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해남군 해남읍 연동리에 있는 녹우당 (綠雨堂)은 고산 윤선도가 시문에
열중하며 살았던 곳으로 해남 윤씨 종가의 고택이다. 안채에는 현재
고산의 14대 종손이 거처하고 있으며 녹우당 올라가는 길목에는 고산
윤선도의 유물전시관이 자리하고 있다.
10여년도 훨씬 전에 이곳을 한번 다녀간적이 있는데 그때는 유물전시관도
지어지지 않았고 녹우당 한채만 있었는데 지금은 유물전시관이 지어져서
찾아오는 사람도 많고 아주 번화해 져 버렸다.
솟을대문, 녹우당으로 들어가는 정문인 솟을 대문의 좌우로 행랑채가
ㄱ 자 형으로 되어 있다.
현재 살고 있는 종손의 문패가 붙어있다.
녹우당의 사랑채인 이곳은 효종이 대군시절 사부였던 고산을 흠모
하여 수원에 집을 지어 하사한것을 1668년 이축한 것이다.
녹우당의 당호가 유래된것은 여러 이야기가 있는데 그중 녹우당 앞의
은행나무 잎이 바람이 불면 비처럼 떨어지기 때문에 유래되었다는 이야기와
집 뒤의 대나무 숲에서 부는 바람을 표한한 것 이라고도 한다.
녹우당이란 이 현판은 공재 윤두서 (고산의 증손자) 와 절친한
사이였던 옥동 이서 의 글씨다.
솟을대문 옆으로 있는 행랑채다.
사람이 많고 안채는 또 주인이 거주하고 있기 때문에 조용하게 사랑채만
잠시 들여다 보고 돌아 나올수밖에 없었다.
이 녹우당 뒤 덕음산 중턱에 500여년된 비자나무 400여 그루가 자라고
있는데 고산의 후손들이 나무를 심고 보호한 인공숲으로 문화적,
생태학적 가치가 높아 1972년 7월 천연기념물로 지정하여 보호하고 있다.
이번에는 들어 가 보지는 않았지만.
녹우당 입구의 은행나무
어부사시사 비, 이 비가 있는 곳은 고산기념관의 뒷 마당이다.
아주 잠시 녹우당을 둘러보고 고산 유물전시관으로 내려 왔다.
이 전시관에는 윤두서 자화상 (국보 240호)를 비롯, 해남윤씨가 고화첩,
윤선도 종가 문적, 윤단학 노비허여문가등 소중한 유물이 있다.
백련지, 이 연못을 파고 나온 흙으로 마음 심(心) 형태의 동산을
만들었다고 하며 연지 가운데 정자도 있었다고 하는데 지금은 그냥
연만 심어져 있으며 유물전시관 올라가는 길목에 있다.
전시된 유물들
진본이 아닌 사진을 찍어서 액자로 만든것들이다. 언젠가 뉴스에서
도둑이 들었다는 얘기를 들은적이 있다.
보관에 얼마나 힘이 들까?
진본들은 아래층에 전시되고 있다.
전시관 지하에서는 스탬프를 찍어서 가져가도록 하고 있었다.
엄마들이 자기 아이에게 줄려고 스탬프를 정성껒 찍고 있다.
아래층으로내려오니 진본들이 전시되고 있었는데 이곳은 찰영금지 다.
‘ 이 교지 한장만 몰래 찍어놓고 회심의 미소를……
어부사시사와 오우가의 원본도 있었건만 눈에 담아두는수밖에 없다.
고산 윤선도는 조선조의 문신이며 국문학상 대표적인 시조시인이다.
1587년 한성부에서 태어났으며 6세때 부터 학문을 시작, 24 세에
진사시에 1등으로 합격, 함경도와 강원도등지에 몇번이나 귀양을
갔으나 봉림대군과 안평대군의 사부가 되었으며 예조참의를 지냈다.
1671, 6, 11 보길도 낙서재에서 85세로세상을 뜨시고 1675년 숙종
2월에 이조판서에 증직되고 충헌(忠憲)이라는 시호가 내려졌다.
보길도와 해남에서 고산의 자취를 찾아 다니긴 했지만 역시 주마간산식의
여행이라 아쉽기만 하다.
