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기상으로는 아직 5월이니까 봄이라고 해야 맞다. 그러나 날씨나 풍경은
초여름이다. 한낮에는 반소매를 입어도 땀이 날 지경이고 입맛은 벌써
냉면이나 시원한 콩국수를 그리게 된다.
세월이 이렇듯 빠르다는걸 옛날에는 실감하지 못했다. 나이 들어갈수록
점점 빠르게만 느껴지는 세월, 아쉽기도 하지만 때로는 고마울때도 많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저수지인 의림지를 찾아 친구 몇명과 함께
길을 떠났다.
충북 제천시 모산동에 있는 의림지는 삼한시대의 인공저수지다.
김제의 벽골제, 밀양의 수산제와 더불어 삼한시대의 3대 수리시설의
하나로 당시의 농업의 발달상을 잘 보여주는 곳이다.
생각했던것 보다 저수지가 넓고 깨끗하다. 주변이 너무나 잘 정비
되어 있어서 이 곳이 과연 먼 삼한시대의 저수지가 맞나할 정도로
놀랐다.
저수지를 한바퀴 돌수 있는 둘레길이 아주 멋지게 조성되어 있었다.
분수도 있고 인공폭포도 있고 둘레길은 애기똥풀이 지천으로 피어
노란빛을 유감없이 보여주고 있다.
물 빛도 맑고 곱고 인공폭포에서는 쉬임없이 물이 흘러 나오고….
초여름의 의림지는 아주 시원하다.
신라의 진흥왕 때 우륵이 처음으로 이곳에 방죽을 쌓았다고 한다.
그후 700 년 뒤 고려시대 고을 현감 박의림이 다시 견고하게 쌓았으며
그후로도 여러차례의 보수공사를 거쳐서 지금의 모습이 되었다고
하는 의림지
저수지의 둘레길을 건너가는 다리에도 분수처럼 양옆으로 물줄기가
시워스레 뿜어져 나온다.
의림지는 둘레가 1,8 킬로미터이며 현재도 이 지방의 농업용수로
쓰이고 있다고 한다.
우리동네 철쭉은 다 진지가 오래전인데 이곳은 아직도 피어있는걸
보면 공기가 좀 찬가 보다.
폭포쪽으로 난 바위구멍으로 내다 본 풍경이다. 시원한
물줄기가 마음조차 시원하게 해준다.
30분 정도면 돌수 있는저수지 둘레 산책로, 흙길이 이어지다가
산밑으로는 이렇게 나무로 만든 다리길이 이어지고….. 걷기에
너무 좋은 코스다.
저수지의 물고기로는 빙어가 유명하다고 한다. 지금은 철이 아니라
구경하지 못했지만 놀이시설도 꽤 큰게 바로 옆에 있어서 아이들이
소풍을 많이 와 있다.
오는 길에 제천장엘 들려 봤다. 장날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문을 닫은건
아니고 외지에서 찾는 사람들을 위해 소박한 음식과 산나물들을 팔고
있었다.
사진은 묵대접이다. 저렇게 태산같이 쌓아놓고 달라고 하면 육수를
부어서 주는 모양이다.
어딜가나 빠질 수 없는 장터음식 막러리, 종류별로 다 모아놓고
마치 막걸리전시회를 하는듯…..
맛있는 반찬도 팔고 있고….
앗, 밀짚모자다.
이제 필요한 철이 되었지…. 나보다 일곱살 위인 언니는 밀짚모자를
잘 만들었었는데…. 하루면 뚝딱하고 모자 한개를 만들어 아버지가
일 나가실 때 드린곤 했었지. 물론 지금은 다 공장에서 기계로 만들
겠지만 어린시절의 우리고향에서는 밀짚모자를 집에서 만들었었다.
엿장사, 부부인지 남매인지 목소리가 구성지고 재미난다.
한통에 2,000원 하는 엿을 샀다.
장날은 아니지만 있을건 다 있다. 산나물도 바구니가득 담아놓고
팔고 마른황기나 당귀같은것도 팔고 있어서 모두들 한보따리씩 샀다.
