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우리나라 어딜가나 공원이다.
나무들도 많고 꽃들도 잘 가꾸어져 있어 이 강산 가을길에 돗자리 하나만
들고 나서면 아무데서고 단풍놀이를 즐길 수 있다.
시월말에 접어들면서 우리동네에도 감도 익고 귤도 익고 단풍도 꽤
아름답게 물 들었다.
굳이 멀리가지 않아도 내가 사는 동네에서도 얼마든지 볼 수 있는 단풍,
쳐다보느라면 나도 같이 물들것 같다.
우리 아파트 마당에 몇 그루의 감나무가 있다.
몇년전 까지만 해도 익기 무섭게 누가 따가는지 없어지드니 이제는
따는 사람도 없다.
아파트 마당의 과일나무는 화초에 주는 농약을 사용하기 때문에 먹으면
안된다는 뉴스가 한번 지나가고 나서는 따먹지를 않으니 보기에는 좋다.
가을정취는 단풍도 좋지만 익어가는 과일을 보는것도 좋다.
우리는 아파트 마당을 쳐다보며 "여기가 바로 설악동이야" 하면서
흐뭇해 한다.
단풍 드는 날
도 종환
버려야 할 것이
무엇인지를 아는 순간부터
나무는 가장 아름답게 불탄다
제 삶의 이유였던 것
제 몸의 전부였던 것
아낌없이 버리기로 결심하면서
나무는 생의 절정에 선다
방하착(放下着)
제가 키워 온
그러나 이제는 무거워진
제 몸 하나씩 내려놓으면서
가장 황홀한 빛깔로
우리도 물이 드는 날
요즘은 콩크리트 숲의 아파트단지가 절대로 삭막하지 않다.
우리 동네는 은행나무도 많고 벚나무도 많다. 아직 은행나무는 물이
덜 들었지만 며칠만 지나면 아마 동네길이 모두 노란색으로 변할것이다.
어제 점심은 팥죽에 도토리묵을 먹었다.
팥죽 9,000원, 도토리묵 12,000원, 21,000원에 두 사람이 배터지게 먹었다.
이 꽃들은 음식점 마당에 피어 있던것이다.
그리고 한바퀴 돌다보니 귤이 주렁주렁 열려 있다.
전에는 귤은 한강이북에서는 잘 안자란다고 했는데 이제 기후가 변해서인지
이렇게 크게 익어가고 있고…
이 강산 가을길에
물 마시고 가보시라
수정에 서린 이슬을 마시는 산뜻한 상쾌이리니….
한하운시인의 국토편력의 싯귀가 딱 어울리는 계절, 우리동네의
가을도 이렇게 깊어가면서 시월의 멋진날을 선사하고 있다.
안영일
2013년 10월 28일 at 8:02 오후
가을 단풍잎 고맙게 보면서 우리집의 청솔모들 한 2개부족으로 배, 앵두 .도마도 , 감
등 익으면 새들과 이놈들이 주인입니다, 감나무 10개 달린것 몇개먹었길래 식구
이야기하니 나왔다간것을 보고 익은것은 먹고 씹어놓고 떨어트리고 행패를 부려서
씨름하듯이 3-4개 따서 맟을 보면서 이곳의 짐승들 도토리도 .열매 ,새순 ,어린잋은 다람쥐들의 양식이더군요,
동양인들 있는동네는 순경이 밤 도토리 열매 못따게 포리스가 지킴니다,
항상 건강 하십시요
흙둔지
2013년 10월 28일 at 8:17 오후
하하~ 농약을 뿌려 감을 못따게하는 아이디어가 좋네요.
대부분 과실을 익기도 전에 따버리는 바람에
눈살을 찌푸리곤 하는데 좋은 아이디어 같습니다.
이제 완연한 가을입니다.
바람돌
2013년 10월 28일 at 9:15 오후
시월의 마지막날도 가까웠네요.
감과 꿀이 익어가는 서울, 많이 따뜻해졌나 봅니다.
마산 부산에서는 키위가 주렁주렁 열린 집들도 있습니다.
단풍이 곱게 물들었네요.
가을입니다.
배흘림
2013년 10월 28일 at 9:59 오후
우리 아파트도 감이 많이 열려서 잎이 지고 난 뒤에 사진 찍으려고 생각하였는데, 어느날 보니 몽땅 없어졌더군요. 아마 아이들이나 땅에 떨어지면 지저분 하니 관리소에서 그랬나 보다 생각 했는데,, 농약 뿌린다는것 좋은 아이디어 같기도 한데 아이들이 위험한 것 같기도 하구요. ㅎㅎ
데레사
2013년 10월 28일 at 10:58 오후
안영일님.
고맙습니다.
