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호박으로 풀떼죽을 쑤어 보았다.
풀떼죽이란 옥수수나 호박등을 주재료로 하고 팥이나 콩, 곡식의 가루등을
넣어서 풀 처럼 쑨 음식으로 범벅이라고도 부른다.
솔직한 말로 요즘와서 이런 음식들이 웰빙이니 건강식이니 하면서 아름다운
수식어로 불리지만 우리들 어릴적의 이 음식은 배고픔을 달래주기 위한
구황식품의 한 종류였다.
부족한 쌀 때신에 호박으로 한끼를 떼우기 위하여 쑤었던 풀떼죽, 돌아가신
엄마생각을 하면서 쑤어 본다.
이 호박은 블로그 이웃이신 예원님께서 농가를 소개 해 주어서 산것인데
싱싱하고 크고 좋다.
보통 늙은호박으로 풀떼죽을 쑤지만 집에 있는게 단호박뿐이라 …
호박은 늙은호박이든 단호박이든 그냥으로는 잘 썰어지질 않는다.
그래서 깨끗이 씻은 후 냄비에 물을 붓고 호박을 넣어 김을 한소큼 올린후에
칼질을 하면 아주 잘 썰어진다.
껍질이 약간 익어서 칼이 쑤욱 잘 들어간다.
단호박은 껍질채 먹는게 좋다고 해서 씨만 빼내고 껍질채 이렇게
토막으로 만든다.
비닐봉지에 넣어서 빨리먹을것은 냉장고에, 뒤에 먹을것은
냉동실에 보관해 두면 음식을 만들때 편리하다.
썰어진 호박에 물을 잠길만큼 붓고 푹 끓인다.
호박이 흐물흐물해 질 때 까지 끓여서 식힌후 손으로 짓이겨서
전부 물로 만든다.
그 물에 삶은 팥을 넣고 차좁쌀도 넣고 찹쌀가루는 대강
비벼서 넣는다.
이번에는 팥을 잘못 삶아서 물이 많이 남았다. 팥물이 뱃살 빼는데는
금상첨화라길래 컵에 따라서 혼자서 쭈욱 들이키곤 회심의 미소도
지어보고…. ㅋㅋ
이렇게 잘 으깨진 호박물에 좁쌀과 팥을 먼저 넣고 끓이다가…
찹쌀가루는 오른쪽처럼 반죽해서 넣는다. 새알은 호박죽을 쑬때
만들고 풀떼죽에는 저렇게 한다.
사실 호박죽과 호박풀떼죽의 차이는 물을 좀 더 붓느냐 덜 붓느냐에
있지 큰 차이는 없다.
간은 천일염으로 해야 맛있다.
밀가루반죽이 위로 뜨고 보글보글 끓으면 완성
껍질채 했기 때문에 빛깔이 푸르스럼 하지만 맛은 일품.
죽과 달리 범벅이라고 불리는 풀떼죽이기 때문에 이렇게 뻑뻑하다.
다른 지방에서도 호박으로 이렇게 풀떼죽을 쑤어먹는지는 잘 모르겠다.
이건 순 경상도식 토종음식인데 나는 정성을 다해서 쑤었지만
아들도 사위도 즐기지는 않고 딸과 나만 좋아한다.
노당큰형부
2013년 9월 17일 at 11:50 오후
^^ 데누님이 정성들여 조리하신
호박 풀떼죽
한번 먹어 보고 싶습니다.
한가위 명절 즐겁고
행복하게 보내세요
summer moon
2013년 9월 18일 at 12:11 오전
호박 풀떼죽을 먹어본 기억은 없지만
어렸을 때 할머니께서 단호박을 쪄서 잘라주시면 그건 맛있게 먹었던 기억이 납니다.
데레사님 말씀처럼 지금 사람들이 ‘웰빙’어쩌고 하는 것들을
전엔 그저 아무렇지도 않게 잘 먹고 지냈던거 같아요.^^
소리울
2013년 9월 18일 at 2:10 오전
풀대죽을 저도 한 번 끓여 볼까나요
데레사님의 풀대죽 보니까 먹고 싶네요
보미^^
2013년 9월 18일 at 3:31 오전
영양만점 건강 만점이겠습니다. 정성이 들어가서 맛있을것 같습니다.
jh kim
2013년 9월 18일 at 3:39 오전
너무도 오랫만에 추석인사 올립니다
절 받으세요
해 연
2013년 9월 18일 at 5:13 오전
그냥 쪄 먹기만 했어요.
뷔페에가면 단호박죽이 있던데 먹질 않아요.
저는 죽은 오직 밭죽이라서…
그런데 범벅은 좀 다른가 봐요.
기회있으면 한번 얻어 먹고 싶어요.^^
즐거운 추석되세요.
나의정원
2013년 9월 18일 at 5:57 오전
정성이 많이 들어간 음식이네요.
몸에도 좋은 것은 말할 것도 없구요
많은 참고가 되겠습니다.
추석 연휴, 잘 보내시길 바랍니다.
