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만 돌리면 천지가 단풍이다.
거리마다, 산마다 노랗게 빨갛게 물들었다.
아름다운 우리나라, 돈 안들이고, 멀리가지 않고도 꽃구경
단풍구경을 실컷 할 수 있으니이 또한 행복한 일이다.
과천 정부종합청사 앞 길에도 은행나무가 노랗게 물들었다.
해마다 가을에는 꼭 이 길을 한번씩은 걷는다.
길 맨끝에 있는 공무원교육원 까지 걸으며 관악산도 한번 쳐다보고
하늘도 쳐다보고 줄지어 늘어선 노오란 은행나무도 쳐다보고
그러면서 나는 가을정취를 만끽한다.
은행나무는 암,수 나무가 마주보고 있어야 열매가 열린다고 한다.
은행이 떨어지면 줏으러 다니는 사람들도 있지만 밟으면 냄새가
난다고 싫어하는 사람들도 있어서 서울시에서는 앞으로 숫나무만
심겠다고 하는 뉴스를 본 적이 있다.
나무들도 자연의 섭리가 있는데 숫나무만 심어놓으면 쓸쓸하지
않을까 하는 쓸데없는 생각을 해 보고 혼자서 쿡쿡 웃는다.
뒤로 관악산이 보인다. 이 길 끝에서도 관악산으로 오르는
길이 있다. 몇년전 까지만 해도 관악산정도는 거뜬히 올랐는데
이제는 쳐다만 본다.
그래도 산은 좋다.
나무잎들은 일생의 마무리가 이렇게 아름다운데 사람들은
나이들면 모든게 추해져 가는것이 안타깝다. 그러나 몸은
비록 곱게 보이지 않을지라도 마음만은 곱게 가져야지 하면서
자신을 되돌아 본다.
남은 세월, 절대로 남에게 해로운 짓은 하지 말자고.
올 해는 손자와 손녀의 대학입시가 있다.
둘 다 원하는 대학에 붙어주었으면 하고 손을 모아 본다.
태어나서 병원유리창으로 들여다 보면서 신기해 했던것이
바로 어제 같은데 벌써 고3이 되었으니 내가 안 늙을수
없지….
그래도 사람들은 말한다. 아이들 커는것 보다는 어른들이
좀 늦게 늙는다고.
올 가을에는 단풍이 유명하다는 곳을 아무데도 안 갔다.
내 동네, 내 집 근처에서 단풍을 즐겼다.
가까운 곳도 눈만 돌리면 단풍이 고우니까 굳이 먼곳까지
안가도 되는게 참 좋다.
여길 오기전에 대공원과 경마공원을 둘러서 왔는데
그곳도 단풍이 이미 지고 있었다. 여기도 아마 이 비가
그치고 나면 대부분의 잎들이 떨어지지 않을까?
아, 아직 파란잎이 달린 나무도 있네..
길을 걷다보니 같은 길에 있는 나무도 이미 잎이 떨어지는
나무도 있고 아직 단풍이 들지않고 파란나무도 있다.
사람도 그렇지. 같은 연령대라도 저마다 조금씩 다르게
늙어가니까.
나이들어 갈수록 자연이 좋아진다.
봄에는 꽃이 피어서 좋고 여름에는 잎이 무성해서 좋고
가을에는 또 단풍이 좋다. 겨울이 오면 눈 덮힌 산하도
좋고….그렇지만 이 가을이 우리곁에 좀 더 오래 머물러
주었으면 더 좋겠다.
dotorie
2014년 11월 1일 at 4:03 오후
와~~~~
굉장 하네요…..
제가 사는 근처에도 도로 양쪽 나무들이 만나
노란 굴을 지나는것 같은 도로가 있습니다.
처음 봤을때 너무 예쁘고 감정이 벅차 눈물까지 나더라구요.
참나무골엔 다른 나무들은 잎들이 다 떨어지는데
은행 나무는 아직도 새파랍니다.
매년 눈여겨 보는데 왠지 모르겠어요.
벤조
2014년 11월 1일 at 5:05 오후
숫나무 은행만 심는다면 혹시 나중에 무슨 자연의 트러블은 없을까요?
너무 외로워서 은행나무가 시든다거나. . .ㅎㅎ
인간의 욕심으로 자연을 컨트럴하다가 문제가 되지는 않을지 걱정됩니다.
아마 그때가 되면 은행이 금값이 되겠지요?
데레사
2014년 11월 1일 at 5:30 오후
도토리님
처음 이곳으로 이사왔을때 너무 황홀해서 그 속으로 한없이
걸었지요.
지금은 감흥이 조금 덜하긴 하지만 그래도 빠지지 않고
해마다 이 길을 걷습니다.
