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부가 많이 아프다.
내려 가 뵈어야 하는데 내가 아직도 감기를 달고 있으니
가 볼수도 없고 애만 끓이면서 언니와 전화로 계속 주고 받는다.
열흘쯤전 언니에게서 전화가 오기를
” 니네 형부 입원했다. 집에서 자꾸 쓰러지길래 병원으로 옮겨서
검사했는데, 당뇨 합병으로 콩팥과 간이 다 망가져서 힘들다” 고.
그런데 입원비는 사위네 직장에서 부양가족으로 되어 있어서 전액
나오는데 하루 10만원의 간병비를 감당할 수가 없을것 같아서
아무래도 경과봐서 요양병원으로 옮겨야 하겠다고 하드니
며칠전 요양병원으로 옮겼다고 전화가 왔다.
요양병원은 병원측에 간병인이 있기 때문에 따로 간병인을
쓸 일도 없고 병원비도 많이 안든다고 하면서 한시름 놓는
기분이드니 어제 저녁에 또 전화가 왔다.
하혈을 해서 요양병원에서는 감당이 안되어서 대학병원으로
옮겼다고 하면서 언니는 요양병원에 그대로 있다고 하는게
아무래도 이해가 안되어서, 오늘 아침 눈뜨자 마자 전화를
걸었다.
언니 어디 있느냐는 내 물음에 “여기 요양병원이다” 대답한다.
“아니, 언니가 왜? 형부가 대학병원으로 옮겨 갔는데 언니가
왜 거기 있어?” 했드니
“나도 요양병원에 입원했거든” 한다.
설명을 들어보니 내용인즉 이렇다.
간병인이 있어도 형부가 정신은 멀쩡하니까 언니를 집에 못가게 한단다.
집에만 올려고 하면 붙들면서 운다고.
그러나 병원측에서는 환자 아닌 사람이 병실에서 밤을 세울 수 없다고
집에 가라고 해서 할 수 없이 2인실에 형부와 함께 입원 했다고 한다.
그러면 지금 형부는 그곳에 없는데 언니는 왜 남아 있느냐니까
대학병원에서 어느정도 안정이 되어 이곳으로 다시 오면 함께
있을려고 병실을 안 비운다는 대답이다.
여든다섯의 언니도 몸이 많이 불편하다. 제대로 걷지도 못하고 지팡이에
의지해서 겨우 쓰레기나 버리러 나가는 정도다.
그래도 어쨌거나 현 상태가 형부보다는 조금 나으니까 요양병원의 같은
병실에 입원해서 수발을 들기로 했나 본데 참으로 갸륵한 순애보다.
평상시 꿀 떨어지던 사이도 아니었고, 형부는 언니에게 물 떠와라,
커피갖고 와라, 재털이 비워라, 신문 갖고 와라 등 등 ……..
하루종일 심부름만 시켜서 맨날 지겹다고 입에 불평을 달고 살았는데
막상 덜컥 눕고 보니 애잔한 마음만 가득한것 같아 보인다.
부부란 결국에는 측은지심으로 산다드니 그 말이 딱 맞다.
평생 종노릇만 했는데도 떠나간다고 생각하니 마음이 너무 아프다고
그래서 자기몸이 아무리 불편해도 옆에 있어 주기라도 해야지
않겠느냐고 하는 울 언니, 언니의 순애보에 좋은 화답이 있어주길
바란다.
나의 정원
2017년 7월 31일 at 5:03 오후
아~
왠지 남의 일 같지가 않아서 마음이 참 아프네요.
나이 들어 육신의 거동이 힘들어지는 것도 힘든 일인데 남편분의 수발을 곁에서 지켜봐야하신다니 언니 분의 마음도 편치만은 않을것 같습니다.
부디 쾌차하셔도 조금이나마 언니분의 마음도 평안하셨음 하는 마음으로 기도해봅니다.
데레사
2017년 7월 31일 at 7:38 오후
고맙습니다.
많이 힘들어요.
오늘은 무균실로 옮겼다고 합니다.
초아
2017년 8월 5일 at 5:48 오전
언니의 마음을 충분히 알것 같습니다.
지금의 제 마음도 그렇거든요.
데레사
2017년 8월 5일 at 11:17 오전
부부란 별일 없을때는 서로 원수처럼 지내다가도 일이 생기면
이렇게 동지가 되는것, 그래서 해로하는게 좋은가 봅니다.
저 화요일에 내려갈려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