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천년의고도교토[4]
다시차를타고찾은곳은교토의대명사인긴카쿠지(金閣寺)이다.1397년에건립한이절은원래는아시카다(足利)의산장이었으나그가죽고난후에로구온지(鹿苑寺)라불러오던것을연못위에사있는3층누각의2,3층에금칠을했다고해서긴카쿠지(金閣寺)라고이름한것인데1950년불타버린것을1955년에복원했다.
이와같은역사를간직한이절은미시마유키오(三島由紀夫)의소설의배경이되기도했으며교토의그림엽서에는반드시이절사진이들어갈뿐만아니라교토의상징처럼되어있다.
나는젊은시절에일본인친구들로부터긴카쿠지의그림엽서를받아보았고자세한설명까지들었던터라큰기대를가지고이곳을찾아갔다.그런데황금색건물이서있는연못을중심으로절을한바퀴돌아본소감은한마디로실망이었다.아니어쩌면일찍부터들어온긴카쿠지에대해서너무큰기대를걸고있었기때문인지도모른다.어쨌든나는긴카쿠지를한바퀴만돌아보고그대로돌아서고말았다.
또하나교토의명물인기요미스데라(淸水寺)는780년나라에서온승려엔친(延鎭)이세운사원으로신비스런샘물이솟아나고있는곳에다지은절이다.기요미즈(淸水)는샘에서솟아나는순수한물을말하는데그물을마시면소원이이루어진다고하여이절을찾는사람들은너도나도떠마시고있다.
이절은유서깊은고찰로봄날의벚꽃과가을의단풍이더없이좋을뿐만아니라전망또한좋아서연간참배객수가300만명이넘는다는일본의대표적인사찰이다.
절에올라보니아득히내려다보이는절벽에다나무로쌓아만든난간위에139개의나무기둥으로지탱하고있는커다란본당건물을세워놓은것이불안했다.하지만수백년을버티어온건물이니설마내가구경하는동안에무너지지는않겠지하는생각이들어서이곳저곳을돌아보니건물은오랜연륜에고색이창연하다.
기요미스데라,이절을내게처음으로소개해준사람은아시다기요코(蘆田淸子)다.그때고등학생이었던그녀가이곳교토로수학여행을다녀와서이절의사진과함께사연을적어보내주었던것이다.
그런데30여년의세월이흘러버린오늘,내가직접찾아와보니절은옛모습과변함이없는데기요코는지금은어디서무엇을하고있을까.아마도그녀는초로의할머니가되어손자들에게옛날옛적꿈많은소녀시절의즐겁고아름다웠던이야기들을들려주고있으리라.
천년고도인교토의대표적인고적을주마간산격으로돌아본소감을한마디로말한다면교토는참으로대단한곳이었고또일본문화유산의보고였다.
나이도잊은채며칠동안배낭을짊어지고강행군을하고나니몸이지칠대로지쳐있었다.이대로가다가는탈진을할것같아서저녁에는한국식당을찾아가서불고기를사먹기로했다.
하지만한시간을헤매어도찾지못하고일본인식당에들어가서불고기를시켰더니4인분이겨우한움큼도되지않았으니몇점을먹었지만간에기별도가지않는다.게다가그흔한단무지는커녕양파한조각주지않으니일금300엔씩을주고김치를사먹을수밖에없었는데말이한접시이지젓가락으로집을것도없었다.
그래도다행히사업을하는친구가불고기와김치를계속해서사는바람에겨우허기는면할수있었지만나는교토에서의배고팠던일은평생을두고잊을수없을것같다.
긴카쿠지(金閣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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