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기군수였던 주세붕 선생이 고려말의 유현인 안향(安珦) 선생의 연고지
에다 중종 37년(1542년)에 사묘를 세워 선생의 위패를 봉안하고
다음해에는 학사를 건립하여 백운동서원을 창건한데서 소수서원이
비롯되었다고 한다.
명종5년(1550년)에 퇴계 이황선생이 풍기군수로 재임하면서 나라에 건의,
왕으로 부터 소수서원이라는 사액(賜額)을 받게 되어 최초의 사액서원이자
공인된 사립 고등교육기관이 되었다는 소수서원은 한국 정신문화의 창출지며
민족교육의 산실이기도 하다.
우리가 찾아간 날, 소수서원에는 행사가 있었다. 경북지역의 여러 고등학교의
학생들이 단체로 많이 와 있었다.
두루마기를 입은 어른들도 보이길래 무슨 행사냐고 물었드니 술 마시는 법을
가르치는 행사라고 했다.
도 유형문화제 330호로 지정된 명종의 어필
이 현판은 건물 안에 걸려 있어서 자칫 그냥 지나치기 쉽다. 나도 지난
가을에 왔을때는 보지 못했다.
오늘 이 학생들은 참 좋은 공부를 하고 있다. 술마시는 법을 배우고
나면 술취했다고 함부로 주정하거나 행패부리는 그런 짓은 안하리라.
하이얀 모시 두루마기를 입은 노인들이 유학자들인듯….
서원이 너무 복잡해서 대강 한바퀴 둘러보고는 서원 앞 솔밭에서 솔향기를
마셔본다.
소나무에서 뿜어져 나오는 피톤치드를 오늘 실컷 마시고 가야지…
이 아름드리 소나무들은 아마 수백년은 되었으리라.
소수서원의 자리가 옛날 숙수사라는 절터였다니까 어쩌면 소나무들은 그때
부터 심어져 있었던게 아닐런지…
간간히 붉은 소나무도 섞여 있다.
특별히 약용으로 쓰이는건 잘 모르지만 우리가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소나무의 효용가치는 여러모로 많다.
어린 솔잎차는 고혈압에 좋다고 하며 송화가루로는 다식을 만들고
솔방울로는 술도 담근다.
그리고 추석때 송편은 솔잎을 켜켜에 넣고 찐다.
우리들 어린시절 흉년이 들었을때는 송기를 벗겨서 떡을 해 먹었다.
뻘건 황토빛갈의 송기떡은 맛도 없었고 먹고나서 화장실 보는 일이 쉽지가
않았지만 먹을게 없던 시절의 이 송기떡은 허기를 면하게 해주는 고마운
먹거리이기도 했다.
그리고 송진, 소나무 옹이에 붙어있는 하얀 송진을 떼서 늘려서 손톱에다
매니큐어처럼 칠하기도 했고 밀과 함께 씹어서 껍을 만들기도 했었지.
소나무 사진만 찍다 보니 배병우 사진작가가 생각난다.
그분은 소나무 사진만을 찍는다고 했던것 같은데 오늘 나도 그 분의 흉내를
실컷 내보며 웃는다.
백운동 경자바위다.
백운동이라는 글씨는 퇴계 이황의 글씨로 전해지고 있으며
"敬" 자는 주세붕 선생이 직접 써서 새긴것이라고 한다.
유교의 근본 사상인 敬天愛人 머릿글자이다.
세조 3년 (1457년) 단종복위 거사 실패로 이 고을 순흥 사람들은 정축지변
이라는 참화를 당하게 되어 그때 참화를 당한 사람들의 피가 이 죽계천을
따라 10여리를 흘러가 멎은 곳을지금도 피끝마을이라고 부르고 있으며
그때 희생당한 사람들이 이 죽계천에 수장되면서 밤마다 억울한 넋들의
울음소리를 듣게 되어 당시 풍기군수 주세붕 선생이 바위에 글을 쓰고
붉은칠을 하고 제사를 지내 원혼을 달랬드니 울음소리가 그쳤다고
하는 전실이 내려 온다고 한다.(서원 안내문에서 옮김)
소수서원이 있는 이곳영주의 순흥은 세조가 왕위에 오르는것을 반대한 금성대군이
귀양 와서 단종복위 운동을 하다 사전 탄로로 많은 이들이 희생된 곳으로
소수서원 부근에는 금성대군 신단이 있다.
가을, 사과가 익어갈 때 이곳을 오면 죽령고개에서 부터 부석사 까지
사과밭이 이어지고 은행나무 가로수가 노랗게 물들어서 정말 좋은데
이번 가을에 또 올수 있을런지 모르겠다.
