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생긴 여자

못생긴여자

못생긴 여자
마리아피아 벨라디아노 지음, 윤병언 옮김 / 비채 / 2016년 3월

한때 이미 고인이 된 유명 코미디언의 멘트인 ‘못생겨서 죄송합니다.~’란 말이 유행을 탄 적이 있다.

그만큼 그 연예인은 일반 연예인들이라고 하면 인정할 정도의 뛰어난 외모가 아니었고, 지금의 기준으로 본다면 개성이 뚜렷한 얼굴 쪽에 가깝다는 생각이 든다.

 

미의 기준이란 무엇일까?

고대부터 비너스의 신체가 황금비율이란 말부터 미인대회에서의 입상 자격조건에 해당되는 신체적인 비율,….

이 모든 조건을 만족해야만 진정한 아름다움을 가진 사람으로 미인 축에 드는 것일까?

 

솔직히 말하면 첫인상이란 중요하다.

면접에서나 소개팅, 미팅에 나갈 때 어떻게 하면 좀 더 좋은 인상을 받게 할 수 있을까에 대한 인간의 내재된 욕구는 기본이란 느낌이 들고, 비록 외모가 별 주목을 받지 못할 상태에서 그 사람만이 간직한 내면의 아름다움을 발견하기란  쉽지가 않다.

즉, 우선 외모에서 오는 호감이 있어야 다음으로 말을 걸어보고 싶고, 대화를 통해서 상대가 생각하고 있는 뜻이 나와 어느 정도 맞는구나를 생각해본다면 더욱 그럴 것이다.

 

지금의 내 외모가 만족스럽지 않다 할 지라도 워낙 성형술이 발달하다 보니 이런 점들을 보완해 나간다면 좀 더 자신감을 갖게 되는 것도 현실인 요즘 아주 인상적인 책 한 권을 읽었다.

 

이 책은  신인 작가만을 대상으로 하는 이탈로 칼비노 상의 2010년 수상작이자, 이탈리아 최고 권위 문학상인 스트레가상의 2011년 최종 후보작이란다.

 

외모 지상주의가 제일인 세상을 향해 외치는 저자의 절묘한 작품이랄까?

 

태어날 때부터 아주 못생겼다고 생각될 만큼 태어났다면, 그 이후의 삶도 어두워야만 할까? 하는 물음을 던지는 책-

 

여기 한 여자아이가 있다.

초등학교 입학할 때 비로소 자신의 이름이 레베카란 사실을 알 정도로 집 안에서만 있고 어둠이 내리면 비로소 집 안 여기저기  돌아다닐 정도의 아이…

집안은 비교적 유복하단 느낌이 드는데, 산부인과 의사인 미남의 아빠를 두었고 자신의 못난 출생으로 인해 우울증의 나락으로 빠진 엄마를 둔 덕에 일찍부터 엄마 곁에는 가보지도 못한다.

 

이란성 쌍둥이인 고모의 발견으로 피아노의 재능이 있단 사실을 알게 되지만 초등학교 입학부터 주위의 시선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한계를 지닌 아이, 그런 아이 곁에 수다스럽다고 느낄 정도의 루칠라 라는 친구가 있고 자신을 보살펴 주는 마달레나가 있어서 그녀의 인생 전반부에 영향을 주고받게 된다.

 

얼마나 못생겼는지에 대한 묘사는 단 몇 줄에 그친다.

-낡은 인형처럼 헝클어진 머리카락과 쉼표 모양으로 구부러진 커다란 엄지발가락,  그리고 미소를 지으려 할 때마다 왼쪽으로 일그러지며 슬픈 냉소로 변하는 얇은 입술이 있다. 나는 냄새도 풍긴다. 마치 짐승처럼 온갖 종류의 냄새란 냄새는 다 안고 다닌다.-p 6

 

세상에는 모두 똑같은 존재는 없다.

일란성일지라도 자세히 보면 똑같지 않다고 하던데, 이처럼 태어날 때부터 부모로부터 외면받고 자란 아이의 성장은 묵묵히 동양적인 수묵화의 여백의 맛을 보게 한다.

 

자신에게 주어진 삶의 무게를 이미 어릴 적부터 알아버린 아이, 무엇을 해야만 폐를 끼치지 않고 타인의 눈에 띄지 않게 행동함으로써 좀 더 주위의 시선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는지, 오직 피아노란 매개체를 통해 자신이 갖고 있는 음악성에 위안을 삼고 친구와 아주머니, 그리고 결정적으로 치매처럼 보이는 행동을 하는  데 렐리스 할머니의 가르침을 받고서야 비로소 스스로 세상 밖으로 나가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에 대한 변화를 느끼게 되는 과정이 어떤 한 인물의 결정적인 결과물이 아닌 주위의 평범한 우리들 모두가 겪을 수 있는 보통의 삶을 보는 듯한 책이다.

 

어느 한 곳에 치우진 편견에서 오는 불합리한 조건들은 그것을 보고 느끼는 다른 사람들의 시선이 얼마나 이중적인 잣대에 치우진 결과물인지를 저자는 한 여자 아이의 성장을 통해서 조밀 조밀하게 그려내되, 영웅적인 결과물로 만들지 않는, 고른 숨쉬기를 한듯한 느낌을 받게 한다.

 

다른 부모들의 항의성을 단칼에 물리치는 선생님의 교육자 철학, 놀림감으로 번진 사태를 무마하기까지의 겪었을 아버지의 고뇌를 이해하는 아이의 성장은 아버지와는 다른 자신만의 인생을 개척해 가는 결과물이 또 다른 감동을 준다.

 

못생겨서 겪었던 여러 가지 불편함을 딛고 다른 사람은 하지 못할 자신만이 가지고 있는 재능을 이용해 세상과 화해하면서 살아가는 그녀의 인생은 못생긴 여자란 말속에 내포되어 있는 세상 사람들의 시선을 비난하되, 이것을 극복하면서 결코 무너지지 않는 강한 의지력을 보여준 책이 아닌가 싶다.

못생긴 여자”에 대한 4개의 생각

  1. 데레사

    갈수록 외모지상주의로 변해가는 세상입니다.
    잘생긴 인물로 태어나는것도 흔히 하는 말로 금수저 물고 태어나는것과
    같다고 봐야죠.

    주인공이 겪었을 여러 사연들이 마음을 아프게 합니다.

    응답
    1. 나의 정원 글쓴이

      외모지상주의가 만연하다 보니 이런 책들도 소재로서 나오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주인공의 자신만의 인생 설계가 인상적이었습니다.

      응답
  2. 핑백: 조선미디어 블로그

댓글 남기기

이메일은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입력창은 * 로 표시되어 있습니다.