찔레꽃이 피었다.
찔레꽃을 보면 고향사람을 만난듯 반갑다.
찔레꽃에는 내 어릴적 추억이 묻어있기 때문이리라.
학교에서 돌아오는 길, 먹을거리가 없었던 우리는 찔레순을 꺾어서
먹었다. 그 달콤하던 맛은 세상에서 제일 맛있는거였지….
가만히 흘러간 노래를 불러본다. 울 언니가 즐겨부르던 노래다.
찔레꽃 붉게 피는 남쪽나라 내 고향
언덕위에 초가삼간 그립습니다.
자주고름 입에물고 눈물젖어
이별가를 불러주던 그리운 사람아……
장사익이 부른 현대적인 감성의 찔레꽃도 좋아하지만 역시 내 감성은
옛 유행가 찔레꽃이다.
새 순이 길게 뻗었는데 꺾어 먹어볼까 말까 하다가 말아버렸다.
지금의 입맛으로는 그 달콤함을 절대로 느낄수 없을테니까.
지금 아파트나 동네공원길에 심은 찔레야 다 심은것이지만
내 고향 들판이나 언덕에 있던 찔레는 그야말로 자연산이었지.
가시에 찔리는것쯤은 아무것도 아닐 정도로 찔레순을 꺾어 먹었던
그 시절의 단발머리의 어린 나, 엄마도 언니도 찔레순을 꺾어다
나부터 먼저 먹여 주었었지…..
한참동안 옛 생각에 젖었다가 돌아 나오니 불두화가 나를 반겨준다.
불두화는 만개했다.
장미꽃도 피기 시작하고
붓꽃도 피어나기 시작하네.
작약은 어느새 다 져버리고 몇 송이만 남았다.
어제는 참 오랜만에 죽은듯이 잤다.
무려 열시간 가까이 잤다. 살다보니 이런 날도 다 있네 하면서
일어나자 마자 공원으로 향했다.
우리동네 소공원은 우리아파트와 붙어 있다. 그래서 작은 공원이지만
내 집 마당같아서 좋다.
날씨는 여름으로 가고 있고, 제발 올 여름은 지난 여름보다는 덜 덥기를
희망 해 본다.
김 수남
2019년 5월 16일 at 12:42 오후
언니! 찔레 순 저도 많이 꺾어 먹었어요.어릴적 추억이 언니 이야기가 저의 이야기랑 같아서 너무 반갑고 감사합니다.저희는 드디어 벚꽃이 한창이에요.수선화도 개나리도 튤립도 한창입니다.고향의 봄이 2달여 걸려서 드디어 당도했어요.매일이 새롭고 너무 감사합니다.언니도 늘 건강하세요
데레사
2019년 5월 16일 at 4:37 오후
그곳에도 드디어 봄꽃이 피었군요.
여기는 이미 여름으로 가고 있는데 봄이라니
은근 부럽네요.
초아
2019년 5월 16일 at 9:30 오후
전 도시에서 살아 그런지
찔레순 꺽어 먹어본 기억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어쩌다 시골을 가게되면 찔레순을 꺾어 먹는것을 보고
저도 따라서 먹어보긴했지만, 그 기억보다는
찔레꽃이 곱게 핀 길을 따라 걸었던 기억만 또럿하게 기억하고 있습니다.
대구는 벌써 한 여름 같아요.
올 여름 보낼 일을 생각하니 벌써 아득합니다.
대프리카의 여름… 그래도 이 모든건 지나가겠지요.^^
데레사
2019년 5월 16일 at 9:56 오후
여기도 꽤 더워요.
지금 추세로 봐서는 올 여름도 많이
더울것같아 걱정입니다.
말그미
2019년 5월 17일 at 12:34 오전
찔레꽃…
고향을 본 듯합니다.
유년시절의 저의 고향에도 찔레순이 많았지요.
10시간이나…
정말 잘 주무셨습니다.
개운하셨지요?
데레사
2019년 5월 17일 at 1:35 오전
어제는 몇년만에 푹 잤습니다.
그런데 오늘은 또…. ㅎㅎ
찔레순 먹어본적도 있어요?
어릴때는 최고로 달콤한 간식이었거든요.
ss8000
2019년 5월 19일 at 2:12 오후
찔레 순을 많이 잡수신 거는 잘 알지만(저도 많이 먹었습니다마는…)
그래도 찔레 순 맛을 너무 미화 시키십니다. ㅋㅋㅋ…
저는 솔직히 배가 고파 그걸 먹었습니다.
잔뜩 먹고 나면 정작 나중에 욕지기가 나오고
풀냄새가 목구멍으로 기어 올라 오던데….
참, 배고팠던 시절이었지요.
흑흑흑….
데레사
2019년 5월 19일 at 5:44 오후
그때는 그마저도 나는 실컷 못 먹었는데요.
배불러 본 기억이 없어요.
어쨌던 우리는 박정희대통령 덕에 지금 이렇게
배고픈줄 모르지요.
지금 아이들 춘궁기니 보릿고개니 이런 말도
모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