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는날이 장날이라드니 하필이면 우리들의 모처럼의 소풍날, 가을비는 요란스럽도록
내렸다. 우산으로 감당하기에는 벅찰 정도의 세찬 비속에서도 우리는 즐겁기만
했다.
오랜 세월, 힘든 일을 함께 했던 옛 직장의 동료들의 모임, 우리는 양평군에서
보내 준 버스를 타고 잠깐 두물머리에 내려 배다리와 석창원을 구경하고는
들꽃 수목뭔으로 왔다.
마침 들꽃수목원에서는 국화전시회가 열리고 있었다.
가을은 역시 국화의 계절이다. 비를 맞고 있는 국화가 너무나 곱다.
어느새 나이들어 약간씩 꼬부라지기 시작하는 모습을 보면서
지난날 정말로 용감하고 겁없었던 시절을 돌이켜 보면서 공허한 웃음을
날려 본다.
우리에게도 이 꽃처럼 곱던 시절도 있었는데….
청춘의 기억은 누구에게나 아름답기 마련이듯 우리 역시 그렇다.
비를 맞으면서도 소녀처럼 깔깔거리며 우리는 들꽃수목원을 휘젓고
다녔다.
누구는 학교지킴이로 나가느라 못오고, 누구는 손주 보느라 못오고
누구는 여행중이고…. 근황을 알려오기에 서로 바쁘다.
그러나 아무도 자기 사진은 찍을려고 안 한다. 늙은 모습 보기 싫다고.
그래도 남은 인생중 지금이 제일 예쁠때인데…
여러색깔의 국화들이저마다의 자태를 뽐내고 있다.
국화꽃을 말려서 베게에 넣으면 잠을 편하게 잔다는 말도 있던데
나는 국화를 이용한것으로는 국화차를 마셔본것밖에 없다.
비가 좀 덜 왔으면 떠드렁섬까지 갈려고 했는데 너무 많이 내려서
국화전시회를 하는 주변만 맴맴 돌았다.
지난번에도 소개했지만 양평군에서는 인원이 30명만 되면 버스를
보내서 양평군투어를 시켜준다.
조건으로는 양평군 친환경농산물 판매소에서 15만원어치만 사주면 된다.
우리는 50만원어치나 샀다. 양평의 개군한우가 아주 맛있고 질이 좋기
때문에 많이 살려고 했는데 물건이 없어서 더는 못샀다.
노는것도 놀아 본 사람이 논다고 처음 퇴직했을때는 사실 좀 막막했다.
무얼하면서 남은 세월을 보낼까 하고.
그렇던것이 세월이 흐르면서 백수가 과로사 한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놀기에 바빠져 버렸다. 쉽게 말해서 노는것에 이력이 붙어버린것이다.
비가 내리니 강물도, 강건너 마을도 흐릿하다.
그래서 우리는 날짜를 정해놓고 한달에 한번씩 만난다.
같이 밥도 먹고 이곳 저곳 위문도 가고 현직들의 행사에 초청되기도
한다. 때때로 이렇게 여행도 하고.
비가 내려서 단풍은 더 곱게 보인다.
코스모스도 비를 맞아서 색깔이 더 곱구나.
땅도 젖고 하늘도 젖고 나무들도 꽃들도 다 젖었다.
그속에서 젖지 않은건 우리들 마음뿐인가? 비를 맞아가면서도
국화향에 취해서 돌아 다니느라기사 아저씨가 버스로 돌아오라는
시간을 넘기고 말았다.
마음만큼은 아직도 청춘이다.
김진아
2012년 11월 1일 at 4:02 오후
비 오는 날…
국화 향기가 더욱 짙었을것 같아요. ^^
돌아 보시는 모든 곳들이, 제겐 다음의 여행지가 됩니다.
건강 유의하시구요. 내일은 아니 오늘이네요.
날씨가 많이 춥습니다.
따뜻한 스카프 잊지 마시구요. ^^
벤조
2012년 11월 1일 at 5:14 오후
아…날씨 끝내주네요, 여기.
이래서 자꾸 사진을 찍습니다.
마음은 아직 안 늙었어요.ㅎㅎ
오히려 가을을 깊이 안을 수 있는 감수성이 있지요.
玄一
2012년 11월 1일 at 5:47 오후
하!
수목원의 단풍든 나무들과 꽃들…또 우산을 바쳐든 꽃들이
안개비 속에 아름다운 수채화를 그려내었습니다
~~하!
데레사
2012년 11월 1일 at 6:54 오후
진아님.
아직 안잤어요?
피곤할텐데….
그래요. 오늘은 옷 단단히 입고 외출해야 겠습니다.