풍기장 구경을 와서 덤으로 선비촌과 소수서원을 돌아보고 집으로 왔는데도
7시 30분밖에 안되었으니 그리 먼곳은 아니다.
금자
2011년 7월 23일 at 7:47 오후
장차 나라를 이끌어갈 학생들이 어른들에게 술마시는 법을 배우는게 좋겠지요.
우리남편은 8년전까지 술주정을 해서 얼마나 지옥으로 살았는지…
두아들 보며 살았답니다. 방금 일어나서 일등인것 같습니다.ㅎㅎㅎ
미뉴엣♡。
2011년 7월 23일 at 7:50 오후
선비촌을비롯, 소나무, 소수서원
이런 어휘에서 한 여름의 피서가
되는 이미지 효과가 있는 듯해요..ㅎ
한국정신문화 교육의 산실이라할
수있는 소수서원같은 전통학당이
도시에서 활성화가되면 좋겠네요.
안영일
2011년 7월 23일 at 8:42 오후
안녕하세요, 아이들이 짖굿게 자라면서 부모에게 어디서 나왔냐하며는 ,*다리 밑에서 줏러왔다고하는 유래* 이조시대의 소수서원이니 .봉화 안동쪽에 유림이성하고 지금에 대학교격인 서원이 이주위에 대단한 세력이었나봄니다, *지금의 대학교격이니 모여드는 양반젊은이들 다똑똑하고 젊은이들이 모여서 생활하니 동년의 처자들과의 불행한 사생아들이많았나봄니다, 그러면 서원인근 주위다리밑에 강포에 일시 날자적어넣어서 아기를 버리면 전국에 그때도 불임가족이많어서 안동쪽 서원 다리밑에서 줏어온 이이라하며는 상놈의 씨앗이아닌 DNA유전자가 좋아서인지 ?전국에서 서원들있는쪽에서 다리밑에 버려지는 아이는 수요가 공급을 못따라가서 항상 유명했다함니다, 태생이 양반의 씨이니 ?
종지를 중시했던 이씨조선때의 성품습으로 다리밑에서줏어왔다는 이야기입니다, 건강하십시요,
벤조
2011년 7월 23일 at 9:13 오후
제가 먹어 본 사과 중에 가장 맛있었던 것이 바로 영주 부석사 근처의 과수원 것.
벌써 40여년 전 일입니다.
저 술마시는 법 가르치는 데에는 여학생은 없겠지요?
가보의집
2011년 7월 23일 at 9:32 오후
데레사님
옛날에 술은어른들한테 배워야 한다고 하였지요
술마시는법을 학생한테 가르키네요…
필요하기는해도 술 문화 가요
우리기독교는 술은 금하는데 군에가면 상사들이 억지로 배우게 하는것이
술과 답배이지요
소나무들이 에술적으로 자라데요
저도 늘 관심있게 봅니다
즐거운 주일 되세요
흙둔지
2011년 7월 23일 at 9:43 오후
언젠가 우명한 사찰을 답사해서 그 후기를 쓰고 싶은데
서원도 여기저기 많으니 모두 답사해 후기를 써보고 싶어지더군요.
솔방울은 잇몸치료에 정말 좋다라구요.
잇몸 약하신 분들께 강추하고 싶은 민간요법이지요.
노당큰형부
2011년 7월 23일 at 9:47 오후
데누님의
몸과 마음에 풍기 소수서원의
우람한 솔향기가 가득히 베어 오셨을듯 합니다.
주말 아침 시원하게 비가 쏟아 집니다.
쿡~~~
데레사
2011년 7월 23일 at 10:03 오후
금자님.
일찍 일어나셨군요.
지금은 애들 아빠 술 끊으셨는지요?
한동안 고생 하셨겠습니다.
데레사
2011년 7월 23일 at 10:04 오후
미뉴엣님.
그렇습니다. 아이들이 다 술먹는 예법을 배웠으면 좋겠습니다.
너무 덥고 복잡해서 강의내용을 들어보지는 못했어요.
데레사
2011년 7월 23일 at 10:04 오후
안영일님.
고맙습니다. 그런 일도 있었군요.
데레사
2011년 7월 23일 at 10:06 오후
벤조님.
여학생도 있었던것 같은데요.
작년에 저도 여기서 사과 사서 먹고는 집에 와서 다시 택배로 또
시켰답니다. 영주사과 먹다가 다른지역 사과는 못먹겠던데요.
데레사
2011년 7월 23일 at 10:07 오후
가보님.
술을 잘 먹는법을 가르치는게 아니고 술먹을때의 예절을 가르치는
거에요.
소나무들이 아주 좋았어요.
데레사
2011년 7월 23일 at 10:09 오후
흙둔지님.
