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철 나물에 한약재를 섞어서 만드는 약선요리 전문점 뉘조 를 자주 찾는
편이다. 담백한 음식맛도 마음에 들지만 무엇보다 인사동이라는 지리적 위치가
이곳 저곳에 흩어져 사는 친구들과의 만남에 있어서 중간지점쯤 된다는게
좋아서이다.
안국역에서 내려서 6번 출구로 나가면 종로경찰서가 있다. 그 종로경찰서와
SK허브 빌딩 사이의 좁은길로 들어서면 금방 간판이 보여서 찾기도 아주 쉽다.
뉘조, 참 독특한 음식점 이름이다. 누에의 신 이란 뜻이라는데
음식점에 왜 이런 이름을 사용했느냐고 물어본다고 하면서 막상 가서는
잊어버리곤 해서 아직 정확한건 모른다. 다음에 갈 때는 절대 잊어먹지
말고 물어 봐야지….
인사동의 음식점들이 대개 그렇듯이 이 집도 마당은 넓지가 않다.그러나
좁은 마당이지만 오밀조밀 예쁘게 가꾸어 놓은게 마음에 든다.
소나무도 한그루 있고 제법 키가 큰 나무도 있다.
저 장독들에는 아마 이 집에서 사용하는 장류를 담궈 놓은듯…
세사람 예약을 했드니 이 방으로 안내 해 주었다.
오래된 한옥이라 천장이 꽤 높다. 회칠한 서까래들이 보이는게 어디
민속촌에라도 온듯 하다.
음식이 나오기 시작, 맨 처음에 나박김치와 좁쌀을 넣은 호박죽이 나왔다.
수저가 놋수저인게 마음에 든다.
이 음식들에 사용된 나물들이 제철에 나는것이며 약초도 섞였다고 한다.
위의 왼쪽 초록색 나물은 씀바귀와 질경이라고 하는데 입에 꽤 쓰다.
그러면서도 그 쓴맛이 묘하게도 입 맛을 돋군다.
들깨탕이다.
연근조림과 몇가지 나물반찬, 오이지무침이 나온 밥상
밥은 연잎에 싸서 쪘나 보다.
연잎을 벗기니 속에는 오곡밥이 들어 있다.
우와! 맛있다.
이건 식후에 나온 음료인데 수정과 같기도 하고 매실청같기도 하고
맛이 구별이 잘 안되었지만 물어보지를 않아서 정확한건 모르겠다.
뉘조로 들어오는 인사동의 골목안 풍경이다. 좁은 골목이지만
화분에다 꽃도 심어놓고 고추도 심어놓고 어느집에는 상추도 심어놓았다.
인사동 골목 안은 간판도 어지럽게 걸려 있고 골목도 좁지만 그래도
이집 저집에서 화분을 내놓아서 아주 정겹다.
퇴직 후 캐나다 교민과 재혼을 해서 한국을 떠난 영자가8년만에 귀국을
했다. 영자는 고향이 이북으로 이북5도민회의 해외동포초청행사에 뽑혀서
귀국했노라고 연락이 와서 밥이나 한끼 먹여서 보낼려고 이곳 뉘조에
오랜만에 들렸던 것이다.
몇달만에 들렸드니 이곳 역시 밥값이 올랐다. 전에는 점심특선이 16,000원
이었는데 지금은 18,000원이다. 우리 동네에 비하면 많이 비싼 편이다.
그러나 교통이 좋고 서울의 한복판이라 어디에 살든 오기도 쉽고
방으로 안내 해 주기 때문에 식사 끝나고 한참동안 수다떨다 와도 좋고….
직장 후배 영자, 젊은 시절에 바람난 남편과 이혼하고 아이 둘을 혼자서
키워서 결혼시켜놓고는 퇴직하자 마자 재혼을 했었다. 재혼한 남편이
카나다 시민권자라 같이 카나다에서 오순도순 재미있게 살고 있다는 소식에
나도 행복해 진다.
부디 잘 살아라, 영자야!! 식사가 끝나고 이런저런 얘기를 한참 하다가
헤어지면서 나는 영자를 끌어안고 등을 두드렸다. 젊은날의 모든 고생 다
잊고 부디 행복하기를….
(잠시 강원도쪽으로 바람쐬러 갑니다. 답글이 늦드래도 양해 해
주시기 바랍니다. )
벤조
2012년 6월 16일 at 7:44 오후
아, 여기서 우리 상견례했어요.
저도 이름이 참 어렵다…생각했었는데 못 물어봤지요.