미국은 한국사람들이 고사리나 열매들을 마구 따가서 신문에 까지
난걸 보았어요. 그러지 말아야 되는데 말입니다.
데레사
2013년 10월 28일 at 10:59 오후
흙둔지님.
네, 완연한 가을입니다.
저 감이 까치가 다 먹을때 까지 그냥 있으니까 보기에
좋더라구요.
노당큰형부
2013년 10월 28일 at 10:59 오후
10월의 끝자락에
알알이 읶어가는 감과 귤이
세월을 재촉 하는양
초목이 붉게 물들고 있습니다.
팥죽과 도토라묵 무침
많이 맛 있었어요?
데레사
2013년 10월 28일 at 11:00 오후
바람돌님.
마산쪽은 키위도 열리지요.
우리나라 기후가 점점 동남아풍으로 가는것 같아서 싫어도
또 이런 열매가 달리는걸 보면 좋기도 해요.
데레사
2013년 10월 28일 at 11:01 오후
배흘림님.
일부러 뿌리지 않아도 아파트의 과일나무는 화초수준으로 관리를
하니까 그런 농약을 뿌리는 거지요.
우리는 이제는 떨어지거나 까치가 먹고갈때 까지 그냥 있어요.
데레사
2013년 10월 28일 at 11:01 오후
노당님.
어느세 시월도 며칠 안 남았네요.
곧 추워질거고, 우리는 늙어갈거고요.
좋은날
2013년 10월 28일 at 11:03 오후
저는 연중 상달을 신록의 오월로 잡습니다만
시월의 단풍철을 상달로 잡으시네요.
팥죽이 속을 뜨끈히 뎁혀줄 것만 같은 계절이 어느덧 돌아왔습니다.
또 아름다운 이 강산
어디를 보여주실까 기대가 됩니다.
조블의 으뜸 여행가님. ㅎ
데레사
2013년 10월 28일 at 11:11 오후
좋은날님.
우리 절기상으로 상달은 시월이에요.
개천절 노래에도 이 날이 시월상달에 초사흘이니…. 이런 귀절이
있거든요.
다음은 어디로 갈지 저도 모릅니다. ㅎㅎ
mutter
2013년 10월 29일 at 1:27 오전
아파트를 다녀보면 평촌이 아름다운 것 같아요.
강남도 점점 나무가 많아지지만 평촌은 자리를 잡은것같이 느껴져요.
호수도 있고,산도 있고, 나무가 제법 굵네요.
팥죽이 9천원씩이나.. 으그그 ~ 많이 올랐네요.
가보의집
2013년 10월 29일 at 1:37 오전
데레사님
가을의 풍성함도 겨를없이지나네요
세브란스병원에서
멋진곳을 급히 봅니다
인회
2013년 10월 29일 at 1:43 오전
삭막하기만 아파트의 풍경을 마치 무슨 리조트라도 된양
예쁘게 표현하십니다.
아침에 고층아파트에서 출근준비를 하며 맞는 풍경도 가을을 알리더군요.
고운빛을 잘도 데리고 오셨습니다.
바위
2013년 10월 29일 at 2:32 오전
그렇습니다.
대한민국 금수강산은 어딜 가나 ‘무릉도원’이지요.
그런 강산을 단풍보다 더 빨갛게 물들이는 사람들이 있으니
그게 걱정입니다.
데레사
2013년 10월 29일 at 4:04 오전
무터님.
네, 팥죽이 옹심이와 쌀이 들어간것은 그렇게 비싸더라구요.
양은 두사람이 먹었고요.
요즘 동네 돌아다니는 일이 즐거워요.
데레사
2013년 10월 29일 at 4:05 오전
가보님.
세브란스에 입원하셨나요?
별일 아니었으면 좋겠어요.
데레사
2013년 10월 29일 at 4:06 오전
인회님.
평촌은 이제 나무가 꽤 우거져서 그리 삭막하지는 않아요.
포일리도 마찬가지일거에요.
재개발전의 포일리 도로에도 은행나무가 엄청 많았거든요.
데레사
2013년 10월 29일 at 4:07 오전
바위님.
우리나라 좋은나라입니다.
이만큼 살기좋은 나라도 흔치는 않지요.
감사해 하면서 살아도 모자랄판에 맨날 욕만 해대는 사람들을
생각하기도 싫어요.
아바단
2013년 10월 29일 at 4:15 오전
요즘엔 어디를 가든지 녹지라 좋은것 같아요.
고한역.. 영월역도 좋았구요.
데레사
2013년 10월 29일 at 4:26 오전
아바단님.
오랜만이에요.
산엘 가면 더 좋지요. 그런데 이제는 못가요.ㅠㅠ
벤조
2013년 10월 29일 at 4:28 오전
아…고향에 가고파…
한국인
2013년 10월 29일 at 5:38 오전
꿈마을 아파트촌의 단풍이
진짜 꽃마을 같습니다.
