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내리는 날을 좋아했던 시절이 있었다.
반세기 저 너머 그 시절의 비는 요즘 같은 공해에 찌든 산성비도
아니었고, 비 맞는것쯤으로 감기같은건 걸리지도 않던 몸이었으니까
우산도 안 쓴채 돌아다니기를 즐겨했었다.
그런데 이제는 비오는날이 반갑지 않다.
옛 어른들이 삼년 가뭄에도 사흘장마는 귀찮다고 하드니, 그 말이 딱 맞다.
비가 오면 나다니는것도 싫고 모든게 축축해서 싫다.
며칠전 비 내리던 날, 카메라를 갖고 아파트 마당의 꽃들을 한번
찍어봤드니 빗방울을 머금고 있는 모습들이 의외로 아주 예뻤다.
패랭이꽃이 작년에는 꽤 많았는데 올 해는 숫자가 적어졌다.
관리소장에게 물어봤드니 지난 겨울에 눈이 너무 많이 내려서 염화칼슘을
뿌린게 화단에도 영향이 있는것 같다고, 그 때문에 일년초들이 많이
죽어버린것 같다고 한다.
세상에나… 앵두가 익었네!!!
아무도 손대지 않았는지 제법 많이 달려있다.
시골 고향집 마당의 앵두보다는 좀 적은것 같지만 한 개를 따서
입에 넣어 보았드니 새콤달콤하다.
빗방울을 머금은 앵두, 탐스럽다.
갑자기 앵두나무 우물가에 동네처녀 바람났네… 하는 노래가 입에서
튀어 나온다. 그러고 보니 앵두와 석류는 우물가에다 많이 심었던것
같긴 하다.
장미꽃잎에도 빗방울이…
비바람에 꽃들이 바닥으로 쓰러져 있다.
은구슬같이 조롱조롱 매달린 빗방울, 꽃들은 비를 맞아도 예뻐.
루드베키아, 올 해 처음 본다.
일부러 이렇게 찍은건 아닌데 사진이 환상적인 모습으로 보인다.
사실은 우산을 든채 한손으로 찍어서 떨려서 이렇게 된것인데..
백합이 아직은 안 피었다.
한 며칠 지나면 필것 같다. 우리 아파트에는 백합도 꽤 많다.
이 꽃 이름은 왜 노루오줌일까?
노루오줌 냄새를 맡아 본 적이 없으니 냄새가 같은지를 알수가 있어야지..
나리꽃은 겨우 한송이가 피었고…
옥잠화도 많이 피었다.
내가 아침마다 한 시간씩 걷는 아파트옆 산책로, 비가 내려서인지
사람들이 안 보인다. 평소에는 새벽 5시경 부터 밤늦게 까지 걷는사람들로
만원인데..
이 새를 보고 같이 걷던 네 사람의 의견이 분분,
둘은 꿩이라 하고 둘은 비둘기라고 하고..ㅋㅋ
다음 주 부터 장마가 시작될거라고 하는데 장맛비가 내리거나 말거나
우리들의 아침산책은 걸르지 않을것이고 따라서 나의 사진찍기 버릇도
멈추지 않을것이다.
비 내리는 날, 빈대떡이나 부쳐 먹으면서 집에만 있기에는 아직은 좀
억울할것 같기도 하고…ㅎㅎ
안영일
2013년 6월 14일 at 6:53 오후
아름다운 꽃들 즐겁게 보았읍니다, 이곳 먼나라의 동부 저희집뜰한쪽아래의 앵두나무
한줌정도의 10-여개 빨갛게 익어감니다, 10여년 버려졌던 딸기도 작년부터 손을보니 딸기밭에 한소쿠리따고서 아직도 서너번 딸터인데 입이고급인지 ?먹지들을 안어서 할배혼자 속으로 뚱함니다, 풀밭의 새는 *멨 비들기*로 생각함니다, 제집의 전나무아파트에 4-5쌍이 상주하고있읍니다, 6,25 지나서 구해다 심은 물망초(아래 3번째 ) 이제는 세상 손주들에게 마음속 물망초가 되어서 기다려 보겠지요, **집에는 서울에서 (새끼 할매) 가 와서 식구의 제자 한 30년 소식 오가더니 한 10여일 집에 유하며 동부지역 관광을 시키고 있는 제자 둘은 졸업하고 막내하나 4학년이라나 할매학생 할매 선생 딸과 또 나간것같습니다, 이곳에서는 비가와도 그저 맟으며 움직이는데 한국에 있는분들 뛰는것이 조금은 이상했읍니다, 좋고 아름다운 꽃과 이야기 즐겁게 보았읍니다, 항상 건강 하십시요,
말그미
2013년 6월 14일 at 7:24 오후
앗!
앵두가?…
시골 고향 생각이 납니다.
꽃잎 위로 이슬처럼 맺힌 물방울들,
작품입니다.
아름다워요!!
벤조
2013년 6월 14일 at 7:48 오후
아파트 관리소장이 되려면 아는 것도 많아야 하겠어요.
데레사님 질문에 척척 대답해야 하구요.ㅎㅎ
열심히 걸으십시요.
