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길산의 수종사를 다녀 오다.
초입부터정상까지꼬리를물고오르고내리는등산객의행렬은끝이보이지않았습니다.
산을사랑하는이들의가쁜숨소리가이어졌습니다.
입산의상쾌한기운과시원한감각은커녕온통산은은회색으로덮혀있어답답하고먹먹하고
시원스레보여야할강줄기도어디쯤인지가늠이안되었습니다.
긴가뭄으로푸석이는흙먼지는발자욱을뗄적마다흩날려서흙가루와연무를함께삼키면
서걸어야했습니다
수많은이들이밟고지나간가랑잎은바스라지다못해녹초가되어흙과같이뭍혀버렸습니다.
앞서거니뒷서거니북적이는인파속에조금은지루하고거북했지만하산쯤해선연무현상도대
충걷히면서한가로히정담도나눌수있고나름대로가을의사색에잠겨보았습니다.
어찌산에오를때마다즐거움과유쾌함만있으랴했는데어느새610고지의정상에와있었고
둘러보니산이품어주는아늑한정다움이운길산의풍광을느끼게하고있었습니다.
그푸르던녹음을아낌없이떨구고도그상실의아품은아랑곳않은채묵묵히겨울을기다리는
굳센나무들의꿋꿋한모습에서지쳐온삶의운기를가다듬을수있었고나비처럼낙하하는
낙엽의춤사위속에서한가닥의시와낭만도느낄수있고그자연의숨소리를즐기고자찾아든
인파의물결속에나도한자연인으로써도도한행복에잦아들수있었습니다.
운길산정기를머금고오백살을살고도넘치는기상을뽐내며서있는수종사의은행나무한쌍
과연무속에젖어있는많은나무들도가는세월의아쉬움을달래보려는듯행인들을향해마지
막단풍이떨어지기전쉬었다가라는듯손짓하여눈길을잡아당기더군요.
그나무들의추억도함께배경으로하여폼을잡으며사진을찍었지요.그사진을볼적마다그
낙엽들의소곤거리는얘기소리가들릴것입니다.
수종사를내려오면서바람에실려오는풍경소리와스피커에서들려오는불경소리는따뜻하게
가슴으로스며들어여독에지친피로를잠시씻어주더군요!!(양선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