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산항에서 저녁을 먹고 일찍 숙소로 돌아가 봤자 할일도 없고
풍력발전단지의 야경이나 볼려고 차를그쪽으로 몰았다.이곳으로 오기
전에 인터넷으로 검색을 했드니 풍력발전단지는 낮에도 볼거리가
좋지만 야경이 아주 멋지다고 해서 나온 김에 찾아 나선것이다.
영덕읍 창포리, 동해바다를 바라보는 언덕에 있는 풍력발전단지는
2005,3, 21 부터 가동을 시작하였으며 이곳의 발전량 96,680메가와트는
영덕군민 전체가 1년간 사용할 수 있는 양이라고 한다.
16만 6,117 평방킬로 의 넓이에 1,650 킬로와트급 발전기가 24대가
있으며 변전소, 송전선로, 홍보관등의 시설이 있다.
풍력단지 조금 못 미쳐서 만난 빛의거리 다.
길지는 않았지만 한적한 바닷가 길에 이렇게 아름다운 빛을
비추는 길이 있다니 ….. 지나는 자동차에서 내린 사람들이 저마다
사진을 찍느라 꽤 부산하다.
모든 일에 무관심해 진 언니는 자동차에서 내릴려고도 하지 않는다.
사실 이번 여행은 언니가 소원해서 떠난것인데 언니는 축산항에서
바다도 한번 안 쳐다보고 그 비싼 영덕대게도 먹는둥마는둥 하드니
이 아름다운 경치도 쳐다볼려고도 않는다.
아무리 해도 언니에게 무슨 큰 변고가 생기고 있는것 같다.
돌아가면 조카들에게 의논해서 병원에 한번 모셔 가 보라고 해야할것
같다.
카메라가 좀 더좋고 사진 찍는 기술이 좀 더 좋았드라면 아주
멋진 작품도 나올수 있는 곳인데….. 아쉽다.
창포말 등대, 빛의거리 바로 옆에 있다.
풍력발전단지의 발전기다. 80미터 높이의 타워에 직경 82 미터에
이르는 거대한 날개,
이곳에는 24개의 발전기가 있다.
너무나 관심이 없어하는 언니를 두고 우리끼리만 올라 갈 수도 없고
우리는 발전단지 입구에서 만난 한 발전기만 바라보면서 수시로
변하는 색깔에 감탄하면서 몇장의 사진만 찍었다.
이 사진들은 모두 가장 입구에 있는 한 발전기만 찍은 것이다.
계속해서 다른 빛으로 바뀌는 모습을 찍어 본 것일뿐이다.
이 풍력발전단지는 구불구불 길을 돌아 높이 오르면서 하나씩 발전기를
만날 수 있는데 우리는 가장 입구의것 하나만 보고 숙소로 돌아 올수
밖에 없었다.
숙소인 영덕경찰수련원에 붙어 있는 영덕관광 안내도다.
이 중에서 몇곳을 가볼수 있을런지…
언니는 우리집에서 하룻밤 자고 여기서 하루, 경주보문단지에서 하루,
이렇게 3박 4일을 같이 하는 동안 내내 가방만 뒤진다.
" 너 줄려고 썬크림 한개 사왔다" 로 말을 시작하드니 그 썬크림을
찾느라 3박4일 내내 가방을 뒤지고 또 뒤지고…. 그래도 결국은
썬크림이 나오질 않았다.
내게 주기위해서 사긴 산 모양인데 가방에 넣는걸 잊어 버린듯….
여기 보이는 숲 너머가 고래불해수욕장이다. 강구항에서 시작하여
이곳까지 50킬로미터의 해안길이 영덕의 불루로드 다.
숙소 울타리에 핀 장미, 물론 언니는 쳐다보지도 않는다. 정확하게 말해서
주변은 커녕 숙소마당을 둘러보지도 않는다.
광주로 시집 간 우리 언니, 언니는 노래도 잘 부르고 달리기도 잘하고
무용도 잘하고 공부도 잘했다. 나와 달리 얼굴도 예뻤고.
주산지를 들리면서 청송을 지날때 언니가 옛날에 근무했던 학교 부근이길래
"언니 이곳 생각 나? 언니가 선생했던 청송땅이야" 하면서 "한번 들려볼까"
했드니 그 말에 아무 관심도 없었다.
아아, 늙는다는것이 이런것이구나,
언니를 보면서 무섭기도 하고 불쌍하기도 하고 때로는 귀찮기도 한
이 묘한 기분, 울고 싶다.
언니의 오늘 모습이 몇년 후의 내모습일것만 같은 불안감, 몸과 함께
마음도 늙고 병들어 가는게 싫다.
