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쪽벼랑이란 뜻을 가진 동피랑 마을, 철거대상이었던 마을이
통영의 관광명소로 탈바꿈한지도 꽤 세월이 흘렀다. 2007년 10월 "푸른통영21"
이라는 한 시민단체가 이 마을에 벽화공모전을 열어 미대학생과 일반인등
18개팀이 마을의 낡은 벽에다 그림을 그려 벽화마을로 소문이 나고 전국에서
관광객이 몰려들면서 유명해져버린 산비탈 마을 동피랑은 지금 세번째의
단장을 하고 있는 중이다. (이 마을은 2년에 한번씩 새 단장을 한다)
마을어귀에 쓰여있는 환영인사겸 안내말인데 경상도 사투리에 정감이
묻어난다.
이 마을을 가기 위하여 통영의 제일 큰 어시장인 중앙시장 부근에서
주차단속 요원을 붙들고 길을 물어 보았다.
"동피랑 마을로 갈려고 하는데 자동차 들어 갈 수 있어요?" 했드니
"주차할 곳이 있는지는 모르지만 자동차는 들어갑니더. 저기 저길로 바로
‘올라 가이소" 한다.
왜 하필 주차단속 요원에게 길을 물었느냐 하면 길에 보이는 사람들이
다 외지에서 온 관광객들이라 주차단속요원이야 말로 토박이일것 같아서
물었는데 정말 아, 문디 친절하게도 잘 가르쳐 주네 소리가 절로 나올
정도로 정확하게 가르쳐 주었다.
이 시에서도 나오듯 통영은 갓, 나전칠기가 유명하다. 나도 결혼할때
통영 나전칠기 찬장을 하나 해 왔는데 지금도 우리거실을 빛내 주고 있다.
갓은 우리시대 남자들은 안 썼으니까 잘 모르긴 하지만 한 때는 통영갓이
아주 유명했었다. 아마 지금도 그 맥을 이어가는 장인이 있을것이다.
평일에 갔기 때문일까? 마을에는 주차할 곳이 의외로 많았다.
길도 생각보다 넓고, 그래서 골라가면서 마음에 드는 곳에다 주차를 했다.
아이고 예뻐라, 축담도 색색으로 칠해 놓으니 그야말로
볼끼 쌔비맀네 다, 쉽게 말해서 볼것이 아주 많다는 뜻이다.
산비탈 마을인데 보시다시피 길 옆에 자동차를 세워놓았는데도 길이
이렇게 넓다. 물론 안에는 골목길도 있지만 마을 큰길은 이렇게 넓다.
곳곳에 열심히 그림을 그리고 있는 사람들이 보인다. 아이들도 있고
어른들도 있다.
호기심 많은 내가 또 물어 본다.
"수고 하십니다, 자원봉사 하시군요"
"아니, 자원봉사는 아니구요" 하면서 씩 웃는다.
그럼 일당을 받으시냐요? 하고 묻고 싶었지만 실례인것 같아서 참아
버렸다. 어딜가나 별게 다 궁금한 못말리는 나.
아마 이 곳에서 마을꾸미기 진두지휘를 하겠지….
동피랑 마을에서 내려 다 본 통영바다
그림위의 이름들은 작가의 이름인가 보다.
이 마을 모습을 그린 그림이다.
골목은 사람 둘이 비켜가기 힘들만큼 좁은 곳도 있고 약간 넓은 곳도
있지만 모두가 비탈길이다. 마을이 산언덕에 있다 보니까.
무릎이 약간 수상했지만 골목의 계단을 오르내리면서 그림 보는 재미에
푹 빠져서 시간가는줄을 몰랐다.
골목길도 양옆으로 이렇게 예쁘게 그려져 있다.
사람들이 많이 다니는데도 골목길에는 휴지 한장 떨어져 있질 않다.
마을주민들이 청소를 열심히 하시나 보다. 그리고 관광객들도
안 버리고 가고…. 바람직한 좋은 모습이다.
마을을 도는 동안 여러곳에서 관광객을 위해 마련해 둔 의자를
보았다. 비탈길이라 좀 힘들긴 해도 다리 아프면 앉아서 쉬면 되고
안 아프면 걷고…. 아, 참 좋구나.
이 앞을 그냥 지나치기가 미안해서 고맙습니다, 수고하세요를 연발하면서
다녔다.
통영을 다녀간지가 언제인지 모를 정도로 오래된것 같다.
예전에는 없었던 새로운 관광명소 동피랑마을, 요즘은 비슷하게 벽화를
그려 놓은 마을들이 우리집에서 멀지 않은곳에도 몇 곳 있지만 여기처럼
아름답지는 않다.
그러나 주민들의 입장에서 볼 때는 귀찮은 일이 한두가지가 아닐것이다.
그래서 나는 되도록 조용히 걸어다니며 주민들은 절대로 사진을 안 찍었다.
행여라도 사시는 분들에게 피해가 된다면 안되니까..
아마 지금쯤은 새단장이 다 끝났을것이다.
그리고 새롭게 변신한 깨끗하고 예쁜 모습으로 손님들을 기다리고 있을것이다.
