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월에 걸려온 전화

우리집 앞에도  벚꽃이 활짝  피었다.

심은지 20여년밖에 되지 않아  여의도에 비할바는  아니지만

안양에서는  벚꽃로로  불리우는  곳이다.

 

나는 벚꽃이  피면   정일근의  사월에 걸려온 전화 를  소리 내어

읽기를  좋아한다.   이 시만큼  벚꽃 필때  어울리는 시도 없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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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월에 걸려온 전화

정일근

 

사춘기 시절 등교길에서 만나 서로 얼굴 붉히던 고 계집애

예년에 비해  일찍 벚꽃이 피었다고 전화를 했습니다.

 

일찍 핀 벚꽃처럼 저도 일찍 혼자가 되어

우리가 좋아했던 나이쯤 되는 아들아이와 살고 있는

아내 앞에서도 내 팔짱을 끼며, 우리는 친구지

사랑은 없고 우정만 남은 친구지, 깔깔웃던 여자친구가

꽃이 좋으니 한 번 다녀가라고 전화를 했습니다.

 

한때의 화끈거리던 낯붉힘도 말갛게 지워지고

첫사랑의 두근거리던 시간도 사라지고

그녀나 나나 같은 세상을 살고 있다 생각했는데

우리 생애 사월 꽃잔치 몇 번이나 남았을까 헤아려보다

자꾸만 눈물이 났습니다.

 

그 눈물 감추려고 괜히 바쁘다며

꽃은 질 때가 아름다우니 그때 가겠다 말했지만

친구는 너 울지, 너 울지 하면서 놀리다 저도 울고 말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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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생으로 보이는 여자 아이 둘이 휴대폰으로  벚꽃사진을

찍드니  들여다 보면서 무어라 재잘거리고 있다.

아,  예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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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아지도  벚꽃구경 나왔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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벚꽃이  피었으니  내게도    사랑은 없고,  우정만  남은  그런  사람에게서

편지가 왔으면  좋겠다.

6 Comments

  1. 초아

    2016년 4월 5일 at 6:09 오전

    친구는 너 울지, 너 울지 하면서 놀리다 저도 울고 말았습니다.
    대목에서 눈물이 울컥….
    그러네요. 친구.. 특히 어릴적 친구 좋죠.
    사랑이었던 아니였던.. 이성친구던 동성이던…

    • 데레사

      2016년 4월 5일 at 9:26 오전

      나는 이 시가 참 마음에 들어요.
      애절하고 편안하고… 그런 마음이 잘 표현된
      시죠.

  2. 산고수장

    2016년 4월 5일 at 8:35 오전

    그래요 우리땐 남사시러운 모습도 있었고
    부끄러워 얼굴이 바알개 지기도 하였는데….

    너무나 자연과 가까운 모습들도 하고 보기도 하였지요.
    그때친구의 봄편지 너무 정겨웠겠습니다.

    행복한 나날 되십시요.

    • 데레사

      2016년 4월 5일 at 9:26 오전

      고맙습니다.
      오늘도 꽃구경 나갑니다.
      이 봄이 가기전에 좀 더 봐야죠. ㅎ

  3. 나의 정원

    2016년 4월 5일 at 9:22 오후

    정말 여기저기 흐드러지게 핀 꽃들의 잔치가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게하더군요.
    아파트 앞에만 나가도 많은 꽃들이 피니 심쿵하단 말이 새삼 떠오리게 합니다.

    • 데레사

      2016년 4월 5일 at 11:21 오후

      어디든 꽃대궐입니다.
      오늘 올림픽도로를 달리며 보니
      한강둔치도 굉장하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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