흙둔지
2011년 7월 3일 at 8:24 오후
야경 그런대로 멋지게 담으셨는데요 뭐~
마치 반딧불 풍광을 찍으신 것 같습니다.
사진 욕심은 사진을 그르치기 일쑤인 것 같더라구요.
언니 걱정이 보통이 아니신 것 같아 조금 걱정됩니다.
데레사님은 늙는다는거 겸손하게 받아들이시라 믿습니다.
나이들어 간다는건 자기 자신을 비우는 일이라면서요…
데레사
2011년 7월 3일 at 8:36 오후
흙둔지님.
언제나 일찍 일어나시는군요.
사진, 욕심을 낼 실력은 아니지만 좀더 멋지게 찍어보고 싶긴 해요. ㅎㅎ
늙어도 정신줄만은 놓지 말아야 할텐데 정말 걱정스러워요.
정신이 있어야 자신을 비우든지 말든지 할텐데…
오병규
2011년 7월 3일 at 8:37 오후
빛의 거리라는 데를 보니 마치 중국에서 많이 본듯한 광경입니다.
중국 아이들 늘 저렇게 이상한 쪽으로 장식 하기를 좋아 하거든요.
솔직히 저런 식으로 장식하며 전력을 낭비할 필요가 있을까 싶기도 하고….
그래도 누님 덕분에 화려한(?)구경은 잘 하고 있습니다.
어제 이곳은 비가 엄청 왔습니다.
개울이 불어 앞 집을 가려면 500m 하류에 있는 다리를 이용해야 합니다.
장맛비에 건강 유의 하십시오.
데레사
2011년 7월 3일 at 8:54 오후
종씨님.
그러고 보니 북경에서도 저와 비슷한 거리를 만난것 같습니다.
세계가 점점 서로 닮아가나 봅니다. ㅎㅎ
여기도 비는 많이 왔어요. 지금도 부슬부슬 내리고 있나봐요.
가보의집
2011년 7월 3일 at 9:14 오후
데레사님
영덕풍력발전단지도 있군요
그 야경 볼만 합니다
이곳에서 치매 징조가 시작되는사람들이
물건 없어졌다 하여서 보니 가방에 넣어서 다른 빈방에다 두고 는
갔다둔 곳을 못찾는다 합니다
또 어느분은 어디가야 한다고 외출하여서는 못 찾아 오고요
어니가 좀 걱정이 되네요
데레사
2011년 7월 3일 at 10:49 오후
가보님.
그래서 걱정입니다.
조카들과 의논했는데 병원에 다녀왔다는 소식이 아직은
없네요.
노당큰형부
2011년 7월 3일 at 11:13 오후
ㅎㅎ
걱정이 많으시지요?
언니분의 쾌유를 바랍니다.
아름다운 사진 잘봅니다.
쿡~~~
화창
2011년 7월 4일 at 12:32 오전
무관심도 병이긴 하지만.. 꼭 와보고 싶었던 곳에와서 아무런 감흥이 없다는 것은 마음에 병이 있던가….. 함 병원에세 진찰을 받아보시는 것도 괜찮으시겠네요!
풀잎피리
2011년 7월 4일 at 1:29 오전
영덕엔 대게만 있는 것이 아니군요.
풍력발전기 야경이 참으로 멋집니다.
사진 욕심이 자꾸 나지요? ㅎㅎㅎ
최용복
2011년 7월 4일 at 6:08 오전
영덕의 야경모습 장관이네요!
밤의 모습들 잘 찍으셨어요.
물론 야경엔 삼각대가 있으면 도움이 되죠. 잘 아시겠지만…
왕소금
2011년 7월 4일 at 6:46 오전
풍력발전기 날개 지름이 82m나 된다는 것 덕분에 처음 알았어요.
그리고…
언니분께서 건강에 아무런 이상이 없기를 빌어요.
데레사
2011년 7월 4일 at 9:36 오전
노당님.
조카들에게서 연락이 없네요.
병원에 모시고 가서 진찰 받아 보라고 했는데…
자꾸 독촉 할수도 없고요.
고맙습니다.
데레사
2011년 7월 4일 at 9:36 오전
화창님.
네 그렇게 하기로 했습니다.
고맙습니다.
데레사
2011년 7월 4일 at 9:37 오전
풀잎피리님.
풍력발전소 야경이 올라갈수록 멋진데 우리는 맨 입구의것 하나만
보고 왔습니다.
네, 사진 욕심 나구말구요.
데레사
2011년 7월 4일 at 9:38 오전
정선규님.
영덕에 사시나 봐요.
