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티아고 도보 순례 첫 날, 사리아에서 포토마린까지

도보순례첫날인오늘의일정은사리아(Sarria)에서출발하여
포토마린(Portomarin)까지걸어가는것.
Sarria—>Barbadelo—>Morgade—>Ferreiros—->Vilacha—>Portomarin
거리는약23Km(14.29마일)이다.

조금더발걸음을빨리해서일행과차이를둔다.
저만치앞서가던사람과만나서로이야기를나누다보니
이사람은교직에서정년퇴직하자마자
홀로길을나선일본인이었다.


사리아에서약30여분정도걷자나타난표지판.
목적지인산티아고데컴포스텔라까지107.5Km남았다는표시이다.



여명이밝아오는가운데
저만치홀로가는사람이보인다.
순례자의길에는역시홀로걷는사람들이보기에좋다.
날이밝아올수록
신록의초록색이눈을찌른다.

두번째의가게.
테이블이세개정도있는아주조그마한가게였는데
순례자의상징인조개껍질과표주박이보인다.
밀크커피에가까운’카페콘레체’를시켰지만
내입에는너무진하여뜨거운물을달라고해서섞어마셨다.
조개껍질을사서배낭뒤에매달고
순례자증명서에도장을받았다.


지금내가걷고있는곳은갈리시아지방이라고한다.
이곳의페이오숲지대를지나포토마린까지의풍광은그림같았다.
나는홀로고해의길을떠난것이아니었기에
풍광을즐기며
자연과하나가되기로마음먹었다.
그래서눈길가는대로,
마음가는곳을디카에담았다.
이제서야뒤늦게여행기를쓰면서사진정리를하다보니
사진속에서그당시의내가생각했었던것들이되살아나떠올랐다.







이른아침부터저녁까지걷는동안
비가내렸다가
해가반짝뜨기도하다가
구름이잔뜩내려앉은하늘을보여주었다가했지만,
전반적으로맑고푸른전형적인봄의날씨를보여주었다.






4월과아침

나무에서생년월일이같은잎들이
와르르태어나
잠시서로어리둥절해하네
4월하고도맑은햇빛쏟아지는아침

오규원






사방으로보이는초록밭이하도고와
힘든줄도모르고걸었다.
저만치보이는예쁜성당과
무성한자작나무숲,


알베르게가있는식당.

닷새를걷는동안수없이많이만났던식당중에서제일로맘에들었던곳이다.
안밖을멋있게가꾸어놓고
아담한실내에는분위기있게장식을해놓았다.
문열고안으로들어섰을때,
실내에흐르고있던귀에익은클라식음악때문에더욱…^^

한국의농촌풍경과다를바가전혀없는스페인중부지방.
노란유채꽃무리와
상추밭과닭장과….^^


저앞에걸어가는두사람은
내가다니고있는성당사람들.
살아있는것은흔들리면서
튼튼한줄기를얻고
잎은흔들려서스스로
살아있는몸인것을증명한다

바람은오늘도분다
수많은잎은제각기
몸을엮는하루를가누고
들판의슬픔하나들판의고독하나
들판의고통하나도
다른곳에서바람에쓸리며
자기를헤집고있다
피하지마라
빈들에가서깨닫는그것
우리는늘흔들리고있음을

살아있는것은흔들리면서/오규원

드디어포토마린이다!

다리아래로유유히흐르고있는Mino강

앞서거니뒷서거니걸었던저젊은부부와
서로사진을찍어주었다.

-다걸었다는안도감으로희열에찬얼굴모습-

계단위쪽에앉아있던여행사사장님이

우리보고제일먼저도착했다고엄지손가락을올려보였다.

여행사사장님이알려준대로알베르게를찾아갔는데

이곳에서는한번에약120명정도가숙박할수있다고한다.
침대를정해서배낭을내려놓고
이내바깥으로나왔다.

알베르게에서나와조개껍질이장식되어있는저길을걸어올라가

가게에서시원한맥주를사가지고
경치좋은곳을찾아앉았다.
등산화와땀에젖은양말을벗고
두다리를쭉뻗고편안하게앉아
빛이좋은저녁햇살속에서
시원한맥주를마시면서
눈앞에펼쳐져있는아름다운포토마린에빠져들었다.
아주깊은행복감에취해서.

2012년4월22일(일요일)
사리아에서포토마린까지

스페인지도.
A는사리아,B는포토마린.
왼쪽으로보이는Santiago까지걸어갔던것을이제서야기록하기로했다.
내수준은순례가아닌관광수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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