바위
2013년 9월 18일 at 8:03 오전
제 고향에선 호박죽이라고 하는데,
부산 지방에선 풀떼죽이라고 했지요.
구황음식이긴 했지만 재료가 많이 들어가서
어지간한 집에서는 해먹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간혹 어머님이 호박죽을 끓이는 날은 잔칫날이었지요.
이젠 웰빙음식이 되었습니다만
잊지 못할 추억의 음식입니다.
즐거운 추석 되십시오.
데레사
2013년 9월 18일 at 8:08 오전
노당님.
이제사 틈이 나서 컴앞에 앉았습니다.
음식 좀 만들고나니 힘드네요.
고맙습니다. 명절 즐겁게 보내세요.
데레사
2013년 9월 18일 at 8:09 오전
썸머문님.
우리들 어릴적 누구나없이 먹는게 참 귀하던 시절이었어요.
그때 먹었던 그 배고픔을 달래주었던 그런 음식들이
지금 그리워요.
데레사
2013년 9월 18일 at 8:10 오전
소리울님.
음식을 워낙 잘하시니까 저보다 맛나게 끓이실거에요.
저야 뭐 대충이거든요.
그래도 제 입에는 딱 맞아서…ㅎㅎ
추석, 즐겁게 보내세요.
데레사
2013년 9월 18일 at 8:10 오전
보미^^ 님.
추석 즐겁게 보내세요.
아드님들 이미 도착했어요?
데레사
2013년 9월 18일 at 8:11 오전
jh kim 님.
무지무지 반갑습니다.
추석, 즐겁게 보내세요.
데레사
2013년 9월 18일 at 8:12 오전
해연님.
죽 좋아하지 않으시군요.
어릴때 진저리칠 정도로 많이 먹은 죽인데 지금은 오히려
그리운 음식이 되어 버렸답니다.
추석, 즐겁게 지내세요.
데레사
2013년 9월 18일 at 8:12 오전
나의정원님.
정성이라기 보다 손이 많이 가는 음식이지요.
명절, 즐겁게 보내시기 바랍니다.
데레사
2013년 9월 18일 at 8:13 오전
바위님.
찹쌀가루가 없을때는 밀가루 반죽을 해서 떠 넣기도 했어요.
이건 순 우리집 식이에요. ㅎㅎ
추석, 잘 보내세요.
좋은날
2013년 9월 18일 at 8:39 오전
달달한 호박푸르래기(충청도) 미각이 떠오릅니다.
토담을 넘어 이웃들과 농가먹던 맛.
오랜만의 미감각입니다.
시방 아이덜과 떡집에서 송편을 사서 올라왔습니다.
睿元예원
2013년 9월 18일 at 10:08 오전
어머나..
호박범벅이 재료가 여러가지 들어 가네요.
영양만점 같아요.
저도 호박 두개 남겨 놓고
데레사님 죽 올리시면
배워서 해 보려고 했거든요.
늙은호박이 더 나은가요?
저는 그럼 좀더 있다가 늙은 호박으로 할까합니다.
추천하고 스크랩해 갑니다요.^.^
데레사
2013년 9월 18일 at 11:14 오전
좋은날님.
그러셨군요. 저도 송편 한접시 사고 말았습니다.
이제는 먹을 사람도 없고요.
데레사
2013년 9월 18일 at 11:15 오전
예원님.
옛날에는 늙은호박으로 해먹었어요. 그런데 있는게 단호박이니
단호박으로 했는데도 좋던데요.
덕분에 잘 먹습니다.
추석, 잘 보내세요.
풀잎피리
2013년 9월 18일 at 11:48 오전
와~ 데레사님 대단하십니다.
호박범벅, 풍성한 추석 실감합니다.
즐거운 한가위 보내세요.
데레사
2013년 9월 18일 at 6:19 오후
풀잎피리님.
고맙습니다.
추석 잘 보내세요.
모가비
2013년 9월 18일 at 9:02 오후
바쁘다는 핑계로 조불에서 멀리 더나 있다거
오랫만에 대래사님의 호박죽 시식 하고 갑니다
한가위날 아침입니다
시골에서 처갓집 조카의 컴에서 겨우 인사 드립니다
풍성한 한가위 맞으시고“ 건강 하세요~~~^^"
이강민
2013년 9월 18일 at 10:13 오후
데레사님, 풀떼죽 참 눈에 익습니다.
옛날 어른들이 "이놈, 풀떼죽도 못 먹었나, 이리 기운을 못쓰나."라고 야단치셨던 생각도 납니다.
맞습니다. 요사이는 고구마, 호박,메밀 뭐 이런 것들이 건강식으로 인기입니다.
미국에서도 그렇습니다.
집안에서 차례는 지내시는가요? 참, 성당에 나가시니까…..
揖按
2013년 9월 19일 at 3:23 오전
이름은 막죽 같은데, 내용은 수퍼 웰빙 음식이네요….