어느새 초여름 분위기가 물씬 나는 제천땅에서 산나물 비빔밥을 먹고
내나라의 아름다운 초하의 풍경에 흠뻑 취해 본 하루를 보냈다.
mutter
2011년 5월 27일 at 11:12 오후
제천은 기차밖에 없던 시절.
69년도에 시집가면서 택시를 타고 흙먼지를 일으키며 달려가던 곳입니다.
의림지는 가보고 싶은 곳중에 하나였는데도 먼곳중에 하나였지요.
세번쯤 가보았는데 가볼때마다 조금씩 변하더군요.
지금 사진에서보니 많이 변했네요.
시장은 제천시장을 일주일에 한번 보았고요.
제천근처에는 시멘트공장이 많은데 남편이 30년이 넘게 근무를 했어요.
제천은 잊을 수 없는 곳이예요.
데레사
2011년 5월 27일 at 11:13 오후
muttersla.
저는 의림지를 처음 가보았습니다.
생각보다 깨끗해서 좀 놀랐습니다.
삼한시대 저수지라 당연히 삼한시대의 모습일거라고 생각했었거든요. ㅎㅎ
그곳으로 시집가셨군요.
저는 65년도에 시집을 갔었는데 나이가 좀 적으니까 좀 더 늦게
가셨군요.
제천에 추억이 많으시군요. 좋은곳이었어요.
okdol
2011년 5월 27일 at 11:56 오후
눈이 호강합니다. ^^
늘, 구석구석 구경을 시켜 주시니 이제 관람료를 받으셔야 겠습니다.
okdol
2011년 5월 27일 at 11:59 오후
쿡~~~을 깜빡해서 다시… ㅎㅎ
금자
2011년 5월 28일 at 12:45 오전
분수도 시원해 보이고 풍경이 멋있습니다. 즐감했습니다.
도토리 묵이 먹음직 해보입니다. 감사합니다.
4me
2011년 5월 28일 at 12:54 오전
예전에 교과서 속에서 외운 기억으로 남아있는 제천 의림지 풍경이 참 아름답네요.
멀지 않은 곳인데
저도 한 번 다녀왔음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아름다운 곳을 소개해 주신 데레사님, 감사드립니다.
해맑음이
2011년 5월 28일 at 2:00 오전
의림지의 초여름을 묵직하게 느낄 수 있네요^^
물길이 너무 시원해보여요, 정말.
김제의 벽골제, 밀양의 수산제, 제천의 의림지…
삼한시대의 3대 수리시설임을 학창시절 국사시간때
얼마나 외우고 했는지… 기억이 새롭습니다^^
저수지도 잘 정비해두었네요.
깨끗하고 특히 물길의 솟음이 너무 멋지네요.
5월… 의림지의 녹음이 짙어져가네요^^
김현수
2011년 5월 28일 at 2:32 오전
큰 규모는 아니지만 저수지를 아주 아름답게 잘 가꾸어서 보기 좋습니다.
덩치 큰 예당저수지보다는 아기자기하고 깨끗해 보입니다.
수백년된 오래된 저수지 답게 고풍스럽기도 하고요.
장날 음식들을 보니 고향생각이 나네요.ㅎㅎ,
왕소금
2011년 5월 28일 at 3:02 오전
물이 참 맑으네요.
고려의 박의림이란 현감 이름을 따서 의림지라고 지은 것 같네요.
덕분에 잘 보았습니다^^
최용복
2011년 5월 28일 at 6:00 오전
초여름 의림지의 모습들 화사합니다!
오래전 늦가을 치악산 갔다가 흐린날에 가보았는데,
분위기가 대조적이네요. 정말 조상님들이 슬기로우셨죠.
데레사
2011년 5월 28일 at 6:05 오전
옥돌님.
그럴까요?
한 만원 내십시요. ㅎㅎ
데레사
2011년 5월 28일 at 6:06 오전
금자님.
사시는 곳에서 그리 멀지않은 곳이지요?
