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床에 오른 縫製

『영세봉제공장의작업환경이열악하다,설비투자위축으로생산여건이취약하다,생산현장종사자들의고령화와신규생산인력의유입이절대적으로부족하다,중국산봉제품의내수시장잠식으로수익성이떨어진다,마케팅전략과최신시장정보가부족하다』
산자부의용역을받은산업연구원이전국200여소규모봉제공장을대상으로방문및설문조사를통해내놓은現狀이다.

한때달러벌이최일선을지켜온효자산업을긴세월조강지처버리듯내팽겨쳐놓고눈길한번안주던주무부처가도대체무슨바람이불었길래잽싸게발품을팔아가며봉제현장실태조사에나섰던것일까?그리고현황에서부터애로요인분석,지원대책에이르는조사보고서를두어달만에요술처럼‘뚝딱’만들어내놓았을까?일단보고서내용의경중을떠나천덕꾸러기로홀대만하던영세자영업체들을위해그처럼기민하게움직이는모습은일찌기볼수없었기에귀를쫑긋세웠더니이유가있었다.

의류봉제를포함한영세자영업자지원대책회의가대통령주재로열리니관련부처는자료를준비하여나오란청와대의부름이있었기때문이다.아무리업계사정을훤히꿰는전문가라도제대로된진단과처방을내리기엔턱없이부족한시간이다.

대책회의는지난5월31일청와대에서열렸다.용역을받은기관에선부랴부랴3~4월에걸쳐봉제현장방문과설문조사를실시했다고한다.석사학위논문도이처럼번갯불에콩볶듯하지는않는다.자료수집만도최소한몇달간은발품을팔아야한다.결국시간에쫓겨서인지는몰라도실태조사결과내놓은업체현상은늘들어귀에익은흘러간노래의가사와도같다.

그간정책적인배려가전무할정도로방치되어百尺竿頭에있는게업계의현실이다.그러던차에참으로오랜만에,그것도의류봉제를비롯한각분야영세자영업을대표하는인사들을정부수립이후처음으로청와대에불러이른바‘영세자영업자지원대책회의’라는걸연다니솔깃하지않을수없었다.기대가크면실망도크다고했던가,뚜껑을열고찬거리를살펴보니혹시나했는데역시그나물에그밥이다.

봉제현장언저리를맴도는사람이라면도무지새로울것하나없는내용들이나경제정책입안자들의생각은그렇질않은모양이다.닮은꼴의봉제지원책이20년전에도있었기에하는말이다.오래전에이미시행착오도경험했다.약발이안먹히는처방은과감히수정해야한다.배아프다는데파스붙여주는넌센스는말아야한다.

20년전인’83년섬유공업근대화시행령에근거하여중소기업진흥공단은소규모봉제업체들을위해구로공단내에별도의봉제협동화공장을만들어효율성을기대하며공동이용의端初를마련한바있다.그러나기대에못미쳐한동안관심권밖으로밀려나있다가꼬리를내린실제사례도있다.

20년이지난지금,또다시영세봉제업체전용협동화사업장을만들겠다는것인데도무지종잡을수가없다.내친김에20년전섬유공업근대화시행계획중몇가지를더들여다보자.

미국FIT,일본JIT,영국로열아트컬리지,프랑스에스몽과같은섬유전문대학을여러곳설립하여기능인력의질을높이자고했다.이는이번지원책중섬유기능대학,전문학원을통해봉제기술교육을강화하자는것과맥을같이하고있다.또한당시시행안에는‘소량고가품전문봉제생산시스템을육성한다’라는대목이있다.이것역시이번대책안에서는‘소롯트어패럴생산시스템을구축한다’라는말로표현만달리했을뿐이다.

또‘기업진단후모델업체를선정하여기술및경영지도를우선지원하겠다’는당시의내용은‘품목별로차별화된맞춤형기술지도를제공한다’는이번案과여러면에서대동소이하다.모처럼차려낸성찬(?)에더이상투정부리고자함이아니다.‘봉제’라는화두가청와대테이블위에오른것만도감지덕지라는게냉소섞인업계의반응이기때문이다.

봉제공장지도를통해현장사정을누구보다도잘아는某전문컨설턴트의주장대로,당면한소규모봉제업체들의문제는인력난도,열악한작업환경도,설비투자위축도아니다.단지일감이없다는데있다.일감이넘쳐나면지원책이없어도노후설비개체하고인력을끌어들이기위한묘안도짜낸다.품질경쟁을위해시장정보에도눈을돌리게되어있다.

입맛을잃었다고젓가락이가지않는식상한반찬을가짓수만늘려억지로떠먹여보았자말짱헛일이다.반찬한가지라도입맛당기게만들어스스로털고일어나젓가락을들게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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