맛도 좋겠어요… 단, 1주일 이상 계속 안 먹을 경우에 한해서…
가보의집
2013년 9월 19일 at 6:38 오전
데레사님
추석은 바쁘게 지나시겠네요
즐겁게 보내고 계시지요
먹고싶은 호박죽이네요 입맛이 없을때는 그죽이 딱 인듯합니다
그리움
2013년 9월 19일 at 9:38 오전
내일이 진짜 진짜 보름달이네요 지금 모든분들 신나고 바쁘신거네요~
부러워서 ㅠㅠ
—
저 추석날 타국에서 울지않게 해 주시려면 데레사님 끓이신 저 죽 한그릇이면 딱 해결될것 같은데~~~~
주신다구요? 감사합니다아~~ 후루루룩~~~
저두 며칠전 단호박 한덩이사서 삶아으깨어 감자가루?- 갈분가루?- 넣어서 자꾸 자꾸ㅋㅋ 주무려서 납작하게 손바닥만한 크기로- 하나씩 랲으로 싸서 냉동실에 넣었다가 하나씩 꺼내어 후라이팬에 기름두르고 구우면 쫄깃 쫄깃하니 요게 뭘까?? 모를정도로 맛나요
설탕듬뿍넣은 간장양념에 찍어먹음 데레사님 위의 작품맛엔 많이 떨어져도 향수풀수있떠요 ㅋ
강원도 여행일기도 잘 봤습니다
새까만 나비가 먼 추억을 끌어올렸구요~
어릴적 까만비단나비랑 까만 비단잠자리랑~~ 크고 너무 멋진 귀부인 같았거든요
명절에 행복한 날이 되시길요~ 손수건 꺼내려고 합니다 ㅋㅋ
데레사
2013년 9월 19일 at 10:46 오전
모가비님.
오랜만이에요.
건강하시죠?
데레사
2013년 9월 19일 at 10:47 오전
이강민님.
성당에 나가도 차례는 지냅니다.
간단하게 집에서 지내고 위령미사도 갑니다.
그저 생전처럼 밥 한그릇 대접하는 겁니다.
고맙습니다.
데레사
2013년 9월 19일 at 10:47 오전
읍안님.
지금이니까 웰빙이지 옛날에는 쌀없어서 해먹던 막죽
맞습니다. ㅎㅎ
데레사
2013년 9월 19일 at 10:49 오전
그리움님.
손수건 꺼내지 말아요.
내가 송편이랑 빈대떡이랑 보내 줄께요.
단호박을 그렇게도 하는군요. 나도 몇덩이 있으니까 그렇게도
해봐야 겠어요. 탱큐데스.
데레사
2013년 9월 19일 at 10:58 오전
가보님.
그곳에도 취사도구는 있는지요?
만들어 잡수셔도 되는데..
암튼 추석 잘 지내고 있습니다. 고맙습니다.
벤조
2013년 9월 20일 at 1:17 오전
우린 범벅이라고 해요.
한 숫갈 떠먹었으면…두 숫갈도? ㅎㅎ
데레사
2013년 9월 20일 at 3:19 오전
벤조님.
표준말로는 범벅이 맞아요.
경상도 사투리로 풀떼죽인거지요.
저것 다 드시와요. ㅎㅎ
와암(臥岩)
2013년 9월 20일 at 9:33 오후
‘호박범벅’,
경산지방에선 이렇게 불렀습니다.
이젠 아무도 범벅을 끓여줄 사람이 없으니 안타까울 뿐이지요.
누른 늙은 호박으로 끓인 범벅은 별식이깐요.
어머님 살아계실 땐 범벅이나 또 늙은 호박을 파 그 속에 미꾸라지와 꿀을 넣어 마당에 등겨불을 피워놓고 며칠 끓여선 물만 주기도 했지요.
여름철 보신으론 범벅과 미꾸라지(추어)탕이 최고였습니다.
‘풀대죽’이란 ‘데레사’님의 글로 다시 한 번 어머님을 생각하게 되는군요.
‘어머님’이란 말이나 글만 봐도 눈물이 앞을 가리는데 말예요.
한 사발 먹으봤으면~ 하는 마음 넘친답니다.
추천은 물론이고요.
데레사
2013년 9월 20일 at 11:01 오후
와암님.
풀떼죽으로 부르거나 범벅으로 부르거나 우리들 나이엔
다 그리운 음식이지요.
저도 울어머니 솜씨만큼은 못해도 이따금씩 끓여 먹습니다.
단호박이든 늙은호박이든 손에 들어오는대로 하지만요.
雲丁
2013년 9월 23일 at 12:25 오전
제 고향에서도 풀떼죽을 쑤어 먹었습니다.
대신 밀가루를 넣었던 것 같아요.
그땐 별미인 줄 몰랐는데 요즘은 웨빙이라고 하지요.
맛깔스럽게 잘 만드셨네요.
가까으면 한 그릇 얻어먹으련만, ㅎㅎ
데레사
2013년 9월 23일 at 9:00 오전
운정님.
그땐 우리도 밀가루 넣었어요.
지금이사 많이 여유가 있으니까 찹쌀가루를 넣는거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