그곳 은행나무는 왜 아직 물 안들었을까요?
데레사
2014년 11월 1일 at 5:31 오후
벤조님
그러게 말입니다.
자연은 사람보호 사람은 자연보호 이런 슬로건도 있는데
자연을 거슬린다는게 좀 마음에 안들어요.
은행이 금값되는날도 올것 같긴 해요.
미뉴엣♡。
2014년 11월 1일 at 8:46 오후
과천에도 은행나무가 가로수군요..
노랑, 초록 은행잎들 볼 때마다 저
은행잎을 좀더 유용하게 이용할수
없을까요..? 아깝다는 생각입니다
enjel02
2014년 11월 1일 at 9:18 오후
요즘은 어디든지 공원이나 가로수들도 잘 가꾸어지고
또한 올해에는 날씨가 좋아서 멀리 가지 않아도 유난히 곱더군요
참 좋은 시절이라 생각하며 자꾸만 줄어드는 내가 누릴 수 있는 세월을
계산해 보는 서글픔이~ 생각지 말고 살아가야겠지요 ㅎㅎㅎ
샘물
2014년 11월 1일 at 9:38 오후
저도 나무는 무던히도 좋아합니다. 꽃보다 나무를 더 좋아하는 것 같아요.
나무는 듬직하고 뿌리를 땅에 단단히 박고 찬양하듯 서있는 모습이 좋아요.
그러면서도 바람에 몸을 맡길줄도 알고… 또 제 주장을 안하고 철따라 바뀌고…
나무에서 껍질은 사람의 피부와 같아 껍질을 벗기면 나무가 죽는다구요.
나무도 대화를 하기도 하는 나무가 있던데(증명된 바로는) 암수가 따로 있으면 섭섭하고 말고겠습니다.
저는 은행을 참 좋아해서 은행이 안 생기면 어쩌나 걱정스럽기도 하구요.
mutter
2014년 11월 1일 at 10:22 오후
올해는 단풍을 보는 눈이 조금 달라지네요.
‘내년에도 이 산을 올라올 수 있을까? ‘
‘내년에도 이 단풍을 볼 수 있을까?’
유난히 올해 단풍이 아름답게 느끼는건 나이탓일까요?
다니다 보면 과천 나무들이 잘 생기고 관리도 잘 되어 있어요
비가 그치고 나면 저 단풍들이 남아 있을까요?
김장준비해야죠.
연담
2014년 11월 2일 at 12:14 오전
참 아름답습니다.
과천은 언제 가보아도 깨끗하고 좋아보였는데
가을 풍경은 더 좋군요.
아침 비가 그치고 해가 나는데,마지막 가는 가을풍경 보러 한번 나가봐야겠네요.
늘 좋은 곳 소개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산포
2014년 11월 2일 at 12:20 오전
얼마 전 경복궁 근처를 걷는데 은행나무 밑에는 짓이겨져 있는 열매들 냄새가 고약하더군요. 주워가는건 괜찮은데 털어서 가져가면 안된다는 소리가 있던데요.
나무에 손상을 주지 않는 한도에서 가져가는 걸 허용하면 냄새도 안날거란 생각을 하게 됩니다. 노란 은행잎이 이쁘고 심적으로 안정감을 주네요. 잘 보고 갑니다.^^
최용복
2014년 11월 2일 at 12:41 오전
노란 은행잎 단풍들의 모습 장관입니다^^
관악산의 모습도 작품이네요~~
저 또한 자연을 좋아한지가 오래되었죠!
데레사
2014년 11월 2일 at 12:56 오전
엔젤님
맞아요. 생각없이 살아야지요.
남은세월 계산해봤자 득 될것도 없는데 자꾸만 그렇게
되긴 하지요. ㅎㅎ
데레사
2014년 11월 2일 at 12:57 오전
샘물님
그러게 말입니다.
나무도 분명 암수가 따로 있는건 같이 심어주는게 좋을것
같아요.
나무에도 감정이 있지 않을까요?
데레사
2014년 11월 2일 at 12:58 오전
미뉴엣님
언젠가는 저 잎으로 징코민인가 하는 약을 만든다는 얘기를
들은적이 있는데 모르겠어요.
어디든 유용하게 약재로 쓰였으면 합니다만…
데레사
2014년 11월 2일 at 12:59 오전
산포님
우리동네는 떨어지기 바쁘게 주워 가 버립니다.
경복궁 근처는 아무래도 청와대 앞길이라 줏는 사람이
별로 없어서 그런것 아닐까요?
데레사
2014년 11월 2일 at 1:00 오전
최용복님
관악산도 좋고 과천시가지도 좋고 단풍도 좋고
다 아름답게만 보입니다. 제 눈에는요.
