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려온사진-
내가손바닥만한뒤뜰,텃밭에있을때면
두런두런사이좋은소리가들렸다.
남자의목소리는깊고,달큰하였고
그목소리를받아넘겨주는여자의목소리는남자의톤보다조금낮았지만
내게는서로화합이맞는악기소리처럼들렸다.
목소리로가려림을해보면삼십대중반인듯하다.
바로텃밭옆의얕으막한담장너머그집의패리오유리창이보였다.
그러니까그목소리들은뒷집사람들의소리였다.
어쩌다여자의까르르~웃는소리와함께
남자의통쾌한박수소리까지들을때도있는데,
그럴때면그둘의분위기가
담장을넘어
나에게로까지날라와
내마음안에서조용조용한미소가번질때도있었다.
그목소리는이른아침이건,오후이건,초저녁이건
언제나내가뒤뜰로나설때면들을수있었다.
사실내가뒤뜰로나갈때는이른아침아니면늦은저녁,
그리고대부분주말이었지만.
아이들의소리는들리지않았지만,
그들곁에있는양,개가짖는소리는여러번들었다.
그래서난스스로판단하였다.
아하…저사람들도나처럼자기네뒤뜰에나서는것을좋아하는구나.
분명히처음으로저집을마련한사람들일꺼야.
어느순간부터그목소리들이들리지않았다.
처음에는의아하게생각하지않았다.
집을비우는날도있을테니까.
하지만날이갈수록그목소리는전혀들려오지않았다.
그리고난알게되었다.
그집의패리오창이언제나굳게닫혀있음을.
그사실을깨닫고며칠동안밤에유심히그집을주시하였다.
여전한단절,
불꺼진창.
얼마전에단지안에있는수영장에걸어가면서
일부러돌아서그집대로를찾아가보았다.
그리고보았다.
그집앞에달려있는,
경매로넘어가팔려고내놓았다는싸인을.
오늘밤,
나는뒤뜰에서서
여전히까맣게불이꺼져있는그집을바라본다.
그사람들은어디서잘지내고있을까?
담장넘어로그들의목소리가들리는듯하다.
(아직도미국의경제는곤두박질상태이다.수많은사람들이경제적인어려움을호소한다.
게다가이곳애리조나주는’반이민법실행’으로미국내의타주로부터왕따를당하고있는실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