추억거리를 쌓으며…
가보의집
2013년 6월 14일 at 8:12 오후
데레사님
아파트단지내 꽃들이 다채롭네요
창원있을때 생각이나네요 매실철이되면 그것 따든분 있었는데
mutter
2013년 6월 14일 at 8:34 오후
산비둘기예요.
꾹꾸 꾹꾸꾸~ 그렇게 울어요.
산비둘기나 까치가 콩 파종한 것을 파먹어서
요즈음은 콩도 포트에 파종해서 모종을 해요.
매일 한시간씩 걷는다는건 대단한거죠.
실천이 쉽지않은데 친구들이 있어서 가능할 거예요.
핼스클럽 다니시고., 매일걷고 ..
데레사님이 건강하신 이유겠지요.
이정생
2013년 6월 14일 at 9:29 오후
꽃 이름은 잘 몰라도 구경하는 건 누구보다 더 많이 좋아합니다. 하지만 요즘은 꽃 이름에도 관심이 가서 알아내려고 하기도 하고, 아무튼 물기를 머금은 꽃 더욱 고혹적으로 보이면서 가슴 한 켠을 떨리게 만드는군요.
저희 집 앞 마당에도 장미가 활짝 폈고, 또 작약과 그 밖에 이름 모를 꽃들(그 중엔 수국도 있지만 아직 활짝 열리진 않았고요.)도 있는데 볼 때마다 기분이 너무너무 좋아집니다.
꽃은 보는 사람들에게 행복을 전해주는 참 귀하고 고마운 생명체 같아요. 꽃 구경 언제나 즐겁습니다!!^^
노당큰형부
2013년 6월 14일 at 9:43 오후
ㅎㅎ 비둘기를 보고
꿩이라고 하는분의 말씀을 존중 합니다
(언론의 자유랄까?)ㅎㅎㅎㅎ
가랑비 내리는 상큼한 아침 산책길이
촉촉한 꽃들로 눈이 부십니다.
금자
2013년 6월 15일 at 12:14 오전
언니는 우리 조블의 대빵이십니다. 언니가 계셔서 조블이 즐겁습니다.
언니 화이팅!!!
데레사
2013년 6월 15일 at 12:52 오전
안영일님.
고맙습니다.
건강하십시요.
데레사
2013년 6월 15일 at 12:53 오전
가보님.
여기도 열매를 익기도 전에 따는 사람들이 더러 있어요.
그런데 올 해는 앵두가 붙어 있네요.
데레사
2013년 6월 15일 at 12:53 오전
무터님.
글쎄 저걸 꿩이라고 우겨서.. ㅎㅎ
그냥 수다떨기 위한 걷기입니다. 헬스장에서는 본격적인 운동이고요.
데레사
2013년 6월 15일 at 12:54 오전
이정생님.
맞아요. 꽃구경은 언제나 즐겁고 기뻐요.
우리 아파트는 꽃이 많아서 아침에 나가면 기분이 좋아요.
데레사
2013년 6월 15일 at 12:55 오전
노당님.
ㅎㅎㅎ
비둘기 보고 꿩이라고 하는 사람을 존중한다고요?
재미있습니다.
데레사
2013년 6월 15일 at 12:55 오전
금자님.
고마워요. 주말 잘 보내세요.
데레사
2013년 6월 15일 at 12:56 오전
말그미님.
저 앵두, 너무 아까워서 딱 한개만 따먹었어요.
두고 두고 볼려고요.
데레사
2013년 6월 15일 at 12:57 오전
벤조님.
그럼요. 관리소장도 자격시험을 통과해야 됩니다.
우리 소장님 정말 아는것 많아요.
그런데 환갑을 지났는데 총각이에요.(이건 비밀)
한국인
2013년 6월 15일 at 4:06 오전
강변로 산책하다 보면 패랭이 꽃이 지천입니다.
색깔, 무늬, 모양을 보면 한 30가지 되는 것 같습니다.
사진 찍고 싶어도 진드기 무서워 풀속에 못 들어가요…
최용복
2013년 6월 15일 at 6:35 오전
비오는날 그날 어디 있는냐에 따라서 좋을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수도^^
물머금은 붉은 장미의 모습 눈부십니다~~
산책로는 국립공원 못지않게 나무들이 무성하네요!!
데레사
2013년 6월 15일 at 6:36 오전
한국인님.
긴팔에 긴바지 입고 장갑끼면 괜찮지 않을까요?
저도 한강변 나가보고 싶지만 여기서는 좀 멀어서요.
데레사
2013년 6월 15일 at 6:36 오전
최용복님.
네, 우리아파트 산책로 정말 좋습니다.
신도시들은 다 계획도시라 이렇거든요.
해 연
2013년 6월 15일 at 10:02 오전
저는 잘못 찍은게 직품이 될때가 있어요.. 가끔! ㅎㅎㅎ
물기 먹음은 꽃들이 싱싱하고 요염합니다.