그걸거 물어볼 상황이 아니었지만…ㅎㅎ
음식도, 며느리가 좋은거라고 한 생각만 나네요. 그러나,
미국에서 간 사람에게는 너무 조금이더라구요.
상견례 자리라서 망정이지, 친구들끼리라면 배고플 뻔.
강원도 잘 다녀오세요.
오병규
2012년 6월 16일 at 8:02 오후
"뉘"라는 한자를 처음 봅니다.
우리 갱상도에서 누에를’뉘’라고 하는 경우가 있지만… 저게 한자인 줄은….??
누에의 조상은 번데기 아닙니까? 그곳에서 번데기 요리도 하는지? ㅎㅎㅎ…
제가 어릴 땐(군대 가기 전까지…)종로경찰서 구내 이발관에서
이발을 했습니다. 지금은 종로경찰서에서 인사동으로 빠지는 골목길이
많이 변 했지만, 주차장으로 변한 곳이 덕서육영재단의 설립자 송금선 선생의
자택이엇는데…
그 옛날엔 날아갈듯한 큰 기와집이었느느데…세월의 무상함을 느끼게 하는 대목입니다.
인사동 골목을 보니 더더욱. 그곳이 어릴 적 저의 나와바리였습니다. ㅎㅎㅎ…
교포아줌마
2012년 6월 16일 at 8:06 오후
제가 데레사님 팬인 이유는요.
한번 들었는데 잊어먹고 또들었는데 또잊어먹고….
저랑 같은과라서요. 모른들 또 어쩌겠어요.^^
지난번 산들해 양재동도 소개해주신 후로 서울가면 종종 가는데요.
뉘조 도 한번 가봐야겠어요.
인사해서 누구 좋으라고 뉘조인가
이렇게 안잊어먹으려고 머리에 집어넣구요.^^
동에 번떡 남에 번떡 데레사님 또 어디가셨다아~~~
데레사
2012년 6월 16일 at 10:21 오후
벤조님.
그러셨군요. 뉘조에서 상견례 하셨군요.
음식의 양이 적지는 않은데 미국에서 워낙 많이 주니까 적은듯이
느껴졌나 봅니다.
고맙습니다.
데레사
2012년 6월 16일 at 10:23 오후
종씨님.
어릴적의 나와바리 인사동 골목을 제가 누비고 다녔군요.
저도 뉘 라는 한자 처음 봅니다. 여기 인터넷에서는 나오지도
않더라구요.
그러고 보니 서울이 참 많이 변했네요.
데레사
2012년 6월 16일 at 10:24 오후
교아님.
ㅎㅎㅎㅎㅎ
누구 좋으라고 뉘조? 옛날 공부할때 객관식을 나도 저렇게 외우곤
했었는데요.
좀 있다 9시에 집 나설 겁니다. 강원도로 갑니다.
노당큰형부
2012년 6월 16일 at 11:31 오후
^^* 강원도 잘 다녀 오십시요.
참나무.
2012년 6월 16일 at 11:50 오후
어휴…까딱하면 만날 뻔 했네요
어제 제가 다녔던 길 그대로라 반갑습니다…^^
저도 어제 그 곳 지나가 맞은 편 지리산에서 점심먹었는데
예약 않고 그냥 갈 수 있는 집이라서
정말 부지런하십니다
곧 강원도 소식까지 들을 수 있겠지요…^^
맘소리
2012년 6월 17일 at 12:45 오전
연잎으로 싼 오곡밥 한덩이 유기그릇(?) 넣은 걸 보니,
적지만 밥을 귀하게 여기도록 한다는 느낌이 드네요.
구리 수저에 끌립니다^^
기억에 두었다, 언젠가 기회가 되면 방문해 보겠습니다.
잘 보았습니다.
샬롬!!
summer moon
2012년 6월 17일 at 1:26 오전
서울 갈 때 마다 인사동을 자주 찾아가는데
‘여자만’ ‘이모네’ 이 간판들은 많이 봤는데
정작 그 바로 위에 있는 ‘뉘조’는 본기억이 없네요.ㅠ
사진들 그리고 데레사님 설명을 듣다보니까
꼭 가보고 싶은 곳이에요
아주 잘 먹을거 같은 확신이 들어요
분위기도 마음에 쏘옥 들구요.^^
Elliot
2012년 6월 17일 at 1:34 오전
여자만? 장자의 나비? 뉘조? 이름이 오색창연합니다 ^^
억척같이 자식을 홀로 키운 후배분~ 몰아서 2배로 행복하시길…. 화이샴@! ^^
산성
2012년 6월 17일 at 1:51 오전
한국의 모든 것에 푸욱 빠져 있는, 일본 친구들 데려가면 되겠습니다.