해 연
2013년 10월 29일 at 5:44 오전
저희 아파트단지내에도 감이 주렁 주엉
손이 왜 안 타나 그랬는데
이유가 있군요.
아무튼 보기는 참 좋아요.
팟죽은 좀 비싼듯 한데 먹고 싶네요.
최용복
2013년 10월 29일 at 6:51 오전
정말 설악동 못질 않네요^^
인파의 물결은 적을수록 좋겠죠~~
한강이북에서 귤이 자라는 모습 놀랍습니다!
나의정원
2013년 10월 29일 at 8:25 오전
요즘 마트에서도 감을 많이 팔아서 먹어봤는데, 맛이 괜찮더군요.
시와 더불어서 느껴가는 가을의 정취가 물씬 풍기는 것이 제대로 가을 맛이 납니다.
팥죽도 맛나 보이고 이래저래 좋은 구경들을 많이 시켜주셔서 감사합니다.
보미^^
2013년 10월 29일 at 8:27 오전
가을의 멋스러운 풍경은 다 사진에 담으셨군요. 가을의 정취가 물씬 느껴집니다.
데레사
2013년 10월 29일 at 9:46 오전
벤조님.
고국이 그립죠?
데레사
2013년 10월 29일 at 9:46 오전
한국인님.
네, 이제 평촌 입주 20년이 넘으니 나무도 우거지고
꽃도 많아져서 좋아요.
데레사
2013년 10월 29일 at 9:47 오전
최용복님.
설악동같죠?
이제 우리나라 기후는 동남아 스타일로 변해가나 봅니다.
한강이북에서는 안 자라던 식물들이 많이 자라거든요.
데레사
2013년 10월 29일 at 9:47 오전
나의정원님.
제가 고맙지요.
재미나게 읽어 주셔서요.
팥죽 맛있어 보이죠?
데레사
2013년 10월 29일 at 9:48 오전
보미^^님.
그 동네 가을도 멋질거에요.
요즘은 우리나라 어딜가나 다 좋거든요.
데레사
2013년 10월 29일 at 9:49 오전
해연님.
젊은 엄마들 사이에서 농약을 많이 친다고 안 따먹는다는 얘기가
번지면서 감도 대추도 다 그냥 있어요.
팥죽, 좀 비싸죠?
그런데 국산만 사용한다 하니까 믿어야죠.
구산(久山)
2013년 10월 29일 at 10:15 오전
정말 요즘엔 멀리가지 않아도 가을을 느끼게 하는 풍경들이 많아서 좋군요.
바로 우리동네에도 가을이 깊숙히 찾아들고 있더군요.
사진 13,14번 단풍이 유난히 눈을 즐겁게 합니다.
그리고 도토리묵과 팥죽 또한 식욕을 당기게 하는군요. ㅋ
감사합니다.
데레사
2013년 10월 29일 at 12:05 오후
구산님.
지금은 어느동네나 다 아름다울거에요.
길을 걷다 보면 여기가 바로 설악이야.. 이런 느낌을 갖게
하는 곳이 참 많아요.
雲丁
2013년 10월 29일 at 12:46 오후
우리동네도 집만 나서면 단풍 천지입니다.
화살나무 단풍이 단연 색이 곱네요.
콩지팥지네 다녀오셨군요.
내내 강녕하시길 기원합니다.
교포아줌마
2013년 10월 29일 at 12:50 오후
단풍든 감잎
도토리묵
팥죽
좋은 가을날!
버려야 할것이 무엇인지를 아는 순간부터
나무는 가장 아름답게 불탄다.
데레사님의 멋진 가을날 기쁨에 동참했어요.^^
睿元예원
2013년 10월 29일 at 1:36 오후
단풍이 꽃같이 예쁩니다.
화려해진 길을 걸어 팥죽에 도토리묵을 ~~
행복이 넘치시네요.^.^
산성
2013년 10월 29일 at 2:19 오후
저희 집 앞에는 산수유 나무가 있는데요.
빨간 열매가 얼마나 조롱조롱 달렸는지
한번 씩 올려다보는 재미가 좋아요.
도처에 가을 풍경
누리다보면 찬바람 불어오겠지요?
사진 속 감, 이쁩니다.
말그미
2013년 10월 29일 at 6:51 오후
아파트에 저런 감나무와 귤나무가 있다니 놀랍습니다.
아름답고요…
단풍도 강원도보다 곱습니다.
정말 설악동이라 할만 합니다.
근사하고 멋집니다.
우산(又山)
2013년 10월 30일 at 1:34 오전
산 좋고 사계절 변화를 볼 수있어 이곳에 살고 있는데 이젠 평촌이 더좋네요. 평촌에 대한 향수를 불러오는 사진들입니다. 참, 아름다븝니다.