데레사
2011년 5월 28일 at 6:06 오전
포미님.
우리 학교적 배운곳이지요.
지금은 유치원생 소풍이 많던데요.
멀지 않고 충주호 뱃놀이도 즐길겸 한번 가셔도 좋을거에요.
데레사
2011년 5월 28일 at 6:07 오전
해맑음이님.
학교때 달달 외웠던 곳이라 정감이 가는곳이었어요.
분수도 시원해 보이고 좋았어요.
데레사
2011년 5월 28일 at 6:08 오전
김현수님.
작지만 아담하게 가꾸어 놓았더군요.
제천시에서 아주 신경 많이 쓰나 봅디다.
저도 저 묵이 먹고싶었는데 점심 먹은후라 배불러서 못 먹었거든요.
데레사
2011년 5월 28일 at 6:09 오전
왕소금님.
저도 그럴것 같다는 생각은 했습니다만 물어볼 곳이 없어서 그냥
짐작만 해 봅니다.
고맙습니다.
데레사
2011년 5월 28일 at 6:10 오전
최용복님.
가을에 가보셨군요.
우리 조상님들, 현재를 살며 과학을 배운 우리보다 훨씬
지혜로우셨지요.
풀잎사랑
2011년 5월 28일 at 8:16 오전
진짜로 동에, 서에 번쩍하십니다.ㅎ
언제 또 댕겨 오셨어요?
맑은 물과 푸르른 녹음이 우거진 의림지.
더위가 싹~ 가셨겠습니다.
방글방글
2011년 5월 28일 at 8:26 오전
충북 제천에 지인이 살고 있습니다만
이렇게 좋은 곳을 안내받지는 못하였습니다.
다음번에 갈 기회가 주어지면
‘의림지’를 꼭 함께 다녀와야겠습니다.
저의 방으로 모셔 가렵니다.~
즐거운 주말 되시고
싱그러운 오월을 잘 마무리 하셔요. ^*^ ^*^
綠園
2011년 5월 28일 at 9:41 오전
좋은 곳으로 나들이 하셨네요.
맑은 물의 저수지, 초록의 나무들, 상쾌한 공기, 즐거운 하루가 되셨지요?
늘 평안하시고 건강하세요~ ^^
데레사
2011년 5월 28일 at 10:13 오전
풀사님.
천하에 백수가 어딘들 못가겠어요?
그냥 옆에서 가자 하면 따라 가는거랍니다. ㅎㅎ
데레사
2011년 5월 28일 at 10:13 오전
방글이님.
아는 사람이 제천에 있다면 당근 가보아야지…
다음에는 꼭 가보세요.
데레사
2011년 5월 28일 at 10:14 오전
녹원님.
고맙습니다.
계절은 벌써 초여름이네요.
가보의집
2011년 5월 28일 at 10:35 오전
데레사님
제천에 다녀오셨네요
초여름이 물씬 납니다 호수가에서 "호반의 벤치에"내님은 누그일까
어 어디계실까 하는 그 호반에 노래가 생각 납니다만
한사람 없든가요ㅎㅎㅎㅎㅎㅎㅎ
학창시절에 소품가서 부르던생각 이나서요 ㅋㅋㅋㅋㅋ
우산(又山)
2011년 5월 28일 at 1:12 오후
의림지가 많이 좋아졌군요.
한 20여년 전에 들린 적이 있는데…
다시 가 봐야 하겠습니다.
우리나라 산천이 이젠 뽐낼 때가 됐습니다.
많이 다니며 구경을 해야 하겠습니다.
시원한 분수가 보기 좋습니다.
엄마
2011년 5월 28일 at 1:22 오후
////\\..
. q ∧ ∧ p.
.(└──┘).
♬ 한주시작 ♪
^ 데레사님 , 즐건일만생기시길.
데레사
2011년 5월 28일 at 3:14 오후
가보님.
호반의 벤치는 사람이 많아서 내차지가 안왔어요.
ㅎㅎ
데레사
2011년 5월 28일 at 3:15 오후
우산님.