그릇들도 참 맘에 드네요.
저 동네 골목 익숙하니 찾기 어렵지 않을 것 같습니다.
문제는 집 이름의 내력을 물어오면 그거이 근심입니다^^
주인장께 부탁 드려야지요,뭐…
여행 잘 다녀 오셔요!!
샘물
2012년 6월 17일 at 3:36 오전
저는 ‘뉘조’란 말이 ‘뉘죠?’ 곧 ‘누구시죠?’ 처럼 들리는데요. 맞아요. 누에의 조상이란 말
같기도 합니다. 오병규님의 댓글이 재미있네요. 번데기…ㅎㅎ
저는 요새 꿀과 계피를 넣고 수정과 비슷하게 타 마시거나 청매실을 해독 쥬스에 타기도 하는데 식후음료에 그런 단어가 등장해서 반갑구요.
그런데 놀라는 것은 점심 특선이 1,8000원이라는 것입니다. 여기서는 점심특선은 점심시간대에 가격이 싼 것을 말하는데 서울은 아닌가봅니다.
좋은 여행길 되세요.
가보의집
2012년 6월 17일 at 4:25 오전
데레사님
강원도 잘 다녀 오셔요
게시물 기대 하느라 눈 빠지게 하지말고요
"뉘조" 한정식 매우 싸네요
음식 보기에도 좋아 보입니다
이곳 공주 3만원하는 4만원 하는 한정식 별거 아니든데요
말그미
2012년 6월 17일 at 5:16 오전
인사동에 가끔 가도 처음 보는 집입니다.
푸성귀 묻힘이 독특하군요, 약초가 섞였다니.
상호도 귀한 이름입니다.
다음엔 꼭 찾아보고 싶네요.
감사드립니다. 좋은 곳 안내…
운정(芸庭)
2012년 6월 17일 at 6:55 오전
예전에 쌀알속에 섞여 있는 "뉘"를 골라내던 기억이 나네요.
지금이야 잘 도정된 쌀을 판매하니까..먼 이야기가 되었네요.
전 어제 미시령을 넘어서.
영동 영서 산맥을 사이두고 날씨의 변화가 대단해요.
雲丁
2012년 6월 17일 at 11:20 오전
인사동엔 아기자기하고 고풍스런 한정식집이 꽤 있지요.
뉘조, 이름의 유래를 알고 싶어지네요. 놋그릇에 음식이 나오니
정갈하여 더 맛깔스럽게 보입니다.
오랫만에 고국을 방문하신 친구분과 즐거운 시간 보내셨군요.
저는 ‘지리산’엘 자주 갔습니다.
詩人, 순풍에 돛을 달고, 등등에도 모임차 가끔 들르고요.
항상 강녕하시고요.
강원도에 잘 다녀오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해맑음이
2012년 6월 17일 at 1:01 오후
한정식은 거의 모든 음식들의 맛이 정갈하고 담백한 것 같아요.
가격면에서 조금 부담스런 부분들도 있지만 또 그만큼의 가치를 하겠죠.
참 소박하고 옛스러움이 풍기는 음식점이네요.
멀리 떠나 있던 고국을 다시 찾아 반가운 사람, 보고싶은 사람과
만나 음식을 나누며 삶을 나누는 것…
조금이나마 삶의 낙이 아닐까 하고 생각하게 됩니다.
강원도에 가셨군요?
조심해서 잘 다녀오세요^^
해 연
2012년 6월 17일 at 2:18 오후
잘 기억해 두었다가
사촌들과 함께 한번 가야겠습니다.
근데 좀 비싸네요.ㅎ
금자
2012년 6월 17일 at 3:32 오후
저도 남편과 가끔 외식을 합니다. 저는 7000원짜리 소고기탕, 6000원 순대국등등요.
어제는 6000원 된장찌개 오늘은 7000원짜리 추어탕을 먹었답니다.
아지아
2012년 6월 17일 at 7:18 오후
깔끔하고 빛좋고 먹음직스런데…
그런데가 다 있네요
쪼깨이 염려되는 것…
놋쇠 그릇, 그거 갠 찬능교?
뽈송
2012년 6월 18일 at 1:44 오전
뉘조라고 한자만 봐서는 읽지를 못하겠네요.
