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거산 성지의 가을

천안시 북면에 있는 성거산 성지는 봄에는 야생화, 가을에는

단풍이 고와서 소풍삼아 찾아가기도 하는 곳이다.

한국의 천주교 성지로는 드물게 해발 579미터의 높은 곳에

위치해 있지만 그렇기 때문에 빼어난 경치를 즐길 수 있다.

성당의 소공동체 모임으로 지난 봄에도 다녀왔는데 가을에 또

찾아 갔다. 도시락 싸고 시각장애인 안내견 공부하는 화음이도

데리고.

집에서 9시에 나섰는데 도착하니 11시 미사시간 보다 약간 이른

시간이라 우리는 단풍이 얼마나 예쁘게 들었을까 하고 살피면서

성당 안으로 들어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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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 위의 주차장에 차를 세워놓고 비탈길을 한참 내려와야 얼기설기

엮어진 가건물인 성당이 있다.

성거산(聖居) 은 고려태조 왕건이 삼국통일을 이룩하기 위해 분주할 때

천안 직산면에 잠시 머무는 동안 동쪽산을 바라보니 오색구름이 영롱하여

신령이 사는 산이라 하여 거룩할 聖, 거할 居 자를 써서 성거산이란

명칭을 지었다고 하며 친히 이곳에 와서 제사를 지냈다는 유래가 있기도

하다. 조선의 세종대왕도 이곳에 와서 제사를 지냈다는 기록도 있다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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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거산 성지 성당이다. 날씨가 쌀쌀해서인지 비닐로막아놓아서

좀 아늑한것 같았지만 많이 엉성한 건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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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일행 외 다른 팀들도 있어서 좋다. 지난번 왔을때는

우리뿐이었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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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사가 끝난후 103위 순교자의길을 걷는 기도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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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성거산 성지에는 박해때 순교한 사람들의 줄무덤이 두곳

있는데 여기는 제2줄무덤이다. 제1줄무덤은 그냥 지나쳤다.

화음이를 데리고 왔드니 아무래도 행동이 자유스럽지 못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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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거산에 단풍이 곱게 물들었다. 그런데 안식년이라고

철조망으로 막아놓아서 우리는 순교자의 길 도 다 못 돌고

돌아섰다. 찾아오는 사람들이 많으니까 산을 쉬게 해서 보호를

하는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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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우 산 입구만 들어갔을뿐인데도 단풍이 고왔다.

깊숙히 들어갔으면 정말 멋진 단풍을 구경했을텐데 아쉽긴 하지만

우리는 내년을 기약하며 내려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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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으로 화음이를 데리고 갔기 때문에 많이 조심스러웠지만

화음이는 미사시간에도 잘 참아주었고 자동차에서도 조용했다.

산길에서는 좀 제멋대로 뛰어다녀서 애를 먹긴 했지만.

성지를 찾아갈때는 경건한 마음가짐이어야 하는데 나는 아직도

경치에 더 마음을 빼앗기니 이게 발바닥신자의 한계인가 보다.

하느님 보시기에 나는 참 나쁜 신자인지도 모르겠구나 하면서도

성지에 가는것을 소풍으로 생각하니 한심하기만 하다.

44 Comments

  1. enjel02

    2014년 10월 30일 at 5:03 오후

    성거산 성지가 그렇게 높은데 있군요
    별로 멀지도 않은 성지를 나는 아직 한 번도 못 가본 성지네요

    단풍이 곱게 물들었네요 주님은 데레사 님을 다 알고 계실 거예요
    그렇게 자책을 하시고 ㅎ
    더 들어가지 못하고 돌아와서 섭섭하셨겠어요
    이 좋은 계절에 성지에 함께 했습니다 편히 쉬세요   

  2. 흙둔지

    2014년 10월 30일 at 8:20 오후

    한국에도 산속 깊숙히 자리잡은 성당이 있군요.
    참 보기 좋습니다.
    나무 수종도 다양해서 단풍도 참 좋군요.
    그러나 저러나 소풍이 뭐 별겁니까~
    문 밖으로 나서면 다 소풍길이지요.
       

  3. 미뉴엣♡。

    2014년 10월 30일 at 8:38 오후

    성거산 성지에도 가을이네요..ㅎ
    바람에휘날리는 하얀 억새풀
    특히 울긋불긋 수놓은 단풍산
    으악새 슬피우니 가을인가요..^^

       

  4. 배흘림

    2014년 10월 30일 at 10:23 오후

    단풍과 자연
    믿음과 역사의 현장
    잠시나마 정갈한 마음이 있었던 곳 같습니다.   

