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랜드 마더스

그랜드마더스

  그랜드마더스
도리스 레싱 지음, 강수정 옮김 / 예담 / 2016년 2월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 도리스 레싱의 중편 소설로 엮은 책이다.

 

총 네 편의 작품  중 첫 번째 작품인 그랜드 마더스가 책 제목으로 나온 만큼 이  내용은 이미 ‘투 마더스’란 제목으로 영화화되어 상영이 된 바 있다.

 

저자인 도리스 레싱의 출생지서부터 남다르고 자신이 한 때 살았던 아프리카에 대한 그리움이라고 할까? 이 책에선 인종의 구별을 넘어선 인간이  현실에서 부딪치는 ‘사랑’에 관한 다양한 이야기를 싣고 있다.

 

그랜드 마더스의 경우엔 영화조차 보지 않았다.

예고 편 자체도 파격적인 엄마들끼리 친구 사이인데다 그들이 낳은 아들이 서로의 엄마와 사랑에 빠진다? 하는 설정이 왠지 다가오게 만들지 않았던 탓도 있었지만 책을 통해서 읽었단 점이 오히려 저자가 드러내 보려 한 이야기의 장치를  어느 정도는 문학적인 면에서 수긍을 할 수 있는 경우에 속했기에 오히려 다행이다 싶다.

 

레즈비언이라 불릴 정도로 단짝인 두 여자, 한쪽의 남편조차 들러리 같단 느낌이 들자 이혼을 하면서 떠나게 되고 그녀들은 자신의 아들들을 키우게 되지만 서로가 누구의 ~것 이란 인식조차 없이 허물없는 가족처럼 지내게 된다.

 

그러면서 성장해 가는 아들을 보는 엄마의 시선으로부터 자신이 상대의 아들과 사랑에 빠지게 되는 이러한 상황을 그려나가는 저자의 의도는 무엇이었을까?

 

사랑이란 감정이 어느 한 순간에 반짝 터지는 것이 아닌 이들에게 있어서 힘겨워하던 아이를 포옹해주고 위로해 주면서 감정이 싹트게 되는, 알게 모르게 자연스러운  감정의 느낌을 독자들이 느낄 수 있게끔 그려진다.

 

하지만 두 여인들은 스스로 한 사람의 또 다른 연인이 아닌 다른 길을 택함으로써 가족을 유지하면서도 그 안에서의 또 다른 사랑을 찾아가는 인생의 길을 선택하는 모습이 다른 느낌을 전해준다.

 

두 번째 이야기인 빅토리아와 스테이브니 가-

 

흑인 여인이 백인 남자의 아이를 가지게 되는 이야기를 그린 이 내용은 딸 메리를 낳고  그 딸아이를 스테이브니가에 보내야 할지 아니면 목사의 딸로 살아가게  해야 할 지에 대한 고민을 하는 이야기 속에 딸을 생각하는 엄마의 심정과 그  메리에 대한 이야기가 그려진다.

가족 관계의 어긋남과 엄마로서 딸의 행복을 바라지만 그래서 과연 스테이브니가에 보내는 것이 행복한 삶을 위한 하나의 방법이었을까를 자신과는 다른 경계선상에 놓여 있는 딸의 출생 배경까지 생각하지 않을 수없었던 엄마의 사랑법을 느껴보게 하는 내용이다.

 

이 밖에도 주인공이 속한 부족이 동방의 로다이트 부족에게 정복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로서 그 안에 역시 가족과 인생의 삶에 대한 이야기가 한 편의 서사처럼 펼쳐진다.

 

하지만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마지막 편인 ‘러브 차일드’다.

 

배경이 1930년대인  유럽의 풍경과 함께  전쟁에 출전한 제임스는 인도로 향하게 되고 온갖 고생 끝에 잠시 케이프타운에 머물게 된다.

그곳에서 조란 남편이 있는 여인 대프니를 만나게 되고 사랑을 나누게 되지만 다시 이별을 하게 된 후 그는 대프니가 자신의 아이를 낳았음을 알게 되면서 길고 긴 그의 인생 전. 후반에 걸쳐 아들에 대한 그리움과 잠시였지만 사랑이라고 느꼈던 그 시절을 잊지 못한다.

 

여성의 시선이 아닌 남성의 시선으로 그려진 흐름으로써 일편단심 여인의 평생에 잊지 못할 사랑이 아닌 한 남자의 사랑 이야기를 그려 놓은 듯한 느낌이 든다.

 

정치에 대한 이념도, 자신을 좋게 본 군에서 제시한 장교의 제안 마저도 거절할 만큼 책상 받이로의 생활을 하는 와중에도 결코 잊지 못한 , 한 번도 보지 못한 아들에 대한 사랑과 언젠가는 자신을 찾아 올 날이 있을 것이라는 희망을 품고 살아가는 이 남자에 대한 사랑을 어떻게 생각해야 할지…

 

아내가 이해를 했다 하더라도 자신의 머리 속에 있는 아이에 대한 생각은 주변에 맴도는 진실된 아내의 사랑을 보지 못하는 점이 안타깝게 다가오기도 했다.

 

80이 넘은 노 작가의 인생 전반에 걸친 여러 이야기들의 사랑은 어느 특정한 시기와 환경 속에 처해 있는 인간들의 계급성, 차별, 동경, 자신만을 생각하는 이중성들이 서로 얽히면서 이어지는 생의 이야기들을 닮고 있어 다양한 이야기들을 접할 수 있었던 책이었다.

 

섬세한 풍경의 묘사와 절제된 이야기 속의 상상력을 불어넣는 짧은 호흡의 이야기 속에 작가의 통찰력을 제대로 엿볼 수 있는 책이 아닌가 싶다.

 

 

댓글 남기기

이메일은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입력창은 * 로 표시되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