흉가(凶家)

흉가

흉가 스토리콜렉터
미쓰다 신조 지음, 현정수 옮김 / 북로드 / 2016년 3월

일본의 작가들 중 한국인들이 좋아하는, 매니아 형성층을 이루고 있는 작가 중에 한 사람이 바로 미쓰다 신조다.

 

스릴의 절묘한 맛을 다른 작가들의 작품에서 보이는 느낌과는 독보적인 그만의 특유의  전매특허를 연상케 하는 작품을 대한 독자들이라면 이 작품에 대한 또 다른 새로운 기분을 느낄 수 있을 것 같다.

 

미쓰다 신조의 작품 가운데에서도  ‘집 3부작 시리즈’로 알려진 흉가 <凶家>, 화가 <禍家>, 재원 <災苑> 중에서 흉가를 읽게 됐다.

 

기존의 시리즈 형태로 내놓은 작가의 작품을 알고 있는 독자라면 이 3부작 시리즈가 주는 기대도 클 것 같은 생각이 이 책을 읽으면서 든다.

 

집이란 무엇인가?

하루의 일을 마치고 온 가족이 얼굴을 맞대고 하루 일과의 저마다의 개인적인 일을 나누며 웃고 떠들고 대. 소사를 의논하는, 그러면서 내일을 위한 안락함을 주는 장소가 아닌가?

 

그런 집이 어떤 알 수 없는 기운에 휩싸인 채, 알듯 모를 듯 사람들의 기운에 스며드는 기운이 있다면 그 집에 살고 있는 사람들은 어떤 생활을 하게 될까?

 

아버지의 전근으로 온 가족이 나라 지방으로 이사하게 된 초등학생 히비노 쇼타는 엄마, 누나, 어린 동생과 함께 산 위에 지어진 집으로 거주지를 옮기게 된다.

 

어릴 적부터 몸에서 이상 징후를 느끼게 되면 바로 이상한 일들을 겪어 온 쇼타는 네 번씩이나 새로 이사 오게  될 장소로 가던 중 같은 징후를 느끼게 되고, 이사 온 집의 주변 환경이나 멀리 떨어진 다른 집들과는 동떨어진 자신의 집에 대해 어떤 느낌을 받게 된다.

 

정체불명의 노파로부터 끌려 들어간 폐허가 되다시피 변해 버린 집, 도도 산과 뱀신에 얽힌 저주의 현장을 목격도 하게 되면서 같은 학년의 새롭게 사귄 친구인 코헤이와 함께 이 지역의 집과 산에 얽힌 비밀을 파헤치려고 노력하는데…..

 

 

예전의 어른들은 집에도 집을 지켜주는 신이 있다고 해서 새롭게 이사 온 집일 경우엔 특히 팥시루떡을 지어서 잘 보살펴 달란 의미로 기도를 하는 의식을 치르는 의식이 있었다.

미신이든 아니든 간에 사람의 마음이 어떠한 보이지 않는 존재에 대한 두려움과 두루 평안함을 바라는 의미일 테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문득 이러한 장면들이 생각나는 것은 어린 소년이 느끼는 알 수 없는 형체의 형상을 본다는 것, 어린 여동생으로부터 어떤 이름들이 나오면서 다녀갔다는 이야기를 듣는 쇼타의 심정이 읽으면서 섬뜩함과 찝찝한 감정을 동시에 느끼게 된다.

 

그렇다고 스릴이라고 해서 어떤 커다란 액션이 나타나는 것은 아니다.

 

오랜 터를 잡고 살았던, 조상 대대로 이어져 온 산을 후손들이 함부로 대대로 정비작업을 통해서 또 다른 일을 도모하는 과정에서 몰락하는 사연, 그 안에  뱀을 형상하는 듯한 힘에 빙의되어 위험에 빠드릴 뻔했던 이웃 여인, 온 가족의 비밀을 보게 되는 쇼타의 힘든 행동들이 손에 긴박감 그 자체를 느끼게 해 준다.

 

과학이 발달하고 종교적인 의미에서 볼 때는 전혀 헛된 현상으로 보일 진 몰라도 이러한 일들이 간간이 나타난다는 현상을 빗대어 볼 때, 과연 흉가 속에 살고 있는 미지의 힘은 뭐였을까? 를 생각하게 된다.

 

집을 짓다 만 집 근처에 방치된 세 구획의 주택지, 집 안의 불운을 당하고 또 다시 그 뒤의 반전이 있다는 사실을 알아가게 되는, 독자들이 예상을 하지 못했던 마지막 순간마저 제대로 허를 찌른 작가의 노련함을 또다시 느끼게 된다.

 

어떻게 할 수 없는 경우에 처한 미묘한 기(氣) 싸움, 이미 지나갔던 사람이 쓴 일기장에 담긴 비밀을 알게 된 쇼타의 일을 통해 밤에 읽으면 더욱 실감을 느끼게 되는, 그러면서 잠이 제대로 오지 않을 수도 있는 독자들의 빙의를 경험할 수도 있는 책이란 생각이 든다.

 

곧이어 나올 다른 작품 시리즈에 대한 기대도 이와 같다면 등장인물이나 장소는 달라도 작가가 그리는 신비한 스릴의 맛을 즐길 준비를 해도 좋을 작품이란 생각이 든다.

 

흉가(凶家)”에 대한 2개의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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