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직장의 후배들과 종각부근 에슐리라는 곳에서 점심을 먹었다.
아무래도 느끼하고 기름진 종류가 많은 음식들을 먹어서 그냥 집으로
오기에도 그렇고, 다 저녁때 스포츠센터에 가기도 그렇고 해서 청계천이나
오랜만에 한번 걸어보자고 의논이 되어 딱 두시간만 같이 걷기로 했다.
날씨가 추우니까 사람도 별로 없고 한적해서 마음대로 수다떨며 걷기에는
안성맞춤이다.
보신각 앞에서 부터 시작해서 한시간만 걷고 그리고는 도로 돌아서서
오기로 한다. 그러면 두시간이다.
무슨 건물인지는 모르지만 모양이 독특해서 사진 한장 찍어봤다.
여기가 어딘지 아시는분 ?
청계천으로 내려 왔다. 아직 얼지는 않았지만 꽤 춥다. 군데 군데
눈도 쌓여있고…
점심을 같이 한 두 후배다. 앞 모습은 절대사절이니까..
60대 초반인데 멋지다. 지금은 후보할머니들이지만 불과 몇년전 까지만
해도 한 지역의 치안책임자들이었다.
퇴직 후는 나처럼 수다쟁이들이 되어 버렸다.
청계천길이 한국의 아름다운길 100선에 들었나 보다.
오리떼가 노닐고 있다. 자세히 보면 오리는 언제나 짝을 지어서 있다.
광교다리를 보니 지금은 신한은행으로 바뀌어 버렸지만 옛 조흥은행 생각이
난다. 서울에 처음와서 찾아갔던 선배가 근무했던 조흥은행, 그 선배언니는
여행원은 결혼하면 사직해야 하는 은행규정 때문에 결혼도 못하고그 은행의
대리로 근무하고 있었는데 반갑다고 밥도 사주고 차도 사주었었다.
나중에 우리나라 최초의 여자지점장이 되었던 선배언니가 근무했던 조흥은행
건물은 지금은 신한은행으로 건재하고 있어서 새삼 한번 쳐다 보고…
후배들은 계속 잘 걷는데 나는 한번씩 의자에 앉았다가 다시 걷고..
벽면에 그려져 있는 정조대왕의 능행반차도를 보며 우리의기록문화에
대한 이야기도 주거니 받거니 하면서 걷는다.
우리는 많은 얘기들을 주고 받는다.
이명박 대통령이 청계천복원과 버스환승제 실시는 정말 잘한 일이라고.
이런 시설물도 있네~~ 환경위기시계, 자세히 보니 밤 12시에서 새벽 3시
까지가 가장 좋은 시간이다.
파랗게 이끼가 낀 곳도 있네. 경주에 살적에 형산강에도 이렇게
파란 이끼가 끼여 있었는데 화상을 입으면 저 이끼를 뜯어다가 붙이면
감쪽같이 나았던 생각이 난다. 옛날에는 하찮은것들도 다 약이되었었거든.
저 하얀 오리는 뭘까? 아니 오리 맞기는 맞나?
되돌아 오는길은 약간 어두워지기 시작했다.
밝을때는 아무렇지도 않던 얼음이 보리빛으로 변한다.
점심을 잔뜩 먹어서 배가 부른데도 광장시장 간판을 보니 갑자기
시장좌판에서 파는 팥죽이 먹고 싶어졌다. 그래서 한그릇씩 먹고가자고
했드니 후배가 싫다고 한다. 옛 맛이 아니라고.
그래서 그냥 돌아서면서도 나는 내내 아쉬웠다.
12월에는 외식을 너무 많이 했다. 여기 저기서 초대도 받고, 또 내가
초대도 하고, 모임도 많았다. 그래서 살찌지 않을려고 많이 먹은 날은
되도록 많이 걸었다.
오랜만의 청계천 걷기, 행복하고 편안한 시간이었다.
mutter
2013년 12월 28일 at 5:46 오후
맛있다는 음식속에는 설탕,소금이 많이 들어있을것 같구요.
지난번 친구만나고 들어오면서 집까지 한시간 반을 걸어서 왔어요.
시골길은 걷기에 좋거든요. 꼬부랑꼬부랑길,황량한 들판.
지나가는 할머니가 "누가 이렇게 씩씩하게 걸어오노?"
하시기에 한참을 모르는 할머니와 이야기하고 헤어져 다시 걷다가는
"아!참!"나도 할머니지." 혼자서 웃었네요.
데레사
2013년 12월 28일 at 6:38 오후
무터님.
아무래도 송년의 달이라 많이 먹게됩니다.
그래서 걷기도 하고 수영도 하고 별짓을 다합니다.
더 찔까봐 무서워서요.
