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부로부는바람인줄알아도
아니다!그런것이아니다!
보이지않는길을
바람은용케찾아간다.
바람길은사통팔달(四通八達)이다.
나는비로소나의길을가는데
바람은바람길을간다.
길은언제나어디에나있다
여섯살짜리꼬마가놀고있다.
‘요놈요놈요놈아!’라고했더니
대답이
‘아무것도안사주면서뭘’한다.
그래서내가
‘자가자
사탕사줄게’라고해서
가게로가서
사탕을한봉지
사줬더니좋아한다.
내미래의주인을
나는이렇게좋아한다
한잔커피와갑속의두둑한담배,
해장을하고도버스값이남았다는것.
오늘아침을다소서럽다고생각는것은
잔돈몇푼에조금도부족이없어도
내일아침일도걱정해야하기때문이다.
가난은내직업이지만
비쳐오는이햇빛에떳떳할수가있는것은
이햇빛에도예금통장은없을테니까……
나의과거와미래
사랑하는내아들딸들아,
내무덤가무성한풀섶으로때론와서
괴로왔음그런대로산인생여기잠들다,라고,
씽씽바람불어라……
갈대와나는
나란히서있었다.
불어오는바람속에서
안타까움을달래며
서로애터지게바라보았다.
환한달빛속에서
갈대와나는
눈물에젖어있었다.
새는그다리위를날아간다.
풀잎슬몃건드리는바람이기보다/
오늘도가고내일도갈
햇빛반짝이는언덕으로오라
언덕에서언덕으로가기에는
햇빛반짝이는언덕으로오라
여름이되면
새벽5시에깨어서
산계곡으로올라가
날마다목욕을한다.
아침마다만나는얼굴들의
제법다정한이야기들.
큰바위중간바위작은바위.
그런바위들이즐비하고
나무도우거지고
졸졸졸졸졸졸
윗바위에서떨어지는물소리.
더러는무르팍까지
잠기는물길도있어서……
(내가가는곳은그런곳)
목욕하고있다보면
계곡흐름의그윽한정취여……
실로오랫만에수락산역3번출구를나와노원골로들어서서수락산에오르는등산길을택하였다.
이길은내가제일좋아하는등산로이기도하지만작년초눈오는날에오른후처음이다.
그동안이리저리산꾼행세를하면서이등산로를잠시잊었는데요즈음즐기는홀로산행의덕이다,
노원골로들어서면서들머리를조금지나자"천상병산길"을만나면서눈을휘둥그리며놀랐다,
조성해놓은산길의정겨움에놀라고,생전의천상병시인의주옥같은시를만나서놀라고,
조각해놓은시들말미에"천상병시인의손글씨체를복원한서체입니다"라는안내문을보고또놀랐다
시문에능하지못한나야천상병시인하면"귀천"을비롯하여손으로해일정도의시편을읽기는하였지만
그보다도순진무구한시문들과그의생을더듬는데그친것뿐이었는데이렇게자연속에서그의시를감상
하는일은가히감격이었다.
더욱이졸졸졸흐르는물소리와,바람소리와.멧새소리들과함께선생님의손을잡고개울가에서노닐며해맑게
웃어제끼는아이들의재잘거림이함께있어그의시는더욱빛나보였다.
수락산에가면"천상병산길"이있다
"천상병"시인을만나려면수락산으로가라.
(2008/07/24~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