  5. 보미^^

    2014년 10월 30일 at 11:46 오후

    단풍이 곱습니다. 좋은데 다녀오셨습니다.
    저도 늘 기도는 합니다만 나이롱 성도입니다.    

  6. 인회

    2014년 10월 31일 at 12:11 오전

    늘 그렇게 소풍다니세요.
    화음이또한 저보다 낫습니다.ㅎㅎㅎ

    가을속에 풍덩 들어가셨다 오신느낌입니다.   

  7. 데레사

    2014년 10월 31일 at 12:57 오전

    흙둔지님
    그렇습니다.
    이제는 가까운 곳 위주로 많이 다니고 있습니다.

    특히 성거산 성지같은 곳은 아주 볼품없는 건물, 사실은 건물도 아니지요.
    그런것이며 부지런한 신부님도 계시고 여러가지로 다녀가면
    마음이 편해지는 곳이라서요.

    두번째 왔지만 자주 들릴려고 합니다.   

  8. 데레사

    2014년 10월 31일 at 12:58 오전

    엔젤님
    네 그래서 나이드신 분이나 몸이 불편하신 분들은 다녀가기가
    좀 힘들어요.

    고맙습니다.   

  9. 데레사

    2014년 10월 31일 at 12:59 오전

    보미^^님
    살다보면 신앙심이 아주 두터운 사람을 만날때가 있어요.
    그럴때면 그렇게 해볼려고 해도 잘 안되거든요.
    타고나기를 게을러서. ㅎㅎ   

  10. 雲丁

    2014년 10월 31일 at 1:00 오전

    성거산 성지의 가을도 무척 아름답습니다.
    이 가을 나는 영혼의 결실을 맺기는 했는지 돌아봅니다.
    늘 열정적이신 모습 감동입니다.    

  11. 데레사

    2014년 10월 31일 at 1:01 오전

    미뉴엣님
    어느새 으악새 슬피우는….. 가을도 깊었습니다.
    오늘은 시월의 마지막날.
    이용의 노래를 미국의 지나님이 올려주어서 참 좋네요.   

  12. 데레사

    2014년 10월 31일 at 1:01 오전

    배흘림님
    네, 그렇습니다.
    잠시나마 정갈한 마음이 되었다가 돌아왔습니다.   

  13. 데레사

    2014년 10월 31일 at 1:02 오전

    인회님
    가까운곳 위주로 다닙니다.
    요새는.

    고마워요.   

  14. 데레사

    2014년 10월 31일 at 1:23 오전

    운정님
    어제는 대공원엘 갔드니 이제 단풍이 지기 시작하던데요.
    부지런히 몇곳 더 가봐야겠습니다.

    고마워요.   

  15. 바위

    2014년 10월 31일 at 2:10 오전

    성거산의 단풍이 참 아름답습니다.
    미사에 참예하시면서 하나님이 창조하신 오묘한 경치까지 즐기셨으니
    아마도 하나님께서 더 칭찬하셨으리라 생각합니다.

    하나님은 이 세상을 인간들이 다스리며 살라고 말씀하셨지요.
    겸손한 믿음을 가지셔서 분명히 칭찬하실 것입니다.
    예수님은 목이 굳은 바리새 인들을 질타하셨지요.

    멋진 풍경 잘 감상하고 갑니다.    

  16. 한국인

    2014년 10월 31일 at 2:28 오전

    하도 부지런하시니 동에 번쩍
    서에 번쩍 하시는군요.   

  17. 데레사

    2014년 10월 31일 at 3:46 오전

    바위님
    고맙습니다.
    성지순례를 간다고 했지만 사실은 경치에 더 관심을
    가졌으니…..   

  18. 데레사

    2014년 10월 31일 at 3:46 오전

    한국인님
    ㅎㅎㅎ
    요즘은 좀 덜 다니는 편인데요.   

  19. 해 연

    2014년 10월 31일 at 3:57 오전

    소풍으로 생각하는것이 뭐 어때서요.
    그분께서 창조하신 것들을 즐기는 것인데요.ㅎ

    가까운 곳이라도 많이 다니시니 보기 좋습니다.
    저도 그러려고 합니다.
    오늘도 좋은 날 되세요.^^   

  20. 최용복

    2014년 10월 31일 at 4:59 오전

    높은곳에 성지가 있군요.

