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의 산에 올라

나무들이 연두에서 초록으로 옷을 갈아 입는다.

5월 중순, 이맘때의 나무잎새 우거진 숲을 거닐면 몸도 마음도

푸르게 푸르게 물들어 가는것 같아진다.

산을 참 좋아했는데 산을 오르지 않은지가 몇년된것 같다.

아직 동네산도 못 오를 정도로 다리가 아픈건 아닌데 스포츠센터에서

실내운동을 하다 보니 그만 산엘 가는걸 잊어버리고 지냈던것이다.

어제는 연휴라 길도 막힐테고 멀리 나가기는 어려울것 같아서

모처럼 동네에 있는 이름도 성도없는 야트막한 동산에 올라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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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이라고 할것도 없는 야트막한 동산, 몇년전 까지만 해도 새벽에

운동으로 매일 오르던 곳이다.

오랜만에 왔드니 애기똥풀이 지천으로 피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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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기똥풀이 이렇게 무리를 지어 피다니….

누가 일부러 심은것 같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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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의 산에는 이미 진달래도 없고 철쭉도 시들고 있지만

바람이 있고 맑은 하늘이 있고 푸르른 나무가 있어서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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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들은 말하기를 "겨드랑이에 땀이 날 정도로 하루에 30분 정도씩만

운동" 하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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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고 해서 이 좋은 흙길을 30분만 걷고 돌아갈 수는 없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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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지압 코스, 이곳도 좀 걸어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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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고 고운 하늘도 한번 쳐다보고… 걷다가 쉬다가 하면서

한시간 정도 산을 헤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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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기 보이는 저 산이 수리산이다. 무수한 내 발길이 닿았던 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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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찔레꽃은 피지 않았다. 뱀딸기꽃은 피어있고 민들레 홀씨도

보이는 산에는 내가 이름을 알 수 없는 꽃들도 많이 피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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뱀딸기 하나를 따서 입에 넣었다가 삼키지 않고 도로 뱉어낸다.

어릴적 별다른 군것질거리가 없던 때 참 많이도 따서 먹던 뱀딸기인데

이제는 먹기가 꺼려져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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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그 양반의 제삿날이다.

아침에 아이들과 함께 산소부터 다녀오기로 했다.

그 해의 5월도 날씨가 참 좋았었지…

손을 꼽아보니 어느새 25년이 지나갔다. 세월만큼 빠른게 없다라는

생각을 또 한번 해 본다.

앞으로 나도 가서 묻힐 그 산에도 5월의 푸르름이 아름다울거다.

46 Comments

  1. 가보의집

    2013년 5월 17일 at 10:09 오후

    데레사님
    뜻이 깊은날이네요
    자녀들과 점심도 하는 날이기도 하고요

    흙으로 왔기에 흙으로 돌아가라듯이….!
    마지막 행보는 그렇게 되여가네요..

    산행하시는 모습 따라 나도 산을 오르는 기분이었습니다    

  2. 데레사

    2013년 5월 17일 at 10:15 오후

    가보님.
    일찍 일어나셨군요.
    다행이 오늘 날씨가 좋아서 좀 있다 아침먹고 떠날겁니다.

    고맙습니다.   

  3. 노당큰형부

    2013년 5월 17일 at 10:35 오후

    아 오늘이 그런 사연이 있는 날이시군요
    자녀분들과 함께 즐거운 시간 보내실 수 있어 좋은 날입니다.
    연휴 건강과 햅복이 같이 하시기 바랍니다.

       

  4. 금자

    2013년 5월 17일 at 10:37 오후

    오늘이 기일이시군요. 많이 슬프시겠습니다.
    좋은 동네에 사십니다. 동네에 운동할 수 있는 산이 있음은 축복입니다.
    언니의 글은 시이고 수필이어서 좋습니다.    

  5. 해맑음이

    2013년 5월 17일 at 10:45 오후

    집뒷산… 정말 좋지요.
    저도 요즘 계속 산을 오르고 잇어요.
    살과의 전쟁도 하지만 무엇보다 마음과 생각을 정리하며 다잡기에
    뒷산만큼 좋은 곳이 없다고 생각되네요.
    산의 푸르름과 산 특유의 그 냄새…. 꽃과 바람의 조화 속에서
    흩날리는 듯한 그 냄새가 너무 좋거던요^^

    아 오늘이 데레사님께 사연 깊으신 날이군요.
    지금쯤 가시는 중이시겠네요.
    많이 덥습니다. 자녀분들과 조심해서 잘 다녀오세요^^   

  6. 士雄

    2013년 5월 18일 at 12:59 오전

    사진들이 참 좋습니다.
    애가똥풀꽃이 지천으로 피어 있더라구요.   

