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천년의고도교토(京都)[2]
다음에돌아볼산주산겐토(三十三間堂)는가까운거리인데도시간을아끼려고버스를탔다.이절이름은본당건물정면기둥사이의공간이33간이라고해서붙여졌는데정면의길이가무려118m나된다.
입장표를사가지고신을벗고본당으로들어서던나는깜짝놀라서걸음을멈추고말았다.건물안에는등신불로착각할만큼커다란불상들이수없이늘어서있었기때문이다.우리나라천불전은부처님들이모두장난감처럼작은데도이곳의천불상은모두등신불만큼크고질서정연하게늘어서있었다.그앞에는독특한표정을한불상들이섰고,그한가운데는유일하게앉아있는불상하나가있었다.
쥬소센슈관논자소(中尊千手觀音座像)이다.국보인이관음상은두손으로합장을하고깊은명상에잠긴듯눈을지그시감고앉아있는모습이참으로자비스럽다.천불상앞에늘어서있는인물상들은국보라는이름이말해주듯이하나같이귀중한문화재인데그중에서도이절의남쪽과북쪽에서있는후진소(風神像)와라이진소(雷神像)는도대체어떻게저런표정을구상하고다듬었을까싶도록인상적이다.
황금빛이찬란한이불상들은모두나무로다듬어서황금을입힌것이라고하지만믿어지지가않고또1,001개의관음상들의얼굴모습이모두다르게조각되었는데그중에는반드시자기가만나고싶어하는사람의얼굴이숨어있다는이불전은참으로대단했다.
길건너에있는일본의3대박물관중의하나인교토박물관을비켜두고그곁에있는미미즈카(耳塚:귀무덤)를찾는다.임진왜란때우리국민들을살해하고죽인사람의숫자를증명하기위해서잘라온귀를묻어둔미미즈카는커다란원형으로석축을쌓고그위에잔디를심어서한가운데일본식탑을쌓아놓았다.그오른쪽앞에다비석하나를세워놓고.
나라가힘이없으면국민들이치욕을당한다고는하지만세상에임진왜란때우리나라사람들을죽이고도모자라그귀를잘라가서무덤을만들어놓은것을보니치가떨린다.
그런데길건너편에는커다란도리이하나서있었으니,그것은바로임진왜란을일으킨도요토미하데요시(豊臣秀吉)를신으로모시는도요쿠니신사(豊國神社)였다.길을건너도요쿠니신사를찾아가보니높다란도리이를지나자길양쪽으로불을밝히는등이줄지어섰고그끝에서있는커다란문은굳게닫혀있었다.일반인은여기까지만들어갈수있다니거기서발길을돌릴수밖에없었지만마음같아서는대문을박차가들어가서도요토미히데요시에게왜임진왜란을일으켜서무고한우리백성들을수없이죽였느냐고따져보고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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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자훈 (고향을 어찌 잊으리)
김준영 (8, 도자기의 고향 아리타(有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