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다보면 이런 날도 있더이다

어제는회사에서잠시자리를비운사이에제핸폰에메세지가남겨있었습니다.

"엄마.Howareyou?Imissyou.Iloveyou…"

에니카였지요.자기엄마랑스피커폰으로둘이서제게이야기를하면서남긴말이었습니다.

밝게까르르~~웃는목소리가바로내옆에서하는말처럼들려서

저장을하였다가여러번꺼내서들었습니다.

물론들을때마다제입술은저도모르게쓰윽벌어졌지요^^

엊그제일요일저녁에는배추5포기사다놓은것을가지고포기김치를담그었습니다.

요번추수감사절에아이들이오기로되어있거든요.

제아이들은유난히제가직접담근김치를좋아합니다.

아이들이자랄때는한창식성이좋아서배추1상자씩(보통실한것으로20포기정도들어있는것)담그었답니다.

그런데옛날이야기지요.이젠5포기도많다는생각이드니까요^^

그런데오늘오후4시쯤에큰딸로부터전화가왔습니다.

엄마.놀라지마.필립이가자동차사고가나서…지금병원응급실에있대.

뭐야.또사고났어?

응.오늘3시반쯤에났다는데…필립이가운전하던차는완전히망가졌대.나지금병원가니까…

병원에가서전화할께…

내가이곳에오기일주일전,그러니까지난9월말에브랜드스포츠차를샀습니다.

혼자남겨두고온그애가더욱걱정이되었던것은새차를몰고다니면서행여사고나나지않을까…였는데..

그러나그일이너무빨리왔습니다.

딸의전화를받고가슴이떨려서사무실에앉아있을수가없어서밖으로나왔습니다.

무심하게도아름다운하늘이맑은얼굴로나를내려다보았습니다.

하늘한번…먼산한번…올려다보고,

총총걸음으로이리저리걷다가또하늘한번…먼산한번…바라보다가

핸폰으로아들이있다는병원의응급실로전화를하였으나의사하고통화를할수가없었습니다.

의사가지금진료중이랍니다.

그럼나는환자의엄마이고지금이곳은아리조나인데네가환자가어떤상황인지말해줄수있겠니?

하여도전화를받고있는남자간호사는자기는대답을할수가없답니다.

의사한테직접들으라고합니다.그놈의병원에서아들을낳기도했는데…

잔디밭한켠에쭈그리고앉아머언산자락을바라보다가입술을악물었습니다.

나쁜자식…내말을그렇게안듣더니…같이오자니까따라오지도않더니…

설령네가죽는다고해도난널보러가지않을테다…

가슴이콕콕찌르듯이아픈것…그런적있으시지요?

달려갈수도없고날아갈수도없고….

그러던중에작은딸이소식을주었습니다.시카고는이곳보다2시간이더빠릅니다.

엄마.형부랑언니랑에니카랑모두병원에있어…그렇게많이다치지는않았지만정밀검사를받아야하니까

시간이더필요하대…엄마의료보험으로일단치료를받고있어.

필립이는그냥눈꼭감고있으면서우리하고말도안해…우리한테미안한가봐…

살다보면이런날도있더이다.

희노애락이넘나드는시간속에서…백치처럼그냥있고싶을때…

난…지금….그저죽은듯이가만히있을랍니다.

자꾸생각을하면…심장이터질것같으니까…

세상을고해라고한다.

고통의바다라고.사바세계가바로뜻이다.

고해의세상,사바세계를살아가면서

모든일이순조롭게풀리기만바랄수는없다.

어려운일이생기기마련이다.

어떤집안을들여다봐도밝은면이있고,어두운면이있다.

삶에곤란이없으면자만심이넘친다.

잘난체하고남의어려운사정을모르게된다.

마음이사치해지는것이다.

그래서보왕삼매론은

세상살이에곤란이없기를바라지말라일깨우고있다.

또한근심과곤란으로써세상을살아가라말한다.

자신의근심과걱정을밖에서오는귀찮은것으로

판단하지말아야한다.

그것을삶의과정으로여겨야한다.

숙제로생각해야한다.

자신에게어떤걱정과근심거리가있다면회피해선된다.

그걸딛고일어서야한다.

어떤의미가있는가.

이런불행이닥치는가.

이것을안으로살피고딛고일어서야한다.

저마다세상에자기짐을지고나온다.

짐마다무게가다르다.

누구든지세상에나온사람은

남들이넘겨없는짐을지고있다.

그것이바로인생이다.

세상살이에어려움이있다고달아나서는된다.

어려움을통해그걸딛고일어서라는

새로운창의력,의지력을키우라는

우주의소식으로받아들여야한다.

사는것의어려움/법정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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