오우가 ㅡ윤선도ㅡ
내 벗이 몇인가 하니 수석과 송죽이라
동산에 달 오르니 그 더욱 반갑구나
두어라 이 다섯밖에 또 더하여 무엇하리
水
구름빛이 맑다하나 검기를 자주한다
바람 소리 맑다 하나 그칠 때가 많은도다
맑고도 그칠 때 없기는 물뿐인가 하노라
石
꽃은 무슨 일로 피면서 쉬이 지고
풀은 어이하여 푸르는 듯 누르나니
아마도 변치 않음은 바위뿐인가 하노라
松
더우면 꽃이 피고 추우면 잎 지거늘
소나무야 너는 어찌 눈서리를 모르느냐
지하의 뿌리 곧은 줄을 그것으로 아노라
竹
나무도 아닌것이 풀도 아닌것이
곧기는 뉘 시키며 속은 어이 비었느냐
저렇고 사시에 푸르니 그를 좋아 하노라
月
작은 것이 높이 떠서 만물을 다 비치니
밤중의 광명이 너만한 이 또 있느냐
보고도 말 아니하니 내 벗인가 하노라
(고산 56세때인 1642년 인조 20년 금쇄동에서 지은 작품인
산중신곡에 수록된 것이다)
흙둔지
2011년 8월 15일 at 8:11 오후
한때 녹우당이라는 문자에 빠져 허우적거릴 때가 있었지요.
綠雨… 푸른비… 숲속에 내리는 비…
윤선도 선생의 그 감성에 깊이 빠졌었거든요.
참 좋은 곳 다녀 오셨습니다.
미뉴엣♡。
2011년 8월 15일 at 8:37 오후
녹우당-綠雨堂 초록비
아주 우아 근사하네요
{윤선도}하면 ‘오우가’가
우선 떠오르는데 역시
전원적 소박한 명 詩죠..ㅎ
진수
2011년 8월 15일 at 8:50 오후
시청엔 잘 댕기 오셨습니까?
오병규
2011년 8월 15일 at 9:50 오후
해남 윤씨가 그렇게나 명문가 인 줄은
오늘에야 알았습니다.
그리고 공재 윤두서가 고산 선생의
증손인 사실도 오늘 알았고요.
왕비마마
2011년 8월 15일 at 11:35 오후
조믈에도 해남 윤씨 있는데요?
자기 족보를 아는지 모르겠습니당.ㅋㅋ
데레사
2011년 8월 15일 at 11:42 오후
흙둔지님.
덥긴 했지만 좋은곳 다녀왔어요.
옛날에 갔을때는 안채 구경도 했는데 지금은 안채는 못 들어갔습니다.
워낙 사람이 많으니까 공개하기도 어려울 거에요.
고맙습니다.
데레사
2011년 8월 15일 at 11:43 오후
미뉴엣님.
참 좋은 시에요.
연휴 잘 보내셨지요?
데레사
2011년 8월 15일 at 11:43 오후
진수님.
잘 댕겨오고 말고요.
데레사
2011년 8월 15일 at 11:44 오후
종씨님.
해남 윤씨, 아주 명문가에요. 그리고 선조들의 유품들을 잘 지키는
사람들이기도 하고요.
해주 오씨도 한번 조사해 봐야 겠어요.
데레사
2011년 8월 15일 at 11:45 오후
왕비마마님.
맞아요. 윤씨, 그런데 해남인지 아닌지는 잘 모르겠습니다만….
설마 자기 족보야 알겠지요?
해맑음이
2011년 8월 16일 at 1:13 오전
늘 학창시절 국어시간때 고산 윤선도의 그 유명한
<어부사시사>에 관한 문제들을 접했던 기억이 많이
나네요. 특히,
윤선도의 <오우가>와 "산중신곡"…..
빨간펜으로 밑줄 쫙~~~ 긋던 생각은 더 많이 납니다^^
솟을 대문이 더 정감이 가네요.
그리고 녹우당 입구의 은행나무 역시
세월만큼이나 풍채가 위풍당당한데요^^
말그미
2011년 8월 16일 at 1:19 오전
영주 순흥에 사는 한스빌이란 친구가 사는 동네,
친구 집엘 가니 당호가 ‘慈雨堂’이라고 씌어 있어
가만히 보니 이곳 ‘綠雨堂’에서 따 왔는가도 싶습니다.
한 번도 못 가 본 곳이라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노당큰형부
2011년 8월 16일 at 1:20 오전
윤선도의 오우가.
水石松竹月을
또 읊어 봅니다 ^^*
수고 하셨습니다.