  7. 데레사

    2013년 5월 18일 at 1:24 오전

    노당님.
    고맙습니다. 이제 산소로 떠날려고요.   

  8. 데레사

    2013년 5월 18일 at 1:25 오전

    금자님.
    이제 뭐 슬플것 까지는 없어요.
    그냥 잊지 않는거지요.

    고마워요.   

  9. 데레사

    2013년 5월 18일 at 1:26 오전

    해맑음이님.
    산소가 분당이라 집에서 자동차로 30분정도 밖에 안 걸려요.
    그때는 외떨어진 곳이지만 이제는 분당시내가 되어서요.
    지금 떠날려고 합니다.   

  10. 데레사

    2013년 5월 18일 at 1:26 오전

    사웅님.
    애기똥풀이 요즘 한창인가 봐요.
    산에 지천으로 피어 있더군요.   

  11. 김현수

    2013년 5월 18일 at 2:03 오전

    왜 애기똥풀인지,ㅎㅎ,
    꽃들이 이쁘기만 하네요.
    뒷동산이 참 좋습니다. 푸른숲속으로 난 오솔길도 정겹고요.
    매일 산책하시면 참 좋을것 같습니다.
    부군 산소에 잘 다녀오십시요.    

  12. 해 연

    2013년 5월 18일 at 3:50 오전

    데레사님.
    수락산이라니요
    혹 수리산!
    어제 4호선 타고 오이도까지 갔는데요.
    산본역 다음이 수리산역이었거던요.ㅎ

    그날은 왠지,
    조금 슬프더라구요.   

  13. 리나아

    2013년 5월 18일 at 4:46 오전

    저도 수락산이 왜 저기있나..? 하고 …….^-^

    5월에 친정어머니도..시어머니도 /한분은 지난주에…또 …다음주에 기일.
    두분다 분당옆 용인에 묘가 있어요..다 경치좋을때라 저도 담주에 묘에 가려구해요..    

  14. 아지아

    2013년 5월 18일 at 4:55 오전

    산소에 잘 다녀왔는교?

    25년이라…
    강산도 많이도 변했죠?

    어쩐지 숙연해 집니다

    겨드랑이 보담 등이 늦게 나든데…
    그 때까지 댕겨야 안 되는교?
    많이 다니소   

  15. 미뉴엣♡。

    2013년 5월 18일 at 6:06 오전

    5월의 동산 예쁘네요
    녹색 동산에 노랑꽃
    풋풋한 5월의 향기가..ㅎ

       

  16. 최용복

    2013년 5월 18일 at 7:09 오전

    오월의 녹음 눈부시네요~~

    말씀처럼 저런길이라면 저도 몇시간을 걷죠^^

    다니기에 안성마춤인 길이네요!   

  17. 데레사

    2013년 5월 18일 at 9:06 오전

    김현수님.
    줄기를 짜르며 애기똥처럼 노란물이 나온다고 해서
    그렇게 이름지었다고 하네요.
    고맙습니다.   

  18. 데레사

    2013년 5월 18일 at 9:07 오전

    해연님.
    맞아요. 수리산.
    왜 수락산이라고 썼는지 나도 모르겠네요. 고쳤어요. ㅎㅎ
    뭔가 정신줄이 오락가락 하나 봅니다.   

  19. 데레사

    2013년 5월 18일 at 9:08 오전

    리나아님.
    우리는 분당의 메모리얼 파크에요.
    이곳이 옛날에는 남서울공원묘지였는데 이름이 이렇게 바뀌었어요.
    우리집에서 30분도 채 안 걸려요.   

  20. 데레사

    2013년 5월 18일 at 9:09 오전

    아지아님.
    땀이 어디서 먼저나든 간에 좌우지간에 부지런히 다녀야죠.
    높든 낮든 말입니다.

    고맙ㅈ습니다.   

  21. 데레사

    2013년 5월 18일 at 9:09 오전

    미뉴엣님
    이맘때의 산, 참 예뻐요.
    오늘 산소길도 참 예뻤답니다.   

  22. 데레사

    2013년 5월 18일 at 9:10 오전

    최용복님.
    다니기에 딱 알맞은 길입니다.
    여름에는 주로 여길 많이 오릅니다.
    실내 운동이 칙칙해서요.   

