脫중국 이야기

그에게서중국은희망이었고환희의땅이었습니다.

그가이땅에서공장문을걸어잠그고보따릴꾸려중국행을결심했던90년대중반,
국내봉제생산환경은우울했습니다.

달러벌이의일등공신은단연섬유봉제산업이라며효자대접받던시절도있었습니다.

그러던것이어느때부턴가서자취급정도로급추락했습니다.

이젠숫제자식취급도안합니다.

세상사람들,자신들이맨날입고메고쓰고신고다니는모든게

봉제품이란사실을아는지모르는지쯧쯧…

허기가가시고배가좀불러오다보니봉제공장은그저3D업종정도로보였을겝니다.

눈에잘안띄는곳으로감춰버리고싶었던게폼잡기좋아하는

정책입안자들의발상이었는지도모르겠습니다.

그렇게천대받기시작하면서누구도이업종에서일할려고하지않았습니다.

결국그가운영해오던공장도인력난에가파른임금상승,더하여노사분규까지,

벼랑끝으로몰리고말았습니다.

공장의운명이기로에놓여있을때중국의손짓은달콤한솜사탕이었습니다.
중국연해지역지방정부들은한달이멀다하고투자설명회를갖는등

공장유치에팔을걷어부쳤습니다.
공장부지알선을위해중국관리들은마치제일처럼먼길마다않고동행해주기도했습니다.

각종세제혜택등외자기업우대혜택들을산더미처럼풀어놓기도했지요.

물론이모두가사탕발림이라는사실을추호도의심하지않았습니다.
진퇴양난에처해있던많은공장들이앞뒤살피지않고줄줄이중국행비행기에올랐었습니다.

그역시이들과마찬가지로이에편승하였습니다.

생산시설이전을결심하고중국땅을밟았을때지방정부의대접은듣던대로극진했습니다.
공장부지를주선하는관리는맨발로뛰어나와업무를챙겨줄정도였지요.
그렇게훌쩍중국으로들어가공장운영을하던그가강산이한번바뀐지난달어느날,
희끗희끗반백의모습으로나타났습니다.
근래들어중국진출기업들이악전고투한다는씁쓸한소식들만들려오던터라
현지분위기도들어볼겸소주잔을놓고마주했습니다.

“저임의풍부한노동력은옛말된지이미오래이지요.
인건비상승과인력난,한술더떠노동쟁의까지,그야말로첩첩산중입니다.

마치십여년전우리나라로타임머신타고와있는기분입니다.”

중국청도에서가방공장을운영하는그는베트남으로생산시설을이전하기로결심했다며

중국,특히연해지역도시들의급변하는생산환경을장시간담담하게토해냈습니다.
그가이야기한현상은대략이러합니다.

“…더이상천혜의생산기지로서중국은없습니다.
현지에진출한한국기업10곳가운데3곳이법인이전을계획하거나심각히검토하고

있는것으로압니다.이처럼사업환경악화로줄줄이보따리를싸는모습은낯설지않습니다.
외자기업에대한우대혜택을조목조목침이마르도록설명하며

맨발로뛰어나오던관리는이제연안지역에터를잡은노동집약형외자기업들을

내륙으로내몰기위한방안마련에골몰하고있다해도그리틀린말은아닙니다.
이미연안지역에있던공장들중내륙으로옮겨간기업들이산둥성에서만

한달에수십여곳에달한다고합니다.

옮겨가기싫으면공장을접어야할정도로외자기업에대한압박이심하단반증입니다.

연안지역정부들은이제노동집약형외자기업을달갑게여기질않습니다.

몇년전만하더라도유치에온힘을쏟던것과는천양지차이지요.
이제는연안도시를하이테크위주의산업구조로개편한다며봉제등노동집약형기업들을

조강지처버리듯홀대하고있습니다.어디그뿐인가요.

중국정부는공회(노조)설립압력과근로계약제시행으로임금인상을부추기며

진출기업에대한각종인센티브도철회할움직임을보이고있습니다.
내외국기업에대한통일법인세시행도서두르고있으며중국의대외수출에이바지해온

외자기업들의부가세환급률도대폭내렸습니다.

생산기지를내륙으로이전하라는무언의압력의강도는점점더높아만갑니다.
걸핏하면세무조사한다며한바탕들었다가놓기도일쑤입니다.

심한경우한달에한번꼴로세무조사를받은곳도있다고들었습니다.

돌아가는형국이이러하다보니기업주는생산에신경쓰기보다는인사노무와대외업무에

비싼시간을할애하는경우가다반사입니다.

수시로업그레이드되는중앙과지방정부의새로운법령과정책들을챙기지않으면

그만한댓가를치러야하기때문이지요.
바뀐잣대를들이대며날아드는듣도보도못한각종요상한고지서에
머리에쥐가날정도랍니다.진출기업들대다수가예측불허의중국정책변화에진절머리를

내고있다해도과언이아닙니다.…”

脫서울을한지10년이훨씬지난지금,

그는지금서울한복판에서저와소주잔을앞에두고마주앉아

脫중국을이야기하고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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