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이런 집이!

멀리울산사는친구녀석,서울무슨세미나에참석차올라왔노라며전화했다.
묻지도않았는데대뜸하는말,
"5시에세미나끝나고곧장내려갈끼다.낼도울산교육청서세미나가있어서…"

한마디톡쏘아부쳤다.
"망할놈,그랄끼면서전화는와했노기냥내빼뿌제.
고마괜스레바쁜척안해도된다.빈말은그마하면됐꼬
끝나면퍼뜩올림픽대교너머광장동양촌리숯불구이집으로온나"

70년대초중고시절교복바지주름빳빳하게세워읍내를누비고다니던깨복쟁이친구다.

번개치면뛰어나올만한두놈에게도소집령을내렸다.
한녀석은인천에서지하철로,또한녀석은경기도광명에서차를몰아
약속한酒時에맞춰당도했다.

합이네명이라널찍한목상에둘둘씩마주앉으니딱좋다.
갱상도싸나이네명,그것도원체오랜만에마주앉았다.
무신눔의할말이그리많은지,시끌시끌귀가멍멍하다.
주위를둘러보니특별히미안해할걱정은안해도될듯싶다.
테이블마다빈병숫자가더해가면서목청들이비례해높아간다.
숫제대화가아니라고함수준이다.

"52누0000차량키좀주시겠습니까?
뒷차가나갈수있도록움직인다음주차관리실에보관하겠습니다"

지금까지는좋았다.
오랜만에녀석들만나웃고떠들다보니퍼마신주량이상당한데도
오히려머릿속은개운했다.

그런데엉뚱한곳에서일은꼬이기시작했다.
자릴털고일어나차를가지고온C는주차관리실로갔다.
맡겨놓은키를찾아대리운전을부르기위해서이다.
그런데키박스에주렁주렁매달린많은키들중에찾고자하는키가없다.
관리원이짙게썬팅된차유리문에얼굴을쳐박고두손모아
한참을들여다보더니키가차에꼽힌채문이잠겼다고했다.

C가고갤갸우뚱거리며하는말,
"키가꼽혀있으면문이잠기지않을텐데…"
C는차를바꾼지가채일주일도안되어기능을잘알지못했다.

주차관리원왈,
"죄송하지만가입하신보험회사에연락하여개문서비스를받으셔야겠습니다."
C는기분잡친표정이나도리없는듯보험회사로전화했다.
"아!그차요?키자체가전자장치로되어있어문짝을뜯어야하는데
괜찮으시겠습니까?신차라하셨는데…괜찮으시다면지금곧장달려가겠습니다"

갈수록태산이다.

난감해하는C에게보조키는어디있냐고물으니아내가갖고있다고했다.

"급할수록돌아가라지않더냐,보조키를들고택시타고오시라해라.
오는동안우린호프집서입가심이나하면시간딱맞겠네~"

어쩔줄몰라허둥대던주차관리원도한마디거든다.
"그렇게하십시오.그동안차잘보고있겠습니다"
택시비는책임지겠다하여두어블럭건너편호프집으로이동해1시간정도나지났을까,

C의아내가수분내도착한다고전화가와삼겹살집주차장으로갔다.

풀려가던일이더욱꼬이기시작한건이때부터다.
차는기주차해있던자리에서이동해있었다.
이건또무슨일인가의아해하는사이,주차관리원이다가왔다.

"아까손님이가신뒤주머니속에서키를찾았지요.
곧장손님께연락할려고찾으니차안에연락처가없더군요.
그래서한갓지게옮겨놓은겁니다."

일찍알았더라면서쪽끝경기광명에서동쪽끝서울구의동까지
보조키를택시태워받는소동은없었을터인데…

C는’아쉽지만어찌할수없는일,알았다’며
택시비3만원영수증을관리요원에게제시했다.

화장실들때와날때가다르다는사실,이를두고하는말인가?

"연락처를적어두지않고갔으니택시비를우리가물이유가없지요.
또통상택시비라면1만원내를이르는건데3만원이라니요?
평소에도그먼길을택시로다니십니까?"
적반하장도유분수지,캬아~이야말로점입가경에유구무언이다.

슬슬열받기시작한녀석들,카운터로들어가선은이렇고후는이러하다설명했다.
그틈에카운터로달려온주차요원,닭잡아먹고오리발내미는말만해댄다.
누가손님이왕이라했던가?
이날,구의동양촌리생삼겹살집에서지나가는똥개만도못한취급을받았다.

자초지종듣고있던지배인인지사장인지,다짜고짜성깔부터부린다.
"이보시오.누가택시타고오라했소.난주차원에게그런소리한적없으니
주차원에게받아가든지알아서하시오"

옆에듣고있단주차관리원,그제서야한다는말,
밤새주차관리하여2만5천원버는데한번만봐달라며허릴굽힌다.
일이이쯤되니그들을고용한주인장의태도에더욱화가치밀어오른다.

계산하느라카운터앞에줄선손님들왈,

"거들어보니이집인심여엉사납군"
"아니!세상에그걸주차알바에게물어내라는법이어딨어!"
"오도가도못하게해놓은건이집에서고용한사람일진데나몰라라하는

주인장배짱한번두둑하네그려~

역으로이손님들이모든책임지라며버티고나오면어쩔껀데"

얼큰하게술이오른손님들이하나둘거들고나서자,주인장왈,

"알았으니절반은책임질테니나머진알아서하라"며1만5천원을C의코앞에내민다.

주인장눈엔3만원뜯고싶어걸신들린놈들로비춰진모양이다.

이만하면주인장도대충뭐가잘못된건지알아차렸을법싶어이쯤에서돌아섰다.
물론내어주겠다는절반은받지않고서…


돌아서면서휘황찬란하게불켜진간판을올려다본다.
못되먹은한곳때문에’양촌리생삼겹살’간판단많은집들,모조리머릿속에서지우고싶다.
입맛밥맛술맛은물론,정내미마저뚝떨어지는데
이간판을보고서야어찌다시찾을수있겠는가.

지난2월1일,겪은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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