데레사
2014년 11월 2일 at 1:00 오전
무터님
해가 갈수록 그런 생각이 짙어지네요.
나이를 먹는다는 서글픔에서 벗어날 수 없어서겠지요.
이제 단풍도 곧 작별을 고할테고 우린 또 김장준비에
바빠질겁니다.
데레사
2014년 11월 2일 at 1:01 오전
연단님
저도 마지막 단풍 보러 어디든 나가봐야 겠어요.
약간 멀리요.
고맙습니다.
리나아
2014년 11월 2일 at 1:47 오전
노랑은행나무의 단풍색이 정말 아름답습니다~
일주일사이 또 다른 풍경같습니다.
데레사
2014년 11월 2일 at 2:51 오전
리나아님
맞아요. 거의 매일 달라지는것 같아요.
지금 밖을 내다보니 우리성당 앞의 자그마한 산이
아주 울긋불긋해서 점심먹고 한번 가볼까 싶어요.
모가비
2014년 11월 2일 at 4:03 오전
장관입니다.
대공원이나 종합청사 쪽으로 가 본지도 꽤 오래 되었는데..
화려한 은행잎이 유혹 하는 군요 ^^
바위
2014년 11월 2일 at 5:02 오전
붉은 단풍도 멋있지만,
노란잎의 은행나무도 색깔이 곱습니다.
요즘은 집 가까이에 산이나 개천이 잘 조성되어 있지요.
굳이 강원도나 충청도까지 안 가더래도
충분히 단풍구경을 할 수 있어 좋습니다.
그나 저나 저 낙엽들을 치우려면
환경미화원들의 수고가 크겠지요.
그분들의 노고에 감사를 드려야겠습니다.
덕분에 과천까지 가는 수고 없이
단풍구경 잘 했습니다. 감사합니다.ㅎㅎ
데레사
2014년 11월 2일 at 5:28 오전
모가비님
오랜만이에요.
잘 계셨지요?
네, 종합청사앞 은행길이 너무 좋습니다.
한국인
2014년 11월 2일 at 5:28 오전
요즈음 과천청사는 어떻게 활용하나요?
세종시로 이사간 후에 그 동네는 텅 비었을텐데…
노무현이라는 선동가 한마디에 나라가 절단났습니다.
데레사
2014년 11월 2일 at 5:30 오전
한국인님
저도 잘은 모르겠습니다. 대부분이 떠났는데 무슨 기관이 다시
들어왔는지는 모르겠어요.
사실 과천과 광화문도 힘들었는데 세종시와 서울시를 오가느라
엄청 고생들 할겁니다.
데레사
2014년 11월 2일 at 5:31 오전
바위님
네, 우리나라 어디나 단풍이 곱습니다.
잘 가꾸는 덕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아파트 경비아저씨들이 요새 잎 치우느라 애를 먹더라구요.
노당큰형부
2014년 11월 2일 at 5:48 오전
데누님,
가을 은행잎의 노란색 단연 볼만 하지요
약으로도 쓰이는 은행잎
누구 한텐 낭만으로 보이고
누구한텐 밥벌이로 쓰이고 ㅎㅎ
나의정원
2014년 11월 2일 at 6:39 오전
여기저기 노란색의 단충들이 보이는 것을 보니 깊어지는 가을의 분위기가 느껴져요.
사진을 보니 자연의 섭리는 변함이 없구나 하는 생각도 들고, 좀 더 이 가을이 가기 전에 맘껏 즐겨야겠단 생각이 듭니다.
오늘 바람이 많이 불고 있네요.
감기 조심하시고요~
해 연
2014년 11월 2일 at 6:46 오전
오늘 단풍 다 떨어집니다.
일부러 걸었어요.
낙엽 비 맞으면서요.ㅎ
데레사
2014년 11월 2일 at 7:41 오전
노당님
그래서 은행이 좋은거지요.
밥벌이도 되고 낭만도 되고요.
그동네도 지금 한창 예쁠거에요. 단풍이.
데레사
2014년 11월 2일 at 7:42 오전
해연님
그랬군요.
나는 방콕중입니다.
다음주 나갈일이 많아서요.
데레사
2014년 11월 2일 at 7:44 오전
나의정원님
오늘 밖엘 안 나갔어요.
바람이 불면 다 떨어질텐데, 아쉽네요.
睿元예원
2014년 11월 2일 at 10:51 오전
이렇게 좋은 풍광을 놔두고 다른 곳을 여행하시면
아깝지요.
저도 올해 우리가족이 먹을 은행을 처음으로 손수 얻었습니다.