그럼 그런걸 군청에 한번 시민의 이름으로 진정을 해보시지 그랬어요?
사람마다 보는 눈에 다 틀리니까 모처럼 찾은 우리 같은 관광객에게는
나쁘지 않던데요.
데레사
2011년 7월 4일 at 9:38 오전
최용복님.
제 카메라 똑딱이 디카라 삼각대 같은건 아예 없어요.
돈 모아서 카메라 하나 장만해야 겠습니다. ㅎㅎ
데레사
2011년 7월 4일 at 9:39 오전
왕소금님.
풍력발전소가 많이 생기면 공해도 없고 좋은데 사철 바람이 부는 곳이라야
가능하다고 그러던데요.
그래서 언덕에다 세운것 같았어요.
해맑음이
2011년 7월 4일 at 11:54 오전
이곳 저곳 3박4일간의 여정으로 둘러보았는데,
언니는 어떤 곳에서조차 눈길을 주지 않으셨군요.
데레사님의 언니를 향한 안타까운 마음과 아픈 마음들이
곳곳마다 베어있어서 가슴이 아픕니다.
나이 들어간다는 것은 유쾌한 일은 아니지만,
그럼에도 건강하게 나이듦에 대해 생각해보게 됩니다.
언니도 그렇지만,
데레사님도 늘 건강하셨음 좋겠습니다.
그리고,
풍력발전의 야경 멋있어요^^
데레사
2011년 7월 4일 at 12:05 오후
해맑음이님.
고마워요.
나이들어 간다는게 이제는 무서워 질려고 하네요.
더 열심히 살면서 더 열심히 기도해야 겠습니다.
아멜리에
2011년 7월 4일 at 1:33 오후
풍력단지 야경도 멋지고, 창포말 등대도 너무 예쁜데.. 데레사 님 언니가 그러시구나..
제 생각엔 치매 초기 증상인 것 같기도 하고, 단순히 피곤하고 기력이 없어서 그러신 걸 수도 있고, 그래도 꼭 병원에 모시고 가서 정밀 진찰을 함 받아보세요.
나이든다는 건 어쩔 수 없어도 전 데레사 님은 90 살이 되셔도 초롱초롱하실 거라고 믿고 있습니다. 데레사 님은 늘 합리적으로 움직이시고, 건강하게 지내시잖아요. 아잣@!
데레사
2011년 7월 4일 at 2:38 오후
아멜리에님.
조카들에게 단단히 일러 두었습니다.
정말 단순히 피곤해서 그런거라면 얼마나 좋을까요?
고마워요.
말그미
2011년 7월 4일 at 4:07 오후
영덕에 저리 아름다운 거리가 있다니요?
정말 의외입니다.
영덕이라면 대게가 유명하다는 것만 알고 있습니다.
언니 때문에 많이 걱정이 되시지요?
아무래도 그 ‘무표정’이 심상찮은 것 같아
같이 염려가 됩니다.
병원에 가 보셔야 될 듯합니다.
데레사님도 늘 건강하시길 진심으로 바랍니다.
데레사
2011년 7월 4일 at 7:01 오후
말그미님.
영덕의 불루로드 따라 걸으면 볼거리가 아주 많아요.
우리는 언니가 그래서 몇군데 못 들렸지만 시간을 갖고 다니면
정말 볼거리가 많은 곳이에요.
고맙습니다.
아지아
2011년 7월 4일 at 10:15 오후
한 번도 가 본일 영덕을 보며 열심히 느껴야 할 곳인데…
묘한 안타까움이어서…
누구에게나 시작과 끝은 다르지만 닥쳐야 할 경로이라서 슬퍼집니다
더욱이 우리세대는 지나온 길이 더 멀어졌네요
툭툭 털고 열심히 다리 힘 올립시다
揖按
2011년 7월 4일 at 11:44 오후
경치는 아름답지만, 안 좋은 소식이네요…
데레사
2011년 7월 5일 at 12:28 오전
아지아님.
그래도 힘내면서 살아야겠지요.
운동 열심히 하고 열심히 돌아다니면서 살기로 해요.
고맙습니다.
데레사
2011년 7월 5일 at 12:28 오전
읍안님.
네, 마음이 무척 아픕니다.
okdol
2011년 7월 5일 at 12:42 오전
등대…풍력발전기… 아릅답습니다.
언니 걱정하시는 마음,
가슴 뭉클합니다.
데레사
2011년 7월 5일 at 12:46 오전
옥돌님.
영덕이 이번에 가보니까 참 아름다운 고장이더라구요.
어릴때는 못랐거든요.
고맙습니다.
