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92년 콜럼버스에 의해 발견된 쿠바의 원주민은 스페인 정복자들에 의해 거의 멸종된다.
16세기 아프리카에서 수입돼 원주민 노동력을 대신 하던 흑인 노예들은 19세기 중반 미국 남북전쟁이 일어나자 반란을 일으킨다.
노예제 폐지와 독립을 요구하는 세력이 늘어나면서 1868년 제1차 독립전쟁, 1895년 제2차 독립전쟁이 일어났다. 1898년 미국·스페인 전쟁에서 스페인이 패하면서 쿠바는 독립을 인정받았으나, 이후 3년간 미국의 군정(軍政) 치하에 들어갔다.
1902년 미(美)군정이 끝났지만, 쿠바 경제는 이미 미국 자본이 잠식한 상태였다.
또 미국의 도움으로 수립된 쿠바 정부는 독재와 부정부패를 일삼았다. 약 반세기가 지난 후 이 틀을 깬 인물이 피델 카스트로 현 국가평의회 의장이다.
1959년 카스트로는 풀헨시오 바티스타(Batista) 독재 정권을 무너뜨리고 사회주의 혁명에 성공했다.
카스트로는 농지개혁법을 발표, 미국 자본이 점령하고 있던 대지주의 토지를 국유화했다. 또 1960년엔 미국인 소유 정유회사를 수용하는 등 쿠바 내 모든 미국자산을 빼앗았다.
중남미에서 처음 성공한 쿠바 혁명에 긴장한 미국은 1961년 1월 쿠바와 국교를 단절한다. 같은 해 4월엔 망명한 쿠바인들로 쿠바 피그만(灣) 침공을 시도했으나, 3일 만에 좌절됐다.
이듬해 쿠바가 구(舊)소련의 탄도미사일을 도입하면서 발사대와 기지를 건설하기 시작, 상황은 최악으로 치닫는다. 존 F 케네디 미 대통령은 “소련이 쿠바에 핵 공격을 가할 수 있는 기지를 건설 중”이라고 공표하고, 국제사회에서 쿠바 격리 방침을 선언한다.
소련이 결국 미사일을 철수하면서 위기는 수습됐지만, 미·쿠바 관계는 이후 악화일로를 걷는다.
미국은 경제봉쇄 조치 등으로 끊임없이 압박을 가했고, 카스트로 정권은 1980년대 말 동유럽 국가들의 붕괴와 소련의 와해로 결정적 위기를 맞이했다. 뗏목이나 보트에 의지해 미국으로 탈출하는 난민들이 줄을 이었다. 1996년 미국은 쿠바와 거래하는 외국기업의 경영진과 주주·가족들까지 미국 입국을 중지시켜, 쿠바의 완전 고립화를 시도했다.
그러나 결과는 반대로 나타났다. 카스트로의 권력 기반은 오히려 탄탄해졌다. 난민들을 무기 삼아 미국을 협박하고, 국제사회의 동정을 구했다. 그 결과 유엔에서는 1992~1999년 미국의 경제봉쇄 철회 요구안이 8년 연속 가결돼 미국의 입장을 난처하게 만들었다.
미국으로선 눈엣가시 쿠바를 직접 침공할 처지도 아니다. 쿠바가 “미국이 전격적인 군사 공격을 가해오더라도 플로리다주(州)에 폭탄 몇 발을 떨궈 수백~수 천명만 죽이면 꼼짝 못한다”는 배짱으로 맞서고 있기 때문이다.
hyyoon (
신주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