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독한 사랑의 여정기

터키의상류층자제인케말바스마즈는미국에서대학을나오고아버지가운영하는회사를물려받아서운영을하면서전외교관인아버지를둔서양의문물을흡입한시벨이란여인과결혼을약속한사이다.회사에들른그녀와함께성적인관계를가지고있음에언젠가꼭이사람이내배필이려니생각하고있던시벨과의관계는어느날그녀가거리상점에진열된제니콜롱이란표를가진가방을보고몹시마음에들어하자그녀를위해선물하려고그가게에들르게된다.

그가게에서점원으로일하는먼친척뻘되는(핏줄은전혀섞이지않은아주복잡한혈연관계)18살의퓌순을본순간그녀의발에물들인노란매니큐어와노랗게물들인그녀의머리색깔을보면서사랑에푹빠진다.

그후가방이진짜가아님을알게된후다시들른가게에서그녀로부터환불받을돈을다른날받기로하고그녀가미인대회에출전했을만큼아름다운미모을가졌고대학시험을치루기위해공부를하고있단말에엄마가사둔아파트주소를가르쳐주며그곳에서거스름돈과자신이수학을가르쳐주겠다고약속한다.이후이만남으로인해서둘은걷잡을수없을만큼사랑의소용돌이에빠지게되면퓌순은그에게자신의순결을준다.

하지만예견된대로시벨과의약혼식은치러지게되고그곳에서퓌순가족을초대한케말은퓌순이다른사람과춤을추는것자체로도질투를느낀다.다음날이바로대입시험임을알고시험장에도가지만발길을돌리게되고이후그녀는자취를감춘다.

이후그녀의행방을찾길위해서회사일로알게된형사와그녀와같이미인대회에출전한친구제이다에게편지를건네보지만답장은오지않은상태에서시벨은시벨대로방황하는케말의맘을잡아주기위해서부부처럼같은방을사용한다.케말의방황을알면서도끝까지자신의위치와행복을꿈꿨던그녀는결국친구을통해서약혼파기로반지을돌려보내고헤어지게된다.

그후제이다를통해서건네받은퓌순의편지는그녀가살고있는추쿠르주마의한동네로가게되고그녀가자신의약혼식이있은후얼마안있어친가쪽으로친척뻘인시나리오작가페리둔과부모가같이살고있음에청혼하려던자신의계획이무너졌음을알고실망한다.

하지만그녀에대한사랑을멈출수없음을알고이후8년동안일주일에3~4번정도그집에가서저녁식사를하게되는습관을가지게된다.

남편페리둔의시나리오와퓌순자신도영화배우가되고싶어한단걸안케말은이걸빌미로영화사를세우단핑계로계속그녀의집에드나들구실을갖게되고레몬영화사를차리게된다.

당시터키의불안정한상황속에검열을거쳐서만든영화는대성공을거두게되고덩달아서케말은미래를내다볼줄아는냉혈한자본주의란명칭을듣게된다.하지만퓌순이다른배우와연기하는것을반대한페리둔과자신의의견으로퓌순의영화배우데뷔는이뤄지지않고페리둔은영화배우와사귀기시작하면서그둘의사이는벌어진다.

결국레몬영화사를페리둔에게넘기는조건으로퓌순과이혼을하게되고케말은퓌순이원하는대로유럽여행을하게된다.

여행을가는여정속에서이스탄불을빠져나오면서머문호텔에서약혼을하게되고같이밤을지내게된다음날퓌순을찾으러호텔로나온케말은퓌순이자신이원하는대로되지못하게했던당사자인케말에대한원망을듣게되고홀로거리를걷고있는그녀를자동차로쫓아가던케말은퓌순,자신이운전하겠다며고집하는바람에운전대를넘겨주게된다.

하지만이후의퓌순의눈빛에담긴분노와원망은시속105km로플라타너스나무를들이받으면서그자리에서즉사를하게되고케말은오랜재활훈련을거치면서그녀와함께나눴던모든시간들을기억하기위해서자신이그간돌아보고참고로했던여러나라의박물관을참고로하여그녀가살던집을박물관으로바꾸게된다.

사랑이란단어는참으로묘하다.

드라마나영화를볼때면가슴아픈사랑도있고동정과연민으로있다가진실된사랑으로발전된경우가있는가하면집중하다못해서중독,더나아가서는집착에광기까지더해지니그광대한범위는글로써는표현이되기가쉽지가않을듯싶다.