  23. 雲丁

    2013년 5월 18일 at 10:47 오전

    초록이 눈부신 오월의 산을 다녀오셨군요.
    특별한 날을 생각하시면서요.
    아름다운 나무와 풀꽃을 잘 담으셨습니다.
    저 길따라 걷고 싶어지네요.
    은혜로운 주일 보내시기 바랍니다.   

  24. 아멜리에

    2013년 5월 18일 at 11:13 오전

    아니 뱀딸기가 벌써 열렸어요? 전 뱀딸기 꽃 핀 것만 봤는데,.. 울동네는 애기똥풀은 피었다가 지는 중이구요.

    오늘이 제삿날이군요. 일찌감치 다녀오셨으니 다행입니다. 지금은 비가 많이 내리네요.

       

  25. 풀잎사랑

    2013년 5월 18일 at 11:29 오전

    애기똥풀이나 봄풀꽃들은 누가 손을 안 대도 마구마구 퍼지는 것 같더라구요.
    워낙 추위도 잘 이기고 해서 옆으로 옆으로…ㅎㅎ~

    그래도 오늘 날씨가 좋아서 다행이였네요.
    시방 빗줄기가,,,

    늘 마음을 평안하니 하시고 좋은 것만 생각하시고 지내셔요.
    그거이 마음을 살찌우고 건강한 삶을 영위한다고 하네요.ㅎㅎ~

       

  26. 말그미

    2013년 5월 18일 at 2:39 오후

    오늘이 기일이시군요?
    마음이 허전하시고 쓸쓸하시리라 생각합니다.
    그러나 식구들이 모이는 것은 즐거운 일이니
    좋은 것만 생각하시길 바랍니다.

    좋은 계절입니다.
    늘 활력있으시길…^^

       

  27. 데레사

    2013년 5월 18일 at 6:35 오후

    운정님.
    산은 지금 아주 예뻐요.
    아직은 연두가 남아 있어서요.   

  28. 데레사

    2013년 5월 18일 at 6:35 오후

    아멜리에님.
    뱀딸기가 열렸던데요.
    비 오기 전에 다녀왔어요.   

  29. 데레사

    2013년 5월 18일 at 6:36 오후

    풀사님.
    그런데 저곳에는 애기똥풀이 유난히 많았어요.
    고마워요.   

  30. 데레사

    2013년 5월 18일 at 6:37 오후

    말그미님.
    식구 모두가 같이 산엘 갔으니 쓸쓸하진 않았어요.
    어제는 성묘 온 사람들이 꽤 많던데요.
    연휴라서 그런가 봐요.   

  31. 모가비

    2013년 5월 18일 at 9:00 오후

    저는 어제 아랫동서의 49제에 다녀 왔습니다.
    다시 인생을 돌아 보게 되는 일들~~

    올해 오월의 꽃은 온통 노란색으로 피더둔요
    애기똥풀, 피나물.미나리 아재비,황매등등등~~~
    좋은 5월 을 즐기시기를~~~^^   

  32. 좋은날

    2013년 5월 18일 at 11:42 오후

    오월은 어디를 둘러봐도 참 아름답습니다.

    이런 호시절에 저세상으로 길을 떠나신 어머니를 생각함이나
    또는 이렇게 25년 전에 떠나신 고인의 제사를 기리시는 마음이나
    일맥이 상통함입니다.

    어머니의 49제까지 어머니를 많이 생각하며 지내려고 합니다.

    그것이 저를 사랑해주셨던 생전의 당신께로 향한
    자식된 도리가 아니겠는지요.

    내내 건강하심으로 좋은 날을 영위하시길요.

       

  33. 데레사

    2013년 5월 19일 at 2:48 오후

    모가비님.
    곧 장미도 피겠지요.
    늘 즐겁게 사시기 바랍니다.   

  34. 데레사

    2013년 5월 19일 at 2:48 오후

    좋은날님.
    고맙습니다.
    생각하는것 만으로도 고인이 기뻐하실거에요.   

  35. 염영대

    2013년 5월 19일 at 10:15 오후

    산길은 적어도 1시간 이상은 걸어야 합니다.
    다른 때 같으면 4시간 이상은 걷는데
    어제는 2시간 정도 걷고는 횟집으로 직행

    숲길을 걷고 싶은 일요일이 또 기다려집니다.
    시간이 나실 때마다 열심히 걷기 바랍니다.