아지아
2013년 10월 30일 at 2:00 오전
귤도 약 치는 가요?
도시의 가을 단풍은 예쁘고 보기도 좋고…
그나 매일 아침 청소하는 미화원님들의 아픔은 어찌하료
치우지 말고
그냥 바람에 날면 더 운치가 있을텐데…
혼자 한 번 걱정 해봤습니다
샘물
2013년 10월 30일 at 2:38 오전
‘단풍 드는 날’ 도종환 시인의 시가 너무 좋습니다.
제게 일러주시는 말씀 같은데 정말 버리기 어려워합니다.
그래서 곱게 물드지 않고 얼룩덜룩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도토리 묵도 멸치도 팥죽도 다 맛있어 보입니다.
저는 어제 너무 맛있는 단호박죽을 친구가 만들어 주어서 먹었습니다.
죽을 좋아하는 편이 아닌데 어찌 그리 맛있던지요.
감도 아름답네요.
뽈송
2013년 10월 30일 at 2:40 오전
우리동네 아파트에도 감이 주렁주렁 열렸는데 누군가가 흩어가는 걸 보았습니다.
참 뻔뻔스럽게 보이든군요. 그래도 아무 말 해주지 않은 나도 문제였지만요.
그런데 먹어선 안 되는군요. 다행입니다.
이제 이곳에도 노랗게 물들 은행나무가 한창입니다.
가보의집
2013년 10월 30일 at 5:37 오전
데레사님
오후에 다시 자세히 보니 멋진 가을입니다
데레사
2013년 10월 30일 at 12:01 오후
운정님.
콩지팥지에 자주 가요.
그집 묵이 입에 딱 맞아요.
언제 한번 같이 가요.
데레사
2013년 10월 30일 at 12:01 오후
교아님.
반가워요.
제 가을에 동참 해 주셔서 탱큐입니다.
데레사
2013년 10월 30일 at 12:01 오후
예원님.
그래요. 살아있다는건 행복이에요.
그저 감사하면서 살고 있습니다.
데레사
2013년 10월 30일 at 12:02 오후
산성님.
맞아요. 가을을 누리다 보면 어느새 찬바람이 불어 오겠지요?
겨울은 정말 싫은데요. ㅎㅎ
데레사
2013년 10월 30일 at 12:03 오후
말그미님.
단풍만 구경할려면 굳이 멀리 갈 필요는 없어요.
감은 우리 아파트고 귤은 아파트를 벗어난 농원의것이에요.
데레사
2013년 10월 30일 at 12:03 오후
아지아님.
지금부터 우리 아파트 경비원들은 참 힘들어요.
매일 아침 저 낙엽 쓰느라고요.
그래도 우린 즐겨야죠. 뭐.
데레사
2013년 10월 30일 at 12:04 오후
우산님.
이제 평촌은 나무가 제대로 우거졌어요.
그래서 참 좋아요.
데레사
2013년 10월 30일 at 12:05 오후
샘물님.
이 시 정말 좋아요.
버릴줄 알아야 하는데 저도 그래요. 아직도 움켜쥐고만
있을려고 하거든요.
멀리 계시니까 고향음식은 다 맛있어 보일거에요.
데레사
2013년 10월 30일 at 12:06 오후
뽈송님.
요즘 아파트단지의 과일은 아무도 안 따요.
워낙 화초개념의 농약을 많이 치니까요.
그럴 누가 알려주기만 하면 절대로 안 따 갑니다.
데레사
2013년 10월 30일 at 12:07 오후
가보님.
지금 병원이세요?
바쁘실텐데, 고맙습니다.
미뉴엣♡。
2013년 10월 30일 at 7:43 오후
우와~ 감과 귤이 익어가는 테레사 마을..ㅎ
언제 보아도 아름다운 자연환경이에요
단풍색이 아주 고운색상인데 참 예뻐요
단풍뿐 아니라 이름모를 꽃들도 예쁘고
하늘색도 어쩜 저리도 투명 파랑일까요~
데레사
2013년 10월 30일 at 11:05 오후
미뉴엣님.
평촌은 계획도시로 개발된 곳이라 조경이 좀 예뻐요.
지금 단풍이 한창이에요.
에필로그
2013년 10월 31일 at 1:52 오후
진~~짜 예쁘게도 주렁주렁…^^
햇볕 먹고 크는 애들이라 그런지 어쩜 그리도 고울까요? 아오~~^^
(데레사님 방에서 향기에 취하고 색깔에 취하고… 그저 알딸딸합니당.ㅋㅋ)
데레사
2013년 10월 31일 at 3:59 오후
에필로그님.
취한 얼굴 보고싶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