데레사
2011년 8월 16일 at 1:22 오전
해맑음이님.
학창시절에 많이 외웠던 것이지요.
저 은행나무가 바로 녹우당이란 당호를 짓게 된 연유의 은행나무이에요.
데레사
2011년 8월 16일 at 1:23 오전
말그미님.
영주도 역사의 고장이지요. 순흥도 가본곳입니다.
보길도는 동백꽃 필때 가면 아주 좋을것 같은데 또 다시 가질려는지
모르겠어요.
데레사
2011년 8월 16일 at 1:24 오전
노당님.
많이 읊어 보세요.
고산의 흥취가 그대로 묻어날 것입니다.
최용복
2011년 8월 16일 at 5:58 오전
누구든지 주마간산으로 다니게 되죠.
입구의 은행나무 근사하네요^^
진본이 아닌 사진들을 전시한다니 놀랍습니다!
나의정원
2011년 8월 16일 at 7:13 오전
어부사시가의 시조 구절이 절로 읊어지네요.
참으로 한국다운 모습의 정경이 아름답네요.
백련지의 모습이 정말 곱습니다.
잘 보고 갑니다.
가보의집
2011년 8월 16일 at 7:16 오전
데레사님
참으로 감탄합니다 데레사님을요….
데레사님 덕택으로 이러한 귀한것을 접 합니다.
여고시절 어부사시만 기억 하지요
감사 감사 합니다
공주에는 또 비가오려나 봅니다
왕소금
2011년 8월 16일 at 8:28 오전
한옥이 정갈하게 관리되고 있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수석송죽월…5우가가 바로 이들을 노래한 것임을 시험 다 끝난 나이에서야
알게 되었으니 그간 시험을 잘 치루었을리가 없겠지요?ㅎ^^
데레사
2011년 8월 16일 at 10:17 오전
최용복님.
진본은 아래층에 있었어요. 사진을 못찍게 해서 구경만 했습니다.
위에는 저렇게 사진을 진열해놓고 사진을 마음대로 찍게 했어요.
데레사
2011년 8월 16일 at 10:18 오전
나의정원님.
윤선도만 생각하면 누구든 어부사시사가 떠오르지요.
그만큼 유명한 시며 유명한 사람이라서 그런가 봅니다.
데레사
2011년 8월 16일 at 10:18 오전
가보님.
여기도 장대줄비가 쏟아지고 있습니다.
너무 내려서 이제는 비가 지긋지긋 합니다.
데레사
2011년 8월 16일 at 10:19 오전
왕소금님.
ㅎㅎㅎ 그때 알았다가 잊어버리셨겠지요.
갑자기 웬 시험타령이에요?
구산(久山)
2011년 8월 16일 at 11:45 오전
녹우당을 가본지 벌써 7-8년이 넘는군요!
그동안 많이 변한것도 있고 해서 생소해 보입니다.
아름다운 고택을 보여주심에 감사를 드립니다.
지겹게도 비가 많이 오는군요! ㅋ
풀잎사랑
2011년 8월 16일 at 12:15 오후
울 시조할아부지댁.ㅎㅎㅎ~
몇년전 해남을 갈 일이 있어서 들려 구경했던 녹우당입니다.
당시엔 노란은행잎이 카펫처럼 쫘악~ 깔려 있어서 너무너무 좋았었지요.
해남도 두루둘 많이 구경을 하시고 오셨네요?
아제아제
2011년 8월 16일 at 12:34 오후
이 더운 날씨에
여행 몸조심하시고
언제나 건강하세요.
너무 무리하지 마시고.
나이가 있어
먼 여행이 힘에 부칠때가 있을것입니다.
천천히
데레사님 템포대로
좋은것 아름다운것
많이 느끼고 보고 오십시요.
와암(臥岩)
2011년 8월 16일 at 12:39 오후
‘녹우당’,
옛 사대부가가 다 그렇겠지만,
너무 많은 民草들의 기름을 짠 것 같아 섬뜩함을 느낄 때가 참 많았습니다.
해남윤씨 종가,
이 댁 뿐 아니라 다른 종가 역시 후손들은 긍지를 느낄지 모르지만 그 재력을 지탱시켜주기 위해 피와 땀을 흘린 민초들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지요.
암튼 윤두서의 자화상,
그 한 점만 감상했으면 보람을 느낄 수 있는 곳이지요.