내 친구 시아버님, 아흔이 훨씬 넘은 나이신데도 노인정에 나가
노시다 오시라하면 거긴 늙은이들이나 가는곳이야 한다네요.
ㅎㅎ
흙둔지
2013년 12월 28일 at 8:21 오후
부지런도 하시네요…
날씨도 추운데 나들이도 하시구요…
청계천은 말도 많았지만 이젠 누가 뭐라고 해도
서울의 명소가 된건 사실입니다.
이명박씨가 정치는 못했지만
청계천 공사와 시내버스 정책엔 박수를 보냅니다.
가보의집
2013년 12월 28일 at 8:25 오후
데레사님
이명박 대통령이 시장일었나
이렇게 새로 단장 하고 하여서 너무깨끄하지요
그때 바로 갔다왔어요 그리고는 차로 그냥 지나치기만 하였는데
덕분에 잘 보았네요
감사하고요 새해 맞이 뜻있게 맞이 하시기 바랍니다
보미^^
2013년 12월 28일 at 9:43 오후
후배도 많으시고 친구도 많으시고 좋으시겠습니다.
소중한 복중의 하나입니다.
노당큰형부
2013년 12월 28일 at 10:36 오후
ㅎㅎ
이명박 대통령의 공 들인 깔끔한 명물 청계천이군요
겨울 모습도 보기 좋습니다.
저 하얀 오리
우리가 자주 먹는 오리 맞습니다.
ㅎㅎㅎ
추위 조심 하세요~~
벤자민
2013년 12월 28일 at 11:19 오후
몇년전 한국갓을때 청계천가봣읍니다
바빠서 내려가지는못하고 위에서만 잠깐봤었지요
참 잘한것같앗어요
과거에 청계고가도로가 무슨큰 나라발전의상징처럼선전되엇고
진짜인지는몰라도 누구는 박대통령골프치러가는직행도로였다는 ㅎㅎ
아무튼 당시 주한미군들에게는 청계천에나가지마라
청계고가도로를이용하지마라는 내부지침이잇엇을정도이지요
복개아래에 썩은가스가차서 언제터질지모른다는경고?엿지요 ㅎㅎ
다소인공적이긴하지만 시민에게 좋은환경을돌려준건 참잘한거같읍니다
요즘은 여자군인 여자경찰도 참많은데 보기좋아요
다만 여자경찰과 결혼한남자는 왠지꼼짝마라 로살것같은? ^^
무슨 조금이라도 딴짓을하다가는
부인에게 영장없이 즉각체포될것만같은 불안한결혼생활? ㅎㅎㅎ
농담입니다 ^^
집에서는 경찰아니겠지요 ㅎㅎ
summer moon
2013년 12월 29일 at 12:41 오전
팥죽 먹으면 또 한 시간 더 걷자고 그러실 까봐
후배가 겁나서 팥죽 먹는거 노 땡큐 했을거라는 짐작…ㅋ
멋진 하루가 되시길!!!!!^^
배흘림
2013년 12월 29일 at 3:25 오전
청계천 복원은 잘 한 사업입니다.
겨울의 모습이 느껴지네요. 즐거운 년말이 되시길 ,..
샘물
2013년 12월 29일 at 3:32 오전
데레사님,
누가 뭐래도 청계천에 대해서는 저도 잘 알기에 오늘 글은 더 반갑습니다.
어려서부터 종로 4가 성당을 18년간 다녔기에 을지로 4가에 있는 친구집을 가기 위해서라도 청계천(청계천이 아닌 청계천을)옆을 수도 없이 지나갔고 청계천이 단장을 끝냈을 당시
한국에 가니 막내 동생이 졸립다는 저를 강제로 청계천으로 송환해 발까지 담그고 저녁 한나절을 감탄하며 즐겼지요.
2시간을 걸으신다니 대단하십니다. 저는 심한 무지외반증 때문에 그렇게는 못할 것입니다.
또 위가 약해서인지 절대 살이 찔 염려는 없습니다. 생애 최대의 몸무게가 중학교 때의 47 킬로그램이니까요.
걸으시는 분 중에도 특히 오른쪽 후배님의 자세가 쭉 곧아보입니다.
바위
2013년 12월 29일 at 6:18 오전
청계천길은 아름다운 길입니다.
겨울엔 추워 걸어보질 못 했지만 다른 계절들은 나름대로 특색이 있지요.
복잡한 서울에서 이만한 공간을 만들었다는 건 대단한 공적이었습니다.
말씀처럼 이명박 전 대통령은 청계천 복원과 교통환승제라는
훌륭한 업적을 남겼습니다.
그렇지만 우리 사회는 언제부터인가 한 번 밉보이면
잘 했던 일조차 평가절하해 버리고 깔아뭉개는 풍조가 생겼습니다.
참으로 안타까운 일입니다.
데레사
2013년 12월 29일 at 6:30 오전
흙둔지님.
