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매들의 소풍, 바라산 휴양림으로

동네 새벽산책팀 할매들과 가을소풍을 갔다.

매일새벽에 운동복 입고 만나서 온갖 수다 다 떨면서

20년을 함께 했다. 그러면서도 함께 소풍을 가 본 기억이

거의 없어서 이 가을에는 소풍을 한번 가보자고 나섰던것이다.

다섯명, 한 차에 딱 맞는 인원.

운전은 멋쟁이 정자씨가 하기로 하고 우리는랄랄랄라 콧노래를

부르며 우선 백운호수로 갔다. 호숫가 부터 한바퀴돌고 어디든

가보자고.

호숫가를 돌다보니 바라산휴양림 가는길이란 이정표가 보였다.

가까이 있는데도 이름도 처음 들어보는 바라산휴양림이라니…..

우리는 모두 그곳으로 가보자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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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는 아직 포장도 안된 길도, 차 두대가 비켜서기도 힘든 길을

한참 올라간 후에야 바라산휴양림으로 오르는 포장된 도로로

들어 섰다.

산속이 가까워지자 공기부터 달라진다.

우리는 자동차의 창문을 열어제끼고 깊은 호흡을 들이마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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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의 울창한 숲과 다양한 자생식물등 아름다운 자연경관 속에

조성된 바라산 자연휴양림은 이용객들에게 편안하고 쾌적한

쉼터를 제공하고, 자연학습 체험과 산림의 소중함을 배우는

교육장입니다. 언제든지 의왕시 바라산 자연휴양림에 오셔서 아름

답고 쾌적한 자연 속에서의 휴식과 즐거움을 마음껏 누려보시기

바랍니다.( 이곳 안내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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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요금은 일반 1,000원, 청소년,학생 군인 800 원, 어린이 500원

의왕시민은 100% 무료다.

우리는 장난끼가 발동해서 의왕시민이라고 했드니 신분증을

보자고 했다. 그래서 안 가져 왔다고 하고, 여기는 경로우대는

없느냐고 물었드니 얼굴을 보니 아직 65세가 안되는것 같다고 한다.

ㅋㅋㅋ

칠십대 중반인데도 미니스커트에 굽높은 하이힐을 신은 정자씨를

보드니 우리를 65세 이하로 봐서 우리는 함께 그 매표소 아저씨에게

고맙다고 절 부터 꾸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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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하룻밤 묵어가도 좋을것 같은데 오늘은 숙박준비없이

왔으니 다음을 기약하면서 숙박요금을 알아 봤다.

그랬는데 지금 이 포슽을 쓸려고 보니 메모지가 없네… 참

기억으로 제일 싼 방이 1박에 45,000원인것만 알고 있을뿐이다.

숙박요금도 의왕시민은 할인이되고 주말과 주중이 달랐는데

딱 제일 싼것만 기억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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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은 백운호숫가에서 먹고 왔기에 배가 불러서

우리는 여기저기 천천히 걷기로 했다. 걷고 나서 어디 적당한

곳에 앉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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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모를 꽃들과 함께 코스모스도 지천으로 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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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히 이정표 보고 왔는데도 우리는 여기 오길 참 잘했다면서

깔깔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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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오르막 길을 하이힐 신은 정자씨가 올라올수 있을까 하고

걱정했지만 잘도 올라 온다.

자기는 무릎도 허리도 안 아프다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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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실이 이렇게 예쁜 코스모스 꽃밭속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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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영장이다. 여름이 아닌데도 사람들이 드문드문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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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집에서 가져 온 삶은 밤이랑 풋 대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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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 사진이 칠십중반인데도 미니스커트에 하이힐 신은 정자씨

오른쪽이 정자씨가 주운 도토리

도토리는 사진만 찍고는 도로 산으로 돌려 보냈다. 다람쥐들 겨울양식인데

우리가 가져가 버리면 너무 잔인할것 같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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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행들의 뒷 모습, 앞을 찍었다가는 맞아 죽을까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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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지 설명 안해도 알것 같은 사람…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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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운 하루였다.

계획도 없이 점심먹고 드라이브나 하고 오자고 떠났는데 이정표를

잘 만난 덕분에 바라산 휴양림속에서 몇시간을 보낼수 있는 행운을

얻었다.