데레사
2012년 11월 1일 at 6:54 오후
벤조님.
그렇지요?
마음은 안 늙어요.
오히려 더 젊어지는것 같아서 탈이에요.
데레사
2012년 11월 1일 at 6:55 오후
현일님.
비오는날 수채화, 그대로에요.
고맙습니다.
미뉴엣♡。
2012년 11월 1일 at 8:21 오후
양평수목원의 가을단풍,
가을풍경 아름답습니다.
역시 단풍색도 빨강색이
주요액센트죠..ㅎ 천일홍
꽃중의 젤 영에이지인 듯..^^
테레사님은 누구보다도 멋
진 인생의 주인공이십니다~♡
오병규
2012년 11월 1일 at 8:29 오후
정말 아름다운 광경입니다.
가끔 그런 생각을 합니다.
어라! 우리 대한민국에도 저런 멋진 곳이..?? 하는.
뭐, 아름답기도 하겠지만, 좋은 사진기에 또 훌륭한 사진 술도 한 몫 하겠지요.
금자
2012년 11월 1일 at 8:54 오후
국화꽃 참 향기가 좋습니다. 예쁜 단풍도 머지않아 다 떨어지겠지요.
짧은 가을이 아쉽습니다.
빈추
2012년 11월 2일 at 12:11 오전
백수가 과로사한다.ㅎㅎ
적절히 써 먹어야겠습니다.
데레사
2012년 11월 2일 at 12:19 오전
미뉴엣님.
그렇죠? 역시 빨강이 돋보이죠?
들꽃 수목원의 가을이 볼만한데 비가 내려서 많이는 못 다녔어요.
데레사
2012년 11월 2일 at 12:20 오전
종씨님.
제 사진 솜씨는 오히려 자연을 아름답지 않게 표현하기도 해요.
정말 좋은 사진사를 만나면 아주 돋보일텐데 말입니다.
요즘 우리강산 너무 아름다워요.
데레사
2012년 11월 2일 at 12:21 오전
금자님.
짧은 가을이 아쉬긴 해요.
그러니까 가을이 남아 있을때 눈에다 많이 저장해 둘려고요.
데레사
2012년 11월 2일 at 12:21 오전
빈추님.
ㅎㅎㅎㅎㅎ
그말이 그렇게 재미 있나 봅니다.
이정생
2012년 11월 2일 at 2:24 오전
이 사진을 보니 또 한국의 가을이 마구마구 그리워집니다.
꽃들도 넘 예쁘고 분위기 넘 좋네요.
다음에 한국에 가을에 나가게 되면 꼭 들러봐야겠어요.
사진 구경 덕분에 잘 했습니다.^^*
구산(久山)
2012년 11월 2일 at 2:49 오전
들꽃 수목원이란곳은 처음 들어봅니다만
강가 근처인것 같아 매력적인 요소를 갖춘듯합니다.
그깟 비좀 오면 어떻습니까?
그 비마저도 즐거운 마음으로 받아들이면 됩니다. ㅎ
잘 보았습니다. 감사합니다.
최용복
2012년 11월 2일 at 2:57 오전
가을의 꽃인 국화의 모습들 장관입니다!
들꽃수목원, 두물머리가 있는 양평군 가보고 싶네요^^
은퇴하고 나서 시간을 잘 보내는분들이 현명하죠~~
왕식샘
2012년 11월 2일 at 3:12 오전
완연한 가을색에 국화향까지.
좋은 곳을 다녀 오셨군요.
건강하십시오~!
풀잎사랑
2012년 11월 2일 at 3:27 오전
가을비를 맞은 가을들이 더욱 촉촉해 보여서 멋지네요.
저번에도 댕겨 오신 곳이지라?ㅎㅎ~
어젠 코엑스를 지나가는데 국화로 환하게 만들어 놓아서
올 가을들어 국화를 젤로 많이 봤다.. 했는데
이곳은 더 환한[요.
단풍 든 가을을 찾아 어디론가 가고 싶습니다.
날씨가 오늘은 왜 그케 추웠는지..
감기 걸리지 않게 조심하세요~~~
데레사
2012년 11월 2일 at 3:36 오전
이정생님.
그래요. 한번 가보세요.
이곳은 우리 들꽃이 많은 곳입니다.
데레사
2012년 11월 2일 at 3:37 오전
들꽃수목원을 아직 안 가보셨군요.
양평 들머리에 있는데요.
한번 가보세요.
데레사
2012년 11월 2일 at 3:37 오전
최용복님.
귀국하시게 되면 가보세요.
양평은 물도 맑고 먹거리도 친환경적으로 생산하고 좋은 곳이거든요.
