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스를 사랑한 소년의 아름다운 기보

고양이를안고코끼리와헤엄치다(양장) 저자 오가와요코 출판사 현대문학(2011년10월31일) 카테고리 국내도서>소설
소년은태어날때부터입술이붙은채였다.

수술로위.아래를분리해내는과정에서정강이의살을붙였고그결과정강이털이항상그소년의입술주위에자라나게된다.

부모의이혼에이어서엄마가죽고외할아버지,할머니,남동생과생활하는소년은친구도없지만머리가좋고말수가없는소년으로자란다.

소년의유일한소일거리는할머니와남동생과함께손을잡고백화점구경가는것-

그중에서도옥상에있었던코끼리가아기코끼리었을때구경거리로삼을예정이었던백화점의의도와는달리빨리커져버려본국인인도에까지가지못하고엘리베이터에타지도못하는거대한몸때문에죽은사연을갖고있던인디라라고불린코끼리의자취를보는것이다.

어느날학교수영장에서버스회사숙소에서사는한남자의시체를발견하게되고그의존재가궁금해버스운송회사로가게된다.

그곳에서전직버스운전자출신으로비대해진몸탓으로버스회사의다른임무를맡고있는"그"를만나면서그로부터체스를배우게된다.

"서두르지마라,꼬마야"란느릿한말속에그가키우던고양이폰과도친숙하게된어느날그와체스를두던중체스탁자밑에폰을만지려다탁자밑으로가게되고그속에서체스를마주하고있지않아도머릿속에체스판이떠오르는것을계기로본격적으로그는체스탁자위에서,소년은체스탁자밑에서오로지자신의머릿속그림으로그와대결을펼치게된다.

실력이늘어나면서그를이기게되고동네어른들과시합도하면서내기에이기던어느날,몸이점점비대해진그는심장이상으로죽게되고거대한몸집을꺼내는과정에서포크레인을동원하게된모습을본소년은충격을받는다.

그날이후커지는것은비극이다란생각으로더이상자라길거부한소년은11살의몸으로,정신은성숙한어른으로,오로지그표시는정강이의살을붙인입술위에자라나는털이유일한증거였다.

그가소년의재주를안타깝게여겨서소개한곳인퍼시픽체스클럽의대회에간이후그의이상행동으로실격을당하게되고그,마스터라불린아저씨가죽은후소년은같은호텔이경영하는퍼시픽해저체스클럽에서15살때일을하기시작한다.

이곳은소년의존재자체를필요로하지않는인형속에들어가서사람과대국을치르는경기로기보자체도없는곳,마스터의고양이인폰과같은모양의인형을안고서레버조작으로오로지탁자밑에서경기를치른그는이후러시아의전설적인체스의달인알렉산드르알레힌의이름을따서리틀알레힌으로불린다.

그의기보기록과함께시계조작은마술사의딸인미라가그와함께일심동체처럼움직였고둘은그들만의고충과체스의기보를통해서세상에선볼수없는아름다운행진을하게된다.

그러던어느날인형이고장나고수리를하는사이리틀알레힌은사람이체스의말로변해서하는시합의또다른경기를맡게되고미라가폰으로분장해서경기를치르던중상대방으로부터공격을당하고이를막지못한죄책감에괴로와하던알레힌은인형과함께그를지원했던노파영양의소개로체스연맹회원들로구성된노인전용아파트에서노인들을상대로체스를두는인형이자낮엔소일잡일을하는직원으로근무를하게된다.

밤에찾아오는노인들의체스상대를하던일과는어느날마스터최강자인S씨의방문으로뜻하지않게그와대결을겨루게되고이는곧유일하면서도그의마지막비숍의기적이라고불리는기보를남기게된다.

이별의말조차도하지못하고헤어진미라로부터체스의용어를대신한편지의내용을주고받던중알레힌은여느때와다름없이밤늦게찾아오는노인을기다리면서장작을떼고기다리던중일산화탄소중독으로사망,미라의노력으로그의아름다운기보는박물관에놓이게된다.

킹,퀸,비숍,나이트,룩,폰으로이루어지는체스를중심으로엮어지는한소년의아름다운인생이야기다.

마스터가설명해주는체스의기본룰속에서있는각위치들의역할속에서특히비숍에대해서애착을갖고있던소년은백화점에서살이쪄서엘리베이터에탑승하지못한채생을마감한인디라란이름의코끼리가사실은비숍에서유래했단말에더욱비숍의역할에대해서위로해주고싶은맘을갖는다.

-비숍을위로해주고싶다.사선으로위세좋게이동하는것처럼보여도실은외로워보여서…-

마스타또한그와같은외로운처지,고양이폰을유일한친구삼아살아가다소년을만나고,그소년의재주를알아본유일한스승이자지원군이었지만이또한비대해진몸때문에죽게되는,연이어소년이사랑하는주위의것들이모두죽는원인을제공한다.

더이상자라길바라지않는맘으로성장을멈춰버린알레힌의인생은체스를둘때마다깊은바다속에인디라와고양이폰,그리고미라와함께동행함으로서아름다운기보를남기지만이마저도그의숨겨진존재의신비성때문에기보란기록조차남길수가없는역설을낳는다.

다만그와함께경기를하면서스스로그를통해체스를배우면서익힌기보를바탕으로그와진실된맘을주고받는미라의편지를통해서이소설속의아름다운두사람의사랑이야기가전개될뿐이다.

그의죽은시체를실은곤돌라와미라가마지막그의답장에대한답으로항복표시인[~]만이쓰인종이를쥔채그가있는곳으로곤돌라를타고올라가는교차지점은그래서읽는사람으로하여금가슴아픈쓰라린감정을갖게한다.

세상의모든일들이체스란공간8*8의사각지대에서행해지는모든전략이그대로적용됨을,그래서그것을두는사람의성격에따라서그의생각을알아낼수있을정도로실력을넓혀간체스를사랑한한아름다운소년의인생이야기를작가는동화처럼아주순수하게그려내고있다.

등장인물들모두가이름을부여받지않은채,나오는이소설은그래서소리없이진정으로체스를사랑하고그속에서만자신의온전한세상을살다간리틀알레힌이라고불렸던성장이멈춘아름다운한소년이자성인의인생이야기라고할수있다.

때론동화속의환상적인세상으로빠져들어서헤험쳐나오듯,때로는세상에서이룰수없는일도바다속에서유유자적코끼의꼬리를잡고고양이를안은채천천히유영하듯하는주인공의모습이정말로이책에서나타내고자하는작가의뜻이담겨있는것은아니었을까생각해본다.

체스란경기를토대로만들어진이야기인만큼체스에대한룰을알고읽는다면다소이야기진행정도가빨리진행될수도있고,모르더라도그냥넘어가듯읽어도무리없이읽힐수있는이야기의흐름이독자들로하여금거부감없이읽게만든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