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 대륙기 1 ㅣ 블랙 로맨스 클럽
은림 지음 / 황금가지 / 2016년 2월

 

로맨스 물이라는 장르는 동, 서양을 가리지 않고 언제나 설렘을 선사한다.

특히 판타지성이 가미된 이러한 장르는 현재의 시점에서 그려지는 알콩달콩한 로맨스물도 재미를 주지만 서양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판타지를 생각한다면 그동안 우리나라의 이러한 장르는 별로 없는 것 같단 생각이 든다.

 

황금 드래곤 문학상을 수상하며 데뷔한 환상 문학 작가 은림의 장편 판타지 소설 ‘ 나무 대륙기’ (전2권)을 읽었다.

 

우선 책의 표지가 여성 독자들의 호기심과 설렘, 그리고 기대감을 선사해주기에 부족함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고 이야기 자체가 환상이란 것을 차용해서 어떻게 한국적인 소설로 탄생을 하게 되는지에 대한 궁금증이 있었다.

 

가상의 나무 대륙 동령의 목국이 배경이다.

두 명의 여자아이, 서미와 무화란 인물이 주인공이고, 이중 서미는 반 공주라 불린다.

그녀의 어미인 목국의 녹옥 공주는 반역을 꾀했다는 죄로 ‘이름 없는 산’에 유폐되었고 그곳에서 아비가 누군지도 모르는 아이인 서미를 낳았기 때문에 명칭도 반 공주라 불리게 됐고 이 둘은 이름 없는 산이란 곳에서 동고동락하며 커간다.

 

하지만  7년 전, 약제사의 손에 이끌려 동녀로 팔아넘겨진 무화는 간신히 탈출을 하게 되고 이 둘을 보살펴 주게 되는 사람은 노래하는 나무 상단의 “마노”로서 그와 함께 생활하게 된다.  

 

이후 목국에서는 반 공주의 실체를 알게 되면서 궁궐로 불러들이게 되는데 그 과정에서 서미를 환영하는 축제가 목국의 신흥도시 고래 등걸에서 펼쳐지게 된다.

 

그곳의 영주인 태산은 자신의 출세를 위해서 서미에게 청혼을 하게 되고 아무도 모르리라 생각했던 서미의 비밀을 움켜쥔 태산은 그런 서미에게 협박을 하게 된다.

 

한편 서미가 사랑의 감정을 느끼는 빙사 반하, 그의 부하인 단풍, 고래등걸에 밀항한 해적 두목 야르스, 카르파, 조선소 설계자인 아라킨까지 서로가 무화와 서미의 관계에 끼어들게 되면서 두권에 걸쳐서 펼쳐지는 장대한 모험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이 책의 특징은 다소곳하고 순종적인 여성상이 없다.

로맨스물이라고 해서 그런 것을 기대했다면 어느 정도는 그런 두근거림의 설정과 대사들이 등장하지만 전체적인 흐름은 여성 스스로의 홀로서기와 자존심을 지키면서 서로가 서로를 보듬고 성장해 가는 두 여성의 이야기가 주를  이루고 뛰어난 외모와 걸출한 무예의 기술을 가진 남성들은 두 사람의 곁에서 도움과 도움을 받는 캐릭터로 묘사가 된다는 점이다.

 

이 책에서 그려지는 여성의 지위는 하나의 재물처럼 이용이 되고 출산을 하는 정도의 소유물로 여겨지는 배경이기에 무화가 자신의 왼팔을 못쓰게 되지만 그 왼팔 안에 숨어든 괴물로 인해 다시 살아난다는 설정과 남성 못지않은 뛰어난 무술 솜씨, 그리고 각 남성들의 캐릭터들이 확연하게 다른 취향을 가지고 있으면서 누가 더 낫다고는 할 수 없는 매력남들의 설정이라 읽는 내내 로맨스물답다는 느낌을 준다.

 

서미의 비밀이 발각이 된 후 그 자리를 채워야만 한 무화, 알듯 모를 듯했던 반하와 야르스의 존재가 드러나면서 더욱 가속되어지는 나무 대륙기의 청춘들이 벌이는 전쟁은 게임에서 보이는 듯한 상황도 함께 그려지면서 복합적인 모든 요소들이 들어있는 비빔밥 같은 책이란 생각을 하게 한다.

 

내심 읽으면서 무화의 짝은 이 사람, 서미의 짝은 이 사람이라고 생각해보면서 읽는 재미도 있고 그 가능성에 대한 확인은 2권의 끝부분에 가서야 알 수 있기 때문에 오히려 조바심을 내면서 읽게 한 밀당의 책이 아닌가도 싶다.

 

외국의 이러한 장르가 인기를 끌고 있고 영화나 드라마로도 나온단 사실에 비춰볼 때 한국적인 느낌과 동양적인 신비감이 어울리는 이러한 장르의 발전을 생각해본다면  다음 차기 작품에 대한 기대도 해보게 되는 책이 아닌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