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일
동짓달 스물엿새, 지난 토요일이 생일이었다.
코로나 때문에 어디 갈수도 없고 집에서 아이들이 조촐하게 차려서 식구가
함께 점심으로 먹었다.
뭐 생일이 대수랴, 요새같이 힘든 세상에는 그저 쥐죽은듯 살아야 하는게
제격일지도 모르니까.
딸과 아들이 함께 차린 상이다. 몇가지는 음식점에서 포장해서 갖고 오기도 하고.
어쨌던 진수성찬이다.
케이크옆에 보이는 봉투는 내가 제일 좋아하는 선물, 돈 봉투다.
생선초밥은 음식점에서 포장 해 왔고 나머지는 딸이 만든거다.
오른쪽 뒷쪽 낙지볶음은 음식점에서 포장해 왔고 잡채와 앞의 단호박튀김은
딸이 만들었다.
이것도 딸이 만들었다. 훼밀리 레스트랑에 가면 자주 먹는건데 이름이 폭립이라던가…..
1940년생이니 만으로 치나 미국식으로 태어난 날로부터 치나 팔십이 넘어버렸다.
한것도 없는데 나이만 먹었네 하면서 웃었다.
그리고 돈 봉투는 열어서 조금만 남기고 도로 나누어 줘 버렸다.
솔직히 코로나시대에 쓸 일이 있어야지.
아이들은 겸연쩍어 하면서 받는다. “엄마도 참 못말려요” 하면서.
이래저래 기쁘고 즐거운 내 생일이 이렇게 지나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