서원은 아무래도 경상도쪽에 많은것 같아요.
서원을 다 방문해 보는것도 좋을것 같네요. 개인적으로는 병산서원이
제일 마음에 들었어요.
데레사
2011년 7월 23일 at 10:09 오후
노당님.
비가 아직도 내리나 봅니다.
좀 있다 박태환의 경기가 있다고 하니 열심히 응원합시다.
아지아
2011년 7월 23일 at 10:57 오후
지난번에 가 보고
가슴이 벅찬 곳,
국민학교 6학년 때 우리나라의 최초의 서원은?
이거 입학시험에 꼭 나온다 이넘들아 잘 외어라고 고함치시든 유갑수 선생님
625 때 부상입은 유도하시든 분이셨는데….
지금같았으면 한 번만 가 보면 되는데
데레사님은 모르실텐데…
마시는 법 안 뵈우고 뺑손이쳤네요
담부터는 그라지 마소
해 연
2011년 7월 23일 at 11:04 오후
저는 이곳을
눈이 펑펑 쏟아지는 날 가고 싶어요.ㅎ
눈 오는날 부석사에 가던날 어느 늙은 부부가
눈 올때는 부석사보다 소수서원이 더 멋있다며 중간에서 내렸는데
따라 내리지 못 한걸 지금도 후회 하거던요.ㅎ
기회가 올런지…
오늘도 어제처럼 무덥지는 않겠어요.
okdol
2011년 7월 23일 at 11:57 오후
역사공부에…지리공부….
열심히 공부시켜 주시는데
늘,, 꼴지만 합니다. ㅎㅎ
카스톱
2011년 7월 24일 at 1:08 오전
가을에 다시한번 오셔서 ‘소백산자락길’을 걸어보시길 강추 합니다.
’12개 한국관광의 별’ 생태관광자원부문에서 1,000대 1이라는 바늘구멍을 뚫고
최근 소백산자락길이 한국관광의 별로 선정되었답니다.
揖按
2011년 7월 24일 at 2:55 오전
소수서원이 있어 풍기가 있다 시피 한 것이지요.
정자는 예 그대로인데 나머지는 전부 새 건물이군요…
좋은데 다녀 오셨습니다.
데레사
2011년 7월 24일 at 3:32 오전
아지아님.
술도 못마시긴 하지만 너무 복잡해서 발디딜 틈이 없었어요.
그리고 어린 아이들 배우는 곳에 끼어 들면 안되지요.ㅎㅎ
데레사
2011년 7월 24일 at 3:33 오전
해연님.
눈 내리는날 소수서원을 가려면 일기예보 보고 미리 풍기정도에
가 있어야 하지 않을까요?
나는 단풍철이 더 좋던데요.
데레사
2011년 7월 24일 at 3:34 오전
옥돌님.
꼴찌라도 좋아요.
ㅎㅎㅎ
데레사
2011년 7월 24일 at 3:34 오전
카스톱님.
소백산자락길, 이름부터 아주 정겹네요.
어디서 부터 시작하는 길인지 검색한번 해보고 가봐야 겠어요.
고맙습니다.
데레사
2011년 7월 24일 at 3:36 오전
읍안님.
이번에는 소수서원 안의 전각들을 다 돌지 못했어요.
사람이 너무 많아서요.
그리고 방해하는것 같아서 그냥 입구에서 도로 돌아 나왔답니다.
이강민
2011년 7월 24일 at 4:40 오전
지금도 경상북도 북부지방은 오지라 생각되는데, 그렇게 유명한 서원을 하필이면 영주에 세웠는지 모르겠습니다. 학생들 모으기도 어려웠을텐데요.
하여간, 수수서원이며 소나무며 운치와 경치가 모두 빼어난 곳이군요.
제가 조금 술주사가 있는데요, 그곳에서 엄한 교육을 받고 싶습니다.
아멜리에
2011년 7월 24일 at 4:48 오전
데레사 님 표 소나무군요. 소수서원 보다 소나무라 사진만 봐도 시원함이 느껴져요!
배병우 씨는 주로 경주 소나무를 찍죠. 역사와 같이한 경주의 소나무들.
소수서원의 소나무도 마찬가지일 거라고 짐작. 많은 선비들을 지켜본 소나무네요.
데레사
2011년 7월 24일 at 5:22 오전
이강민님.
그러게 말입니다. 퇴계나 주세붕 같은 분들이 계셨기 때문에 가능했겠지요.
교육받으시고 싶다고요? ㅎㅎ
데레사
2011년 7월 24일 at 5:23 오전
아멜리에님.
경주의 소나무만큼 이곳 소나무도 크고 많았어요.
