는 줄 알았던 최명희님의 문학관이 전주에도 있었다는 사실이
또 전주를 가고싶게 만듭니닷.
이 채김을 우짜실랍니까요잉???ㅎ
풀잎피리
2010년 8월 11일 at 2:44 오후
최명희의 혼불
정말 혼을 다해 쓴 역사적인 소설을 읽어보았지요.
방대한 책을 쓰시고 탈진하여….
문학관 즐감합니다.
데레사
2010년 8월 11일 at 10:21 오후
리나아님.
네, 살아계셨다면 60대입니다.
정말 아쉽게도 일찍 돌아가셔서 마음 아픕니다.
저도 한옥이 갈수록 좋아져서 그곳에서 하룻밤 잤던 겁니다.
데레사
2010년 8월 11일 at 10:21 오후
구산님.
그러셨군요.
한옥마을의 최명희길 중간쯤에 있더라구요.
한번 가보세요.
데레사
2010년 8월 11일 at 10:22 오후
풀사님.
옛날부터 책을 빌려 가면 안돌려 줘도 된다고 했거든요.
그사람 영리한 사람이네요. ㅎㅎ
까짓것 시원해지면 한번 다녀오지뭐. 전주가 뭐 먼곳이라고…
데레사
2010년 8월 11일 at 10:23 오후
풀잎피리님.
혼불은 저도 갖고 있으면서 심심하면 들여다 봅니다.
특히 위에 쓴 첫 시작은 외울정도로 문장이 아름다워서 좋아합니다.
summer moon
2010년 8월 12일 at 4:10 오전
지금은 인터넷으로 책을 주문해서 사보지만 그러지 못할 때가 있었는데
제 친구 한명이 최명희씨의 혼불을 모두 보내줘서 읽었어요
얼마나 고마운 선물이었는지 !!!!!!!
정말 너무 일찍 세상을 떠나셔서 안타까운 작가에요
혼불의 마지막권을 읽고 나서도 그분이 살아계셨더라면
이야기가 더 계속되었을거라는 생각을 멈출 수가 없었거든요.
정말 가보고 싶은 곳입니다!!!
okdol
2010년 8월 12일 at 5:23 오전
또 꼬래비로 와서….뭉클한 가슴으로 갑니다.
데레사
2010년 8월 12일 at 5:46 오전
섬머 문님.
혼불을 읽으셨군요.
제가 여러번 읽었던 책들중에는 이 혼불도 있지요.
소설에 쓰여진 언어들이 너무 아름다워서 외우는 구절도
몇 있어요.
고맙습니다.
데레사
2010년 8월 12일 at 5:46 오전
옥돌님.
가슴 뭉클해지기는 저도 마찬가지 였어요.
도리모친
2010년 8월 12일 at 10:15 오전
10권짜리 혼불.
그 긴 책을 좋아하시는 분들이
참 많지요.
좋아하는 작가를 만나셔서
데레사님 더 좋으셨겠어요^^*
데레사
2010년 8월 12일 at 10:38 오전
도리모치님.
그랬어요. 제가 혼불을 아주 여러번 읽었거든요.
두레박
2010년 8월 14일 at 1:31 오후
저는 루치아인데요 최명희 선생님은 저의 보성여고 국어선생님이셨지요 국어시간은 시를 읊어주시고 혼을 느끼게 하셨던 분이셔요 덕진공원자랑도 많이 하셨고요 사랑고백은 불어나 중국어로 하는 것이 좋겠다고 하시던 귀여운 모습의 선생님이 생각나네요 혼불 당선후 인터뷰한 내용을 읽었는데 돌아가셨다는 소식에 얼마나 놀랐는지 하지만 그분은 촌음을 아끼며 혼을 다하여 사셨을거예요 인생의 끝은 아무도 알 수 없으니 다 그런거겠죠? 선생님의 거리를 보면서 감회가 새로워 초면에 줄줄이 댓글 올려봅니다 감사합니다 샬롬~~
데레사
2010년 8월 16일 at 5:52 오전
두레박님.
반갑고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