    아기똥풀이 그래도 예쁩니다.   

  36. 데레사

    2013년 5월 19일 at 10:29 오후

    염영대님.
    요즘은 스포츠센터에서 운동하기 때문에 거의 산을 안 오릅니다.
    모처럼 짦은 산행을 해봤지요.   

  37. 도리모친

    2013년 5월 20일 at 3:36 오전

    예 요즘 신록이 점점 짙어져가고 있죠.
    여기 시골에는 온천지가 초록입니다.
    마늘과 양파도 곧 수확하게 될거구요.   

  38. 그리움

    2013년 5월 20일 at 7:30 오전

    먼저, 데레사님의 마음을 쓰다듬어 드리고 싶어요
    25년- 세월가면 잊혀진다했는데 전 그렇지 않다 싶대요
    슬픔이야 가라앉지만 그리움은~~~ 손주들에게 함께 사랑주지 못함도 그렇구요~~
    엥!! 잊을건 잊어야지요

    연초록색- 찍으시면서 물감뿌리지 않았음 조롷케 예쁜색깔이 될까나? 의심눈길 보내요
    애기똥풀이란게 엄청 궁금했는데– 제친구 초운님도 얘기하시길래– 사진 올려져서 얼마나 반가움인지요
    그런데 모르겠어요 저 샛노랑 예쁜꽃 봤던 생각이 안나요
    궁금증만이라도 풀었으니 감사드려봅니다

    발이시리고 몸이 썰렁하고~~ 봄은 봄인데 이 추위는 언제 물러갈거나~ 싶습니다
    간신히 잎이랑 함께 무드내고있는 늦은벚꽃이 벌벌떨고 있습니다 ㅋㅋ   

  39. 샘물

    2013년 5월 20일 at 11:59 오후

    데레사님
    요즈음은 어디를 가도 황홀한 연두색의 향연을 만끽할 수 있지요. 잠시 성당을 가더라도
    무성하게 벋어있는 가로수를 보며 찬탄을 금할 길 없는데… 다 그렇게 느끼지는 못하는가 보더라구요.

    올려놓으신 사진, 참 아름답습니다.

    오늘 테레비에서 암 때문에 등산을 재개했고 급기야는 암벽, 그것도 빙벽을 오른 황국희님을 보며 인간의 불굴의 의지에 감탄합니다.

    기일을 맞으셨군요. 25년동안 아니 그전에 편찮으셨을 때에는 더더욱 힘드셨겠습니다.   

  40. 데레사

    2013년 5월 21일 at 6:37 오전

    도리모친님.
    시골은 더 푸르겠지요.
    햇마늘이 장아찌용으로는 벌써 시장에 나왔더라구요.   

  41. 데레사

    2013년 5월 21일 at 6:38 오전

    그리움님.
    요즘 나무잎의 색깔들이 정말 예뻐요.
    연두에서 초록으로 변해가는 모습이 너무 곱거든요.

    여긴 더워요.
    오늘도 바람은 불지만 꽤 더워요.   

  42. 데레사

    2013년 5월 21일 at 6:39 오전

    샘물님.
    인간의 의자란게 참 감탄스럽기도 하지만 또 그것이 어떤 계기로
    꺾일때는 금방 무너지더군요.

    나뭇잎들이 예뻐서 오늘도 바깥을 많이 바라봅니다.
       

  43. 물위애 달가듯

    2013년 5월 22일 at 5:14 오전

    사시는 인근에 소풍 하시기 썩 좋은 곳이 있군요
    숲도, 자잔한 꽃들도 지천으로 피었으니 꽃길 걸으시며
    운동도 하시고
    사색도 하시기 참 좋아 보입니다
    넘치게도 마시고 모자라지 않게 바람 쐬시는 운동을 하셔도 좋습니다
    부디 건강하셔서 좋은 글, 사진 올려 주세요   

  44. 데레사

    2013년 5월 22일 at 9:39 오전

    물위에 달가듯님.
    들려주셔서 고맙습니다.
    건강하세요.   

  45. 박원

    2013년 5월 23일 at 12:17 오전

    오월의 산길이 산책하기에는 가장 좋은 것 같습니다.
    이제 아까시가 피면 도시는 향기에 잠길겁니다.
    즐거운 오월 되세요.    

  46. 데레사

    2013년 5월 24일 at 12:03 오전

    고맙습니다. 박원님.
    아직 아카시아는 안 피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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