저희도 그렇게 생각해요.
이대통령이 그 두가지는 정말 잘한거라고요.
덕분에 청계천도 걷고…
연말 잘 보내세요.
데레사
2013년 12월 29일 at 6:30 오전
가보님.
네, 서울시장때 청계천은 복원했지요.
버스 환승제도 그렇고요.
도심속에 거닐곳이 있어서 좋아요.
데레사
2013년 12월 29일 at 6:31 오전
보미^^님.
살다보니 그렇게 되었어요.
인복은 많아요.
데레사
2013년 12월 29일 at 6:31 오전
노당님.
우리가 자주 먹는 오리라구요?
왠지 미안한 마음입니다. ㅎㅎ
데레사
2013년 12월 29일 at 6:33 오전
벤자민님.
이 대통령이 청계천 복원한것은 정말 잘한 일이지요.
박대톨령때는 또 복개해서 좋았던 점도 있었지만 그길을 달리면
사실 언제나 아슬아슬하긴 했어요.
한참 웃었습니다.
여자경찰도 집에 들어가면 가정주부에요.
데레사
2013년 12월 29일 at 6:34 오전
썸머문님.
그랬을까요?
미쳐 몰랐네요.
성탄절 휴가 잘 보냈어요?
데레사
2013년 12월 29일 at 6:34 오전
배흘림님.
그렇지요? 누가봐도 잘한 일이지요?
고맙습니다.
데레사
2013년 12월 29일 at 6:36 오전
샘물님.
청계천에의 추억이 많군요.
저는 광교의 조흥은행과 수표교의 청소년회관 이런 건물들이
생각나요.
제가 서울 처음 왔을때는 복개하기 전인데 냄새가 꽤 심했지요.
이제 이렇게 환경도 가꾸고 사니 참 좋습니다.
데레사
2013년 12월 29일 at 6:37 오전
바위님.
누구든 공도 있고 과도 있게 마련인걸 우리는 너무 과에만
집착해서 그런것 같습니다.
잘한것은 잘한거로 봐줘야 하는데 말입니다.
silky
2013년 12월 29일 at 6:42 오전
덕분에
오랫만에 청계천들려 쉬었다가…
어이구 추버라ㅋㅋ
서울은 너무 추버서
따뜻한 남쪽나라로 감니데이~^^*
데레사
2013년 12월 29일 at 6:57 오전
실키님.
서울은 정말 추워요.
어제 무슨일로 길바닥에 한시간 가량 있었는데 죽는줄 알았답니다.
이럴때는 부산이 그리워요.
士雄
2013년 12월 29일 at 8:09 오전
새해에는 더욱 건강하시기 바랍니다 !
睿元예원
2013년 12월 29일 at 9:18 오전
팥죽 말씀에 웃음이 푹~ 터집니다.
저도 청계천에 함께 잘 다녀 온셈이네요.
늦었지만 생신 진심으로 축하드리면서
새해에는 좋은 일만 가득하시길 기원합니다.^.^
아멜리에
2013년 12월 29일 at 12:48 오후
제가 쓴 댓글이 등록이 안되네요! 댓글 날아갔어요~~~
오늘부터 하루씩만 더 젊어지시라고 썼는데.. 이궁,
좋은날
2013년 12월 29일 at 12:51 오후
저도 청계천을 한가롭게 걸어봐야겠습니다.
언젠가 종이로 만든 유등축제에
안해와 함께 걸어보곤 걷질 못했네요.
아름다운 길 100선이라.. 진천 농다리 또한 100선에 드는
아름다운 길입지요.
데레사
2013년 12월 29일 at 1:22 오후
사웅님.
고맙습니다.
데레사
2013년 12월 29일 at 1:23 오후
예원님.
팥죽 을 워낙 좋아해요.
어디서든 보이면 사먹거든요. ㅎㅎ
데레사
2013년 12월 29일 at 1:23 오후
아멜리에님.
하루씩만 젊어지면 얼마나 좋을까요?
부디 그 바램이 이루어졌으면 ~~
데레사
2013년 12월 29일 at 1:24 오후
좋은날님.
그 100선의 길 다 다녀봤으면 좋겠어요.
진천 농다리, 언젠가 텔레비젼에서 한번 봤습니다.
도리모친
2013년 12월 29일 at 2:27 오후
청계천 새길이 열렸을 때
가보고 싶었지만 기회가 없었고
지금도 그러네요…
말그미
2013년 12월 29일 at 5:19 오후
날씨가 이리 추운데 청계천이 안 얼었군요?
청계천은 서울의 명소가 되었습니다.
큰 업적입니다.
버스중앙차로제도 역시 업적입니다만
흙둔지 님 말씀처럼
정치는 그 두가지만큼 못미쳤던 것 같습니다.