뽈송
2011년 7월 5일 at 1:04 오전
카메라가 어땠는지는 몰라도 내가 보기엔 사진 잘 찍으셨네요.
그런데 밤에 찍는 사진은 우선 고정대가 있어야 제대로 사진이 나오는 것 같습니다.
언니를 걱정하는 동생을 보는 것 같습니다. 저도 우리 누님이 많이 그래셨죠.
그래도 따듯한 가족이 있는 언니는 행복한 분이신가 봅니다.
이정생
2011년 7월 5일 at 2:44 오전
한국은 이제 정말 스타일 면에서는 세계 어디에도 빠지지 않는 그런 센스를 자랑하는 곳인데, 아무리 좋은 곳도 함께 하셨던 동행자가 맘이 그러셨다면 데레사님 마음도 많이
우울하셨을 것 같네요. 그래도 시간이 흐르면 좋은 추억으로 남으실 거에요. 무엇보다
데레사님 언니분께서 좀 더 활기를 찾으시게 되길 기도합니다.^^
데레사
2011년 7월 5일 at 7:54 오전
뽈송님.
고맙습니다. 사진을 좀 잘 찍고 싶은건 마음뿐이고 잘 안되거든요.
이 사진, 여러장 중에서 그나마 골라낸 거랍니다.
데레사
2011년 7월 5일 at 7:55 오전
이정생님.
언니가 빨리 나아졌으면 좋을텐데 연락이 없네요.
자꾸 독촉하기도 그렇고 조카들이 있고 형부가 있으니까 아마
지금 뭔가 하고 있을겁니다.
寒菊忍
2011년 7월 5일 at 8:17 오전
형님(언니)의 쾌유를 기원합니다.
데레사
2011년 7월 5일 at 8:29 오전
한국인님.
고맙습니다.
인생이란 이렇게 허물어지면서 늙어가나 봅니다.
다사랑
2011년 7월 5일 at 10:06 오전
글을 읽으며 데레사님의 언니를 향한 사랑이 진하게 느껴집니다.
얼마나 걱정이 되시겠어요.
얼른 병원에 가셔야 할듯 싶습니다. 우울증에 걸리셨나봐요.
정확한 진단을 받으시고..빨리 쾌유하시길…
저도 두렵네요.
나중에 제 모습이 어떨런지…
데레사
2011년 7월 5일 at 10:23 오전
다사랑님.
지금 자카르타지요?
무척 더울텐데….
조카가 간호사라 병원에 데려 갔을텐데 연락이 없네요.
본인한테는 물을수도 없고..
맞아요. 우리 모두의 앞으로의 모습이 걱정 스러워요.
북한산.
2011년 7월 5일 at 11:16 오후
영덕에도 풍력발전기가 있었군요. 야경사진 잘담으셨네요. 야경은 삼각대가 필수인데도 디카로도 잘직으셨어요.
데레사
2011년 7월 5일 at 11:33 오후
북한산님.
이곳 풍력발전소는 아마 대관령 다음으로 클겁니다.
스물네기나 있던데요.
제가 다 못 돌아보아서 유감입니다만.
추억
2011년 7월 6일 at 1:02 오전
영덕 풍력발전소 바로 밑에 대구대 영덕연수원이 잇는데 호텔급의 새로지은 바다가 거실 침대에서 바로 내려다 보이는 경관좋습네다. 미리 알아 부탁했으면 제가 예약을 해 드릴 것인데,,,ㅠㅠ
데레사
2011년 7월 6일 at 7:41 오전
추억님.
그러시군요.
저는 고래불에 있는 경찰수련원에서 잤어요.
고맙습니다.
와암(臥岩)
2011년 7월 6일 at 10:45 오후
"몸과 함께 마음도 병들어가는 게 싫다.",
이 마지막 문장 읽으면서 눈물이 고였습니다.
삶,
천년만년 살 것처럼 그렇게 아둥바둥거리다가 어느 날 늙음이 찾아들고,
또 정신과 육신에 아픔머저 기어드니 말예요.
이 글 읽으면서,
언니 떄문에 ‘데레사’님께서 너무 충격 받을까봐 진정 걱정이 앞섭니다.
너무 신경 쓰시지 않는 게 좋을 것 같다는 생각입니다.
영덕 바람개비,
그 곳의 야경은 처음이군요.
좋은 구경거리 였습니다.
추천은 물론이고요.
데레사
2011년 7월 6일 at 11:08 오후
와암님.
우린 입구의 딱 한개만 보았을뿐입니다.
올라가면서 계속 이러지는 발전기의 색변화가 정말 멋있다고 하는데
더 이상 못 갔거든요.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