데레사
2012년 11월 2일 at 3:38 오전
왕식샘님.
늘 고맙습니다. 꾸벅 ^^ ^^
데레사
2012년 11월 2일 at 3:38 오전
풀사님.
내일 내장산을 갑니다. 아마 단풍이 한창일거에요.
고마워요. 감기조심할께요.
綠園
2012년 11월 2일 at 4:55 오전
비가 세차게 내리는데도 사진을 아주 잘 찍으셨습니다.
국화를 비롯한 아름다운 가을 꽃, 그리고 단풍을 보며 고국의 가을에 젖어 봅니다.
아마도 퇴직 후에 데레사님 만큼 즐겁게 사시는 분이 그리 많지 않을 거예요.
청춘이란 인생의 어떤 기간이 아니라 마음가짐을 말한다고 사무엘 울만이 말했지요.
늘 청춘을 즐기셔요~ ^^
가보의집
2012년 11월 2일 at 5:17 오전
데레사님
비가 오고 있다고 하여도 너무 깨끗한 장 장면입니다
가을의 정취가 듬북합니다
꽃들도요 너무 이쁘기만 하네요
사진 찰영하느라 얼마나 수고 하셨어요
나도 원로원에서는 사진기자라고 칭호받고 있지만
작품 만들고 모두 힘들어요
감사하게 잘 보았습니다
士雄
2012년 11월 2일 at 6:00 오전
"마음만은 아직도 청춘이다"는 말은
개그프로의 갱상도 청년이 마음만은 턱벌시다?
(특별시)하는 말과 비슷하네요.ㅎㅎ
건강하시기를..
아멜리에
2012년 11월 2일 at 6:44 오전
ㅎㅎ 남은 날 중 오늘이 가장 젊은 날이란 말씀에 한표@!
비가 내려서 더 보기 좋은, 들꽃수목원.
물기가 번진 사진들이 촉촉하면서도 곱네요.
나의정원
2012년 11월 2일 at 7:17 오전
비 온것이 오히려 사진발이 선명하게 더 잘나왔단 생각이 드는데요.
아기자기한 모습들의 꽃들이 정말 예쁘네요.
해 연
2012년 11월 2일 at 7:53 오전
비맞은 코스모스가 처량한게 아니라 상쾌합니다.ㅎ
비오는 가을 날!
가장 젊고, 가장 이름다운 날이셨네요.
사진 찍자면 도망가는것 늙으면 누구나…ㅎㅎ
내장산 가신다구요.
부럽습니다.
혹시 대웅전이 불탔다는 내장사가 있는 산인가요.
저는 한번도 못 가봐서요.^^
해맑음이
2012년 11월 2일 at 8:08 오전
그럼요, 마음만큼은 젊은 사람 어느 누구에게도 뒤지지않는
청춘으로 도장 꽝^^
매번 느끼지만 가을의 색감과 느낌이 참 좋습니다.
비오는 날의 들꽃수목원과 국화, 색색의 낙엽들.
분위기 있고, 아름다워요^^
아바단
2012년 11월 2일 at 8:21 오전
이번에는 양평으로 가셨군요.
어느해는 올림픽공원에서 만난것 같은데….
좋은 사진 잘 보았어요. 2012/11/02 17:20:46
데레사
2012년 11월 2일 at 10:22 오전
녹원님.
고맙습니다.
건강이 허락하는 한 가보고 싶은곳 다 가볼려고요.
데레사
2012년 11월 2일 at 10:23 오전
가보님.
비가 내려서 우산을 받치고 사진을 찍을려니 많이 힘들더군요.
그래도 어쩝니까?
취미가 그러니…ㅎㅎ
주말 잘 보내세요.
데레사
2012년 11월 2일 at 10:24 오전
사웅님.
마음만은 특별시다? 그런 개그도 있군요.
고맙습니다.
데레사
2012년 11월 2일 at 10:25 오전
아멜리에님.
한표 던져 주어서 고마워요.
그렇지요?
지금이 제일 좋을 때지요.
데레사
2012년 11월 2일 at 10:25 오전
나의정원님.
사진이 그래도 볼만하지요?
비가 내려서 깨끗한 맛은 있네요.
데레사
2012년 11월 2일 at 10:26 오전
해연님.
맞아요. 어젠가 그제 대웅전이 불타버렸다는 그곳이에요.
단풍은 남쪽지방에서는 여기가 제일 곱거든요.
몇번 다녀왔습니다.
이번에는 초등학교 동창들과 함께 갑니다.
데레사
2012년 11월 2일 at 10:27 오전
해맑음이님.