玄一
2012년 4월 23일 at 7:21 오후
덕분에 남도의 여행을 함께 따라서 가며
‘동피랑’ 처음 들어보는 말입니다
벽화마을 전체가 다양한 작가?들의 그림과 작품들로 채워져서 멋있읍니다
..문디같은 낙서로 채운 벽도 멋집니다(문디처럼) ㅎㅎㅎ
데레사
2012년 4월 23일 at 7:28 오후
현일님.
혹 경상도분이세요?
ㅎㅎ
정말 문디같은 낙서도 재미있지요? 문디처럼 말입니다.
가보의집
2012년 4월 23일 at 8:36 오후
데레사님
이러한곳도 있었다는것 처음 알았네요
가 볼수도 없는데 창원에 있었으면 가 보겠지요만,
데레사님 덕분에 동피랑마을도 잘 보았습니다
가보고 싶으리만치 요…
감사 합니다
오병규
2012년 4월 23일 at 9:34 오후
이곳은 TV에도 많이 소개 됐던 곳이지만, 직접 촬영하여
상세한 안내까지 하시니 보다 가깝게 볼 수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저도 언제고 꼭…
금자
2012년 4월 23일 at 11:32 오후
저도 TV에서 봤습니다. 바람직한 현상인것 같습니다. 회색빛의
칙칙한 마을에 그림을 그리는거 좋은것 같습니다. 저희 시에도
조금 나가면 빌라촌에 벽화를 그려넣었는데 훨씬 보기 좋더군요.
데레사
2012년 4월 23일 at 11:47 오후
가보님.
이제 목사님 운전 안하세요?
운전 하시는 모습, 사진이 안보여서요.
좀 갑갑하시죠?
데레사
2012년 4월 23일 at 11:48 오후
종씨님.
별르지 마시고 집 준공식 끝나면 차 몰고 훌쩍 한번 다녀 오세요.
저는 이제는 절대로 미루지 않고 생각났다 하면 뭐든 그자리에서
해 버립니다.
나중에 후회할까봐서요. ㅎㅎ
데레사
2012년 4월 23일 at 11:49 오후
금자님.
우리 동네에서도 이런 곳이 멀지않은 곳에 있어요.
그러나 여기와는 차원이 좀 달라요. 이곳은 화가들이 공모전에 응모해서
당선작을 그리기도 하지만 마을 전체가 전부 그림으로 채워져 있고
또 그야말로 원조지요.
흙둔지
2012년 4월 23일 at 11:54 오후
저는 동네담벼락에 조악한 그림으로 치장한
동피랑마을이나 서울의 낙산마을을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
그 동네에 거주하시는 분들은 피해가 심하다고 해서요.
입장을 바꿔 생각해보니 맞는 말이더라구요.
통영은 저도 가봤지만 생각 나는 곳은
케이블카와 전혁림 미술관 두곳 뿐입니다.
음식도 뭐 그리 특별했다는 생각은 없구요.
데레사
2012년 4월 24일 at 12:02 오전
흙둔지님.
그래도 철거위기에서 벗어난것은 좋은 일이지요.
구경하는 사람들이 예의를 많이 지켜주었으면 좋겠습니다.
나는 경상도 출신이라 그런지 멍게비빔밥, 충무김밥, 도다리쑥국, 다
좋던데요.
구산(久山)
2012년 4월 24일 at 2:10 오전
와!
말로만 듣던 동피랑마을의 벽화를 처음 보게 됩니다.
벽화만 그려 넣었을 뿐인데 이 마을이 이렇게 격조 높게 되었군요.
감사합니다.
아멜리에
2012년 4월 24일 at 2:52 오전
와우 데레사 님, 동파랑에 가셨구나!
벽화 그리기의 원조(?) 되게[ㅆ습니닷. 지금은 전국각지 오래된 산비탈 동네마다 벽화를 그려넣고 있죠.
골목길 여행인가? 하는 책을 읽었었는데.. 그야말로 이런 벽화 마을이 전국 각 시마다에 있더군요.
파坡’란 글자가 언덕을 뜻하거든요. 홍난파의 난파가 난이 피어있는 언덕이란 뜻.
동파는 동쪽에 있는 언덕 혹은 고갯길.
데레사님 나전칠기장을 함 보고 싶네요. 것도 50년은 된 것일 텐데요…
데레사
2012년 4월 24일 at 4:03 오전
구산님.
안 가보셨나 봅니다.
지금 새단장 했으니 한번 가보세요.
마을이 너무 예뻐요.
데레사
2012년 4월 24일 at 4:04 오전
아멜리에님.
군포 수리산 밑 납덕골마을도 벽화마을인데 여기보다는 훨씬
못 미쳐요.
자개찬장, 50년 되었으나 아직도 멀쩡해요. 구경시켜 줄테니
한번 와요. 그럼.
나의정원
2012년 4월 24일 at 6:16 오전
말로만 듣던 곳을 보니 좋은 곳 구경하셨네요.
버리기 보단 어떤 것을 되살리고 더 나은 방향으로 나가는 길이 바로 이런 예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잘 보고 갑니다.
