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너두棟과그사이로보이는얕으막한동네산,
7층내집식탁의자에앉아내다보이는창밖풍경이다.
맨날같은풍경이지만느낌만큼은하늘빛에따라조금씩다르다.
오늘은회색구름이낮게드리워져조금은꿀꿀한것처럼.
창문을열어손바닥을내민다.빗물이조금씩묻어난다.
리모컨을들고선이리저리하릴없이채널을옮겨본다.
그래서현실에서동떨어진상황을두고드라마같다고하던가?
또다른채널,빗속을달리는건각들이화면가득싱그럽다.
수영박태환의1500미터아쉬움이자막으로스쳐지나간다.
샛노란비옷차림에우산까지받쳐든기상캐스터도양념처럼끼어든다.
(내가보기엔雨傘이라기보다陽傘같구만서도…)
그러나비는오는둥마는둥,산행발목만잡아놓은꼴이다.
오늘은눈비대신다른메뉴를들고나와공갈(?)친다.
이시간이후황사테러에대비,모든국민들은
외출을삼가고황사재해본부의지시에따라침착하게행동하여주시기바랍니다.
먹고살기위해황사따윈아랑곳하지않겠다는분들일지라도
반드시마스크로코와입을가리고피부노출을삼가토록하여
나중에예보활동에문제가있었다는둥딴지를거는일이없도록합시다.
길어봐야하루이틀정도이니생필품을사재기하는등
상식밖의눈살을찌푸리게하는행동은자제하시기바랍니다.
다시창가로가고갤내밀어포도에고인빗물을뚫어져라응시한다.
고인물의미세한일렁임으로보아여전히조금씩은내리는모양이다.
부산으로진해로,만만찮은이동거리이긴하다.
태종대일출,웅산산행,벚꽃놀이…
이거산행이아니라관광?곧장산악회로전화해내용물(?)을확인했다.
애초계획은안민고개에서시루봉까지이나천자봉까지걸을겁니다.
여기가산악회아닙니까?하하하…"
늘그러하듯오늘도오밤중에산행위해집나선사람들로
여러집결지중한곳인사당역위는여전히분주하다.
황사따윈아랑곳하지않겠다는부류들이다.
돼지국밥집아지매는경매없는일요일이라더욱그러하나
실은번듯한시장건물이들어서면서정취가사라져찾는이들의수가
전만못하다고했다.국밥한그릇뚝딱해치우고
휘~한바퀴둘러봤으나국밥집아지매말마따나썰렁하다.
황사실은빗발이간간히날리는이른아침이라그런지인적이뜸하다.
태종대산책길에흐드러지게핀벚꽃도황사탓에빛바랜듯희뿌옇고
발아래펼쳐진바다역시황사에묻혀숨죽이고있다.
산행들머리,안민고개에이를때까지벚꽃길은끝이없다.
바람에흩날리는꽃잎은새털처럼가볍고눈송이처럼새하얗다.
안민고개에이르는구불구불한포장도로는교행이매우힘겹다.
원체폭이좁기도하나그보다는길옆벚꽃나무가
도로위로가지를뻗어대형버스들이조심조심운행하기때문이다.
이처럼진해의벚꽃나무는칙사대접을받는다.
안민고개에서부터걸음을시작해불모산갈림길,시루봉,바람재,
천자봉을지나대발령까지4시간반코스다.
산허리를휘감은벚꽃길은설핏설핏하나쪽빛바다진해만은온데간데없다.
능선바람에실려이리저리흩날리는누런흙먼지로
콧속이답답하고눈자위도따갑다.그래도능선주변에
지천으로피어난진달래내음이콧속을달래고눈자위를씻어준다.
이쯤에서매캐한목구멍도달랠겸걸음을멈춰보따릴끄른다.
열댓명일행들이내놓은먹거리가제법실하다.
복분자주에소주까지없는것빼고다있으니.
참으로희한하다.영락없이봉긋한젖가슴에젖꼭지형상이다.
오른쪽에진해시가지를끼고서시계가는방향으로원을그리며진행한다.
진해시뒤로는웅산이병풍처럼둘러싸고앞은탁트인바다다.
전형적배산임수의모습을갖춘아름다운도시다.
삼거리를지나면서넓다란능선길은끝나고아기자기한암릉구간도간간히나타난다.
기묘하게생긴탓일까,과거왜구들이노략질할때이시루바위를항해표적으로
삼았다는기록도있다한다.
안민고개에올라서면서부터가물가물눈에들어와이정표노릇을하던
시루봉이드디어눈앞에떠억버티고선다.
명성황후가세자의무병장수를기원하는백일산제를올린곳으로도유명하다.
그런시루바위가지금은나무토막에의해포박된모습이어서안타깝다.
보호한답시고설치한나무이동로와나무계단이정작자연조형물의미관을
상당히해치고있어하는말이다.
그래서웅산(熊山)이라불리우며시루바위를곰메바위라부르기도한다.
아름다운곰메바위에둘러쳐진포박은제거되어야한다는생각이다.
바라다볼수는없을까?
시루봉아래바람재를내려서는곳에이르러절정을이룬다.
바람재에서많은사람들이하산했다.
천자봉향하는길은그래서더욱호젓하다.
꽃대궐을이루고응달진산자락에도여린잎새들이봄을휘감는다.
황사에소소리바람을맞으며네시간을넘게걸어대발령에서산행을마감한다.
군항제기간개방한진해해군기지사령부내벚꽃길을걷기도했으나아!황사…때문에더이상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