이 강산 가을 길에 물 마시고 가보시라

수정에 서린 이슬을 담뿍 마시는 상쾌이리니….

한하운 시인의 말처럼 우리강산의 가을은 어딜가도 상쾌 그 자체다.

40 Comments

  1. 바위

    2014년 10월 2일 at 12:13 오전

    ‘할매들의 소풍’이 아니라 ‘아줌마들의 소풍’입니다.
    뒷 자태는 영락없는 멋쟁이 아줌마들인데요.ㅎㅎㅎ

    대한민국은 어딜가도 꽃이 있고 숲이 있어
    참으로 축복 받은 금수강산입니다.

    이 아름다운 가을에 즐겁고 건강하시기를 기원합니다.    

  2. 흙둔지

    2014년 10월 2일 at 1:18 오전

    다음부터는 할매라는 단어는 빼시지요.
    어떤 분은 할매인데도 불구하고
    과하게 여자인척 하시는 분도 있는데 말입니다. ㅎ~
    젊은 사람 못지않게 발품팔아
    포스팅 하시는 모습이 정말 보기 좋으니까요.
       

  3. 인회

    2014년 10월 2일 at 2:30 오전

    하하하 저도 지난번 친구네부부와 추석연휴때 도락산 다녀오다 백운호수에서 점심먹고
    배부르다고 다시 바라산휴양림을 걸었습니다.

    그곳에 꽃도 많이요. 제철 잘 맞추어가면요.   

  4. 벤조

    2014년 10월 2일 at 3:08 오전

    요즘 깔깔깔 웃는 모습 자주 뵈요.
    여기는 코스모스가 귀해서 코스모스가 제일 반갑습니다.
    가을의 여인 같은 꽃.
       

  5. 한국인

    2014년 10월 2일 at 3:58 오전

    코스모스가 풍성하게 피었네요.
    산 속이라 철이 좀 늦군요.

    평지의 코스모스는 벌써
    겨울 준비를 하던데…   

  6. 우산(又山)

    2014년 10월 2일 at 4:49 오전

    가까운 곳에 멋진 휴양림이군요.
    백운호수 뒤에 있다니 찾아가 볼 생각입니다.

    그 나이에도 힐을 신으신 분.
    역시 여자라는 생각을 해 봅니다.
    나이 들어도 건강하게 살면 좋지요.
    항상 건강하시고 열심히 다니세요.   

  7. 데레사

    2014년 10월 2일 at 5:17 오전

    바위님
    할매같아 보이질 않아서 다행이네요.
    ㅋㅋ

    우리나라 정말 좋은 나라에요. 어딜가도 금수강산이거든요.   

  8. 데레사

    2014년 10월 2일 at 5:18 오전

    인회님
    바라산 휴양림
    좋던데요.
    언제 한번 가서 자고 올까 생각중입니다.   

  9. 데레사

    2014년 10월 2일 at 5:20 오전

    흙둔지님
    할매라고 안해도 할매인걸 다 아는데요. 뭘.
    할매이기 때문에 좋은점도 많아요.
    우선 어지간한 곳은 다 무료입장이거든요. ㅎㅎ   

  10. 데레사

    2014년 10월 2일 at 5:21 오전

    벤조님
    아, 미국은 코스모스가 귀하군요.
    이게 이름이 외국어라 당연히 미국에도 흔한줄
    알았지요.   

  11. 데레사

    2014년 10월 2일 at 5:22 오전

    우산님
    네, 이 나이에 힐에 미니스커트를 입고 다니는 사람도
    있어요.
    그래서 우리도 놀리거든요.
       

  12. 데레사

    2014년 10월 2일 at 5:30 오전

    한국인님
    아, 그런가요?
    여긴 산속 맞습니다.
    공기도 좋고 아주 좋던데요.   

  13. 임영란

    2014년 10월 2일 at 6:21 오전

    ㅎ하ㅏㅏ 데레사님, 앞모습을 찍으면 맞아 죽어요?
    정자 언니 화이팅@!

    칠십이 넘었다고 미니스커트 하이힐 신지 말라는 법이 어딧어요.
    저요 뉴욕의 패셔니스타 할머니들 다큐 보고는 감동했었는데..
    뉴욕 패션니스타 할머니들 평균 연령이 70도 아닌 80대더군요.

    바라산이 문제가 아뉨.