저는 아직도 비 오는날 돌아 다니고 싶어요.ㅋ
샘물
2013년 6월 15일 at 11:56 오전
참 부지런하신 데레사님,
저는 ‘앵두가 익었어요. 맛좋은 앵두를 팝니다. 한사발에 10원이요. 싸구려’하는 동요
생각이 나네요. (첫 마디만 생각나서 인터넷 도움 받았습니다)
또 노루오줌은 꽃의 뿌리가 약재로 쓰이는데 말리는 과정에서 노루오줌 냄새같은 냄새가 난다고 합니다.
silkroad
2013년 6월 15일 at 2:14 오후
빗방울을 머금은 앵두가 참 탐스럽슴니더~
노래 와 부르다가 마심니꺼~
할 수업시 실키가 해야 대갠네~ㅋㅋ
앵두나무 우물까에 동네처녀 바람난네
물동이 호미자루 나도 몰라 내 던지고
말 만 들은 서울로 갑돌이를 찾아
이쁜이도 금순이도 단봇짐을 쌋다네~
앵~~~코올~ㅋㅋ 감니DAY~
데레사
2013년 6월 15일 at 4:34 오후
해연님.
ㅎㅎ 그렇군요. 잘못 찍은게 작품?
비오는날 다닐때는 특히 조심해야 해요. 미끄러지면 큰일나니까.
데레사
2013년 6월 15일 at 4:35 오후
샘물님.
그런 노래가 있었군요.
나는 모르는 노래에요.
노루오줌이 그렇군요. 고맙습니다.
데레사
2013년 6월 15일 at 4:35 오후
실키님.
노래 잘 부르네요. ㅋㅋㅋ
바위
2013년 6월 16일 at 5:06 오전
지금도 저는 비 내리는 날이 좋습니다.
아직도 마음이 젊어서일까요.ㅎㅎㅎ
데레사님이 찍으신 사진들을 보니 비를 머금은 꽃들이 더 예뻐보입니다.
특히나 한 송이 나리꽃의 그 청초함이란…
오래 전 출장 다닐 때 강원도 태백 가는 산간 역에서 만난 그 나리꽃이
어제 본 꽃처럼 생각납니다.
비까지 맞으시며 열심히 찍으신 데레사님의 그 열정.
그래서 블로그가 훨씬 돋보입니다.
아름다운 사진들, 감사합니다.
미뉴엣♡。
2013년 6월 16일 at 6:49 오전
그렇죠 빗방울 머금은 꽃들이 예쁘겠죠..ㅎ
언제 보아도 테레사님 동네는 참 좋은
동네안 듯해요 철철이 예쁜꽃 피어나고..
그런 아름다운 산책길에서 산책 한다면
산책의 효과는 배가 될듯 좋으시겠어요~
士雄
2013년 6월 16일 at 7:31 오전
앵두가 익고 백합이 피려하고,,,
꽃은 마음을 나긋나긋하게 합니다.ㅎㅎ
데레사
2013년 6월 16일 at 9:45 오전
바위님.
그러시군요.
아직도 젊으시다는 말씀, 맞아요.
고맙습니다.
데레사
2013년 6월 16일 at 9:46 오전
미뉴엣님.
신도시들은 다 조경이 좋아요.
아마 우리동네 보다 분당은 더 좋을거에요.
고맙습니다.
데레사
2013년 6월 16일 at 9:46 오전
사웅님.
이제 며칠 있으면 백합도 활짝 필거에요.
그때 백합사진 또 찍겠습니다. ㅎㅎ
그리움
2013년 6월 16일 at 11:05 오전
그래요~
물기머금은 꽃들이 너무 요염해요(해연님글 조금 훔쳐서-)
—
데레사님댁은 너무 화려해요
꽃들도-
손님들도–
데레사
2013년 6월 16일 at 2:33 오후
그리움님.
맞아요. 우리 아파트의 꽃들이 화려해요.
물론 집은 아니구요. ㅎㅎ
揖按
2013년 6월 17일 at 4:16 오전
근래에 부쩍 꽃을 많이 찍으시는군요…
옛날이 그리우신 모양이지요 ?
산성
2013년 6월 17일 at 5:19 오전
데레사님
핑크 노루오줌 꽃(미안해라~) 그 아래에 있는 흰꽃은
어성초에요.물고기 비린내가 난다는…약재로도 쓰인다고 하지요?
이제 본격 장마가 오시려는지 오늘 후덥지근합니다.
미리 일 해두느라 바삐 지내고 있어요^^
데레사
2013년 6월 17일 at 8:48 오전
읍안님.
그게 아니고요. 어쩌다가 동네에서만 맴돌게 되어서 그래요.
마침 모레는 북해도로 여행 떠납니다.
집에만 있으니까 사실 글감도 없구요. ㅎㅎ
데레사
2013년 6월 17일 at 8:49 오전
산성님.
노루오줌꽃, 이름이 좀 그렇지요?
어성초, 기억해 두겠습니다.
雲丁
2013년 6월 19일 at 7:00 오전
빗방울 어린 꽃잎이 싱그럽네요.
어느 새 앵두도 익어가고
보리도 거둘 시기가 되었겠네요.
저도 비는 좋아하는데 습습한 주위환경은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
행복한 시간 보내시지요?
잘 다녀오셔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