    아름다운 가을경치에 마음을 빼앗기는것은 자연스러운 무엇이죠~~

    전혀 그렇게 부정적으로 보시지 않을것 같네요^^   

  21. 산포

    2014년 10월 31일 at 5:03 오전

    데레사님.

    사진의 구도가 매우 안정적이고 다각적입니다.
    사진을 배우신것 같은데요? 만약 배우지 않았다면 소질이 뛰어나십니다.
    한 수 배우고 싶네요.   

  22. 방글방글

    2014년 10월 31일 at 5:03 오전

    왕언니님 ^*^

    저도 많이 많이 뵙고 싶습니다.~~

    성지순례에도 매번 참여하시면서
    열심히 사시는 모습이 뵙기에 좋습니다.
    덤으로 좋은 경치를 함께 보실 수 있으니
    이 또한 큰 福이 아니실까요.

    저도 덩달아서
    멋진 풍경을 감상하게 되어 고맙습니다. ^ ^

    가을비가 대지를 적시고 있습니다.
    10월의 마지막날을 즐거웁게 지내시고
    더욱 보람찬 만추를 맞으셔요. ^*^ ^*^    

  23. 나의정원

    2014년 10월 31일 at 5:32 오전

    소박한 자연과 어울린 성지의 모습이 감동적입니다.
    알찬 10월의 마무리를 잘 하셨네요.   

  24. 가보의집

    2014년 10월 31일 at 7:40 오전

    데레사님
    천안 시 성거산 성지가 매우 인상적입니다.
    우리나라 처음 카토릭에서 말할수 없으리 만치
    순 교 당 하였지요 신부며 평신도며 불교권이라서
    나라에서 그토록 애 먹었지요

    가을경치 너무 좋습니다.
    고인들을 추모 하면서 좋은경치 보는것 괜 찮아요
    미안 해 할것 없어요 데레사님

    10월의 마지막 날입니다
    11월도 즐겁게 보내세요 감사 하게 잘 봅았습니다    

  25. 산성

    2014년 10월 31일 at 8:15 오전

    이야긴 들었지만 가보진 못했어요.
    줄무덤이란 말에 마음이 아프고 숙연해지는군요.
    소풍 삼아 찾아가는 성지,기뻐하실 것 같은데요?
    늘 사랑으로 감싸주시는 분께서는…

       

  26. 선화

    2014년 10월 31일 at 9:22 오전

    발바닥 신자에 빵~터졌습니다
    나이롱 신자라는 말은 들어 봣어도요~~ㅎㅎㅎ

    저도 성당엘 다닐때 발바닥 신자였지요 ( 처녀때)
    교회 댕길때도…( 어릴때 유년시절)
    절엘 댕길때도..( 결혼후) ㅎㅎㅎㅎ

    성지산을 보니 이젠 가을이 완연한데 아직 제주는 푸르기만…

    늘 건강도 챙기시며 평안하세요!!!   

  27. 데레사

    2014년 10월 31일 at 9:43 오전

    최용복님
    그래도 죄스러운 마음이 일던걸요.
    자꾸 경치에만 눈이가서요. ㅎㅎ   

  28. 데레사

    2014년 10월 31일 at 9:45 오전

    나의정원님
    고맙습니다.
    시월도 이렇게 끝나네요.   

  29. 데레사

    2014년 10월 31일 at 9:45 오전

    해연님
    고마워요.
    그저 그러려니 하고 사는게 제일 속편한것 같아요.
    이제와서 뭐 안달해봤자 이루어 질 일도 없을거고
    그냥 주어지는대로 살아야죠.   

  30. 데레사

    2014년 10월 31일 at 9:46 오전

    산포님
    사진도 카메라도 배워본적은 없습니다.
    그저 보이는대로 휴대폰으로 찍어서 마음에 드는걸로 골라내는
    정도입니다.
    여러장 속에서 한장 건지는 거지요.   

  31. 데레사

    2014년 10월 31일 at 9:47 오전

    방글이님
    반가워요.
    울산에도 이제 가을빛이 완연할거에요.
    여긴 어느새 지는 이파리들도 있거든요.

    고마워요.   

  32. 데레사

    2014년 10월 31일 at 9:47 오전

    선화님
    절, 교회, 성당을 두루 거치셨군요.
    저도 어릴때는 구세군 교회를 다녔지요.

    어느 종교를 믿든 자기 마음의 평화를 찾으면 그게 제일인듯 싶어요.   

  33. 데레사

    2014년 10월 31일 at 9:48 오전

    가보님
    어느새 시월의 마지막 날입니다.
    11월도 우리 건강히 잘 보내기로 해요.   