    저도 무릎만 안 아프면 힐 신었을 거예요. 굽 높은 신발도 좋아하거든요.
    맨날 단화-운동화만 신다가 하루는 웨지힐을 싸들고 나갔어요. 그리고 버스에서 내려 갈아 신었죠. 잠깐이라도 신고 싶었으니까 . ㅎㅎ   

  14. 최용복

    2014년 10월 2일 at 6:39 오전

    저 휴양림은 아직 못가보았는데,

    가볼만한 곳이네요^^

    도토리를 두고 오셨다니 대단하시네요~~   

  15. 나의정원

    2014년 10월 2일 at 6:47 오전

    보기만 해도 숨이 탁 트이는 것 같은 느낌이 옵니다.
    잘 다녀오셨네요.   

  16. 한조각바람

    2014년 10월 2일 at 7:02 오전

    평촌에 있을 땐
    운동 삼아 동생 자전거 타고
    백운호수를 한바퀴 돌아 왔지요.
    1단 기어를 넣고 백운호수 고갯길을 낑낑거리고
    오르곤 했지요.

    그런데 그 주변에 바라산 휴양림이 있었군요.
    한 번 기회가 되면 자전거 타고 가 봐야겠습니다.
    저렇게 좋은 곳이 숨어 있었다니…

       

  17. 가보의집

    2014년 10월 2일 at 7:20 오전

    데레사님
    그나이에 소품은 너무 복됩니다.
    힘들지 않게 다녀 오셨으니 말입니다 꿈 같은 추억이었겠어요
    산 공기도 좋았으니 말이에요
    거기도 코스모스며 갖가지 꽃들도 만긱 하고요 부럽습니다

    감사 하게 잘 보았습니다    

  18. 데레사

    2014년 10월 2일 at 7:41 오전

    최용복님
    저 휴양림 이제 생겼어요.
    아직도 공사중이더라구요.

    여기 말고도 휴양림이 많은데 가까우니까 간거에요.   

  19. 데레사

    2014년 10월 2일 at 7:41 오전

    나의정원님
    네, 숨도 탁 트이고 가슴도 확 열리는것 같았어요.   

  20. 데레사

    2014년 10월 2일 at 7:42 오전

    한조각바람님
    최근에 개장한 곳이에요.
    여기 오시면 한번 가보세요.
    좋아요.   

  21. 데레사

    2014년 10월 2일 at 7:43 오전

    임영란님
    정자씨 대단해요.
    신기 싫어서가 아니라 대부분 무릎 아파서 못 신는데
    운전도 하고 높은산길도 걷고 도토리도 줍고….

    얼른 나아서 힐 신고 다녀요.   

  22. 데레사

    2014년 10월 2일 at 7:45 오전

    가보님
    세상에 우리 나이에 미니스커트에 하이힐 까지 신는 사람도
    있으니 대단하죠?

    고맙습니다.   

  23. enjel02

    2014년 10월 2일 at 8:24 오전

    맛있는 것 드시고 건강한 웃음과 젊은 아줌마 들의 행보
    좋으셨겠어요 지인들과 가을 소풍을~~~

    늙어서는 친구나 아는 사람이 많아야 치매예방도 되고
    늙어서 즐겁게 살아가며 삶의 질이 달라진다 하지요

    꽃 구경도 잘 했어요    

  24. 해 연

    2014년 10월 2일 at 10:01 오전

    잘 다녀오셨어요.
    그런데 정자씨!
    아무리 그렇다고 해도 지금은 조심해야 하지않을까요.
    저도 가끔 필요에 의해 높은 구두 신는데
    가방에 넣고 갔다가 바꿔 신는데요.ㅎ
    나도 늙은이들의 가을 소풍을 추진하고 있는데 다리 허리 아픈 사람들 때문에
    장소 정하는게 어렵습니다.^^   

  25. 睿元예원

    2014년 10월 2일 at 11:23 오전

    어머나.. 저도 힐 신기가 겁부터 나는데요.
    친구분이 건강하신가봅니다.
    비결이 궁금하네요.^^
    코스모스가 제일 보기 좋아요.
    사진으로도 마음이 설레입니다.ㅋ~   

  26. 데레사

    2014년 10월 2일 at 11:26 오전

    해연님
    정자씨는 절대로 말 안들어요.
    여름에는 핫팬츠에 미니스커트, 겨울에는 쫄바지에 힐….
    그래도 안 아픈가 봐요.