30살의케말은터키에서도상류층에속하는사람으로서누구나부러워하는사람으로서아름다운약혼자가있음에도18살의퓌순에게빠지는인물로그려진다.

터키가이슬람을믿는국가들중에서정.경분리체제에공화국으로거듭난데에는아스튀르크케말파샤의노력이있었음을이책에선다양한볼거리와함께우리들에게1970년대부터1990년대에이르기까지겪어온터키의역사를한눈에볼수있게하는역할도톡톡히해주고있다.

아파트에서사랑을나눈후에그녀의귀걸이한짝을보관하고있다가다시만나게된후화장실에서두고온케말은그뒤퓌순과그녀의어머니에게확인을해보지만보지못했단말을듣고실망을하는순진한면도보인다.

당시이슬람이란나라안에서받아들여지는여성의순결에대한인식이서구문물을배우고온일부상류층여성(시벨)에게는하나의거부반응으로인식이되고결혼할사람이있다면당연히어떤절차를거치기전에서로간의믿음하에관계를매는대담성을보여준다.이에반하면퓌순의순결을케말에게준점은당시상류층이아닌일반가정의이슬람여성으로서는확실히대담한행동이었음을보여준다.

다시만나후에8년간퓌순의근처를맴돌면서,그녀가사용하던빗,귀걸이,tv위에있던개인형,그녀가피던담배꽁초를하나도버린것없이그것을가져가자신과같이관계했던아파트에하나하나모아두었던케말의사랑관은순수함과더불어강한집착을보여준다.

심지어그녀의집에있던모과강판을가지고나온던날,계엄령군인으로부터용도를묻는말엔대답을못하는장면에선그녀를향한자신의사랑은집착.그것이무엇이든지간에다른누군가와자유롭게이세상을공유하는길로이끌지못했음을인지하는대목은인상적이다.

또,이미남의부인이된퓌순을바라보며그녀가하는행동하나하나에의미를부여하고그런자신에게대한생각으로집착적으로사랑하지만소유할수없는누군가에게서작지만,어떤일부를떼어내는행복을느낌을가진단표현(2권168p)에선상류층친구로부터도멀어짐을자연적으로갖게되고,사업도신경을쓰지않는자신,파혼뒤의무성했던뒷말을상기할때케말의희생이얼마나큰사랑이었는지도느낄수있다.

그녀가죽은후20년이지난후오르한파묵이란작가와함께자신과퓌순에대한사랑이야기,그리고그녀가사용한여러가지물건들을박물관으로개조한그집에서책과함께모든사람들이유럽의박물관만구경할것이아닌자신의순수했던,한여인을일생동안사랑하고회상하고그리워한자신의이야기를관람객들과나누고자원한케말의바램이드러나있다.

이책을읽다보면소설이라기보다는한개인의격동기나라의세태와함께격어온자전적인생각이많이들었다.오르한파묵이란작가가그간내온책들의속에들어있던내용들이조금씩보여주는면도들어있어서읽는동안이작가의글을접해온사람이라면친근감을느낄수가있을것이란생각이많이들었다.

퓌순이그림을그리는대목에선"내이름은빨강"이란책에서다룬원근법과세밀화에대한기억이,가끔퓌순과의상상을펴는대목에선"하얀성"의현실과환상을넘나드는부분,그리고터키의중심가인탁심거리나그밖에익숙한지명들은그가쓴에세이를보는듯한,종합세트격인책이다.

터키를방문했던사람이라면작가가써놓은여기저기서보았던터키의모습은잊을수가없는추억으로만들어줬다.특히그들이즐겨마시는라크(한국의톡쏘는소주맛보다강한느낌이라고한다.)의등장은당시한잔정도는마셔줘야하지않았을까하는후회도들게하고,하루종일해바라기씨를입에달고입담을늘어놓고사는그네들의소박한일상생활,엄격한이슬람세계에서의이슬람여성들의(터키여성)흡연문화는종교적인성격을볼때또다른유연성을내포하고있단느낌이다.

터키인들의소소한생활상부터우리나라와같은1980년대의모습과그시기를우리와비교하는재미도쏠쏠하고하나하나캡쳐에담긴터키의일상생활은순수박물관바로그자체임을보여준소설이라고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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