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 혼슈 최북단 항구 아오모리(靑森)

27혼슈최북단항구아오모리(靑森)

모리오카(盛岡)에서기차를타고혼슈의가장북쪽에있는항구아오모리(靑森)를찾는다.모리오카를출발한기차는하치노헤(八戶)와노헤지(野邊地)를거쳐해안선을따라서북으로달려가는데바닷가경치가그를수없이아름다웠다.은모래가펼쳐진쪽빛바닷가에는검푸른숲이울창하고,온산을뒤덮은삼나무숲이참으로좋았다.울창한숲속과바닷가를달리던기차가드디어아오모리역에서걸음을멈춘다.

아오모리는시가지가작아서예약해둔호텔을쉽게찾을수가있었다.호텔에체크인을하고보니오늘이며칠인가,부산을출발하여규슈의후쿠오카에서시작한일본종주여행이오늘혼슈의북쪽끝에있는이아오모리까지왔다는사실이믿어지지가않는다.

북위41도지점에있는아오모리는무쓰(陸奧)만과쓰가루(津輕)해협을사이에두고홋카이도의하코다테(函館)와마주하고있는수륙교통의요지였다.따라서홋카이도로가는길목으로하코다테와함께오랫동안번영을누려왔다.

.그런데1988년홋카이도와쓰가루해저터널이개통되자기차가홋카이도로바로가는바람에아오모리는역사의뒤안길로물러나고말았다.

아오모리는조그마한항구여서시가지관광도걸어서나섰다.역에서동쪽으로뻗은중앙도로는눈이많이오는지방이라서그런지2층건물이인도위를덮고있어서눈이와도행인들이눈을맞을염려가없도록만들어놓았다.

그리고양쪽으로늘어선건물들이도시의미관을충분히고려해서지은것인가.가는곳마다아늑하고정겨워보였다.아오모리그랜드호텔,아오모리곡사이호텔,호텔아덴등역앞에즐비하게늘어선호텔지역을지나면남쪽으로아오모리현청과아오모리공원이있고거기서다시동북쪽으로걸어서찾은곳이아오모리현립향토관이었다.

아오모리현립향토관은메이지100년을기념하여세운종합박물관으로고고학,자연,역사,민속관련자료를종합적으로전시하고있다고하기에찾아갔더니시간이일러서관람객은없고직원이오늘은아오모리향토에관한비디오를상영할예정이니기다리라고했지만시간이아까워그대로돌아서고말았다.

역앞에있는아오모리명산물인사과시장을찾아갔더니도시가작아서인지사과시장역시작았다.그래도사과의명산지에왔으니사과를먹어보아야할것이아닌가.그래서사과를사가지고먹어보니사과의명산지라는선입감때문인지과연사과가맛이좋았다.

바닷가에있는아오이우미공원(靑い海公園)은주민들이바닷가에나와서마음껏놀수있도록꾸며놓았다.낚시를하는사람이있는가하면술래잡기를하는어린이들도있고가족끼리나와서사진을촬영하고있는사람들도있었다.

거기에는기억해두어야할명물이있었다.하나는공원곁으로새로만들어놓은현수교로두개의기둥을까마득히세워놓고거기서강철선을드리워서교량을매달아놓은것이었다.아직은교통량이많지않지만미래를대비해서만든다리가돋보이는데아오모리가시에서는벌써부터이다리를도시의상징으로내세우고있었다.

또하나는공원안에삼각형으로지은놓은아스팜(ASPM)즉,아오모리현관광물산전시관이었다.그것은지상15층건물로아오모리에서는가장높을뿐만아니라토산품전시판매장과각종상점과시가지를한눈에내려다볼수있는전망대가있어서더욱유명했다.

건물안에는갖가지상품판매장이있는가하면유령의집등어린이들을위한시설도있고다양한먹을거리상점도있었다.이곳저곳을구경하면서한층한층올라가다가제일높은곳에있는전망대에들어서니온항구가한눈에내려다보였다.

거기서서쪽으로뻗어있는긴부두에는아오모리항여객선터미널이있었다.그앞바다에는‘아오모리연락선메모리얼쉬프’라는커다란배한척이정박해있고.

이곳은홋카이도로건너가는길목이었다.그래서홋카이도개척민도탄광의노무자들도모두이부두에서배를타고홋카이도로건너갔다.그러다가쓰가루해저터널이완공되자그만그기능을잃어버리고지금은한가롭게휴식을취하고있는것이다.

하지만우리는이부두를결코잊어서는안된다.우리나라수많은젊은이들이이부두에서배를타고홋카이도탄광으로끌려갔기때문이다.1939년부터강제로동원되기시작한우리동포들이태평양전쟁당시에는홋카이도에만5만명에이르렀다니얼마나많은가.

내형님도그랬다.그리고이시카리(石狩)탄광캄캄한막장에서노예처럼석탄을캤다.그러나그대로있으면죽을것같아고향동무랑도망을쳤다.하지만도중에붙잡혀서다시탄광으로끌려갔고며칠뒤에는낙반사고가나서함께간고향동무는그만죽고말았다.열여덟살꽃다운나이에.

북쪽바다를바라본다.무쓰만과쓰가루해협만아련히바라다보일뿐그너머홋카이도는끝내그모습을들어내지않는다.이제형님이가신지도어언40년,홋카이도에가본들형님의흔적을찾아볼수있겠느냐만그래도나는언젠가홋카이도이시카리탄광을찾아가보리라.고난속에살다가신형님의영혼을위로하기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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