전에는 얻거나 구입했는데 말이예요.^.^
보미^^
2014년 11월 2일 at 11:16 오전
세월이 참 빠르지요. 은행잎이 곱습니다.
전 좋은집에 하루빨리 살고 싶어서 그런지 시간이 더디게 가는거 있지요? ㅋㅋ
雲丁
2014년 11월 2일 at 11:21 오전
지척을 다녀가시면서 그냥 가시다니요.
분주하게 지내긴 하지만, 오늘처럼 바람 불고 추운 날,
따끈한 국물이라도 드시고 가실 것을, 같이 걸어도 좋을 길이고요.
따듯한 저녁 보내시기 바랍니다.
홍낭자
2014년 11월 2일 at 11:43 오전
과천 청사 앞…
플라타너스가 길게 늘어선 잔디 밭 …
은행나무의 노란 단풍이 인상적입니다.
요즘 거리마다 단풍으로 아름다운데
특히 과천의 청상 앞 거리 은행과 단풍…낙엽을 밟으며 가을의 정취를 느낄 수 있기에
예술입니다..너무 멋있습니다.
데레사
2014년 11월 2일 at 12:07 오후
운정님
잠깐 내려서 사진만 찍고 오느라고 미처 연락
못했어요.
다음에 꼭 연락하거든 나오세요. 탱큐에요.
데레사
2014년 11월 2일 at 12:08 오후
예원님
그렇지요? 주변에 이렇게 아름다운곳이 많은데 어딜 가겠어요?
그런데 은행 손수 얻었다니요?
그게 궁금하네요. ㅎㅎ
데레사
2014년 11월 2일 at 12:09 오후
보미^^님
많이 설레나 봅니다.
이사할때 추워질까봐 걱정이네요.
데레사
2014년 11월 2일 at 12:10 오후
홍낭자님
과천은 여기저기 좋은곳이 많아요.
특히 청사앞은 차 타고 지나가다 보면 아주 아름다워서
내리지 않고는 배길수가 없답니다.
無頂
2014년 11월 2일 at 12:24 오후
노란 은행 나무 길 잘 담으셨어요 …
걷고 싶은 마음이 솟아 납니다 !
좋은날
2014년 11월 2일 at 12:54 오후
옛날 선비들이 넘던 남태령 고갯길
그 언저리의 가을을
사진으로 보여주시었습니다.
이렇게 잔잔한 일상 가운데서 행복을 찾아가시는 일.
아주 잘 살아가시는 길을 가르쳐 주시누만유.
감사혀유.
데레사
2014년 11월 2일 at 2:05 오후
무정님
그렇지요?
누구든 저 길은 걷고 싶어합니다.
데레사
2014년 11월 2일 at 2:06 오후
좋은날님
행복이 뭐 별건가요?
마음이 행복하면 되는거지요.
고맙습니다.
말그미
2014년 11월 2일 at 5:10 오후
와~
대단합니다.
오늘 내일 지나면 엉성해지지 않을까요?
안타깝지만 계절의 순환이니…
인간의 일생을 보는 것 같아 쓸쓸합니다.
가보의집
2014년 11월 2일 at 8:19 오후
데레사님
단풍중에 은행나무가 가장 아름답고 그러네요
은행을 지나해 부터는 못주셔와서 못 먹었지 요
4년동란 일년 내내 10알 정도늘 먹었지요
6알 먹다가 1년 은 많아서 10개 먹던 은행 입니다
온 천지가 은행나무 인가 봐요 잘 보았습니다
데레사
2014년 11월 2일 at 10:38 오후
가보님
요즘은 만원어치만 사도 많던데요.
은행을 많이 심어서 싸졌던데요,
저도 사긴 해도 귀찮아서 먹다 안먹다 합니다.
데레사
2014년 11월 2일 at 10:39 오후
말그미님
맞아요. 나무역시 사람의 일생처럼…
그러나 그건 이파리뿐이죠. 나무는 오래오래 건재하니까요.
이제 가을도 막바지에 이른듯 합니다.
산성
2014년 11월 3일 at 8:44 오전
데레사님
과천 청사 부근이 아름다워서 한번 가야지 하고 있답니다.
그런데 정말로 멀리 안가도 집주변이 온통 가을 단풍입니다.
비 몇 번 더 내리고 바람불고 하다보면
또 눈소식이겠지요?
손주들의 대입시험,원하는대로 꼭 이루어졌으면 좋겠어요!!
데레사
2014년 11월 3일 at 10:44 오후
산성님
고맙습니다.
그 아이들이 원하는 대학에 갔으면 하는게 할미의 바람이지요.
올 해는 주변 단풍이 너무 아름다워서 주변만 즐기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