  34. 데레사

    2014년 10월 31일 at 9:49 오전

    산성님
    그러실까요?
    정말 저희는 소풍처럼 이 성지, 저 성지를 찾아 다닙니다.
    고마워요.   

  35. dotorie

    2014년 10월 31일 at 11:26 오전

    고향의 성거산 유래와 가을경치를 데레사님이 보여 주시니 감사합니다.
    저는 발바닥+나이롱 신자 입니다…..ㅎㅎㅎ
    다음에 기회되면 가봐야겠습니다.
       

  36. 데레사

    2014년 10월 31일 at 12:14 오후

    도토리님
    발바닥에다 더하기 나이롱신자라구요?
    재미있는 표현입니다.
    나도 물론 그 범주에요.

    귀국하시면 한번 가보세요.   

  37. 말그미

    2014년 10월 31일 at 1:00 오후

    소풍 삼아 성지순례,
    멋집니다.

    종교도 그렇게 가지시면 얼마나 자연스러운지요?
    발바닥 신자라니요.
    아주 바람직합니다.

    저는 물론 한 번도 가지 못했습니다.
       

  38. 북한산.

    2014년 10월 31일 at 1:59 오후

    데레사님 성거산이 어디에 있는산인가요.
    처음들어보는것 같아요. 만추의 가을 입니다.
    지금밖에는비가 내립니다.이비가 그치면 가을은 우리에게서
    자꾸멀어질것 같습니다. 감사 합니다.   

  39. 좋은날

    2014년 10월 31일 at 10:21 오후

    아주 소박한 성당과 단풍.

    참 아름다움으로 가을이 빛이 납니다.
    이렇게 이러저러 얼기설기 십자가 고상을 모셔놓은 종교적 소박함.

    종교에 머리까지 파뭏혀 종교의 말씀을 왜곡하여 받아들여서
    모든 것을 올인하는 안타까움의 종교관을 보면
    그저 왜 저렇게 예수님의 참뜻의 성경을 배배꼬아 교회 탑신만 높이려는
    일부 돈목사들에게 쇄뇌되어
    가까운 친적 결혼식도 주일이라 안가고
    건강을 다지는 산행 또한 주일이라 안되고
    오랜 지기들과의 만남 또한 주일이라 안가고

    그런 안타가운 종교관.

    저 지극히 소박한 성당의 모습을 깊이로 가늠하여
    스스로가 깨어남을 얻으면 좋을진데.

    당신 뭐여!~ 내 종교관을 하나님의 터럭도 모르면서 감히?

    흠마야!~ =3=3=3

    진정한 종교관이 무엇일까고 생각이 보태지는 주말의 아침입니다.

    매양 좋은 날들에서 건강하시지요?
    안부인사 드립니다.

       

  40. 샘물

    2014년 10월 31일 at 11:04 오후

    비닐로 막아놓은 가건물인 성당, 순교하셨던 우리들의 조상들의 분위기로 보면 잘 어울리는 곳 같습니다.
    순교자들의 뜨거운 신앙은 늘 감동을 주지요. 그도 하느님이 그러한 은총을 허락하셨으니 가능했으리라 여겨집니다.

    데레사님이 자연을 사랑하는 것을 하느님은 많이 기뻐하시리라 여겨집니다. 성가 2번처럼요. 자연은 하느님을 닮아 완벽하다고해요.   

  41. 데레사

    2014년 11월 1일 at 12:01 오전

    말그미님
    고맙습니다.
    저는 그저 이렇게 제 편할대로 신앙생활을 합니다.
    아마 하느님 보시기에는 아닐거에요.
    좀더 열심이어야 하는데 그게 쉽지 않네요.   

  42. 데레사

    2014년 11월 1일 at 12:02 오전

    북한산님
    천안 북면에 있는데요. 지금 안식년에 들어갔어요.
    그래서 등산은 어렵습니다.   

  43. 데레사

    2014년 11월 1일 at 12:03 오전

    좋은날님
    성당을 보시면 어머님 생각이 나시죠?
    저도 좋은날님 어머님 생각이 나던걸요.

    그냥 제 종교는 제멋대로 편안하게 믿습니다.   

  44. 데레사

    2014년 11월 1일 at 12:04 오전

    샘물님
    고맙습니다.

    이곳 성지성당은 형편없는 가건물이지만 그래서 더욱 마음이
    갑니다.
    자주 찾아가서 헌금을 조금이라도 더 보탤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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