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종일 추적추적 비가 내렸다.
오늘도 일어나자 마자 창밖을 내다 보니 역시 비가 내리고 있다.
비 내리는 날의 낭만같은건 잊어버린지 오래다. 비가 내리면
하루 한 시간 정도씩 걷고 들어오던 일도 못하니 더욱 갑갑하고
우울해 진다.
아파트 마당에 핀 패랭이 꽃.
비가 오면 빈대떡이나 부쳐먹지…. 하던 시절도 있었지만 지금은
꼼짝도 않고 TV에만 매달린다. 책도 읽기 싫고 중국어 공부하던것도
하기 싫고…. 이게 다 코로나 때문이라는 핑계를 대 본다.
작약을 우리고향에서는 함박꽃이라고 불렀다.
언니와 나는 이웃에서 묘종을 얻어다 정성스레 화단을 가꾸었다.
그 화단에 채송화도 심고 봉숭아도 심고 맨드라미도 심고 작약도 심었지.
그런데 그 언니는 지금 말기암으로 요양병원에 있다.
면회금지라 얼굴을 못 본지도 석달이 넘었다. 그저 잘 버텨 달라고
기도만 할뿐이다.
찔레꽃도 피었다. 찔레순을 달다고 꺾어 먹었던 어린시절,
그 배고팠던 시절의 달콤한 간식이었던 찔레순을 지금 먹어보면
쓴맛밖에 안 나니, 세월은 우리들의 입맛을 고급지게 만들어 버렸구나
하면서 웃어본다.
TV 에 매달리지만 솔직히 TV 도 재미없기는 마찬가지다.
새로운 제작이 별로 없고 재방만 하다보니 즐겨보던 전국노래자랑이나
가요무대가 재미도 없고, 미스터 트롯도 끝나버렸지만 그래도 TV밖에
즐거움을 찾을데가 없다.
코로나로 갇힐 무렵부터 배가 아프기 시작했다.
소화도 안되고 변비도 심해지면 배가 계속 아프다.
그래서 한 열흘쯤 전에 국가검진을 했다. 아직 다른 결과는 오지
않았지만 위내시경은 즉석에서 얘기해 주었는데 별 탈 없다고 했다.
그때 대장내시경도 같이 할려고 했는데 개인병원이라 나이도 많고해서
못 해주겠다고 대학병원에 가서 하라고 해서 못했다.
대학병원의 번거로움이 싫어서 개인병원, 4년전에 대장내시경을 했던곳도
찾아 가 봤지만 한결같은 대답이 “연세가 높으셔서” 다.
며칠전에 경찰병원 소화가 내과의 진료를 신청해서 대장내시경 예약을 했다.
5,28일로 잡혔는데 여기서도 수면은 안되고 비수면으로 받으라고 한다.
위 내시경은 비수면으로 두번했는데 대장내시경은 비수면으로은 안 해봐서
얼마나 아플까 싶어서 걱정도 되고, 그것보다 결과에 대한 걱정도 된다.
오늘도 비는 꾸준히 내릴 모양이다.
우울해 지지 말자고 다짐하면서 나는 또 TV 앞으로 갈거다. ㅋㅋ
김 수남
2020년 5월 16일 at 11:20 오전
언니! 코로나로 많은 것이 어려운 중에 이렇게 글을 올려 주시고 소식 담아 주셔서 감사합니다.언니가 말기암이신 것도 3개월이나 뵙지 못한 것도 너무 마음 아픕니다.언니 건강검진 5/28일날 잡혔으니 반갑습니다.검진 잘 받으시고 좋은 결과 받으실거에요. 저는 옮겨 지지 않은 옛 블로그 글 옮길 수 있는 시간 낼 수 있음도 감사합니다.
요즘은 텃밭 가꾸기로 고향을 담는 것 같아서 너무 감사합니다.언니는 함박꽃이라셨군요 저희는 그냥 작약이라했어요.패랭이 꽃 너무 예쁘네요.언니 담아 주신 꽃들 덕분에 고향이 더욱 한아름 담겨오니 감사합니다.
상쾌하고 기쁨 가득한 즐거운 주말 되세요
데레사
2020년 5월 17일 at 1:04 오전
코로나가 모든 사람들의 삶을 엉망으로 만들어 버리네요.
그래도 참다보면 어느날인가는 물러가겠지요.
대장내시경을 늘 수면으로 했는데 이번에는 비수면으로 하라하니
좀 걱정이 되네요.
물론 결과도 걱정되고요.
그러나 다 잘될거라 믿어요.
말그미
2020년 5월 16일 at 10:26 오후
어서 속이 나으셔야 할 텐데요.
이 다음에 저도 곧 5~6월에 장내시경을 해야 될 듯한데
거기라도 함 물어볼까요, 대장내시경이 되는지요?
(전)강남 미즈메디 병원입니다.
데레사
2020년 5월 17일 at 1:06 오전
병원들이 대장내시경을 못하는게 아니고 내가 팔십이 넘어가니까
모두 꺼리는겁니다.
그나마 경찰병원에서는 비수면으로라도 해주겠다고 하니 다행이지요.
검사받는것도 나이들면 내마음대로 안되네요.
4년전에 했던 곳에서도 큰 병원으로 가라고만 합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