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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stead. in /webstore/pub/reportblog/htdocs/wp-includes/functions.php on line 3620 ‘아랍의 봄’의 속성과 앞날에 대한 보고서 - 중동 천일야화
‘아랍의 봄’의 속성과 앞날에 대한 보고서
"아랍의 봄은 자스민향처럼 은은하게 퍼져
석유에 의존하는 아랍 왕정국가에 까지 미칠 것이다"

조선일보 국제부 기자
돌새 노석조stonebird@chosun.com

“‘아랍의 봄’의 종착지는 막대한 석유자본으로 나라를 통치하고 있는 아랍의 왕정국가들이다”, “2010년 그리스발 재정위기로 유럽 시장이 초토화됐고, 유럽에 민감한 북아프리카 국가들의 경기도 타격을 입고 쓰러졌다. 그런데 이 시점이 아랍의 봄 직전이다”, “혁명의 기저에는 아랍의 높은 인구 증가율이 깔려 있다”, “아랍 국가들의 공공부문이 비대화해 있어 장기적으로 시장이 활성화하지 못했고, 경제 위기에 국민들을 관리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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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랍의 봄 국가들의 국기를 손가락마다 그려 넣은 손을 펼쳐 보이고 있다
단행본 ‘자스민과 석유(애플트리·송재욱 지음)’는 이같은 내용들을 구체적 자료와 탄탄한 논리로 설명해낸다. 텍사스 주립대 중동연구소 연구원이었던 만큼 언론 보도에 나오지 않은 전문 기관의 연구자료를 인용해 쉬운 말로 설명한다.
‘아랍의 봄’을 겪고 있는 국가들을 특성에 따라 분류하는 요긴한 분석 틀도 제시하고 있다. ‘아랍의 봄’을 줄곧 보도해온 조선일보 국제부 모(某) 기자는 “읽고 깜짝 놀랐다”고 말할 정도다.
대표적인 게 ‘아랍의 봄’국가를 집정(執政·Bully)국가와 참호(塹壕·Bunker)국가로 구분한 정치경제학자 클레망 헨리의 이론을 설명한 부분이다. 튀니지, 이집트, 리비아, 시리아 등 이상 4개의 국가들은 전부 권위주의적 정권에 반발한 민중 봉기가 일어났다는 공통점이 있다. 하지만 크게 이들을 튀니지·이집트, 리비아·시리아로 묶을 수 있는데, 전자는 집정이고 후자는 참호국가라고 한다. 용어가 좀 어려운데, 쉽게 말하자면 튀니지와 이집트는 양아치 정권의 국가였고, 리비아와 시리아는 벙커 국가였다는 말이다. 권력 기반이 어떻게 형성돼 있는가 등을 기준으로 나눈 것인데, 재밌는 점은 이러한 분류에 따라 독재자들의 퇴진 양상도 갈렸다는 것이다.
양아치 국가인 이집트와 튀니지의 경우는 부족이나 종파 등 특정 세력에 기대지 않고 조직화된 군대와 정통 관료에 의해 정권을 지탱했다. 이집트는 나세르->사다트->무바라크 대통령으로 이어지는 군부가 나라의 주춧돌이었다. 튀니지는 프랑스 유학파 출신인 테크노라트(technocrat)가 나라 살림을 책임졌다. 그런데 이 두 국가의 정권은 마치 양아치처럼 이러한 자신들을 지지할 수 있는 세력을 키워나가고자 후원-수혜 관계를 통해 세력을 넓혀 나가려고 노력했다.
반면, 리비아는 자신들의 부족, 시리아는 알라위파라는 소수 종파 집단을 마치 벙커처럼 단단히 수호하고 다른 부족과 종파를 배척하는 정책을 폈다.
이러한 이유로 혁명의 양상도 이집트와 튀니지는 비교적 비폭력 민주시위로 전개됐고, 리비아와 시리아는 ‘너가 죽어야 내가 산다’는 전제하에 죽고 죽이는 내전이 벌어졌다는 것이다. ‘자스민과 석유(부제 : 석유와 복지의 넥서스 그리고 아랍의 봄)’은 이밖에도 집정 국가와 참호국가간의 대이스라엘 정책 차이 등 다양한 논거를 제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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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제목에는 왜 자스민과 석유가 들어갔는가. 자스민은 ‘아랍의 봄’이 초콜릿처럼 단맛이 강하게 퍼지기보다는 자스민 향처럼 은은하게 퍼져 나갈 것이기에, 혁명 2년이 지난 지금 아무리 상황이 혼란스러워도 희망의 끈을 놓아선 안된다는 의미에서 붙여졌다. 석유는 이러한 ‘자스민의 향’이 석유에 의존한 아랍 왕정국가에까지 머지않아 미칠 것이라는 전망하는 의도가 담겨 있다. 시중에 ‘아랍의 봄’ 과 관련된 한국어 서적이 몇 출시됐지만, 중동전문블로그 ‘뉴스카라반( http://newscaravan.net, http://stonebird.co.kr)’이 읽어본 책 중에서는 이것이 제일 신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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