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의 광교저수지 둘레길은 언제 걸어도 좋은길로 소문이 나 있다.
벚꽃은 이미 졌겠지만 물을 바라보며 벚나무 사이로 나무데크길이
조성되어 있고 나무데크길이 끝나는 건너쪽 산길에는 코코넛잎으로
가마니처럼 짠것을 깔아 놓아서 아름답고 편하고 좋은 길이라고 한다.
둘레길을 한바퀴 도는데 건강한 성인이면 한시간 반이면 충분하다기에
오늘 후배 둘과 함께 걸으러 갔다.
앗, 아직 벚꽃이 다 진건 아니네
평일인데도 걷는 사람들이 아주 많다. 차 안에다 윗옷은 벗어두고
반팔로 걷기 시작했다.
상수원이라 금지사항도 많고, 잘 관리되어 있다. 그러나 수량이 가뭄을
표현해 주고 있다.
아무래도 내가 걸음이 느리니까 후배들 보고 나 신경쓰지 말고
앞서서 가라고 했다. 나중에 주차장에서 만나자고.
나도 혼자 걷는게 부담없다. 사진도 찍고 사람구경도 하고
꽃구경도 하고 물구경도 하고….
한 2킬로쯤 걸었을까? 나무 하나의 꽃이 아주 싱싱하다.
사진을 열심히 찍고 있는 모습이 아름답다.
이 분과 서로의 사진을 찍어주기로 했다.
그 분이 찍어 준 내 사진. ㅎㅎ 아무리 빨간옷을 입었어도 할매다.
잠시 의자에 앉아 건너쪽 산도 구경하고 다리쉼도 하고
사람만 꽃구경 하는게 아니네, 강아지도 함께.
물 위로 벚꽃잎이 떠 다닌다.
의자에 앉아 다리쉼을 하며 충분히 쉰 다음 이쯤에서 나는
주차장쪽으로 돌아가기로 한다. 한 시간 정도는 걸었기에.
길 건너 보이는 건물이 아름답기로 유명한 반딧불이 화장실이다.
2002년 월드컵을 계기로 세계최고의 화장실 문화를 창출하기 위하여
미술가, 건축설계사, 업계대표등 각 분야의 전문가를 초빙하여
“아름다운 화장실 가꾸기” 심포지움을 개최하면서 만들어 낸 작품이다.
이 화장실의 가장 큰 장점은 저수지를 감상하며 용무를 볼수 있다는거다.
물론 밖에서는 안이 안 보인다.
이 아름다운 화장실을 들리지 않고 가면 안될것 같아서 혼자서 화장실도
가보고 저수지 뚝방 의자에 앉아서 낯선 사람들과 이런저런 얘기를 하다보니
후배들이 완주를 하고 오는게 보인다.
그들은 저수지를 다 돌고, 나는 한 시간 코스로만 돌고…..
봄날의 즐거운 하루였다.
초아
2019년 4월 22일 at 9:07 오후
나무데크길이 끝나면 건너쪽 산길은
코코넛잎으로 가마니처럼 짠 것을 깔아놓았다구요.
둘레길과 산책길에서 저도 보았어요.
가마니도 아니면서 무엇일까?
궁금했는데 궁금증이 풀렸습니다.
후배들과 함께 하나 더 좋죠.
벚꽃도 아직 한창이네요.
빨간옷 입지 않아도 할매같이 보이지 않을것 같아요.
멋쪄요. 언니 지금처럼 건강. 지금처럼 행복하셔요.
우리나라 화장실 정말 끝내주던걸요.
휴게실 화장실이 우리집 화장실보다 더 깨끗하고
아름답게 꾸며놓았더라구요.
대한민국 원터풀입니다.^^
데레사
2019년 4월 23일 at 9:25 오전
ㅎㅎ 아직은 덜 할매같지요?
수원에는 변기모양으로 건축된 화장실박물관도 있어요.
수원시자이셨던 분이 돌아가시면서 기증한 자기가 살던 집인데
꽤 볼만합니다.
그 분이 생전에는 아름다운 화장실 가꾸기 운동도 하셨고요.
정말 우리나라 공중화장실, 세계 어디에 내놓아도 일등이죠.
ss8000
2019년 4월 23일 at 7:52 오전
벚꽃 아래의 화사한 옷 차림의 젊은
여인은 도대체 뉘시온지?
50대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는 모습이십니다.
누님은 정말 회춘을 하셨습니다.
멋진 매형 한 분 모셔도 괜찮겠습니다. ㅎㅎㅎ…
그나저나 책을 그리 많이 구매해 주시고
이 자리를 빌어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절대 책을 사 주셨다고 아첨 뜨는 거 아닙니다.
누님!!
데레사
2019년 4월 23일 at 9:26 오전
화장하고 빨간옷 입고 미장원 다녀왔거든요.
역시 여자는 가꾸기나름 하면서 웃습니다.
책 도착한다고 연락왔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