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로 서기

따뜻한햇살이내리비추는일요일오후…

책장에서

시집을한권빼어들었다.

서정윤의’홀로서기’

커피를진하게만든다.

패리오에앉아서

나른한오후의햇살을받으면서

詩를음미한다.

향긋한커피가

오늘따라유난히맛있다.

홀로서기

둘이만나서는아니라

홀로둘이가만나는것이다.-

1.

기다림은

만남을목적으로하지않아도

좋다.

가슴이아프면

아픈채로,

바람이불면

고개를높이쳐들면서,날리는

아득한미소.

어디엔가있을

나의쪽을위해

헤매이던숱한방황의날들.

태어나면서이미

누군가가정해졌었다면,

이제는그를

만나고싶다.

2.

홀로선다는

가슴을치며우는것보다

어렵지만

자신을옭아맨동아줄,

아득한끝에서대롱이며

그래도멀리,

멀리하늘을우러르는

작은가슴.

누군가열심히갈구해도

아무도

나의가슴을채워줄없고

결국은

홀로살아간다는

한겨울의눈발처럼만났을

나는

또다시쓰러져있었다.

3.

지우고싶다

표정없는얼굴을

버리고싶다

아무도

나의아픔을돌아보지않고

오히려수렁속으로

깊은수렁속으로

밀어넣고있는데

손엔아무것도없으니

미소를지으며

체념밖에…..

위태위태하게부여잡고있던것들이

산산이부서져버린어느,나는

허전한뒷모습을보이며

돌아서고있었다.

4.

누군가가

나를향해다가오면

나는<움찔>뒤로물러난다.

그러다가그가

나에게서멀어져

발을동동구르며손짓을한다.

만날이미

헤어질준비를하는우리는,

아주냉담하게돌아설있지만

시간이지나면지날수록

아파오는가슴구석의나무는

심하게흔들리고있다.

떠나는사람은잡을없고

떠날사람을잡는것만큼

자신이초라할없다.

떠날사람은보내어야한다

하늘이무너지는아픔일지라도.

5.

나를지켜야한다

누군가가나를차지하려해도

허전한아픔을

또다시느끼지않기위해

마음의창을꼭꼭닫아야한다.

수많은시행착오를거쳐

얻은절실한결론을

<이번에는>

<이번에는>하며어겨보아도

결국인간에게서는

이상바랄없음을깨달은

나는비록공허한웃음이지만

웃음을웃을있었다.

아무도대신죽어주지않는

나의,

열심히살아야겠다.

6.

나의전부를벗고

알몸뚱이로모두를대하고싶다.

그것조차

가면이라고말할지라도

변명하지않으며살고싶다.

말로써행동을만들지않고

행동으로말할있을때까지

나는혼자가되리라.

끝없는고독과의투쟁을

혼자의힘으로견디어야한다.

부리에,

발톱에피가맺혀도

아무도도와주지않는다.

숱한불면의밤을새우며

<홀로서기>익혀야한다.

7.

죽음이

인생의종말이아니기에

추한모습을보이면서도

살아있다.

나의얼굴에대해

내가

책임질있을때까지

홀로임을느껴야한다.

그리고

어딘가에서,

홀로서고있을,누군가를위해

촛불을들자.

허전한가슴을메울수는없지만

<이것이다>하며

살아가고싶다.

누구보다도열심히사랑을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