추천 올립니다.
데레사
2011년 8월 16일 at 12:47 오후
구산님.
녹우당 부근이 많이 달라졌던데요.
기념관이 생겨서 길도 달라지고 다 달라졌어요.
데레사
2011년 8월 16일 at 12:48 오후
풀사님.
해남윤씨구나. 아침에 왕비마마께서 다녀가심서 이곳 조블에도
해남윤씨가 있다고 하드니…
옛날에 갔을때는 녹우당 안채도 구경했었는데 이번에는 안채 구경은
못했지요.
데레사
2011년 8월 16일 at 12:49 오후
아제아제님.
반갑습니다.
되도록 그렇게 다닐려고 애쓰는 중입니다.
무리 하면 안되거든요. ㅎㅎ
데레사
2011년 8월 16일 at 12:50 오후
와암님.
윤두서의 자화상, 사진을 찍고 싶었지만 금지라서 못 찍었어요.
고맙습니다.
김현수
2011년 8월 16일 at 1:29 오후
교과서에서만 보던 고산 윤선도 선생의 발자취가 묵직하게
자리하고 있는 녹우당의 정취가 말 그대로 고즈녁한 분위기입니다.
윤두서의 자화상으로 유명한 그가 윤선도의 증손자라는 것도
알게되었습니다.
데레사 님,좋은 자료소개에 감사드립니다.
금자
2011년 8월 16일 at 1:40 오후
전 늘 추천합니다만 추천합니다.ㅎㅎㅎ
데레사
2011년 8월 16일 at 2:49 오후
김현수님.
우리는 이 블로그를 통하여 참 많은것을 배웁니다.
저 역시 다른분들의 포스트에서 새로운 사실도 많이 알게되고 그러거든요.
고맙습니다.
데레사
2011년 8월 16일 at 2:49 오후
금자님.
알고 있어요. 고마워요.
Hansa
2011년 8월 17일 at 1:00 오전
오, 데레사님 해남 녹우당 들리셨군요.
저는 해남 살아도 유물관 새 단장한 이후로는 가보지 못했답니다.
익숙해서 그런 모양입니다. 저도 가봐야 겠습니다.
음,, 저는 너무 거창하고 꾸밈새가 크면 좀 싫답니다..
좋아지는 것인지.. 하하
데레사
2011년 8월 17일 at 4:20 오전
한사님.
반갑습니다.
이번에 녹우당과 대흥사, 미황사를 돌아왔습니다.
저도 13 년전인가 갔을때 녹우당 집한채만 덩그러니 있을때가 더
좋았던것 같습니다. 그때는 양해를 구하고 안채도 구경하고 주인장과
몇마디 인사도 나누고 비자나무 숲도 갔었거든요.
지금은 너무 상업적으로 변해버린것 같긴 했어요.
고맙습니다.
우산(又山)
2011년 8월 17일 at 6:33 오전
역시 모든 사물은 임자를 잘 만나야 하는듯.
지난 번 제가 올린 사진은 영 촌스럽군요.
녹우당을 다시 보게 되서 참 기쁩니다.
오우가를 가르치던 때가 새삼 가물거립니다.
"내벗이 몇인가 하니 수석과송죽이라…"
그렇게 살라고, 그렇게 살겠다고 했는데….
지금 내 벗은 몇인가를 생각합니다.
내내 건강하십시요.
데레사
2011년 8월 17일 at 10:31 오전
우산님.
사진은 나름대로의 색깔이 있는거지요.
저도 사진은 못찍는 사람중에 한사람인걸요.
고맙습니다.
아멜리에
2011년 8월 17일 at 12:25 오후
또 한글변환이 안되야. 메모장에 써 옮겨요. 끙,
녹우당이 정말 의리의리해졌어요.
문화유산을 잘 가꾸고 지켜나가는 일은 중요하죠!
진품을 못보고 모사품을 전시해 놓았다 하더라도.. 그래요.
녹우당 멋집니다!!
데레사
2011년 8월 17일 at 9:12 오후
아멜리에님.
진품들은 아래층에 있었어요. 단 사진을 못찍었을뿐이죠.
엄마
2011년 8월 19일 at 7:01 오전
^^데레사님, 윤선도 오우가 45년여만에 만나봅니다. 감사합니다.
데레사
2011년 8월 19일 at 9:10 오전
엄마님.
그러셨어요?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