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이란은 앙숙 중의 앙숙입니다. 미국 전 대통령인 부시는이란을 ‘악의 축’이라고 규정했고, 이란은 미국을 이스라엘과 함께 ‘사탄’이라고 말합니다. 국제뉴스를 보면 항상 미국과 이란이 외교 군사적으로 충돌하는 이유입니다. 사실 1979년 이른바 ‘호메이니 혁명’이 일어나기 전만 해도 두 국가는 정말 ‘절친’중의 ‘절친’이었습니다. 하지만 이 혁명으로 이란의 팔레비 왕조가 무너지고 호메이니라는 이슬람교 혁명가에 의해 새로 이란의 정권이 창출되면서 두 나라의 사이는 벌어졌습니다. 당시 이란이 테헤란에 있는 미국 대사관을 점거하고 미 외교관을 납치하는 사건이 벌어지면서 확실한 ‘견원지간’이 됐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 후 두 나라는 서로를 견제했습니다. 이란은 핵개발을 했고, 미국은 이를 막으려고 사투를 벌였습니다.미국은 무인기 ‘드론’을 이란에 보내 어느 곳에서 어떻게 핵개발을 하고 있는지 감시하려고 했습니다. 이란은 주권침해라며 이 드론을 격추시키고 한발 더 나아가 자신들의 드론까지도 만들어 세계에 자랑하기도 했습니다.
미국은 이란과 군사적으로 정면충돌하기 부담스러웠습니다. 이란은 인구 8천여만의 중동 맹국이며 이라크와 전쟁을 치뤄본 나라이기도 했습니다. 미국 입장에서는 이라크, 아프가니스탄에서 전쟁을 치르며 힘을 많이 소진했기 때문에 이란하고도 일을 벌이기 부담스럽습니다.
그래서 미국은 이른바 ‘생션(sanction)’ 즉 경제제재를 가하기 시작합니다. 이란의 금융망을 차단하고, 이를 어기는 국가에게는 벌금을 가했습니다. 이란 재정의 상당부분을 차지하는 석유수출을 가로막는 등 미국은 이란의 경제적 숨통을 조였습니다. 서서히 말라 비틀어지도록 성에 가둬놓고 보급로를 끊는 전략이라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란은 오히려 미국 등 서방의 이러한 생션이 이란의 내수시장을 강화한다고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수출의존을 할 수 없어 제조업이 자연스레 강화되고 내수시장이 활성화 된다는 것이었습니다. 미국 내부나 이스라엘에서는 생션만으로는 절대 이란의 핵무기 개발을 저지할 수 없다고 군사공격의 필요성을 제기하기도 했지요.
이런 가운데 최근 이란 정부가 석유 수출 규모가 40%나 감소했다고 발표했습니다. 미국 등의 경제제재가 확실히 그 효과를 거두고 있다는 방증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그 발표 내용을 기사로 썼습니다. 그냥 이 기사만 읽으면 이해가 충분히 되지 않을 것 같아 설명을 곁들였습니다. 이하 기사.
이란, 미국땜에 석유수출40%급감…울상
이란이 작년 석유 수출에 큰 타격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로스탐 카세미 이란 석유장관은 7일 의회 세출위원회에 출석해 이란의 석유 수출이 미국 등을 중심으로 한 경제제재로 지난 9개월간 40%로 감소했다고 밝혔다.
카세미 장관은 또 오는 3월 끝나는 이란력(曆) 2012년도 결산에서 원유 수출 이익은 상당한 수준으로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고 AFP통신은 전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이란의 원유 수출은 2011년말 하루 240만 배럴에서 작년말 하루 100만배럴 수준까지 줄었다. 또 이란 전체의 산유량도 같은 기간 25%가 줄어 1980년대 이란-이라크 전쟁 이후 최저 수준인 하루 300만배럴까지 떨어졌다.
이란은 또 경제제재로 인해 국제 금융 거래의 제약을 받아 석유 판매 대금을 회수하는 데 매달 약 50억달러 가 추가 비용으로 쓰이고 있어 손해가 적지 않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뉴스카라반의 중동 천일야화
돌새 노석조 stonebird@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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