모두 한표 던져주면 나 이러다가 혹시 국회의원 나가는것 아닌가
몰라. ㅎㅎ
고마워요. 주말 잘 보내세요.
데레사
2012년 11월 2일 at 10:27 오전
아바단님.
맞아요. 올림픽 공원안에 있는 호텔에서 1박하면서 회포를
풀었지요.
말그미
2012년 11월 2일 at 11:03 오전
수목원은 비오는 날도 좋군요?
우린 가을비가 많이 쏟아지던 날 분당 공원의 가을을 보러 갔다가
쌓인 나뭇잎에 미끄러지면 본전도 못 찾는다며 대다수가 반대를
하는바람에 점심식사만 하고 왔습니다.
둘 정도는 비오는 날의 느낌은 또 다를 것이라 했으나…
저는 비오는 날의 풍경도 보고 싶었으나 참았습니다. ㅎㅎ
노당큰형부
2012년 11월 2일 at 1:41 오후
맞아요
남은 여생중 지금이 제일 이쁠때죠^^*
지금 이블때 많은 사진을 찍어
추억으로 남겨 놔야죠.
ㅎㅎㅎ
데레사
2012년 11월 2일 at 5:39 오후
말그미님.
분당 중앙공원의 가을도 아주 좋던데요.
우리 친구들도 그래요. 잘 안 움직일려고 하거든요.
이 모임은 선후배들이 섞인 모임이라 기강이 잘 잡혀 있어서
비가 오건 눈이 오건 받아 놓은 날은 강행을 하거든요.
데레사
2012년 11월 2일 at 5:39 오후
노당님.
아무리 그래도 제 얼굴이야 안 찍을랍니다.
ㅎㅎ
좋은날
2012년 11월 2일 at 8:56 오후
가을비 우산속을 참 아름답게도 사진을 박으셨습니다.
저 풍경속의 아름다운 모습이 곧 지금의 데레사님이십니다.
참으로 아름다운 노년기를 구가하십니다.
사진의 색감이 가을비에 더욱 채색이 되어 곱습니다.
士雄
2012년 11월 2일 at 11:25 오후
저어기를 오래전 봄날에 가본 듯 합니다.
가을색色이 참 좋습니다.
연주하는 조각상 풍경이 참 좋군요.
아지아
2012년 11월 3일 at 1:40 오전
모임중에
데레사님 1등맞죠
요즈음도 후배들 물구나무시키는교? ㅋㅋㅋ
좋으신 선후배들 즐거운시간 만ㅇ이 가지세요
과로사는…? 안되지요 ㅎㅎㅎ
첫번째 사진중 오른 쪽 둥근원을 그리고 있는 빨간 꽃들이Poinsettia입니까?
아직 계절이 이른데….
summer moon
2012년 11월 3일 at 3:02 오전
‘남은 인생중 지금이 가장 이쁠 때’
이말씀 가슴에 꼬옥 담아가지고 갑니다
잊지 않고 늘 기억하면서 살고 싶은 좋은 말씀이에요!
비 때문에 사진 찍으시기가 불편하셨겠지만
아름답고 정겨운 정취가 듬쁙 전해져요.^^
똥강아지
2012년 11월 3일 at 1:16 오후
항상 건강하시고 행복하시기를
도리모친
2012년 11월 3일 at 3:36 오후
양평군투어버스
아이디어가 정말 좋네요.
다른 곳에서도 해볼만한데요.
건강이 허락하는한
그렇게 많이 다니시고
맛난거 드시고
깔깔대며 수다도 많이 나누시고 그러세요.
정말 보기좋답니다.^^
데레사
2012년 11월 3일 at 8:00 오후
좋은날님.
비가 내려서 꽃색깔이 더 이쁜것 같아요.
고맙습니다.
데레사
2012년 11월 3일 at 8:00 오후
사웅님.
저도 봄날에 가 봤습니다.
봄 보다 가을이 더 아름다운것 같아요.
데레사
2012년 11월 3일 at 8:02 오후
아지아님.
포인세티아가 아니고 모두 국화입니다.
포인세티아는 아직 아무곳에서도 안 보여요.
데레사
2012년 11월 3일 at 8:02 오후
썸머문님.
네, 가슴에 꼭 기억하시고 사진 찍어주겠다고 하면 피하지 마세요.
ㅎㅎ
데레사
2012년 11월 3일 at 8:02 오후
똥강아지님.
반갑습니다.
데레사
2012년 11월 3일 at 8:03 오후
도리모친님.
양산군에도 한번 아이디어를 줘 보세요.
부산근교로 차를 보내주면 찾는 사람들이 아주 많을 거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