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여름 낮의 하이킹, Usery Mtn, AZ

지난6월초부터이제껏하이킹을할수없었던것은

연일화씨100도를넘나드는애리조나의뜨거운날씨때문이었고,

이제는앞으로의계획이있으니,

더이상미룰수없어슬슬준비운동을해야하지않겠나싶어나선길이다.

떠나기전에미리이곳의웹사이트에들어가서어떤트레일을할것인지는결정하였지만,

그래도이산이처음인지라먼저레인저에게물어본다.

레인저—그트레일은길이험한편이고,제일길다.그래도괜찮겠니?

나—–으흥..

레인저—–(혼자서있는날보면서,그래도의심쩍은표정으로)

오늘도약108도될텐데?그리고이트레일은중간에빠져나오는길도없어.

물론핸드폰은가지고있겠지?

문제생기면911으로전화해.위치표적을할수있으니까널도와줄꺼야.

나——-오케이.고맙다.

오늘내가하고싶은트레일은PassMtnTrail,약7.4마일(12Km)이다.

말그대로GoldfieldMountains를올라가는것이아니라,

한바퀴도는것.

보통트레일에는사람,말,자전거가같이다닐수있는데

이트레일은말은다닐수없다고표시되어있다.

트레일이좀험하다는뜻이렸다!

레인저가가르켜준대로저표지판에서왼쪽으로발걸음을옮겼다.

온몸이메말라있고,

새들이파놓은구멍이있는몸을가지고도꿋꿋이서있는한그루의스와르선인장.

언제저커다란몸체가쓰러질지는모르지만,그래도고맙다.

강인한생명력으로서있으니.

마치내모습같네..ㅎㅎ

양팔벌리고서있는스와르선인장들과키작은각종선인장들이지천이다.

양길가에놓여있는선인장의가시를조심해야한다.

그날카롭고뾰족한가시가나도모르게다리나손등에꽃히면많이아프다.

너는또왜그러구있니?

봄에피어낸꽃을여지껏네몸에지니고있어?

벌써그꽃들을다날려보내야했을터인데…

몸에가지고있다고다좋은것은아니잖아.

마치우리들의기억속에서지워버려야할것은지워야하는것처럼,

떠나보내야할것은떠나보내야아름답단다.

그것이어떠한것인지간에.

어디선가탕,탕하는소리가끊임없이들린다.

주위를둘러보니저만치산에PHONIX라고써있는곳에서들려오는소리다.

입구에들어설때준지도를펴보니UseryMountainsSootingRange가있다.

저건완전공해다.-.-;;;

우와…정말로뜨거운햇살이다.

걷기시작한지30여분도되지않았는데땀이비오듯흐른다.

둔탁한등산화위로사정없이내리꽃히는햇볕으로발등이따갑다.

이런말도있잖아.

한여름에애리조나의아스팔트위에서는계란후라이도쉽게할수있다고….^^

스와르선인장위에앉아있는새를발견하고

허리춤에서디카를꺼내어준비를하는동안에도날아갈생각을하지않는다.

저새가더위먹었나?

뜨거운태양을올려다보면서오늘트레일을잘못접어들었음을깨닫는다.

레인저는왼쪽으로가라고했었지만,오른쪽으로돌아가야했었다.

왼쪽으로걷다보니내가태양빛을안고가는형상이다.

만약오른쪽으로접어들었다면,

나는내등뒤로저타는듯한햇살을받았을것이다.

사람들의말을다믿을것이못된다는것을다시한번깨닫는다.

믿을것만믿자….^^

그리고또너무늦게출발했다.

늦어도6시전에는걷기시작했어야하는데

해가중천에뜬,8시쯤부터트레일위에서있었으니말이다.

오늘잘못한두가지,다음에는실수하지말아야지.

이곳의산에는mesquite나무들이드문드문서있어서그나마약간의그늘을만들어준다.

Mesquite그늘에서서나무로부터뿜어져나오는특이한향을음미하며땀을식힌다.

나는이나무향을좋아한다.

눈앞에펼쳐지는시야를바라본다.

앞에보이는작은산사이로운전해서왔었는데,

그산의꼭대기에아도베양식으로서있는집을보곤웃었었다.

이곳에는저렇게산꼭대기에집을지워야값이센집.

오는길에찍었던사진이다.

저집이바로저가운데있는작은동산에있는집.

다돌아보니이렇게편편한길은별로없었고,

이런돌길이많았다.

그런데도용감한저사나이.

저렇게마운텐바이크타는사람들,이곳에많다.

오늘하이킹하면서만난사람들은모두열명도되지않았는데,

그중의한사람이다.

마침내가그늘에앉아쉬고있었을때,

사방이고요한가운데서들려오던미세한타이어소리…

얼른디카를손에들고있다가저사진을찍을수있었다.

3마일쯤걷고산의모퉁이를돌아서니앞이확트인풍경을만난다.

이제까지나를따라오던총소리가이맘때쯤부터는들리지않는다.

귀에거슬리는소리가사라지니새들의노래소리가더자세히들린다.

메뚜기도이리저리뛰고,

노랑나비도춤을추며살랑거린다.

트레일위로는키작은도마뱀들이쏜살같이스쳐지나간다.

바람,구름,모든것들이완벽하다.

뜨거운햇살까지.

나무들이우거져있는진녹색의산은아니지만,

이미이런풍경에익숙한나는오히려이런산도정겹다.

그늘을찾을수없어서작열하는태양아래,길가에잠시서서숨을고른다.

맑은하늘,산넘어또산,

그리고또산…

이런풍경속에서있다보면,

가슴이탁트이면서황홀경에빠진다.

섹스에만오르가즘이있는것은아니다.

나는비로소자연과하나되어오르가즘에오른다.

이순간만은이세상은나의것이다.

2마일쯤더가니얕으마한산의정상이다.

커다란바위아래,편편한돌덩어리위그늘을발견하고베낭을벗고앉는다.

모자도벗고,등산화도벗어던지고,

땀에젖은양말도벗어햇살이비추는쪽으로놓는다.

벗을것을다벗고나니,시원하다.

두발을쭈욱뻗어내리고아주편안한자세를취한다.

게다가정상이니시원한바람이슈숭웅….하면서자주지나간다.

무념무상!

오랜시간울퉁불퉁한돌길을무거운배낭을메고,뜨거운햇살을받으며걷다보면,

숨히차오르고다리가퍽퍽해진다.

걷는것은고통이다.

하지만그고통속에는즐거움이있다

그고통이큰만큼,

성취감도크다.

널직한바위돌,시원한그늘에앉아잠시세상을굽어본다.

적막하다.

그러고보니,이자리명당일쎄.

다음에는포켓용시집이라도챙겨와서이곳에서쉬는동안읖으면되겠군!

저멀리내려갈길이굽이져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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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기온은화씨110도(섭씨로는약43도)

약5시간걷고내차에돌아와에어콘을최대로해놓곤잠시뻗어있었다.

그래도더위를심하게먹지않았나보다.

이른아침에거뜬히일어나이렇게산행일지를쓰고있으니

두어달만에한하이킹치고는,잘했다싶다.

혹시라도이트레일이궁금하시다면,아래의사이트로들어가지도를보시길…^^

www.maricopa.gov/parks/usery—->UseryMtnMenu—->Maps


1번곡A장조1악장

GuitarConcertoNo.1inA,Op.30-Allegromaestos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