경주의 신라왕릉의 소나무들도 좋지만 이곳 소나무도 정말 멋지던데
아마 사진작가들도 다녀가지 않았을까요?
샘물
2011년 7월 24일 at 7:01 오전
이곳은 10년전에 가본 것 같습니다.
백운동이라고 씌어진 바위 생각도 나고요.
소나무 향은 더없이 좋고 소나무는 어려서 많이 보아서 그런지 정겹습니다.
가구 중에도 소나무 가구는 으뜸 아닌지요?
최용복
2011년 7월 24일 at 7:04 오전
서원의 모습이 얼핏보면 창덕궁과 비슷하네요.
배병우님 못지않게 소나무 사진들 인상적이네요~~
네. 술은 배워서 마셔야 추태를 부리지 않죠. 공감입니다!!
풀잎사랑
2011년 7월 24일 at 8:48 오전
솔향기 솔솔..
베어 나는 것 같습니다.
더운 날 소나무 그늘 아래에 있으면 땀이 저절로 들어가 버리죠.ㅎㅎ~
영주 구경하심서 맺혔던 이마의 땀도 쌲ㄲㄲㄲ~ㅋ
술 마시는 법을 매운 아이들의 모습.
참 인상적입니다.
말그미
2011년 7월 24일 at 10:07 오전
풍기 가셨던 길에 소수서원을 다녀오셨네요.
다시 옛 선비들의 묵향과 솔 냄새가 나는 듯합니다.
소백산 끝자락이라 풍광도 수려하지요?
저도 초여름에 그곳엘 다녀왔습니다.
친구 집에 차로 그곳서 10여 분 거리였습니다.
소나무가 빼어나게 잘 생겼더군요.
다시 아름다운 기억입니다.
데레사
2011년 7월 24일 at 10:18 오전
샘물님.
다녀 온 곳이군요.
소나무가 아주 커서 그늘도 좋고 향도 좋았어요.
데레사
2011년 7월 24일 at 10:19 오전
최용복님.
술도 어른들 밑에서 배워야 나중에 술로 인한 실수를 안한다고
그러더군요.
그런 면에서 저 아이들은 축복받은 아이들이라고 생각합니다.
데레사
2011년 7월 24일 at 10:20 오전
풀사님.
소나무 그늘에 돗자리 펴고 누웠으면 딱 좋겠던데요.
오늘 중복날, 뭘 많이 드셨는지 궁금하네요.
데레사
2011년 7월 24일 at 10:21 오전
말그미님.
친구분이 그부근에 사시는군요.
풍기쪽에서 부석사로 가면 사과도 유명하지만 단산포도도 유명한데
가을에 다시 가고 싶어요.
염영대
2011년 7월 25일 at 4:15 오전
가지 굽은 소나무의 사진은
완전한 작품입니다.
저도 소나무를 무척 좋아합니다.
좋은 주초가 되시길 바랍니다.
시원 김옥남
2011년 7월 25일 at 4:59 오전
슬픈 역사를 간직한 곳이군요.
피끝마을이라니………
후대에 사는 우리는 다만 그런 사실이 슬플 뿐이나
당시 살벌한 상황에 놓인 그 고을의 백성들에겐
얼마나 큰 탄식과 고통을 주었을까요.
데레사님 덕분에 풍기 삼이 좋다는 정보며 소수서원을 잘 보았습니다.
데레사
2011년 7월 25일 at 5:11 오전
염선생님.
고맙습니다.
더위 안먹도록 잘 지내겠습니다.
데레사
2011년 7월 25일 at 5:12 오전
시원님.
반갑습니다.
선비정신을 지킨다는게 이렇게 큰 고통이 따른다는 사실을 저도
처음 말았습니다.
고마습니다.
추억
2011년 7월 25일 at 10:58 오전
학교다닐때 소수서원 귀가 따갑도록 배웠는데 바로 지척에 두고도 아직 못가보네요. 역사책에 보던 이름을 실제에 보면 신기하기도 하고 감회가 새로운데 소수서원도 그렇겠죠
데레사
2011년 7월 25일 at 3:05 오후
추억님.
대구에서는 멀지도 않는데 안 가보셨군요.
가을에 한번 가보세요.
감회가 새롭고 말고요.
김현수
2011년 7월 27일 at 11:02 오전
말로만 듣던 소수서원의 운치가 빼어납니다.
우아한 소나무 사진도 빼어나네요. 배병우씨가 배아파할 정도입니다.ㅎㅎ,
특히, 열번째 사진은 수작입니다.
데레사
2011년 7월 27일 at 1:00 오후
김현수님.
그럴까요?
배병우씨 흉내라도 냈슴 좋겠습니다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