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때도 생각 안해보고 무작정 갔는데 제부도로 들어가는 길이 열려있다.
하루에 두차례씩 모세의 기적처럼 길이 열리지만 물때를 못맞추어서 가면
몇시간씩 바닷길이 열릴때 까지 기다려야 한다.
이 물때는 매일 다르기 때문에 외지인들이 기억하기가 쉽지는 않다.
부산의 광안리 바닷가에 몇년 산 적이 있다.
이때 물때를 배워서 외웠지만 지금은 다 잊어버리고 음력 날자에 6을
더해서 물때를 계산했던것만 생각난다.
쉽게 말해 음력 초하루면 6을 더해서 일곱물이 되는데 숫자가 많을수록
물이 많이 빠졌던것 같다.
제부도로 가면서 본 하늘, 자동차 안에서 사진을 찍었다.
제부도의 바닷길이 열렸다. 물때를 알아보지도 않고 그냥 섬으로 들어 가 본다.
빨리 나오면 밀물을 만나지는 않겠지하는 똥뱃장으로. ㅎㅎ
음력을 모르니 몇물인지도 모르지만 물이 많이 빠졌다.
전에는 오면 갯벌에서 조개캐는 사람들이 보였는데 코로나 탓인지 안 보인다.
제부도의 상징인 빨간 등대다.
이 빨간등대를 지나 나무데크길 끝까지 가보기로.
바람이 꽤 분다. 모자가 날아갈가봐 손을 대고 걷는다.
끝까지 왔드니 낚시하는 사람들뿐, 바람도 불고 해서 되돌아 나온다.
이곳은 나무데크길 밑 바다위에 떠 있는 카페다.
들어가서 커피라도 한 잔 하고 싶지만 밀폐된 곳에 들어가기가 꺼림칙해서 패스한다.
갑자기 바다가 보고싶어서 제부도로 왔는데 물때가 신경쓰여서
등대까지만 걷고 돌아 나온다. 물이 차서 길이 잠기면 몇 시간을 기다려야 하니까.
집콕만 하는 내가 마음에 걸리는지 아들이 이따금씩 나가자고 한다.
코로나 이후 실업자가 되어버린 아들, 아들은 엄마가 측은해 보이는 모양이지만
나는 독신주의자인 아들이 일 조차 없어지니 더 측은해 보인다.
얼른 코로나가 끝나서 젊은이들이 일터로 돌아갔으면 얼마나 좋을까?
아들은 딸린 식구가 없으니 그나마 다행이지만 식구를 거느린 사람들은 얼마나
힘들까 하고 생각해 보면 너무 안타깝다.
코로나여! 제발 좀 물러 가 다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