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잃고 헤매던 밤

요즈음안밖으로조금바쁘게지내고있습니다.

회사에서는새로들어온직원에게일을가르켜주면서제일을해야하니까시간에쪼달리고

퇴근하고집에돌아와서는매일대여섯개씩상자를풀어서짐정리를하고있습니다.

집안정리도한꺼번에확~해버리면얼마나좋을까요?

도무지그럴수가없는것이거실과방3개짜리집에서살면서사용하던것들을

거실과방1개짜리아파트로얻어들어오면서바리바리싸들고왔으니그게쉽지가않은것입니다.

결국에는아무것도쥐지않고맨손으로떠날것인데

짐정리를할때마다이것은아닌데…이것은아닌데…

다버릴것들인데…하고혼잣말을하기도합니다.

이제는세상것들에하나씩정리를하여나가야할나이임에도

왜이렇게미련을떨치지못하고물욕에들어다싸들고왔는지

제스스로어리석음에한탄하기도하였습니다.

그러다가스스로얻은결론은거실에다웬만한상자들은다쌓아놓고,

(아파트를6개월계약한것은그안에집을살려고그랬던것이거든요)

제방만정리를하자…였는데,

Fullpacking으로회사가이사경비를대주었기때문에이삿짐센터에서나온장정6명이

제짐을다싸는바람에도무지어느것이어디에들어가있는지

필요한것을찾아야하기때문에결국에는상자를다풀어보게되었습니다.

물론상자마다번호를쓰면서물품리스트를만들기는하였지만

어떤것은번호만있지명세서가전혀써있지않은것들이많이있었습니다.

제키만한상자들로부터시작해서크고작은상자가모두166개였습니다.

암튼…

지난14일에짐을받고나서부터매일저녁이렇게상자하고씨름하면서

거의모든상자들을열어보고다시정리를하여서테이프를붙이고…그랬습니다.

지난금요일에도2시간을오버타임을하고7시에퇴근을하였습니다.

퇴근하면서집에갈까아님한국가게에가서장을볼까…하다가

지금한국가게에가서장을보고집에돌아오면

토요일인내일은하루종일짐정리를할수있겠구나싶은생각으로한국가게로향하였습니다.

한국가게에갈때에는하이웨이를타고제대로찾아서갔습니다.

그러나돌아올때가문제였습니다.

분명히왔던길로되집어서온것같은데어떻게가다보니까엉뚱한길로가고있었습니다.

그래서다시돌아나와서이길로가면되겠지싶어서열심히달리다보니

스카이하버국제공항으로들어서는것이었습니다.

참~~난감하더군요.

시카고에서는웬만한길은머리속에다있었는데….

낯선길을동서남북도가름하지못한채한참을헤매다가

할수없이한달전에하우스헌팅을하러왔다가묵었던호텔로찾아갔습니다.

그호텔은마침공항에서가까운데에있었고,

호텔에서회사를찾아가는길은알수있을것같았습니다.

그렇게해서겨우집에돌아올수있었습니다.

아…참…이게웬일이예요?

제가밤에길을잃고헤매다니….

집에돌아온시간이9시가조금넘었습니다.

그러니까약1시간을이곳저곳을헤매며다닌것이었습니다.

올바른길을찾는다고신경을써서그런지배고픈줄도모르겠더라구요.

그래도배가고푼상태로잠을자면자다가깨기쉬울터이라

냉장고안에있던미역국을뎁혀서밥을조금말아먹고걍잤습니다.

이사진은지난10월6일,추석날밤에성당에추석미사드리러가면서찍은사진입니다.

시카고에서의마지막미사였지요.

추석미사가끝나고신부님께"내일새벽에떠납니다"하고인사를드리러갔을때

신부님께서제머리위에손을얹으시고안수를하시면서기도를하여주셨습니다.

새로운도시에서시작되는생활입니다.

낯선길을잘못찾아들어잠시헤매기는하였지만

앞으로살아가면서영적으로는헤매이지않기를바랍니다.

늘나를지켜주시는그분을바라보면서

또왜나를이곳으로보내주셨을까를더욱묵상하면서

나에게주어진생활에충실하고싶습니다.

그래도…그래도그날밤은

길을헤매지않을자신이있는시카고가그리운밤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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