저도 슬슬 우리산천 경개 구경 다닐려고요.
좀 덥겠지만 여기저기 계획하고 있는 곳이 몇 곳 있어서
부지런히 떠나 볼려고요.
데레사
2011년 5월 28일 at 3:15 오후
엄마님도
즐거운 해피 윜앤 하시길 바래요.
수홍
2011년 5월 29일 at 1:02 오전
의림지 가 본지도 꽤 오래되었군요.
제천쪽에 들리만한 곳이 꽤 많은데…
원주에서 내려오다 보면 탁사정
조금 밑으로 내려가면 베론성지
더 내려가면 의림지…
김삿갓 묘 등
충주쪽으로 돌리면 단양팔경 등
제가 좋아 하는 코스로 전엔 사진찍으러 많이 돌아 다녔던 기억이 있는 곳이네요.
데레사
2011년 5월 29일 at 1:44 오전
수홍님.
신자니까 베론성지는 당연히 여러번 갔었고 김삿갓 묘도 오래전에
가보긴 했습니다.
그쪽방면으로 가면 지금이 제일 좋은 철인것 같더라구요.
아멜리에
2011년 5월 29일 at 1:56 오전
의림지를 다녀오셨군요. 바로 며칠 전에 티브이에서 봤는데.. 의림지에서만 자라는 수생식물을 되살리려 한다는 거,
저기 당귀잎 너무 맛있어요. 전 친구가 원주 가서 직접 캐온 걸 나눠줬었거든요. 향기롭고 달고, 앙앙,,
데레사
2011년 5월 29일 at 2:09 오전
아멜리에님.
의림지가 텔레비젼에 나왔어요?
못 봤어요. 암튼 제천시에서 무척 애를 쓰고 있는것 같았어요.
저 나물, 맛있군요. 나는 안먹어 봐서….
순이
2011년 5월 29일 at 6:20 오전
여행 전문가 십니다.
바삐 다니시면서 이런 결과물을 내니까 보람있으시겠습니다.
사진도 잘찍으시고 해설도 재미있구요.
멋진 일입니다.
샘물
2011년 5월 29일 at 7:58 오전
데레사님,
밀짚모자까지 만들 줄 알던 언니를 두심은 데레사님 구비구비 추억도 많을 한 생을 사신데 공헌한 셈이니 좋으시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어려서는 무엇을 보아도 참 신기했었거든요. 저는 아주 어려서 엄마가 헝겊으로 제게 지갑을 만들어 주셨는데 그 옆에서 고모도 살짝 만들고 있었던지… 갑자기 두개가 된 지갑을 보면서 요술처럼 놀랐던 그 때의 느낌은 지금도 생생하거든요.
제천을 자꾸 소개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가볼 곳이 많아졌어요. 제천가서 데레사님 방에 와서 다시 갈 곳 챙겨보아야겠습니다.
엿장수의 이야기는 제게는 이상한 나라 엘리스격입니다. 가슴 훈훈한 정경.
데레사
2011년 5월 29일 at 9:17 오전
순이님.
고마워요.
그냥 자기멋에 취해서 이러고 사는건데 칭찬 해주시기 너무
고맙습니다.
데레사
2011년 5월 29일 at 9:20 오전
샘물님.
그 언니와 함께 6월 중순에 어릴적 살았던 영덕쪽으로 여행을 갈겁니다.
여든이 다된 언니의 소원이라서요.
언니는 그곳에서 옛 친구나 친척들을 찾아보고 싶다고 하는데 살아 계실
분들이 얼마나 계실지 모르겠어요.
제천, 참 좋은곳이에요.
도리모친
2011년 5월 29일 at 1:27 오후
해외건 국내건 가셨다하면
빠지지 않고 들리시는 시장구경.^^*
의림지 풍광도 좋지만
제천시장의 먹거리들이 푸짐해서 좋습니다. 그죠?
데레사
2011년 5월 29일 at 8:36 오후
도리모친님.
먹는걸 좋아하다 보니 시장가기를 좋아합니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