    어디든 많이 안 걷고 덜 높은 곳으로 가야할거에요.   

  27. 데레사

    2014년 10월 2일 at 11:28 오전

    엔젤님
    그렇다고들 해요.
    결국 말할수 있는 사람이 많아야 한다는거겠지요.
    그래서 늘 이렇게 어울립니다.   

  28. 데레사

    2014년 10월 2일 at 11:30 오전

    예원님
    제 친구들 중에 아직도 하이힐 고집하는 친구가 몇명 있어요.
    그런데 미너스커트는 정자씨뿐이에요. ㅎㅎ

    코스모스가 역시 가을꽃으로는 제일이죠.   

  29. decimare

    2014년 10월 2일 at 12:47 오후

    젊은(?) 할배… 한 명을 짐꾼으로 부르시지 그러셨어요?

    참고로…

    저는 짐꾼으로 딱~입니다. ㅎㅎ

    그리고 조카들이 낳은 손자가…많은…할배이기도 합니다.
       

  30. 보미^^

    2014년 10월 2일 at 1:19 오후

    늘 친구분들과 어울려서 즐거운 나들이 하시고 정말 룰루랄라 이시겠습니다.
    늘 재미있게 즐겁게 사십니다. 부럽습니다.   

  31. 다사랑

    2014년 10월 2일 at 2:07 오후

    ㅋㅋ…
    정자씨를 뵙고싶은데요!
    그 연세에 허리도 무릎도 안 아프시다니… 부럽군요.

    늘 즐거운 시간 보내시고 모두들 건강하시길…^^*   

  32. 데레사

    2014년 10월 2일 at 4:30 오후

    decimare 님
    반갑습니다.
    다음에 소풍갈때 부르겠습니다. ㅎㅎ   

  33. 데레사

    2014년 10월 2일 at 4:31 오후

    보미^^ 님
    그냥 심심하니까 가까운곳 다니며 즐기는 겁니다.
    보미님도 더 나이들면 그렇게 해보세요.   

  34. 데레사

    2014년 10월 2일 at 4:32 오후

    다사랑님
    정자씨, 대단해요.
    치마까지 미니스커트에요. ㅎㅎ   

  35. 연담

    2014년 10월 2일 at 4:52 오후

    데레사님.
    65세 미만으로 보이셨다니 가문의 영광입니다. ㅎ
    얼마전에 백운호수 근처에 있는 짜장면 집에 가본 적이 있어요.
    아들이 데리고 갔는데, 꼬불꼬불 꽤 들어가던데요.
    거기보다 훨씬 깊은 산 인것 같아요.
    다음에 아들을 한번 앞세워봐야겠어요..
       

  36. 말그미

    2014년 10월 2일 at 6:40 오후

    65세 미만.
    기분 좋으셨지요?

    멋진 계절 늘 소풍이시라 제대로
    만끽을 하시는군요.
    저까지 기분이 좋습니다. ^^   

  37. 데레사

    2014년 10월 3일 at 12:09 오전

    말그미님
    기분 나쁘지는 않았어요.

    이웃들과의 소풍이 아주 즐거웠답니다.   

  38. 데레사

    2014년 10월 3일 at 12:11 오전

    연담님
    네, 음식점들 보다는 깊숙한 산속이에요.

    정자씨 때문에 그렇게 보인거에요.
    저야 뭐 언제나 나이보다 더 봐요. ㅎㅎ   

  39. dotorie

    2014년 10월 3일 at 12:28 오후

    요금은 어떤 요금으로 내셨나요?
    의왕시민 아니면 노인우대요금 아니면 일반요금???

    여기는 정말 코스모스 보기 힘들어요.
    코스모스 보면 전에 살던 아파트에서 테헤란로 걸어가는 뚝에
    많이 피었던 생각이 나요.
    덕분에 또 옛날 생각 해봅니다.
       

  40. 데레사

    2014년 10월 3일 at 10:16 오후

    도토리님
    결국 안내고 들어갔어요.
    경로는 무료거든요.

    어느새 코스모스도 질려고 하고 있어요.
    가을은 코스모스가 피어야 좋은데… 아쉽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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