그래도 좁아터진 인사동에서 이만한 공간을 가지고 있는 것이
대견한 식당인가 봅니다. 게다고 깔금하기까지요…
최용복
2012년 6월 18일 at 7:23 오전
오곡밥 먹음직스럽네요~~
정말 나물의 쓴맛이 입맛도 돋구고,
소화도 잘되고 여러모로 좋죠^^ 인사동의 모습들 오랫만에 보네요!!
데레사
2012년 6월 18일 at 8:21 오전
노당님.
지금 막 도착했어요.
하룻밤 편하고 좋은곳에서 자면서 바다만 보고 쉬다 왔습니다
고맙습니다.
데레사
2012년 6월 18일 at 5:41 오후
참나무님.
지리산이 그 부근인데 절호의 기회가 인연이 없었나 봅니다.
아쉬워요.
데레사
2012년 6월 18일 at 5:42 오후
맘소리님.
고맙습니다.
어제 늦게 도착했는데 조블이 열리질 않더군요.
잘 다녀왔습니다.
데레사
2012년 6월 18일 at 5:43 오후
썸머문님.
제 입에는 맞는 집이거든요.
무엇보다 인공 조미료를 쓰지 않아서 마음에 들어요.
데레사
2012년 6월 18일 at 7:15 오후
얼렷님.
고맙습니다.
후배에게 전할께요.
데레사
2012년 6월 18일 at 7:16 오후
산성님.
뒤늦게 전화해보니까 계산대 앞에 가게 이름의 내력을 적은
메모를 두었다고 하네요.
다음에 가면 꼭 잊지않고 읽어 볼려고요. ㅎㅎ
데레사
2012년 6월 18일 at 7:18 오후
샘물님.
이 집 비싼집이에요. 점심만 특별히 16,000 원 했는데 오랜만에 가니까
올라 있더군요.
우리동네에 비하면 많이 비싼편입니다.
그래도 서울 중심에서 마땅히 대접할만한 집이 없기도 하고 천연조미료만
쓴다기에 마음에 들기도 해서 가는 겁니다.
데레사
2012년 6월 18일 at 7:19 오후
가보님.
공주에 비하면 싼편이군요.
저는 좀 비싸다고 생각하거든요.
고맙습니다.
데레사
2012년 6월 18일 at 7:20 오후
말그미님.
고맙습니다. 인사동 나가시면 한번 들려 보세요.
꽤 괜찮은 집이거든요.
데레사
2012년 6월 18일 at 7:21 오후
운정님.
나도 이번에 미시령 너머로 다녀왔습니다.
쌀알속에 섞여있던 뉘는 저도 알아요.
데레사
2012년 6월 18일 at 7:22 오후
해맑음이님.
저도 이집을 자주 가는편은 아니에요.
해외에서 귀한 손님들이 오면 가끔 가는 편입니다.
모두들 좋아해서요.
데레사
2012년 6월 18일 at 7:22 오후
해연님.
좀 비싸지요?
나도 그렇게 생각해요. 그러나 괜찮은 맛이에요.
데레사
2012년 6월 18일 at 7:23 오후
금자님.
나도 추어탕도 자주 먹어요.
늘 이렇게 비싼곳에 가는건 아니랍니다.
데레사
2012년 6월 18일 at 7:24 오후
아지아님.
놋그릇이 오히려 스텐그릇 보다는 좋지요.
옛날에는 다 놋그릇 사용하지 않았어요?
데레사
2012년 6월 18일 at 7:25 오후
뽈송님.
저도 처음 보는 한자에요.
이런 한자도 있다는게 신기해요.
데레사
2012년 6월 18일 at 7:26 오후
최용복님.
조블이 왜 이러는지….
이 답글 다느라고 이틀이 걹렸답니다.
어제 돌아오자 부터 시작해서 이제야 겨우 끝냅니다. 성질 급한 사람
제명에 못 죽을것 같아요. ㅎㅎ
고맙습니다.
데레사
2012년 6월 18일 at 7:28 오후
운정님.
저는 지리산 앞으로는 많이 지나 다녔는데 그 집엘 가보지는
않았어요. 다음 인사동 나가면 지리산에도 한번 가봐야 겠습니다.
고맙습니다.
풀잎피리
2012년 6월 19일 at 9:20 오전
입맛 다실 시간에 연잎밥을 보니 침이 감돕니다.
그런데 오늘 조블이 왜 이러죠?
도무지 열리지가 않아서요. ㅠㅠ
데레사
2012년 6월 19일 at 12:08 오후
풀잎피리님.
사실은 어제부터 그랬어요.
지금도 여는데 한참 걸리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