미뉴엣♡。
2013년 12월 29일 at 8:39 오후
참 부지런하시네요~ 테레사님..ㅎ
청계천 개울가, 지나다가 한 번
가본 게 전부…^^ 지나다가 본
풍경이지만 물흐르는 개울가에
아기자기 야생화가 예쁘더군요
언제부턴가 그런 서울의 명소가
시위 장소로 변한 듯.. 안타깝죠.
부엉이^^
2013년 12월 29일 at 11:19 오후
시청앞 트리와 청계천을 걷고 싶은 어제였는데..
추운 요즘 좋은 시간이셨네요..!!
제 방에 모셔갑니다^^
감사합니다^^
데레사
2013년 12월 29일 at 11:28 오후
도리모친님.
아직 못 가보셨군요.
서울 오시게 되면 한번 걸어보세요.
아주 좋아요.
데레사
2013년 12월 29일 at 11:29 오후
말그미님.
어쨌던 이 일은 이 대통령이 참 잘한것 같습니다.
오늘쯤은 얼지 않았을까요?
한강도 이제 얼기 시작하나 봅디다.
데레사
2013년 12월 29일 at 11:30 오후
미뉴엣님.
맞아요. 그 부근은 토요일이면 몸살을 앓습니다.’
시위대가 다 차지해 버려서요.
얼른 안정되어야 할텐데 걱정스러워요.
데레사
2013년 12월 29일 at 11:30 오후
부엉이님.
오랜만입니다.
혹 서울에 오셨어요?
뽈송
2013년 12월 30일 at 12:37 오전
청개천복원사업도 잘 한거고 버스환승제도 잘 한 거지요.
4대강 때문에 빛을 발해서 그렇지요. 그렇지만 4대강도
그들이 말하는 것 만큼 못 된것만도 아니지 않고요.
화창
2013년 12월 30일 at 1:00 오전
저도 90년대 초반에 조흥은행 본점에서 딱 횡단보도 건너서 무교동에 근무한 적이 있었습니다. 조흥은행이 신한은행에 합병될 줄 누가 알았겠습니까?
데레사
2013년 12월 30일 at 3:11 오전
뽈송님.
사실 모든 대통령들이 다 못한건 아니지요.
잘한일은 잘했다라고 해주면 되는데 그것도 모두 부정 할려고
드니까 문제지요.
데레사
2013년 12월 30일 at 3:12 오전
화창님.
반갑습니다.
세상이란 그래서 요지경인가 봅니다.
전토의 조흥은행이 신한에 합병될줄이야….
잘 계셨죠?
빛과 그림자
2013년 12월 30일 at 7:11 오전
생일이시라구요?
와, 이렇게 축하객이 많네요.
즐거우시겠어요.
저도 축하드립니다. 꾸벅
전세원
2013년 12월 30일 at 8:05 오전
축하합니다 이추운데 청개천을 걸었다니 놀라워요 !
아직도 젊음을 발휘하시니 부럽습니다
새해에도 이렇게 ㅡㅡ 기원합니다
데레사
2013년 12월 30일 at 9:19 오전
빛과그림자님.
고맙습니다.
생일은 토요일이었어요.
데레사
2013년 12월 30일 at 9:20 오전
로사님.
고마워요. 새해에는 건강히 지내시고
우리 꼭 한번 봐요.
한국인
2013년 12월 30일 at 1:08 오후
광장시장 근처 순대국 집에서 순대국에 소주 한 병 걸치고
청계천 따라 하류로 내려가서 한양대학과 서울숲을 지나
성수대교 걸어서 건너 집으로 가는데 2시간 정도 걸리지요.
성수대교 걸어서 건널 때 차에서 사람들이 많이 쳐다봐요.
저 인간이 혹시 하는 것 같은 눈으로… 흐흐흐…
雲丁
2013년 12월 30일 at 1:49 오후
길이 미끄럽지는 않았나봅니다.
동네도 빙판진 곳들도 더러 있어서요.
저도 어제 과천 에슐리에서 식사했어요.
주말이라선지 메뉴 몇 가지를 더 준비했더군요.
사실 젊은이들이 선호하는 음식이지 제게도 별로거든요.
연세보다 훨씬 젊으신 비결이 운동 같아요.
즐겁게 사시는 모습이 참 좋습니다.
데레사
2013년 12월 30일 at 6:10 오후
한국인님.
요즘 한강다리 걸어서 건너면 혹시나 하고 쳐다보긴 할거에요.
걸어서 건너는 사람이 없으니까요. ㅎㅎ
새해 복많이 받으세요.
데레사
2013년 12월 30일 at 6:11 오후
운정님.
애슈리라는곳, 우리들이 가기에는 여러가지로 좀…
그래도 그런곳도 가볼수 있었던건 저 두 후배들 덕이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