풀잎사랑
2012년 4월 24일 at 6:58 오전
통영을 갔어도 동피랑은 못 보고 왔습니닷.ㅎ
이 마을의 벽화들이 아름다워서 다른 곳들도 따라쟁이가 되었죠.
다시 새롭게 단장을 하는 걸 보니 깔끔한 골목골목이 눈에 그려집니다.
걸으면서 다니시느라 다리도 아프셨을 듯.ㅎㅎ~
운정(芸庭)
2012년 4월 24일 at 7:19 오전
ㅋㅋㅋ. 나두 풀사님과 똑같아요…
이제 보니 다시 가고푼 맘이 드네요..
정말 아드님과 좋은 여행을 다녀 오셨네요…축하드립니다.
봉쥬르
2012년 4월 24일 at 8:54 오전
아… 통영.. 옛날엔 충무였지요 통영군과 충무시가 병합되어 다부다시 통영으로.
우리 아부지는 토영이라고 했었습니다
‘ 김약국의 딸들에서도 토영이라고 나오지요 물론 토영은 사투리입니다만 저는 토영이 더 그립습니다 실은 스믈서넛시절, 저희집이 충무였기에 더욱 그리운 이름입니다
통영시내는 웬만큼 아는데 동피랑 마을은 옛날엔 어느동네였는지.. 까무룩해집니다^^
언제 다시 저 그리운 동네엘 가보나..
綠園
2012년 4월 24일 at 11:14 오전
이런 곳도 다 있군요.
철거 대상이었던 동네도 살아나고
2년 마다 새 그림을 그려 놓으니 그림 그리는 분들
일거리도 생기고 양수겹장이네요.
그런데 문디는 무슨 뜻이지요? ^^
데레사
2012년 4월 24일 at 3:25 오후
나의정원님.
철거대상이었던 곳을 아이디어를 내어서 저렇게 벽화마을로 탈바꿈
해놓았으니 좋은 현상이지요.
그래서 전국에는 따라서 하는 마을들도 생겨나고요.
고맙습니다.
데레사
2012년 4월 24일 at 3:26 오후
풀사님.
이번에 동피랑은 안 갔었구나.
날씨 나빠서 고생 많았지?
같은 곳을 가도 사람마다 보고 오는것은 좀 다르지요.
데레사
2012년 4월 24일 at 3:26 오후
운정님.
네, 좋은 여행 했습니다.
저역시 또 가고 싶습니다. ㅎㅎ
데레사
2012년 4월 24일 at 3:27 오후
봉쥬르님.
저역시 토영이라는 말이 더 정겹습니다.
토영의 폰디골이라는 마을에 친구가 있었는데….
동피랑은 중앙시장 뒷 산동네요.
데레사
2012년 4월 24일 at 3:28 오후
녹원님.
문디라는 뜻은 경상도 사람들이 입에 달고 사는 말 가운데 하나인데
문둥이라는 뜻이지요.
그런데 그 문둥이를 문디라고 하면서 위의 설명처럼 반가울때
잘 부치거든요. ㅎ
말그미
2012년 4월 24일 at 7:20 오후
철거 마을이 관광 명소?
참 바람직합니다.
벽화가 예술입니다.
동피마을! 처음 들어보는 마을입니다.
데레사
2012년 4월 24일 at 9:11 오후
말그미님.
몇년전 부터 벽화로 유명해 진 마을입니다.
동피랑마을요.
철거되지 않고 그림을 그려서 관광명소로 바꾼 통영시민들의 자랑거리지요.
雲丁
2012년 4월 25일 at 12:37 오전
벽화마을이 이색적입니다.
동화마을에 사는 것같아 좋을 것같아요.
동피랑이란 동네 이름도 기억하게 되고요.
데레사님의 아름다운 마음이 작업을 하는 사람들의
피로를 덜어주었을 것입니다.
즐감하였습니다.
데레사
2012년 4월 25일 at 8:17 오전
운정님.
이 동피랑 마을의 벽화는 정말 아름다워요.
정말 동화속 나라를 꿈꾸며 다니는것 같았습니다.
박원
2012년 4월 25일 at 8:38 오전
동피랑 마을 벽화가 참 친근하네요.
종은 구경하였습니다.
와암(臥岩)
2012년 4월 25일 at 12:39 오후
‘동피랑 마을’,
벽화를 2년 마다 새 단장을 한다는 사실은 처음 알았습니다.
통영,
대구에선 가까운 곳이라 비교적 자주 드나드는 곳이죠.
내일도 한산도 망산 산행에 나선답니다.
통영 중앙시장에서 회감 장만해 배 타고 한산도 들어갔다가 산행 후 돌아옵니다.
‘데레사’님!
역시 노익장이십니다. ^^* ^^*
추천 올립니다.
데레사
2012년 4월 25일 at 2:02 오후
박원님.
고맙습니다.
데레사
2012년 4월 25일 at 2:03 오후
와암님.
회감 가지고 등산가시다니요? 정말 부럽고 침 넘어 갑니다.
부디 오래 오래 건강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